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한 여자를 향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모든것을 던져버린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자신이 사랑한 한 여자를 위해 스스로 어둠이 되어 버린 남자,
태양이 높이 떠오르면 그림자도 사라져 버린다는 것을 아는 이 남자의 소원은
태양 아래서 걷는 것입니다.
눈 부신 햇살을 손으로 가리지 않고 미소 지으며 바라볼 수 있는 것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둠에 갇혀 하얀 어둠 속을 걷는 남자가 햇살 아래 서서
손가락 사이로 비쳐 들어오는 햇살을 올려다보는 남자의 눈빛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미 죽어버린 남자는 그래도 살아 있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백야행 - 하얀 어둠속을 걷다.
여러 가지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할 말이 많은 듯 합니다.
할 말을 다 쏟아내자면 아무래도 이야기는 산으로 가기 쉽상입니다.
그러나 '백야행'은 비교적 중심을 잘 잡고 흘러갑니다.
펼쳐놓고 보면 대단한 내용도 아니지만 대단한 영화로 만들어냈습니다.
인간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는지,
마음이 죽어버린 인간의 바닥이 어디인지,
한낱 인간이 얼나마 나약한 존재인지,
비교적 심리를 잘 풀어놓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에 대한 처절한 집착이 만들어 내는 우울하고 무겁기만 한 영화 백야행은
화면을 밝은 색깔로 그려낸 것도 맘에 들었습니다.
대부분 이런 류의 영화들은 어두운 화면을 통해 상징성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그런 스타일이 아니어서도 좋았다고나 할까요?
영화가 끝나고 이어지는 음악 속에서 두 남자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미치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용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했던
한동수 형사의 마지막 말이 가슴을 칩니다.
";미안하다. 범인을 잡아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14년전 범인을 잡았더라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겠지요.
그랬다면 정말 그랬다면 요한은 햇빛 속을 걷고 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