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반전 : 거짓말주의보 지식의 반전 3
존 로이드.존 미친슨 지음, 이한음 옮김 / 해나무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진리이자 사실이라고 믿었던 진실이 거짓이라면 놀랍고 당황스러울 것이다. 이러한 지식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의외로 이런 지식들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많다는 것이 흥미롭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여태까지 모르고 당연시해왔던 것이 더 놀랍기도 하다. 잘못된 지식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서 쉽게 퍼지지만, 상대적으로 그 오류를 바로잡는 것은 소극적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이 책에서도 언급된 MSG 안정성 논란에 대한 사실만해도 그렇다. 한 때 글루탐산나트륨인 MSG가 인체에 유해한 화학첨가물로 인식이 되어 MSG가 들어간 식품들에 대한 우려와 불신이 불거지기도 했다. 나 역시 MSG가 다량 첨가된 조미료가 중국음식에 대량으로 들어간다는 사실 때문에 한동안 짜장면과 짬뽕을 멀리하기도 했다. 덕분에 기업들이 자사의 제품에는 MSG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오히려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뜸해졌지만, 여전히 MSG 안정성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 소비자가 많지 않다. 1968년 로버트 호만 곽 박사는 중국음식을 많이 먹고 나서 심장이 두근거리고 목과 팔이 마비되는 증상을 겪는 환자들이 많은 것을 알아낸 뒤 ‘중국식당 증후군’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원인이 MSG라 불리는 글루탐산나트륨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후 수많은 연구에 의해서 글루탐산나트륨 때문이라고 할 수 없다는 근거를 발견했지만, 고정관념이 되어버린 우려는 낙인처럼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사실 글루탐산은 우리가 먹는 천연식품에도 들어있고 우리 몸이 하루에 40g씩 만들어낼 정도로 신체기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이러한 글루탐산은 모유에는 더 많이 들어 있다. 저자는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무분별하게 뿌려대는 소금이 더 위험하기에 차라리 소금통을 MSG통으로 바꾸는 편이 더 안전하다고 말한다.
흔히 초콜릿을 먹으면 여드름이 많이 난다고 말하곤 하는데, 이 역시 근거 없는 이야기다. 여드름의 원인은 테스토스테론이 원인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테스토스테론의 농도가 짙어서 여드름이 더 심하게 나는 경향이 있다. 초콜릿과 같은 당을 섭취 시 발생되는 호르몬인 인슐린 자체는 테스토스테론의 조절을 받지만, 낙농제품은 테스토스테론을 자극한다. 따라서 아침 식사 때 설탕보다 시리얼과 우유를 먹으면 여드름이 악화될 수 있다. 초콜릿을 너무 많이 먹으면 여드름이 아니라 비만에 영향을 주겠지만, 초콜릿 자체는 엔도르핀 생산에 도움을 준다. 엔도르핀은 통증을 완화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며 심장병과 암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을 준다.
옛 고전 영화나 해적 영화를 보면 금화의 진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이로 깨물어보는 장면이 있다. 이때는 금이 부드러운 물질이라 금화의 잇자국이 난다면 진품임을 확인했던 것이지만, 현실에서는 잇자국이 난다면 오히려 가짜임이 확실하다. 사실 이론상으로 순금 동전이라면 잇자국이 나는 것이 맞다. 그러나 튜더왕조 시대부터 영국과 미국에서 유통되는 금화는 전부 구리가 섞여 있었다. 구리를 섞으면 내구성이 더 강해져서 깨물기도 더 어렵다. 한 때 금화 위조범을 잡기 위해서 연금술 전문가였던 아이작 뉴턴 경이 왕립조폐국장이 되었는데, 그는 위장을 통해 증거를 모아 위조의 달인인 윌리엄 채로너를 검거했다.
흔히 사람들은 나병을 살이 썩어 문드러져 몸에서 떨어져 나가는 흉측한 병으로 알고 있다. 더욱이 전염의 우려를 가지고 사람들은 나병환자들을 외면하기까지 했다. 현재 한센병으로 불리는 나병은 피부에 감염되어 신경 말단에 손상을 입히는 세균 감염병이다. 이 때문에 환자들이 통증을 느낄 수 없기에 손가락과 발가락이 반복하여 상처를 입곤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상처들은 감염되어 보기 안 좋은 흉터들을 남기게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나병환자들의 기형 증상은 나병 자체가 아니라 이런 상처들이다. 나병의 원인인 나병균을 노르웨이 의사 한센이 발견하기 전까지 나병은 유전된다고 여겼다. 무시무시한 병이었음에도 잘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류의 약 95퍼센트는 나병균에 자연적으로 내성을 획득하며, 내성을 지니지 않은 사람들도 감염되려면 그 병균을 오래도록 지속적으로 접해야 하기 때문에 우려하는 것처럼 전염되는 병이 아니다. 1984년 이 점을 이해시키기 위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우리나라의 한센인 마을에서 많은 환자에게 입맞춤을 하기도 했다.
이렇듯 이 책에는 잘못 알려진 의학적, 역사적 상식의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는 흥미로운 지식들 110여 가지가 담겨 있다. 주제별로 총 4장으로 구성하여 인간과 관련된 신체, 병, 생존 등에 관한 것들, 과장된 세계사의 오류들, 단어, 말, 글과 관련된 이야기들, 영국의 숨은 역사적 사실들에서 잘못된 상식과 오류들을 파헤쳐 올바른 지식을 전한다. 각 이야기마다 관련된 다양한 지식과 역사적 사실들도 추가적으로 소개하기 때문에 지루함 없이 흥미롭게 읽어갈 수 있다.

 

이 책은 몰랐던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했지만, 개인적으로 잘못 알고 있던 지식들이 제법 등장해서 신기하기도 했다. 그만큼 대중들이 잘못된 지식들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 잘못된 지식과 정보들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점도 반성할 필요가 있다. 누군가 바로잡아주길 기다리기보다는 스스로가 의식적으로 올바른 지식을 찾고 경청하며 잘못된 지식을 올바로 수정할 때는 더 심혈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새로운 사실을 배우고 알아가는 것도 유익한 일이지만, 그에 맞춰 잘못된 오류를 바로 잡고 올바른 상식을 갖추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통해 재미와 함께 자신의 상식을 바로 잡는 기회로 활용해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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