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하는 심리검사와 심리평가 - 심리평가 초보자가 꼭 알아야 할 것들
박소진 지음 / 소울메이트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과거에는 심리학이 크게 인기 있는 분야는 아니었다. 일반인들 입장에서도 왠지 지루하고 어려우며 비현실적이고 추상적인 부분을 다루는 재미없는 학문처럼 보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사람들의 관점도 많이 변화했다. 이제 심리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다양한 분야를 포괄할 정도로 높아졌다. 성공의 심리학인 관계와 협상, 행동 등의 실용주의적인 심리학뿐만 아니라 치유와 힐링을 위한 심리학 역시 인기가 높다. 정신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크고 작은 우울증 한두 가지는 자연스러운 일처럼 되었지만, 이제는 스스로 치유를 위한 돌파구를 찾기 시작한 셈이다. 치유와 힐링과 관련 된 수많은 책들이 지금도 쏟아져나오고 있고,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도 이런 관심을 보여준다. 

이 책은 이와 같은 심리학 중에서 치유 분야인 심리검사와 심리평가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심리검사와 심리평가라는 용어는 정신과 전문의들과 관계가 있는 전문가의 영역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심리치유를 하는 전문가가 되려면 오랜 기간 학습과 수련, 경험을 필요로 한다. 이 책은 관련 전공자나 실무에 있는 수련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심리검사와 심리평가에 관한 입문서다. 더불어 일반인들도 기초적인 개념과 활용방법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 역시 돋보이는 책이다.

 

 

 

심리검사는 다양한 도구들을 이용하여 성격, 지능, 적성, 정서와 심리적 측면 등 인간의 다양한 특성에 대해 파악하고자 양적, 질적으로 측정하고 평가하는 절차를 말한다. 이를 통해서 개개인의 독특한 측면인 개인차를 파악할 수 있다. 오랜 세월을 함께 지내온 가족이나 친구조차도 나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들이 존재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스스로도 모르는 자신의 숨겨진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 현장에서도 수십 년 공부하고 상담 경험을 가진 사람들조차 내담자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사람의 심리와 개개인의 특성을 몇 시간 만에 측정하게 해주는 것이 심리검사다. 이 책에서는 국내 임상현장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BGT, MMPI, SCT, 지능검사, 그림 검사 등이 소개되어 있다. 
심리평가는 심리검사를 통해 얻은 결과물을 종합해서 해석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을 말한다. 심리검사 역시 전문가들의 역량으로 이루어지지만, 검사 결과의 해석은 보다 더 전문성을 요하는 일이다. 각 검사에서 측정되는 부분이 다르고 이를 포괄하는 전체적이고 통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 심리평가다. 대부분의 심리검사는 오랜 기간 임상장면에서 활용되어 온 것으로 신뢰도와 타당도가 입증된 것들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다양한 도구들을 통해서 얻은 각 결과물들을 토대로 종합적인 분석과 평가를 내리기 때문에 한두 가지 검사를 통해서 전체를 단정 짓는 것은 정확하지도 않을 뿐더러 위험한 일이다. 재미삼아 하는 심리테스트로 나온 결과를 가지고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처럼 말이다.

 


심리검사는 크게 객관적 검사와 투사적 검사로 나뉜다. 객관적 검사는 검사실시와 해석이 상대적으로 간편하고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되어있다. 투사적 검사는 검사자극이 모호하고 피검자가 자유롭게 반응을 하도록 허용하기 때문에 독특하고 다양한 반응이 도출된다. 이 때문에 전의식, 무의식적인 심리적 특성이 반응될 수 있다. 각 검사마다 장단점이 존재하고 이 모두를 포괄적으로 검사하여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게 된다.
객관적 검사로 16가지 성격유형을 파악하는 MBIT와 성격적 특질을 평가하는 MMPI, 개인의 지능과 인지기능 등을 평가하는 지능검사가 있다. 투사적 검사로는 그림을 통해 심리 내적인 특성을 파악하는 그림검사, 기하학적 도형 그림을 이용하는 BGT, 완성되지 않은 문장을 완성하도록 하는 SCT, 불특정하고 비구조화된 그림을 통한 로르샤흐 검사, 10~20개 정도의 그림을 제시하여 그 내용을 이야기하는 TAT가 있다. 이 책에는 위와 같은 각 심리검사의 개념과 실행 및 해석방법 등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실제 내담자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실용적인 이해와 실전적인 학습이 가능하다. 

 

 

그림검사의 경우 그림을 그려가는 순서, 그림의 크기, 그림을 그린 종이의 위치, 필압, 선의 질과 특징, 그림의 세부 특징에 대한 묘사, 투명성, 그림을 그리다가 지운 적이 있는지에 이르기까지 세부적인 관찰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집 그림을 그렸다면 굴뚝은 따뜻함, 온기 등을 상징하기 때문에 가족의 분위기, 가족관계 등과 관련이 있고, 지붕은 내적 공상활동, 생각이나 관념, 내적 인지과정과 관련이 있다. 창문은 환경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 느끼는 주관적 감정과 관련이 있고, 벽은 외적인 위험, 자신을 보호하는 자아강도와 통제력을 의미한다. 문은 타인이 자신의 삶에 들어오도록 허용하는 것, 또는 자신이 세상으로 나가는 통로를 의미한다. 
이처럼 각 검사방법과 해석방법이 사례와 함께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고, 효과적인 검사를 위해서 내담자들과의 관계형성과 유도, 주의사항 등에 대해서도 안내되어 있다. 기본적인 개념은 간략하게 핵심위주로 설명했고 전체적으로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전적인 것들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임상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마지막 부분에는 저자와의 인터뷰도 별도로 수록했다.

 

 

속담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오래 된 속담이지만,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고 공감하는 말이다. 그만큼 사람의 심리를 이해하고 파악한다는 것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10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의 심리학의 도래와 발전이 이를 뒤바꾸고 있다. 심리학은 인간의 참모습을 이해하고 우울증과 같은 수많은 심리적인 질환을 치유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치유와 발전을 위한 요소로 활용되어지고 있다.

나 역시 관련 분야에 있지 않음에도 심리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위와 같은 이유다. 한동안 읽었던 심리학 분야는 관계와 협상, 행동, 습관 등을 위한 실리적인 측면이 많았다. 그에 비해서 이 책은 정신적인 치유를 위한 본질적인 심리학으로 이를 실전에서 활용하는 방법을 다루기 때문에 비전문가인 입장에서 흥미로웠다. 의외로 지루하고 어려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었던 점도 저자의 배려 덕분이 아닐까 싶다.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활용보다는 이해의 측면에서 먼저 도움이 되는 책이다. 그에 비해서 임상심리학 전공자나 임상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심리학책으로써 입문서이자 지침서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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