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천국, 쿠바를 가다 - 세계적 의료모범국 쿠바 현지 리포트
요시다 타로 지음, 위정훈 옮김 / 파피에(딱정벌레)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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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천국, 쿠바를 가다
요시다 다로 지음/파피에

최근 계속되는 경제위기 속에 전 세계인들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당장 먹고 사는 문제도 있겠지만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바로 교육, 의료 부분일 것이다. 선진국의 기준이 되는 복지의 핵심도 바로 이 부분이다. 사교육비 걱정 없이 자녀를 안심하고 교육시키고,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 의료 문제가 보장된다면 국민들은 굉장히 편안함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산다는 미국도 이런 복지의 그늘이 점점 짙게 드리워져 병원가기가 무서운 나라가 되어간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우리는 어떨까? 아직은 미국 시민이 부러워하는 국민의료보험이 있으나 그러나 암 등 중대한 병에 걸리면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엄청난 치료비 때문에 또 개인적으로 건강 보험 등 몇 개의 보험을 따로 가입해야 한다.

경제수준은 높아지고 있지만 노후 대비나 복지에 대한 부분은 조금씩 더 불안한 요즘 얼마 전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 방송을 들다가 쿠바의 의료 기술이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는 기사를 듣게 되었다. 쿠바? 쿠바란 나라는 체 게바라, 카스트로 등 1950~60년대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사회주의 혁명을 이룬 나라로 알고 있다. 스페인의 지배를 받다가 독립했지만 사실상 미국의 식민지나 다름없었다. 거의 모든 토지나 산업의 지배권도 미국의 조종을 받는 몇 몇 독재 권력을 쥔 사람들의 손에 좌우되고 있었다. 그러나 사회주의 혁명이후 토지나 산업, 의료, 교육 등 모든 것이 국유화되었고, 미국의 경제제제를 최근까지 받아온 나라이다.

세계 최대의 경제국 미국의 압박 하에, 멕시코의 옆 바다에 위치한 작은 섬 나라 쿠바가 어떻게 전 세계의 가장 심각한 복지 문제인 ‘의료’를 해결하는 나라가 될 수 있었을까? 어떻게 자신들보다 분명 국민소득이 어마어마하게 높을 유럽 등 선진국에게 의료를 수출하는 나라가 될 수 있었을까? 쿠바의 의료 교육 시스템, 의료 체계 및 기술은 상당하다고 한다. 지진 등 재난 피해 국가에 의료 원조 활동과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일어났을 때 그 피해자들을 가장 많이, 모두 무상으로 치료해 준 나라가 쿠바라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이 책은 쿠바의 패밀리 닥터라고 불리는 지역예방 의료부터 쿠바의 의료 수출, 의료 정보, 국경없는 의사단에서 활약하는 쿠바의사들의 상황, 쿠바의 복지사회 구조 등 쿠바의 보건 의료 부분을 다큐멘터리처럼 상세히 보여준다. ‘가난하게 살다가 부자로 죽는다.’는 쿠바의 의료도 현재 경제개혁에 박차를 가하며 자본주의 경제로의 전환 시점에 놓여있다고 한다. 그러나 경제 개혁에도 불구하고 체 게바라와 혁명가들의 피로 세워진 이 나라의 위대한 사상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란다. ‘돈보다 사람의 생명이 귀하다’는 진부한 이 가치가 다른 모든 나라의 국민들을 살리는 슬로건이 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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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의 서재 - 고독, 몰입, 독서로 미래를 창조하라
안상헌 지음 / 책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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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의 서재
안상헌 지음/책비

뜻하지 않게 다른 사람이 사는 집을 방문할 기회가 있으면 사람들이 제일 관심 있게 보는 것은 무엇일까? 그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거실에 걸린 그림이 가장 먼저 들어오고,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면 인테리어며 가구가, 또 화초에 관심이 많다면 그가 기르는 화초가 가장먼저 눈에 뜨일 것이다. 내가 주로 보는 것은 아마 그 사람의 서재다. 물론 어떤 사람이 큰 서재와 많은 책들을 가졌다고 해서 그것이 그 사람의 독서의 이력과 취향을 다 말해준다고 볼 수는 없지만 책을 사랑하는 사람의 서재에서는 그만의 책의 향기가 흘러나와 온 집에 그윽한 책 향기가 머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기업인 삼성 이건희 회장의 서재는 어떨까? 어떤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이 읽는 책들을 보라는 말이 있다. 그의 개인 서재를 볼 수 있다는 즐거움에 콧노래를 부르며 책장을 넘겼다. 그런데 목차를 보니 어마어마하고 상상할 수 없는 책들로 가득할 거라는 섣부른 나의 흥분은 금방 가시고 만다. 진중하게 독서하는 그의 모습이 스케치된 배경에서 느껴지듯, 그가 읽어낸, 그가 사랑한 책들은 그 무게가 상당하다. 몰입, 윌든, 삼국지, 군주론, 장자, 논어, 메모의 기술, 기업과 경영에 관련된 20여권의 책들은 인간 이건희에 대해 설명해준다. 그의 성장배경, 그가 평생 자신을 연마하며 다져온 삶의 기술, 처세론, 기업 경영의 노하우에 영향을 끼친 책들을 통해 그를 조금씩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이건희의 서재를 직접 방문하여 사진을 찍고, 그를 인터뷰하지 않았다. 이건희 개인이 쓴 글들, 그에 대해 쓴 책들, 그의 신문 기사들을 읽으며 이건희란 사람을 간접적으로 만났다. 화려한 대 기업의 회장이라는 직함 뒤에 인간 이건희로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독서가 이건희를 만날 수 있었다. 이건희가 읽은 책에서 저자는 이건희 개인과 그의 삶을 읽어낸 것이다. 저자를 따라 한 개인을 변화시킨 좋은 책들을 만나며 내 인생의 가이드가 된 절친한 친구 같은 책들 몇 권이 떠오른다. 좋은 책은 이건희 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을 평온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이끌어줄 것이다.

최선을 다해야 아쉬움이 없다.
몸은 늘 수고롭게 하고,
마음은 항상 편안하게 한다.
음식은 늘 간소하게 하고,
잠은 항상 편안하게 한다.
섭생의 요체는 이것을 벗어남이 없다.
-정민, 『성대중 처세 어록』. 푸르메,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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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국어 교과서 - 생각을 키워 주는 10대들의 국어책
김보일.고흥준 지음, 마정원 그림 / 작은숲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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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국어 교과서
김보일.고흥준 지음

청소년기 국어 시간은 내게 참 특별하게 다가왔다. 말하기․듣기,읽기,쓰기,문학,언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참 다채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참 좋았다. 배우는 내용도 풍부하고 실생활과 관련이 많아 너무 좋았다. 하지만 가끔씩은 어원과 부합되지 않은 말을 쓴다든지 모순처럼 느껴지는 언어 규칙에 혼란을 느끼기도 했다. 그래도 국어가 주는 묘한 매력 때문인지 국어 시간이 나의 청소년기를 지배했고 국어를 배워가는 그 시간이 참 유익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 일단 나의 사춘기 시절과 연계되어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나열해 보았다. 질풍노도의 시기, 주변인, 혼란기, 심지어 몽정이라는 간접 성적 유희까지... 하지만 사춘기와 국어와의 관련성, 딱히 연결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책을 들고 읽어가면서 청소년기에 접하고 익혀야 할 국어 관련 지식이 테마별로 나열되어 있었고, 국어가 갖는 성질을 나름대로 조리 있게 정리하고 있었다. 특히, 실생활과 관련된 표현이 주종을 이루어 경험되어진, 사실 속에 얻어지는 단순한 지식인 전부인 내게 너무나 쉽게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생활 속에 감추어진 언어표현이 갖는 특징과 의미를 사전적 이해와 함께 실용성에 중점을 두어 설명하는 것에 나름대로 거부감이 없었다. 특정한 틀에 맞추어 이해시키기보다 언어가 갖는 사회성과 자의성을 따져 설명하고 있어 모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청소년들 대부분에게 국어라는 과목은 수능을 준비하면서 가장 배점이 높은 교과로 가볍게 치부해서는 안 되는 것이고 공부한다해도 그 결과에 대한 확신도 어려워 계륵으로 취급받기 십상이다. 나름대로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그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교과임에는 틀림없다. 어릴 때부터 바른 언어 습관과 풍부한 독서를 통해 어휘력을 키우고 다시 글로 표현하는 재생까지 전 영역을 학습하지 않으면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 어려운 교과이다. 하지만 일방적인 훈련만을 통해 언어의 이해 성취 수준에 높아지지는 않는다. 언어에 대한 관심과 적극성이 필요조건으로 바탕에 깔려있어야 한다. 사회적 문제나 과학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적극성을 띄는 것처럼 우리도 언어 문제에 호기심을 갖고 다가설 필요가 있다. 언어는 학습적인 면을 떠나 정서와 정신가지 아우르는 성질이 있음을 기억했으면 한다. 언어가 그 사람뿐만 아니라 전체를 지배하고 형성시키는 또 다른 마력이 있음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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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서재 - 그리고 그들은 누군가의 책이 되었다
한정원 지음, 전영건 사진 / 행성B(행성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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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서재/한정원/행성:B잎새

책과 관련된 직업을 갖고 있어 수천 권의 책들 사이에 묻혀 살아가는 나에게 이 책 속의 수많은 모르는 책들은 또 무얼까? 도대체 내가 이 세상의 책을 얼마나 알고 있는 걸까? 얼마나 더 읽어야, 얼마나 더 보아야 얼마나 더 배워야 웬만큼 알게 될까? 그 제목과 표지, 그림, 사진이라도 보려면 얼마나 더 많이 사 들여야 할까? 물론 사들인다는 것은 내가 개인적으로 사는 것도 있지만 일로써 사들이는 것도 있을 것이다. 이 책 속 15명의 지식인들의 서재는 또 무언가. 얼마만큼 책에 미쳐야 최소 만권이상의 책으로 뒤죽박죽되어 남이 버려주어야 하는 지경까지 이를까? 책에 미치기로 유명한 조선시대 실학자 이덕무의 열정을 생각나게 하는 이들의 서재를 구경하는 호사를 이 한 권의 책으로 누렸다. 저자는 여러 책에서, tv에서 잡지의 인터뷰에서 한 두 번은 보았을 유명한 인사들의 서재를 구경하며 그들에게 ‘책이란 무엇인가’하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어렸을 때 읽었던 책, 그들의 독서법, 습관, 그들이 사들이는 책 등 그들의 책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들의 내면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조국, 김용택, 이효재, 배병우, 장진 등 법률, 과학, 문학, 출판, 살림, 사진 등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들의 독특한 독서법은 무엇일까? 왜 그들은 최첨단 과학 문명 기계들이 난립하는 요즘 같은 세상에 무겁고, 비싸고, 사도, 사도 목마른 이 책들의 찬미자들이 되었을까? 그들의 아름다운 서재를 한 곳 한 곳 구경하는 사이 나에게도 이들의 바이러스가 감염되었다. 이들이 추천하는 분야의 분명 고리타분해 보이는 제목의 책들인데 갑자기 막 읽고 싶은 충동이 든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그래, 정치가들을 알려면 이 책을 읽어겠군 하는 소리가 내면에서 들려온다. 분명 내 방도 만권 가까운 책이 쌓여있건만 이 책속 조그마한 사진 속의 서재에서, 책 표지에서 어서 와서 ‘날 데려가라’고 하는 유혹의 손짓을 견딜 수 없다. 이 달 중순에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제도서전에 가서 지갑을 좀 열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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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가 좋아 - 어린이 야구 교과서
김은식 지음, 안지혜 그림 / 산책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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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가 좋아
김은식 지음/산책

얼마 전에 읽었던 ‘해태 타이거와 김대중’ 이라는 책을 통해 정치의 변방으로 내몰렸던 호남인들의 시대적 박탈감이 9번 우승을 일구어 가면서 대리 만족을 얻고 울분을 삭히는 수단과 도구가 야구였음을 이면으로 보여주었다. 정치와 어울리기가 쉽지 않은 야구가 시대적 아픔과 시련을 잊고 내적 만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은 야구만이 갖는 쾌감과 카타르시스가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은식 작가 작품의 주제가 현실성을 내포한 작품 세계가 태반인데 반해 이 작품은 너무나 단순한 야구 이론과 지식이 주류를 이룬다. 특히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쉬운 표현과 담백한 문체로 야구 이야기를 술술 풀어가고 있다. 꼭 한 겨울 따뜻한 아랫목에 배를 깔고 찐 고구마를 먹으며 읽어도 맛이 나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야구 규칙을 딱딱한 해설서 형식을 빌리지 않고 김성한 전 해태 감독의 포근한 어조처럼 우리에게 너무나 친근하게 전달되고 있다. 그리고 한 시대를 풍미한 야구 선수와 우리나라의 야구장의 현 주소가 맛깔나게 정돈되어 사실적으로 속삭이고 있다.
독자층을 아동에 맞추어 삽화 구성이 인상적이고 유머러스하게 표현되어 있어 구수하고 훈훈한 느낌을 더해 주고 있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규칙이 다양하여 이해가 쉽지 않고 섬세한 기술을 요구하기에 작가는 야구에 관련된 이론과 기술들을 좀 더 쉽게 전달하기 위한 노력들이 곳곳에서 보인다. 규칙과 선수 소개를 시리즈 형식을 빌려 표현하며 이해가 쉽지 않은 야구 기록에 관련된 내용들은 초등학교 수학 시간을 엿보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야구를 보면서 느끼는 묘미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단순한 것에서 출발하여 단순하게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가장 특징 있는 묘미라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느낄 수 있는 묘미는 안타를 4개 치면 득점을 하고 삼진 아웃을 3개 시키면 수비가 마감된다는 단순한 규칙만을 이해하며 이 책을 읽어 보는 것도 꽤나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작년 1억 관중을 넘어섰던 야구의 인기는 참으로 대단하다. 어쩜 우리도 서구 사회처럼 스포츠가 생활의 한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생활 스포츠에 무지하거나 공유하지 못한 세대는 사회의 주변인으로 치부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대중적인 스포츠에 무관심한 사회인은 교류와 소통에 한계를 드러낼 것이며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러더쉽에도 결함이 있음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대통령이 사구자로 나서는 것은 그들이 지켜가는 100년의 전통이라고 말한다. 미국인들의 생활의 단면에 미국의 리더가 개입하고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여겨진다. 시대를 이해하고 대중을 이해하기 위해선 그 시대의 대중 스포츠를 이해하는 것도 이 시대를 사는 현대인 올바른 처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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