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너를 잃었는가 미드나잇 스릴러
제니 블랙허스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소설을 읽으면서 도입부부터 마무리까지 긴장감을 가지고 읽었던 게 언제인가 싶다. 대부분의 소설들은 도입부에서는 절정을 가기 위한 바탕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바탕 이야기를 토대로 이야기의 절정을 향해 전개된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절정에 이르고 반전이라는 놀라움을 주며 마무리하는 듯하다.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는 이야기들은 도입부가 조금 아쉬울 때가 있다. 그런 점에서 제니 블랙허스트의 스릴러 나는 어떻게 너를 잃었는가는 도입부부터 마무리까지 흥미로움과 놀라운 반전들로 가득하여 보는 동안 한시도 책을 떠나지 못하게 하는 매력을 가진 훌륭한 책이다.

 

이야기는 어린 아들을 죽였다는 죄명으로 옥살이를 하고 나온 수전 웹스터에게 사진이 배달되면서 시작된다. 이름도 바꾸고 새로운 삶을 꿈꾸던 수전에게 아들이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게 하는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21년 전 살인사건에 이르게 되고 인간의 여러 감정들이 여러 방식으로 나타나면서 절정으로 치닫고 안쓰러운 결말에 도달하게 된다.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은 흥미롭고 재미난 스토리 전개를 뛰어넘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데 있는 것 같다. 각자가 가진 사연들을 한 곳으로 모아 흥미롭고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등장인물 각자의 내면을 볼 수 있는 흥미로움도 주고 있어서 더욱 좋았다.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고뇌와 심리 상태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긴장감 속에서 인간 내면의 상태를 느끼게 해 주고 있어 이야기의 흥미와 재미를 더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야기의 비밀에 다가갈수록 긴장감과 함께 다가서는 등장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함께 한다는 느낌은 이야기의 긴장감을 더해주어 이 소설을 한 번에 읽게 만들었다.

어린 아들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악몽 속에서 사는 한 어머니와 아들의 잘못을 알면서도 아들을 위해 침묵한 어머니 그리고 질투에 눈이 먼 딸의 잘못을 알면서도 덮으려 했던 어머니까지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모든 어머니들의 사랑은 아마도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래전에 시작된 죄악이 결국에는 새로운 죄를 낳고 만다. 만약 죄의 시작을 막을 수 있었다면 고통스러운 현재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너무나 많은 감정들을 보여주고 있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이야기이다. 그저 흥미롭고 재미난 스릴러라기보다는 인간의 내면을 돌아보게 해주는 정말 좋은 작품을 만나서 읽는 동안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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