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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서 친구 경서 ㅣ 큰곰자리 23
정성희 지음, 안은진 그림 / 책읽는곰 / 2016년 8월
평점 :
오랜만에 책 읽는 곰 출판사의 큰곰자리 시리즈 책을 만나본다. 지금까지 만나보았던 큰곰자리 시리즈 책들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책이다. 요사이 만나본 큰곰자리 책들의 유쾌한 웃음보다는 읽는 내내 가슴 먹먹함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제목과 표지를 보고는 이름이 같은 두 친구의 재미난 이야기들을 담고 있을 줄 알고 가볍게 표지를 넘긴다. 특히 표지 그림을 보고 두 친구가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인줄 알았다. 하지만, 이야기를 다 읽고 본 표지는 사뭇 다른 이야기를 해준다. 두 아이는 손을 잡고 있고 한 경서의 팔에 있는 멍과 눈물이 이 책의 내용을 말해주고 있다.
경서 반에 또 다른 경서가 전학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둘은 친근감을 느끼고 친한 친구가 된다. 비닐하우스에 사는 경서는 좋은 집에 좋은 옷을 입는 경서를 부러워한다. 아이들의 부러움을 사는 전학온 경서는 비닐하우스에 살지만 너무나 화목한 경서를 부러워한다. 서로를 부러워하는 두 경서는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고, 어리지만 씩씩한 경서는 전학온 여린 경서를 지켜주려고 노력한다. 경서의 슬픔과 비밀을 지켜주려고 노력한다. 씩씩한 경서가 지켜주려한 여린 경서의 비밀은 무엇일까? 또, 씩씩한 경서는 여린 경서를 무엇으로부터 지켜주려는 걸까?
읽는 동안 정말 학교 선생님이 경서반 담임 선생같은 분이 있다면 하고 걱정이 앞선다. 아직도 그런 부류의 선생이 있다면 정말 우리아이들이 걱정스럽다. 우리 사회에 직업들 중에서 '님'자를 빼면 어색한 직업들이 좀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선생님이다. 하지만, 책속 선생에게는 정말 '님'자를 붙이고 싶지 않다. 아마도 책을 접하는 학부모들 이라면 동의하리라 믿는다. 경서반 담임 선생의 그릇되고 못된 행동과 말은 이야기의 큰 흐름속에서 작은 갈등으로 비춰질지도 모르지만 그런 일을 당하는 한 소녀에게는 평생의 어둠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 아팠다.
처음에 가볍게 접한 것이 실수다. 어찌나 가슴이 답답하고 눈이 아팠는지. 이 책은 어린아이에게는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는 좋은 책이고, 어른들에게는 진정한 사랑과 이해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인 듯하다. 주위의 아이들의 말에 또 표정에 다시 한번 눈길줄 수 있는 진짜 어른이 되고 싶다. 사회를 지키는 가정 근본은 가정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가정의 기본은 아이들이다. 사랑받고 보살핌 받아야하는 아이들. 오늘 하루는 아들 녀석에게 화내지 말아야 겠다. 정말 좋은 동화를 만나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