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행복해졌다 - 차로, 두 발로, 자유로움으로 세 가지 스타일 30개의 해피 루트
전은정.장세이.이혜필 지음 / 컬처그라퍼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올해만도 제주를 세번이나 갔었다.

짧게는 5일 길게는 한달을 보내고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가고 싶다. 제주로~

 

제주를 잊지 못해 제주에 관한 책을 세 권이나 샀는데
그 중 이 책 <제주에서 행복해졌다>가 가장 두꺼운 것 같다.

그리고 글도 많다. 그것도 아주 깨알같은 글씨가 빽빽하다.

노안이 오는지 작은 글씨는 읽기도 어렵고 보기도 싫은데

이 책 읽기도 전에 질리게 하는 구석이 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제목과 표지에 잘 넘어가는 인간인지라 

책장을 덮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건 아니잖아~'

표지나 편집 부분에 있어서는 정말 내 스타일은 아니야~

그것만 뺀다면 참 괜찮은 책이라 할 수 있는데 말이다.

 

세 명의 여인네가 자신의 스타일대로 제주를 둘러보고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적어 놓은 글들이 꽤나 매력적이다.

차로, 걷는 것으로, 그리고 사람들 함께라는 테마를 가지고 제주를 구석구석

잘 소개하고 있다. 이미 내가 알고 있는 정보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이

꽤 많아 더 좋았다. 에세이 형식을 띄고 있긴 하지만 읽는 이로 하여금

지식적인 정보도 지루하지 않은 가운데 받아들이 수 있도록 한 점도 좋다.

 

그리고 사진.

다른 책에서 본 사진들과는 어딘가 다른 느낌이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데 약간의 시간을 소비하게 만들기도 했다.

'광택이 없다는 것'

보통은 책에 실린 사진들이 번들번들 윤이 나는데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번들거림이 없다.

그래서 처음엔 흑백인가 하는 생각까지 했었다. 

그러나 사진은 분명히 칼라다.

그런데 받는 느낌이 색달라 한참을 들여다 보니 광택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좀 특이하군 하면서 보다보니 그로인해 사진이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살랑살랑 걸으면서 여유자작하는 여행을 좋아하지만

제주는 차와 함께 즐기는 여행도 많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이 생각에 '조이락' 세 가지 테마 중 '조'의 글이 한 몫 한 듯 싶다.

 

<제주에서 행복해졌다>를 읽으면서

난 다시 제주에 가고픈 유혹에 빠지고 말았다.

책에서 소개하는 지명이나 숙소 등을 인터넷으로 검색해가면서

머리속에선 또 다시 계획을 세워본다.

왜? 제주에서 행복했던 그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다시 행복해지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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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김희경 지음 / 푸른숲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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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을 땐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함께 할 누군가를 찾아 헤매고,

함께 있을 땐 관계 속에서 나 자신이 실종되어버릴 것만 같은 불안함 때문에

혼자가 되기를 꿈꾼다."(p 123)

 

자신을 '관계치'라고 말하는 저자가 자신의 관계 맺는 법에 대해 설명한

이 문장이 가슴에 꽉 꽂혔다. 나 또한 '관계치'이기에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관계치'를 만난 기쁨이라고나 해야 할까?

 

'산티아고 카미노'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냥 스쳐가는 단어일 뿐이었고, 남들이 가는 길이구나

했을 뿐이었는데 지금은 꼭! 가봐야지 하는 결의를 다지게 하고 관련 책을 읽게 한다.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은 저자가 인류학을 공부했기 때문인지

길을 걸으며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관점이나 자신과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소소한 감정에 대한 솔직한 표현이 참 좋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이기에

 그 '함께'가 주는 기쁨과 즐거움,

때로는 힘겨움으로 다가오는 부담감이나 버거움들을

솔직하게 그려냄으로 인해 읽는 나로 하여금 공감하게 하며 끄덕이게 만든다.

물론 저자는 자신의 속좁음 탓이라 말하지만

글쎄, 

이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이들 중 좁지 않은 속을 가진 자가 과연 몇이나 될라고? 

 

순례길이라 이름이 붙은 길이기에 많은 불편함을 감수하며 알베르게에 묵는 것이

당연시 되는 상황앞에서 호스탈에 짐을 풀며 느꼈다는 죄책감에서,

여행이 끝나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고 선언하고 싶지만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고백에서 동지를 만난 듯한 기분이다.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산티아고에서

마음을 열고 길을 따라 흘러가보고 싶다.

타인을 향해 마음을 잘 열지 못하고 인색한 나를 길을 향해 열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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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걷고 싶은 길 2 : 규슈.시코쿠 - 도보여행가 김남희가 반한 일본의 걷고 싶은 길 2
김남희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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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일본의 걷고 싶은 길 2는 규슈와 오키나와 그리고 시코쿠를 소개하고 있다.

두 권 다 걷고 싶은 길에 대해 소개하고 있지만 1권이 일반적인 여행코스로

좋은 길을 소개했다면 2권은 진정 걷기의 기쁨을 만끽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더 깊이 있는 걷기 코스를 소개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종교적인' 사람보다 '영적인' 사람이고 싶다"(p189)는 작가의 말에서

느낄 수 있듯이 2권은 영적인 순례자의 느낌이 강하다.

시코쿠가 순례자의 길이기에 그 느낌이 더 강할수도 있겠지만,

산책길을 걷듯 가벼운 마음으로 나서는 이들은 절대 걸을 수 없는 길을 소개한다.

책을 읽기 전부터 1권보다는 2권을 먼저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아마도 '영적인 사람'이고픈 열망이 강한 나이기에 그렇지 않았을까?

 

책을 읽으면서 끝없이 '놀랍다'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미야노우라다케로 가는 길은 제주 올레를 떠올리며 신기할 것도 없었지만

만화 영화에서 툭 튀어난온 듯한 '조몬스기'나

아열대지역의 섬을 보는 듯한 '가리비만' 등 여러 풍경이 담긴 사진들을 보면서

어쩜 일본에 이런 곳이 있다니..... 경이롭기까지 하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역시 시코쿠 순례길.

얼마전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를 읽고나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과 아울러 꼭 가리라 다짐을 했었는데

그보다 먼저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인

일본의 시코쿠 순례길, 천년의 옛길을 가보고 싶어졌다.

물론 규슈와 오키나와도 함께.

 

나는 불교인은 아니다. 오히려 좋아하지 않다는 쪽에 더 가깝다.

그러나 종교와 상관없이 '영적인' 사람이고 싶다는 작가의 말처럼

나 또한 종교와 상관없이 영적인 맛을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천년의 옛길, 시코쿠 순례길을 통해서.

1권을 읽을 때와는 다른 기분, 다른 느낌 속에서 책을 읽는 것이 즐거웠던 것은

아마도 이런 생각때문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그런 즐거움은 정말 가봐야겠다며 머리속으로 계획을 짜기도 하며,  

한 달 반이나 걸렸다는 시코쿠의 순례길이 걷고 싶은 마음을 자극한다. 

그리고 친절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일본인들을 향한 호기심과

주지 스님을 만나볼 수도, 불경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 일본 절에 대한

궁금증이 합세하여 마음을 흔든다.

 

에세이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작가의 생각이나 진솔한 마음을 읽는 것도 좋았다.

홀로 떠난 여행에서 오는 외로움이나 쓸쓸함,

또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지만 이 길을 함께 걷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던 동행들에 대한 생각,

낯선 이들을 만났을 때 두시간 반동안 영화를 찍었다는 작가의 에피소드,

살아가고 있는 현재에 대한 그리고 내가 아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이나 사랑,

이러한 것들이 남의 얘기가 아닌 바로 내가 겪었고 느꼈던 감정들이기에

더 쉽게 다가오고 그 감정에 동화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홀로 나선 제주 올레에서 느꼈던 그 감정들을 타인의 글을 통해 만났을 때의 

신기함이라고나 할까?

'맞어 맞어 나도 이랬었지' 하며

공감하게 되는 감정들이 있어서 1권보다 더 좋았던 2권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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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걷고 싶은 길 1 : 홋카이도.혼슈 - 도보여행가 김남희가 반한 일본의 걷고 싶은 길 1
김남희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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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이 가장 맘에 들었다.

내가 작가의 입장이라면 이 말에 상처를 입을지도 모르겠지만

한 권의 책을 다 읽은 순간 드는 생각이었다.

앞에서 구구절절 읊었던 이야기들을 아주 간략하게 핵심만 모아
깔끔하게 정리를 했놓았구나, 

언제 갈지도 모르는 일본 여행을 갈 기회가 생긴다면

이 부록을 찢어가면 좋을 것 같다는 ....

간단한 일본어 회화를 모아둔 것도 맘에 들었고.

 

사실 일본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많으리라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아니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관심조차 없었기에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았지만

'일본의 걷고 싶은 길 1'을 읽으면서 절친에게 일본여행을 가자고 했더니

넌 일본 싫어하지 않았냐고 되묻는다.

언젠가 일본 여행을 가자는 제안을 딱 잘라 거절하며 했던

말을 절친은 아직 기억하고 있었나보다.

그랬던 나였지만 이 책이

일본에 대해 편견이라 할지도 모르는 생각으로

가득찬 나를 바꾸어 일본으로 여행을 가고 싶다는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걷기 여행을 일본으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만큼 한몫한 것 같다.

걷기 여행에 맘을 빼겨 제주 올레를 다녀온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이번엔 일본으로 가보고 싶다.

물론 책은 내가 생각하는 걷기 여행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듯 하지만.

 

일본은 그냥 작은 섬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여름까지 눈이 녹지 않은 곳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고

'지옥의 쓰루기'라고 불린다는 쓰루기다케 봉우리를 쇠줄에 의지해서 올라가게

그냥 두었다는 것도 신기했다. 만약 우리나라 산이었다면

분명 계단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아님 케이블카를 만들었을지도.

어쨌던 우리나라였다면 그렇게 두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곰이 많이 산다는 것도 신기했고

정말 아름다운 곳이 많다는 것이 너무너무 신기했다.

일본도 사람사는 곳인지라 분명 자연환경이 있을텐데 그런 생각조차 못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다른 듯 하면서도 비슷한 풍경도 있고

제주 올레길을 걸으며 보았음직한 풍경들도 있었다. 

구시로습원이나 시레토코, 나카센도의 옛길 등등 그 외에도 비슷한 풍경이 많았다.

하긴 자연이 만들어 낸 풍경이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특히 '철학의 길'은 고향인 진해를 보는 듯 했다.

너무도 흡사하다는 생각에 사진을 들여다보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

진해도 과거 일본인들의 손길이 닿았던 도시였기에 그들의 흔적이 아닌가 싶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고향의 벚꽃길을 걷는 것을 아주 좋아했었는데

무언가 깨름직한 것이 유쾌하지 않다.

일본에 대한 생각이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은 아닌가보다.

 

여행 에세이가 대부분 그렇겠지만

지극히 사적이고 주관이적이라 어떤 부분에서는 맘에 들지 않기도 한다.

이 책 또한 그런 점에 있어서는 여느 책들과 별 차이가 없는 듯 하지만

그 속에서 나와 참 다르구나 하고 생각한 부분이 있다면

작가가 사교성이 참으로 좋다는 것이다.

혼자하는 여행이라 다른 사람들과 교제를 함에 있어 이점도 있지만

나는 페쇄적인 인물이라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기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조금은 귀찮고 불편하다고 여기기에 어떤 이유로던 여행에서 인연을 만들지 않는데

작가는 여행을 통해 아는 이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은 부럽다는 생각과 아울러 다음에는 나도 그래볼까 하는 마음도 잠시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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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하늘은 맑음
김랑 글 사진 / 나무수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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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여행이라는 게 날씨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지만, 제주는 그렇지 않았다. 바람 불면 바람 부는 대로, 비 오면 비오는 대로 좋은 곳이 있다. 그래서 나에게 제주는 언제나 '맑음'이고,"<prologue 중에서>

 

100% 공감가는 말이다. 여행을 다니면서 어찌 날씨를 신경쓰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 날씨에 따라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 풍경이니 상당수가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는데 제주만을 그렇지 않았다. 굳이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라보려 애쓰지 않아도 날씨가 주는 풍경의 변화가 너무나도 싱그러워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그리움이 가득한 싱그러운 제주를 

저자는 <제주 하늘은 맑음>이라는 예쁜 제목으로 7가지 테마로 제주를 담아내고 있다. '저 멀리 푸른 바람이 부르면 떠나요. 숨은 제주로'라는 부제를 달고 있지만

글쎄 몇몇 곳을 빼면 거의 가본 곳들이라 굳이 숨은 제주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내가 가봤다는 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찾는 곳일테니.  

그러나 어떤 책보다도 알차고 짜임새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낭만과 부드러움이 책 전체에서 고스란히 담겨있다.

글쓰는 일에 대해 문외한이긴 하지만 책을 읽는동안 글에서 오는 부드러움이나

다정함이 참 좋았다. 정말 그리움이 담겨 있다고나 할까?

그리고 사진,

책 속에 담겨 있는 사진들이 너무 이쁘다.

같은 풍경을 찍어도 다른 사진이 나온다는 것이 신기하다.

물론 어떤 카메라냐도 중요하겠지만 찍는이의 기술에 마음이 더해져서 그렇겠지.

굳이 사람들의 눈에 이쁘고 아름답다 싶은 풍경만을 담아놓은 것이 아니라서 더

마음에 든다. 일상의 자연스러움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알리고 싶은듯이.

 

오름 여행을 하고 싶었는데 차 없는 오름 여행을 싶지 않아서

올레 코스에 들어 있는 오름말고는 가보지 못해 아쉼이 많았다.

그런데 <제주 하늘은 맑음>이 또 기름을 붇는다.

정월대보름에 맞춰 새별오름에 올라야지 그래서 이쁜 불꽃과 함께 새별오름의

억새들이 타는 장관을 구경을 해야지, 눈꽃 덮힌 한라산도 꼭 올라야지.

한담바다를 두번이나 갔었는 '키친애월'을 왜 보았을까 다음에는 가봐야지.

지난 여행은 올레길에 빠져 코스를 걷는데 집중했다면 아! 정말 좋았구나 했던

곳에서 1박하면서 맛있것도 먹고 여유있게 거닐다 와야지.

머리속에서 무수한 계획들이 춤을 춘다.

 

같은 풍경이라도 날씨에 영향을 받는 것처럼 시간에도 영향을 받는다.

낮에 보는 쇠소깍이 저녁 해질 무렵에 보는 것과 또 다르다는 저자의 말처럼

그 곳에서 잠을 자고, 그 곳 음시을 먹어보고, 여유있게 거닐어 보는 것

이것이 여행의 참맛이 아닐까 싶다. 다음엔 정말 이런 여행을 해야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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