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 그들에겐 미래, 우리에겐 희망
미국히말라야재단_리처드 C. 블럼,에리카 스톤,브로튼 코번 엮음, 김영범 옮김 / 풀로엮은집(숨비소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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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머한 히말라야 산맥의 극한의 봉우리들을 눈으로 구경하며
지금까지 올라본 가장 높은 산이 어디였나 생각해보니,
경기도 가평군 북면에 있는 높이 1267m의 명지산이다.
최근에는 화악산, 명지산, 연인산 등 가평군의 청정한 환경,
사람들의 손길을 타지 않은 깨끗한 산에 끌려
명지산 둘레의 산을 꽤 자주 가곤 했다.
명지산은 한 7~8년 전에 한 겨울에 발목까지 눈길을 헤치며
죽을 뻔하며 올랐던 적이 있었다
고어텍스 등산화도, 지팡이도, 뭐 하나 제대로 된 등산 장비 하나 없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오른 산이었는데, 그게 그렇게 고생스러울 줄 몰랐다.
최근에 다시 갔을 때는 그래도 산을 다녀본 경험이 쌓여
어느 정도 대비를 하고 갔어도 거의 하루 종일 산을 오르고 걸어 내려와 해질녘이 되어야 하산 할 수 있었다. 명지산(1267m)의 8배의 높이, 지리산(1915m)의 4.5배, 높이로만 그렇다는 얘기지, 잘 정비된 등산로, 위험도, 기후, 식량 등을 고려해 볼 때 히말라야는 등산이라는 개념의 산이 아닌 것이다.


산악인들의 전설적인 등반 이야기로만 듣던 히말라야를 한 권의 책으로 만나게 되니, 마치 히말라야 앞에 선 듯 긴장이 된다.
엄청난 거리를 비행기로 날아서, 엄청난 장비와 식량을 운반해서, 엄청난 사람의 도움을 받아, 목숨을 건 무시무시한 고생 끝에 찍었을 이 사진들을 이렇게 편하게 앉아서 봐도 되는 건가도 싶다.


히말라야는 중국, 티벳, 파키스탄, 인도를 가르며 남아시아의 중심부에 약 2400킬로미터 가량 뻗어 있는 지구의 지붕이다. 8000 미터 이상의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14개가 수직으로 솟아 있고 그 산맥을 덮고 있는 눈과 산맥의 줄기에서 흘러 보내는 물줄기는 인더스강, 갠지스강, 브라마푸트라 강을 흘러 인도와 티벳과 중국, 그 주변 국가에 사는 5억명의 사람들을 먹여 살린다고 한다.


이 책을 출판한 미국 히말라야 재단은 최초로 히말라야의 최고봉에 오른 뉴질랜드인, 에드먼드 힐러리와 히말라야를 사랑하는 많은 산악인들, 히말라야 사람들과 깊은 인연을 맺어온 사람들과 의료인들이 세운 민간단체이다. 미국 히말라야 재단은 네팔, 인도, 티벳, 부탄, 몽골 등 히말라야에 속한 지역과 그 지역 사람들을 위해 교육과 의료, 환경 보호, 문화 복원 등의 각종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단체이다.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오른 뉴질랜드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와 그와 함께 에베레스트에 오른 현지인 세르파, 텐징 노르가이와 그들의 아들들, 히말라야에 오른 산악인들, 재단 관계자, 승려, 의료인들의 열정적인 글과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멋진 사진으로 귀한 책이 만들어졌다.


책장을 넘기면서 자주 언급되는 에드먼드 힐러리와 텐징 노르가이의 이야기는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최초의 에베레스트 등반가라는 명성보다 히말라야에 온 푸른 눈의 이방인과 그와 함께 산에 오른 현지인과의 진한 우정으로 참 감동적이다. 서로 먼저 정상에 첫 발을 딛도록 격려하다가 나란히 에베레스트에 첫 발을 디딘 그들, 에베레스트 정상에 선 일보다 히말라야 사람들을 돕는 일을 더 행복하게 생각한 힐러리는 히말라야 지역에 최초의 학교를 세우고 아이들이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으며 교통수단이 없는 산간지역에 가장 필요한 시설인 의료 기관을 세웠다. 그로 인해서 에베레스트에 오르기 직전의 코스에 ‘힐러리 스텝’이란 이름이 만들어졌고 미국 히말라야 재단과 히말라야에 올바른 관심과 사랑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일어났다.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읽으며 오랫동안 모든 산악인들의 로망이요, 지혜와 평화의 땅, 그 자체로 '샹그릴라'와 같은 매혹적인 산으로 존재해 온 히말라야의 진면목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지리적 히말라야와 함께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정치적 탄압을 피해 목숨 걸고 히말라야를 넘는 사람들과 꿈 같은 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어 이전 세대와는 다른 삶을 꿈꾸는 아이들 , 아직 질병과 가난의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개발로 인한 문화재 훼손과 환경 문제 등 히말라야의 아픔과 고민도 함께 나누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그 곳의 아름다운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질수록 히말라야는 그들에게 미래가 되며 우리의 희망이 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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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 101가지 시리즈
곽윤섭 지음, 김경신 그림 / 동녘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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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카메라를 갖게 되면서 필름을 사고 현상을 맡기고 찾고 하는 번거로움이 많이 줄어 사진 찍기가 더 편해졌다. 가볍게 찍어 컴퓨터와 연결하기만 하면 바로 매 순간의 장면들을 재현해 볼 수 있는 편리함 때문에 이제 디카는 화장품 손지갑처럼 늘 휴대하게 되는 필수품이 되었다.

애지중지 한 6년 잘 써오던 디지털 카메라가 강릉의 짠 바닷 내음을 맡더니 병이 들었다. 서비스 센터를 거쳐 멀리 말레이시아까지 갔다 오더니 공짜 수리에 케이스까지 반짝 반짝하게 갈아 주어서 기분이 한껏 좋았는데 몇 회 찍지 않아서 밧데리가 충전이 안된다. 이번엔 밧데리를 갈고 나니, 또 액정이 이상하고,,, 이렇게 일터와 여행지를 종횡무진 누비며 맹활약을 하던 디카가 조용히 책상 서랍 속에서 쉬고 있다. 가끔 한 번씩 꺼내보면서 얘와 이별을 해야 하나 조금 더 고쳐서 사용해볼까 고민 중이다.

4월이 되면 점심을 먹고 야생화가 여기저기서 솟아 나오는 작은 꽃동산을 산책한다. 하루하루 다르게 쏙쏙 모습을 드러내는 어여쁜 모습은 몇 해를 보았어도 늘 붙잡아 두고 싶게 사랑스럽다.
아무렇게나 찍어도 거기 있어서 너무 예쁜 꽃들을 가까이도 찍고, 아래서도 찍고, 멀리서도 찍다보니 멋진 사진을 한두 장 발견할 수 있었다.
바탕 화면에 깔아두고 좋아하는 분들 컴퓨터에도 깔아드리니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는 a4용지를 위 아래로 절반 접은 크기의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핸드북이다. 야하지 않은 붉은 립스틱을 바른 여성의 은은한 미소처럼 맵시가 있다.
20년간 사진기자로 활동하며 사진으로 밥 먹고 살았던 전문가의 책 치고는 참 소박하고 쉽다. 틈틈이 읽어도 반나절이면 읽을 수 있다. 사실 카메라와 사진에 대한 전문가 수준의 지식이 담겨있다면 대부분의 비전문가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할 것이다. 그는 어려운 사진 기법이나 용어 대신 사진에 바로 힘을 줄 핵심적인 노하우를 알려준다. 별 생각 없이 찍는 것과 사진에 대한 나름의 생각과 철학을 가지고 사진을 찍는 것은 분명 다를 것이다.

빛과 사물의 반사체인 사진, 사진 안에서 빛으로 나타나고 표현되는 사물의 다양함과 빛의 중요성을 처음 알게 되었다.

사람과 자연, 세상에 대한 존중과 예의가 담긴 사진이 좋은 사진이며 좋은 사람이 좋은 사진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어떤 사람을 찍을 때 가까이 다가가기를 겁내서 보통 상반신을 찍거나 전체를 찍거나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사진이 나올 경우가 맣은데 저자는 ‘가까이 다가가서 찍으라’고 한다.

앉거나 눕거나 무릎을 꿇거나 동작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서 찍으라고도 한다. 발로 뛰며 움직이며 적극적으로 상대에게 사물에게 다가가서 찍으라고 조언한다.
한 컷 한 컷으로 존재하는 사진은 전체를 다 서술할 수 없는 함축된 시며 수필이라고도 한다. 밀레의 만종을 보며 그들의 삶과 마음을 그려보듯, 좋은 사진은 시의 언어로 읽힐 것 같다.

멋진 풍경 속에 사람을 넣으라고 한다.
자연은 그대로이나 사람은 변한다. 정지된 자연 속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은 사진안에서 한 폭의 풍경화가 된다. 결론적으로 ‘단 이것만은 기억하라, 가장 좋은 사진은 재미있는 사진이다‘
사진을 찍는 본인에게, 사진을 보는 다른 이들에게 웃음을 준다면 그보다 더 좋은 사진은 없다.

가벼운 한 권의 책으로 좋은 사진을 찍고 싶은 욕구가 생겨 바로 카메라를 들고 햇살이 눈부신 작은 동산으로 나갔다.
할미꽃, 돌단풍, 금낭화, 족두리풀, 하늘매발톱, 그리고 화장기 없는 동료의 얼굴로 성큼 다가가 카메라 셔터를 누를 수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제 내 사진들에 조금씩 힘이 실리기 시작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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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온다 리쿠 지음, 박수지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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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판타지는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코로보쿠로 나라 이야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같은 그림책들이다. 아름다운 색깔의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무한한 자유를 누리며, 현실에서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존재들과 친구가 되어 마음껏 소리치고 한 바탕 뛰놀다 편안한 현실로 돌아오는 동화 속 안락한 나만의 판타지는 <나비>를 만나면서 깨어졌다.  


 온다 리쿠의 단편 모음집, <나비>는 미야자와 겐지의 <주문이 많은 요리점>과 비슷한 느낌이다. 아이들 동화라기엔 참 기괴하고, 오싹해서 마치 내가 그 낯선 숲 속의 요리점에서 통째로 요리되어지기를 기다리는 먹이 감이 된 것 같은 좋지 않은 여운이 꽤 오래 갔었다. 주문이 많은 요리점이 나이어린 독자들도 읽을 수 있는 판타지라면, <나비>는 18세 이상 등급 도장이 찍힌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이다. 미지의 세상을 향한 지독히 힘든 모험의 끝에 엄마의 따뜻한 보살핌이 기다리는 대신, 보다 잔혹하고 섬뜩한 세상과 정면으로 만난다. 
 

  그런 마을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무언가에 등 떠밀려 한 밤중에 짐을 꾸려 떠날 것만 같은 곳, 땅 속에서 기괴한 돌 손이 자라는 마을, 은밀히 그 마을에 갔다 오는 것이 유행이라기에 어느 날 나는 아내와 함께 관광버스에 몸을 싣고 한 밤중에 어딘지도 모를 길을 달려 그 마을에 도착한다. 그 마을에 다녀온 지 며칠 후 아내가 정성들여 가꾸는 수선화 사이로 커다란 돌 손가락 두 개가 자라고 있다는 ‘관광 여행’,
나비가 가는 길을 쫓아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듣는 ‘나비사와 봄, 그리고 여름’은
서정적인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영혼의 슬픔이 전해진다.
‘죄와 벌’, 선과 악의 혼란으로 마음이 무거워지는 ‘당신의 선량한 제자로부터’ 와 로또 복권의 ‘당첨자’ 라는 사실이 발각되면 당첨자를 죽이고 그 복권을 빼앗아도 합법적인 일이 되는 그런 세상들이 무시무시하고 화려하게 펼쳐진다.

한두 편은 작가의 상상력이 나의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어 이게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싶은 것도 있지만 개인적 취향과 정서, 경험이 어우러져 재미있게 다가오는 작품들이 조금씩 다를 것 이고 아무리 이야기의 정령의 속삭임(‘야상곡’)을 듣는 작가라도 그의 작품 모두가 내 맘에 쏙 들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 무리한 기대이리라.
환타지, 호러, 사랑의 아름다움과 슬픔, 상상력, 선악의 가치, 예술의 근원 등... 다양한 틀과 주제로 이루어진 그의 소설 한 편 한 편은 기괴하면서도 아름답고 끔찍하면서도 순수한 나비의 우아한 날개 짓으로 이야기에 목마른 독자들을 한껏 유혹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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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스웨터 - 부유한 이들과 가난한 이들 사이에 다리 놓기
재클린 노보그라츠 지음, 김훈 옮김 / 이른아침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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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슨의 시 <율리시스>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 구절은 ‘나는 내가 만난 모든 사람의 한 부분이다.’라는 부분이다. 그리고 선하거나 악하거나 간에 그들 모두는 내 일부이기도 하다. ‘ - 본문 중
내가 어릴 때 즐겨 입었던 블루스웨터를 25살이 된 어느 날 낯선 곳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나는 그걸 선물해 준 사람이나, 어릴 때 그 옷과 관계된 몇 개의 추억을 떠올리거나, 이런 일이 생기다니 정말 신기한 일이야 하며 몇 시간 동안 조금 흥분해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노보그라츠는 잘 나가던 국제은행에 사표로 내고, 자신을 스카웃한 작은 자선(금융)단체의 일을 하기 위해 잠시 아프리카에 출장 와 있었다. 자신이 거기서 할 일은 가난한 여성들을 위한 아주 작은 규모의 금융기관을 설립하는 일이었다.
자신이 내다 판 그 스웨터가 어떤 경로를 거쳐 미국에서 상당히 먼 거리의 아프리카까지 이동되었고, 누구의 손을 거쳐 팔고, 팔려 이 가냘픈 소년이 입게 되었을 지의 여정을 그려보면서 우리 모두가 세계의 시장 안에서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그녀는 아프리카의 대부분의 사람들, 가난한 극빈층에게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자 이십대의 열정을 가지고 소액융자 사업을 진행해간다. 그래서 르완다에서 ‘두테림베레’라는 아프리카 최초의 소액대출은행을 설립했고, ‘블루 베이커리’라는 여성 스무 명이 운영하는 제과점을 세워 운영하기도 했다.

그 후 아프리카와 인도 등에서 직접 몸으로 겪으며 느꼈던 20여 년간의 연륜을 바탕으로 어큐먼펀드라는 비영리 벤처캐피탈을 설립한다.
극심한 권력과 부의 격차, 여성에 대한 차별, 사회적 인습, 민족 간의 갈등 같은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는 나라의 국민들은 대체로 경제적으로 최하위 극빈층의 생활에 처해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여성들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스스로 어떤 보호막도 만들 수 없다. 이러한 지역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시작한 소액융자 사업은 그래서 더 특별하다.
많은 자선+융자 사업가들이 ‘여성에게 돈을 빌려주면 가족을 구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있다. 남자들보다 모성애로 똘똘 뭉친 여성들이 자립할 때 그 가족은 최소한의 식량을 마련할 수 있으며, 여성들은 어떻게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자 애쓴다. 그 결과로 아프리카의 많은 수의 어머니들이 자립의 힘을 키울 수 있었고 자녀들이 교육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녀의 돈은 단순한 자선이나 기부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대출금을 융자해주고 그것을 책임감 있게 갚을 수 있도록 격려함으로써 그들이 적선을 받는 불쌍한 사람들에서 스스로 경제생활을 해 나갈 수 있는 긍지를 가진 사람으로 스스로에 대한 생각을 변화시킨다.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도 그녀의 어큐먼펀드도 이런 기업정신의 바탕위에 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무엇을 소유하며 어떤 위치에서 살아갈까 하는 권력과 야망을 위한 걱정 대신, 인류를 돕고 싶은 자신의 꿈을 적극적으로 실천한 무모한 한 젊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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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경영학 부키 경제.경영 라이브러리 2
제프 앵거스 지음, 황희창 옮김 / 부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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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소원이 <아내가 결혼했다>의 손예진 같은 마누라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것이다. 자기 방식대로 사랑을 하는 도발적인 연애관만 빼고, 손예진이 연기한 그 여자는 남자들에게 참 매력적인 여자인가 보다. 스포츠 광인 남편은 늘 나를 야구전문가, 축구전문가로 만들지 못해 안달이다. 내가 밤새 캔맥주와 오징어, 땅콩을 먹으며 자기랑 메이저리그와 프리미어 리그를 보면서 함께 열광하는 것이 꿈이라니, 언젠가는 한번 휴가를 받아서 그렇게 열광하는 척이라도 해 주어야겠다.

남편 때문에 읽게 된 <메이저리그 경영학>은 야구와 경영, 독특한 두 분야를 서로 비교하고 접목시켜 각 분야에서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운영 관리에서 변화 관리까지 모든 절차와 과정을 철저히 기획하고 준비해야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의 운영 논리와 겨울 스토브 리그에서 포스트 시즌까지 장기 레이스 동안 세밀한 팀관리와 경영이 있어야만 탁월한 팀성적을 얻을 수 있는 야구 운영 시스템은 너무나 흡사하다. 이것은 조직이든 야구든 지도자의 마인드와 관리 능력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막강한 팀을 만들 수 있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주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적인 팀들은 운영 관리 , 인력 관리, 자기 관리, 변화 관리에 나름대로 충실했고 전력누수 현상이 없도록 작은 부분에도 세밀하게 챙기고 관리했기에 그 만한 결과를 얻어냈다. 우승을 위해 타 팀에서 스타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고, 우승 전력이 있는 감독을 데려왔지만 초반 성적만 반짝할 뿐 시즌 막판에 중하위권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하는 팀도 있다. 이런 팀은 성적내기에 급급한 팀운영으로 단기간에는 효과를 볼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개성이 강한 스타급 선수 관리의 부재와 승리를 위한 팀워크 상실로 기대치 이하로 처지게 된다. 결국 인력 관리에 실패한 대표적 케이스가 되는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고, 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그에 맞는 기업 운영 시스템도 변화를 주어 민첩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유능한 관리자는 기업의 경영 방침을 현실성 있게 세우고 가장 확실한 카드로 접근해 가야한다. 절대 조급하거나 무리수를 두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야구가 확률 게임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게임이나 운영에 상당한 변수도 작용한다. 하지만 이것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따라 팀의 성패가 결정되기도 한다. 선수 개개인의 성향과 재능을 파악하고 팀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플랜을 마련하고 라인업을 짜지만 변수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만한 감독의 또 다른 아이템이 없다면 탄탄한 팀전력을 이룰 수 없다. 특히 운영 중 생기는 전력 이탈, 이것은 많은 부분이 주축 선수 부상이겠지만 마이너리그에서 확실한 보충 선수를 예비해 놓는 것, 이것 또한 게임 외적으로 수행해야 될 관리자의 중요한 역할이다.

급변하는 현대에서 기업은 유능한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각 분야에서 수월하게 그 역할을 수행할 저변 인력이 충분해야 조직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유능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야구에서 팜시스템을 도입하듯이 거시적 입장에서 효율적인 인력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1루에서 홈까지 도달하여 점수를 내는 다양한 옵션이 있지만 팀 컬러를 정확히 분석하여 효과적으로 적용하여 가장 확실한 승부카드를 꺼내는 것이 감독과 CEO의 중요한 몫이다. 모든 팀에 본즈나 A-Rod 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치로도 있고 롤린스도 있다. 각각 역할이 다르고 스타일도 판이하다. 이 모두를 최상의 조합으로 이끌어 최선의 결과를 얻어야 한다. 감독이 선수의 개인의 입장에 서서 판단해 보고, 팀 운영에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고 그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루트에서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관리자의 중요한 임무라고 설명하고 있다.



스포츠 경영이든 기업 경영이든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은 바로 ‘관리자 자신’이라고 강조한다. 자신이 팀과 기업 운영에 문제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을 늘 기억하고 자기 관리에 소홀해서는 안 되다는 점도 분명히 밝혀 두었다. 모든 결정은 관리자가 하지만 그 책임 또한 관리자가 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매번 똑 같은 방식, 똑 같은 인원으로 운영되는 스포츠 경기를 무수한 시간을 들여 보면서 왜 그렇게 야구와 축구에 열광하는지, 도통 이해가 안 되던 나로서는 이 책이 남자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점수와 성적으로 기록되는 이 냉혹한 승부의 세계가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며, 그저 그런 기록으로 사라질지, 관중들이 열광하고 감동을 받는 경기로 기억될 수 있을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경기 이전의 시간들과 노력들에 달렸음을 기억해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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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9-04-18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영 중에 젤 어려운 것이 인간 관리고, 그 중에서도 핵심은 관리자의 자기 관리라는 말은 참 생각할 거리를 줍니다. 잘 읽고 갑니다.
이주의 마이리뷰~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