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면허 프로젝트 - 드로잉 기초부터 그림일기까지, 삶을 다독이는 자기 치유의 그림 그리기
대니 그레고리 지음, 김영수 옮김 / 세미콜론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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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은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뭔가를 만드는 게 아니라 세상을 다양하게 보고 느끼며 그걸 설명하기 위한 연결고리를 짓는 일이다. 창작은 세상의 아름다움으로부터 숨지 않고 그것과 대면하는 일이다.     p11 시작하는 글에서

  제목에 눈이 가고 눈이 가니 마음이 가고 마음이 가니 손이 갔다. 그래서 읽고 싶은 목록에 넣어두고 결국은 읽고야 말았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난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 욕심도 있고,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왜 욕심이라는 단어를 쓸까? 재능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마음을 접지 못해 여러 색이 다양하게 들어 있는 색연필을 구입하고 스케치북을 구입해서는 그냥 책상에 전시만 하고 있으면선도 수채화를 가르쳐 주는 학원에 한 번 가볼까하고 기웃거리도 한다. 언젠간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막상 펜을 들고 앉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다시 좌절한다. 난 정말 재주가 없나봐... 그래서 눈에 띄었던 책이다. 창작면허라니?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창작을 할 수 있는 면허를 딸 수 있다는 건가? 면허를 주겠다는 건가? 누가??? 그런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창작면허 프로젝트>를 쓴 대니 그레고리는 광고회사에서 20년이나 근무한 베테랑이란다. 어느 날 자신을 위한 일을 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단다. 그리고 글도 쓴다. 참으로 멋있는 아저씨다. 그런데 이 아저씨 쓴 2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정신이 없다. 꼭 사무실이나 학교 수업 중에 어쩔 수 없이 자리만 지키는 학생이나 회사원들이 흔히 하는 낙서장 같은 느낌이다. 그림 따위들을(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낙서같은 느낌이 든다) 끄적여 놓고, 간간히 메모를 해 놓은 것 같은 에궁 정말 정신이 없다. 책장을 휘리릭 넘겨보는 것만으로도. 그러나 마음을 가다듬고 읽다 보면 재밌다. ‘시작하는 글’을 시작으로 9가지 쳅트로 나누어서 그냥 말하듯이 바로 옆에 있는 절친에게 이야기 하듯 글을 쓰고 있다. 때로는 충고를 하고, 때로는 설명을, 하고 방향을 제시하시도 하면서 급기야는 호통을 치기도 한다. 감히 독자에게 말이다.ㅋㅋ 어쨌든 대니 아저씨가 하고픈 말은 간단하다. 표지를 넘기면 나오는 “이미 예술가인 당신에게 드립니다” 라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그림을 그린다는 것 창작을 한다는 것에 어려워 하지도 말고 즐기라는 것이다. 누구나 예술가이며, 이미 예술가라고 말한다. 서명을 할 때 특별한 선을 그리고, 운전대를 돌릴 때마다 손으로 선을 그리는 이런 사소한 행위가 이미 드로잉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모르고 지나갈 뿐이지 이미 예술가라는 말이다. 생각에 따라선 틀린 말도 아닌 것 같다.

대니 아저씨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일기를 쓰라는 것이다. 일기, 그것도 그림일기를 말이다. 아니 초등학교 1학년 때나 썼던 그림일기를 그리라니 어처구니없이 들리기도 하지만 -책 속에 나오는 그림을 보면 유치원생 수준의 그림일기에나 나올 법한 그림이 많다- 좋은 창작의 습관을 만들기 위해 그림일기가 필수라고 말하며, 그림일기의 좋은점에 대해 12가지씩이나 자랑거리를 늘어놓고 있다. 뭐 그림일기를 쓰는 것은 쉬운 줄 아나 투덜거려 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왜 안된다는 생각부터 하느냐는 호통이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잘 그려야한다는 강박감에 시달리지 말고 그냥 주위에 있는 사물부터 그려보라는 말이다. 컵도 그리고, 먹던 도너츠도 그리고 하다보면 그리는 것 자체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이지. 이쯤에서 흔히들 하는 말 매일매일 조금씩이라도 하라.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그리고 이미 충분히 들었던 그런 말이지만 대니 아저씨의 말들은 꽤 설득력을 가지고 마음속으로 들어온다. 책 전체에서 이런 말들을 쭈욱하고 있는데 상당히 재밌다. 여러 부분에서 공감도 가고.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나도 모르는 미소를 짓기도 한다.

특히 필이 꽂혔던 말이 있다.(글임에도 불구하고 전부 말로 들린다) 첫 번째가 ‘내가 가진 것들’(p124)에서 나오는 다이어트 일기에 관한 부분이다. 대니 아저씨는 다이어트 일기에 관심이 많단다. 일주일 동안 먹은 걸 전부 그려보라고 권한다. 그린 게 많을수록 앞으론 덜 먹게 될거라나. 그럼 날씬해지고 차분해지며 행복해질 거란다. 이건 우리가 다이어트를 할 때 많이 듣는 말이다. 먹은 목록을 기록하라. 그러나 대니 아저씨는 그림으로 그려보라고 말한다. 재밌지 않은가? 내가 먹은 모든 것들을 그림으로 그려 내 눈으로 확인해 본다면. 나도 한 번 해 볼까? 스케치북이 수십 권은 필요할 것 같지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섹스와 드로잉의 공통점이라는 글이 있는데 이것도 재밌다. 그러나 패스(직접 읽어보기 바란다) 굳이 한 마디 하자면 정말 드로잉을 잘하기 위한 교습이 필요 없는 것일까? 두 번째는 극복하기 부분에서 나오는 글인데 그냥 이 글이 좋다. 나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어서 그런 것 같다. 인용을 하자면 "미적거리면 실패나 평가, 고통, 시험 등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즐거운 경험과 성공, 배움, 성장, 친밀감, 자신감과는 멀어지게 된다. 뭔가를 반드시 미뤄야 한다면 실패를 내려놓기 바란다. 실패는 내일하고 오늘은 그냥 전진하는 거다.“ -미루는 버릇은 정말 대단해 중에서- 정말 멋진 말이지 않은가? 가슴에 꼭꼭 새겨둬야지.

글을 읽은 동안 창작에 관한 면허를 취득한 것은 아니지만 창작이 어렵다는 생각에 미리 갇혀서 두려움을 느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좋아하고 즐기다 보면 그것이 바로 창작이며, 예술이 되는 거니까. 그러니까 오늘은 그냥 전진하는 거다. 책상위에 올려 놓았던 색연필을 꺼내어 오늘은 정말 그려보련다. 오늘 내가 먹었던 수많은 음식 중에 하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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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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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한 여자를 향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모든것을 던져버린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자신이 사랑한 한 여자를 위해 스스로 어둠이 되어 버린 남자,
태양이 높이 떠오르면 그림자도 사라져 버린다는 것을 아는 이 남자의 소원은
태양 아래서 걷는 것입니다.
눈 부신 햇살을 손으로 가리지 않고 미소 지으며 바라볼 수 있는 것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둠에 갇혀 하얀 어둠 속을 걷는 남자가 햇살 아래 서서
손가락 사이로 비쳐 들어오는 햇살을 올려다보는 남자의 눈빛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미 죽어버린 남자는 그래도 살아 있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백야행 - 하얀 어둠속을 걷다.
여러 가지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할 말이 많은 듯 합니다.
할 말을 다 쏟아내자면 아무래도 이야기는 산으로 가기 쉽상입니다.
그러나 '백야행'은 비교적 중심을 잘 잡고 흘러갑니다.
펼쳐놓고 보면 대단한 내용도 아니지만 대단한 영화로 만들어냈습니다.
인간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는지,
마음이 죽어버린 인간의 바닥이 어디인지,
한낱 인간이 얼나마 나약한 존재인지,
비교적 심리를 잘 풀어놓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에 대한 처절한 집착이 만들어 내는 우울하고 무겁기만 한 영화 백야행은
화면을 밝은 색깔로 그려낸 것도 맘에 들었습니다.
대부분 이런 류의 영화들은 어두운 화면을 통해 상징성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그런 스타일이 아니어서도 좋았다고나 할까요?

영화가 끝나고 이어지는 음악 속에서 두 남자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미치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용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했던
한동수 형사의 마지막 말이 가슴을 칩니다.
";미안하다. 범인을 잡아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14년전 범인을 잡았더라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겠지요.
그랬다면 정말 그랬다면 요한은 햇빛 속을 걷고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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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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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고백>이 담고 있는 내용은 표지속의 노오란 해바라기만큼이나 강렬함을 지니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표지 선정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글쎄 편집자의 의도는 다른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고백은 작가(미나코 가나에)의 첫 장편 소설이라고 한다. 처음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처음이라 못 쓰라는 법은 없지만) 내용이나 흡인력, 전개력, 스토리 어느 것 하나 떨어지는 것이 없다. 책을 잡는 순간 뒷장이 끝날 때까지 결코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을 발휘한다. 그러므로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이런 류의 책을 싫어한다는 후배에게 책의 내용을 설명해줬더니 조금 듣다가 읽어야겠다며 빌려달란다. 책을 본 소감 정말 재밌어요. 각 장의 주인공의 관점에서 독백으로 이어지는 고백은 한마디로 무척 재밌다. 끔찍한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재미있다. 그리고 가슴이 먹먹했다. 분명 이 책은 픽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먹하고 답답한 가슴을 진정시킬 길이 없었다. 난 유코 선생님도 a도 b도 아니니까, 그리고 반장도, b의 엄마도 아니니까 객관적인 입장에서 그들을 바라보면서 ‘나라면 어땠을까? 나라면 어찌 했을까’하는 생각으로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비난의 화살을 던지기도 하면서 어느새 그들 개개인과 하나가 되어 가고 있었기에 막막함을 어찌 할 수가 없었다. 


   책장을 덮는 순간 매슬로우의 욕구의 5단계가 떠올랐다. 왜냐고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이들이 간절히 바랬던 것은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존중받는 것이라는 생각때문이었을 것이다. 인정의 욕구(존중의 욕구), 매슬로우는 욕구의 5단계를 설명하면서 1단계 욕구를 채우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고 했지만 사람의 욕구란 정말 그럴까? 난 아니라고 본다. 어쨌든 난 고백에 등장하는 a와 b를 보면서(유코 선생님이 고백하면서 실명을 거론하지 않고 a와 b라고 지칭했다), 그리고 b의 엄마가 대처하는 방식을 보면서 이들은 타인의 시선에 사로잡혀 인정받고픈, 사랑받고픈 욕구만이 강렬해 다른 욕구들과 융합시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로인해 이들이 취할 수 있는 행동과 방법은 극단적일 수밖에 없고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가 없다. 타인이 보기엔 정말 어리석을 뿐이지만 자신들에겐 그것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미성숙한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사람은 바로 유코 선생님이었다. 난 유코 선생님에게 묻고 싶다. ‘꼭 그렇게까지 했어야만 했는가? 그리고 선생님의 고백을 통해 전정으로 원한 것이 무엇인지? ’ 물론 딸을 잃은 아픔을 선생님이라는 이유로 참아내며 용서하라는 것은 아니다. 교사로써의 윤리를 저버리고 a와 b에게 충분한 벌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직, 간접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손을 빌어서, 그리고 학생들과 다른 교사의 손을 빌어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을 봐야 했을까? 그것만이 a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아니면 변화 가능성 제로인 a에게 열세 살의 한계를 알려주고 싶었던 것일까? 여전히 법망을 피해 나갈 수 있는 a에게 그것만이 처벌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것일까?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정말 유코 선생님에게 다른 방법은 없었던 것일까? 선생님이 아닌 딸을 잃은 ‘엄마’라는 이름으로 정당화 될 수 있을까? 복수만이 선생님이 바라던 것이었을까? 정녕코 복수만을 원했던 것일까? 어쨌든 유코 선생님의 마지막 선택은 심장이 죽어버려 그 어떤 일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던 a에게 엄청난 패배감과 상실감을 알려주기에는 충분했으리라는 생각을 한다.  


  많은 이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채워나가느냐 하는 방법적인 면에 있어서는 다양한 선택이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어떤 일을 당했을 때 그 일을 해결하는 방식 또한 다르다. 묵묵히 타인의 시선을 견뎌내며 오히려 그것을 무시하며,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a가 있는가 하면, 방콕을 하며 서서히 죽어가는 b와 같은 사람도 있고, 모든 것 포용한다는 이름으로 무력하게 참아내다 급기야 폭발해버리는 b의 엄마 같은 사람도 있으며, 과감히 나서서 법으로 할 수 없는 심판을 자신의 손으로 해내고야 마는 유코 선생님 같은 사람도 있다. 그리고 용서라는 이름으로 감싸 안는 유코 선생님의 남편 같은 사람도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개인이 가진 생각이나 가치에 의해서 이 또한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고백>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말이다.

  소설이니까 하고 덮어버리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고백>,
유코 선생님의 고백으로 인해 다시 시작되는 사건들을 따라가다보면 때로는 살이 떨리는 전율을, 때로는 가슴이 무너지는 아픔과 슬픔을, 정말 이런 인간이 있을 수 있기나 한 걸까하는 놀라움과 처연함이 그리고 소설 속에서만 일어 날 수 있는 일이 아닌 우리 인간의 내면에 들어있는 잔인함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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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레인보우
심승현 지음 / 예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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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승현의 네번째 책 <파페포포 레인보우>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사랑스럽다"  

글도,  그림도 사랑스럽다.  

일상 생활 가운데 느끼는 소소한 감정, 느낌, 생각들을 어찌 그리도 잘 콕 집어내는지  신기하다.  

어찌보면 너무나도 일상적이라 나도 이런 글은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글을 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나도 할 수 있겠다는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만큼 글을 잘 쓴다는 것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한번만이도 글을 쓰보겠다고 끄적거려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이 생각만으로 된다는 것이 아니란걸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할 만큼 <파페포포 레인보우는 > 사소한 일상을 잘 풀어놓고 있다는 말이다.           

파스텔톤의 이뿐 그림과 함께.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언제나 바람이 오고갈 만큼의 거리가 필요하다."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론 특히 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거리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친한 사이이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가까운 관계라고 생각한다.  

그런 관계를 맺지 못할 때 주변에 아무도 없다고 느끼게 되고 사람에 대한 소유욕이 생기는 게 아닐까?.  

바람이 오고갈 만큼의 거리가 얼마만큼의 거리인지 잘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 아주 좁은 거리가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에는 아무것도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 거리가 있는 것을 참지 못한다. 힘들어 한다.  

정말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난 작가의 말에 동의한다.  

그리고 시선을 끈 또 하나의 구절 

"무엇인가 돌려받고자 하는 마음이 들 때마다 난 더 외로워졌던 것 같다." 

정말 그랬던 같다.   

나는 이만큼 너를 생각하는데, 나는 이만큼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해주었는데              

너는 왜????  

그 마음조차도 몰라는 주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때 마음속의 기대감이 미움으로 바뀌고, 외로움으로 바뀌었다. 

누군가를 오래 사랑하고 싶다면 사랑도 밥을 먹는 것처럼 적당히 양을 조절해 가며 해야 한다는 말에 완전 공감하며 쉽지 않지만 사랑도 조절해보려 한다.

흐린 날에도 내 안에는 무지개가 뜬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파페와 포포와의 동행을 통해 마음 속의 <레인보우>를 찾아 보길 바란다.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카툰 에세이 <파페포포 레인보우>가 주는 선물.  

너무나도 행복했기에 기억 속에서 잊혀져버린 어린 시절처럼 잊고 살아가는 내 기억속의 행복을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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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 CEO 강우현의 상상망치 - 톡톡 치면 팍팍 나오는 현장판 생각놀이
강우현 지음 / 나미북스(여성신문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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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이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한류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드라마 '겨울연가'이다. 강변가요제로 인해 남이섬을 알게 되었지만 가보고 싶게 만들고 결국은 발걸음을 옮기게 했던 것은 바로 '겨울연가' 때문이었다. 

  <상상망치>는 남이섬을 유명한 관광명소로 만들어 일년에 200만명이 다녀가게 만든 장본인이 쓴 책이다. 다시말해 남이섬의 성장에 관한 강우현 CEO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남이섬 하면 '겨울연가'를 떠올리게 되는 것도 강우현 CEO의 상상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싶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드라마로 인해 남이섬이 알려졌다고 생각하겠지만-부인할 수는 없겠지만- 촬영장소라는 이유만으로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는 없다는 말이다. 그것을 상품화 시키고, 가시화 시켜서 찾아드는 발걸음이 끊이지 않도록 만드는 것, 그리고 다시 오고 싶은 장소로 만드는 것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내가 하는 일은 '상상'을 현실로 옮기는 것이다." 강우현 CEO의 말이다. 자신이 하는 일은 상상을 공상으로 끝내버리는 것이 아니라 바로 현실이 되도록 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남이섬이 오늘날 성공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는 것이 바로 강우현 CEO의 상상놀이가 통했기 때문일 것이다. <상상망치>는 남이섬을 좋은 예로 등장시켜 상상에 관한 강우현의 생각을 담고 있다. 

   그냥 남이섬이 좋아 마흔아홉이라는 나이에 남들이 보면 더 좋아보이는 제의를 거절하고 자진하여 남이섬의 사장이 되었다.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에 있어 '상상경영', '역발상경영'이라는 이름으로 가능이라는 것을 보여주었고, 술 마시며 노래부러다 가는 그렇고 그런 유원지가 아닌 유명 관광명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문화가 숨쉬는 섬으로 만들어 놓았지만 아직도 시작일 뿐이라고 말하는 이 남자의 경력을 들여다 보면 만만치가 않다. 동화 작가로, 디자이너로, 환경운동가로, 강사로 열 손가락이 작다할 만큼 많은 직책과 경력을 소유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런 화려한 경력의 밑바탕엔 바로 그의 정신세계인 '상상놀이'가 깔려 있다. 드러나 보이는 그의 삶뿐만 아니라 눈으로 보이지 않는 내면까지도 참으로 멋있어 보이는 이 사람의 상상력이, 추진력이 부럽다.  

  나뭇잎에서 떨어진 물방울과 자신의 침방울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 나뭇잎에 침을 뱉어 본 적도 있다는 엉뚱한 상상력의 대가는 말한다. 달라지면 변화, 진짜 달라지면 혁신, 뒤집히면 혁명이라고 그렇기에 다른 것은 서로 닮았다고 생각하며 다른 것끼리 모여야 새로워진다고 말이다. 그래서 평소에 점을 잇는 놀이를 한다고 말이다. 점 잇기 놀이라니 생을 살만큼 살았다고 하는 아저씨의 입에서 나올법한 말은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이런 그이기에 디자인이란 친환경의 틀에, 과학을 담아, 흥미롭고, 좋은 것을, 새롭게 진보시키는 기술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것들을 현실에서 보여 주는 것 그것이 바로 디자인이며, 결국 모든 것은 디자인에서 시작한다고 말이다. 상상놀이를 통해 역발상 경영을 통해 오늘날의 남이섬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미래의 남이섬이 될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저자가 말하는 부분을 남이섬에서 본 기억이 있는가 떠올려 보려고 애를 썼다. 오래전에 두번이나 갔었지만 사실 잘 떠오르지 않는다. 부분 부분 남아 있는 기억들은 풍경이 참 멋있다는 것과 아직 개발 중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는 것과 섬 가운데서 벌어졌던 공연이 사물패였던가 하는 긴가민가 한 기억들이지만 단순히 먹고 마시고 놀다가는 유원지는 아니었다는 사실 하나만은 정확히 떠오른다. 상상놀이가 숨을 쉬고, 역발상이 뛰어노는 섬, 남이섬의 성공 가운데 우뚝 서 있는 강우현 CEO의 그 상상놀이를 나도 배우고 싶다. 
 
  <상상망치>에는 강우현의 말장난이라는 이름으로 주옥같은 명언이라 할 수 있는 말들이 많이 실려 있지만 내게 가장 마음에 드는 말은 "이때 나는 '내'가 좋았다"라는 문장이다. 난 살면서 이런 고백을 해 본 적이 없다. 이런 고백을 할 수 있는 강우현CEO가 너무나도 멋져보인다. 나도 상상해 보려고 한다. "이때 나는 '내'가 좋았다"라고 고백하는 나를 말이다. 
  상상여울이 넘쳐나는 <남이섬 CEO 강우현의 상상망치> 꼭 읽어보길 바란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역발상경영, 상상경영, 창조경영, 디자인경영, 상상놀이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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