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도 스펙이다 - KBS [과학카페]가 전하는 '기억고수들의 3가지 습관'
KBS <과학카페> 기억고수들의 세 가지 습관 제작팀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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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KBS ‘과학카페’의 ‘기억고수들의 3가지 습관’편에서 소개되었던 기억법과 기억력에 관한 고찰로 기억력과 연관된 뇌 과학 정보들, 새로운 기억법들과 활용을 위한 다양한 전략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는 방송에서 미처 다 다루지 못했던 이론적인 증거와 다양한 정보들이 추가로 수록되었다. 제작진들이 직접 기억달인들을 만나 그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비법을 평범한 학생들에게 활용하여 그 효과를 검증함으로써 기억달인들의 비법을 활용하는 방법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다양한 기억법을 통해서 본질적인 기억비법을 분석하여 효과적인 기억전략과 훈련법을 소개했고 학습에 도움을 주는 기억력 향상 전략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생활 습관들도 별도로 구성하여 흥미롭게 풀어간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최고의 기억달인 이스라엘의 에란 카츠는 ‘기마트리아’라는 고대 유대인들의 기억법을 활용한다. 이 기억법은 숫자를 글자로 바꾼 뒤 이 글자로 단어를 만드는 방법이다. 그 단어들을 연결해 다시 이야기로 만드는데 즉 숫자로 이야기를 만들게 되는 셈이다. 그는 이 방법을 통해서 500자리 숫자를 한 번 듣고 바로 기억해낸 실력으로 기네스북에 기억달인으로 등재되었다. 이 방법을 응용하면 숫자와 단어 등에 이르기까지 효과적으로 기억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이 특별한 기억력을 지닌 사람이 아닌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기억력은 타고난 능력이 아닌 연습과 기술, 방법의 성과이기 때문에 평범한 보통 사람이라도 훈련을 계속하면 누구나 자신과 같은 기억력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놀라운 기억법을 가진 사람으로 국내에는 대한두뇌개발정보센터 회장인 이강백 씨가 있다. 한 때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놀라운 기억력을 선보였던 그는 100개 이상의 단어를 한 번만 보고 그대로 외우는 실력으로 보는 이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그 역시 방법을 달리하면 누구나 기억을 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강백 씨가 활용하는 기억법은 자신이 개발했다는 ‘뇌영상 기억속독법’이라는 방법이다. 이것은 상상속의 그림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글자를 그림으로 변환하는 훈련이다. 상상을 통해 정해진 상황그림 속에 자신이 기억해야할 숫자나 단어, 물건 등을 배치하고 기억하는 것이다. 기억해야할 것들이 많아지면 상황그림의 수도 늘어나고 각각의 그림을 통해서 이야기를 만들어 기억하게 된다. 이강백 씨가 말하는 ‘뇌영상 기억속독법’은 일종의 장소법의 일종으로 머릿속에 익숙한 장면을 넣어놓고 그 장면 곳곳에 정보를 잘 정리하고 배치하고 보관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영어단어를 외우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소리에 의한 연상기억법도 소개했다.

 

일상정보에서부터 학습정보, 업무정보 등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다보니 정보의 양과 종류가 너무 많을 수밖에 없다. 이 정보를 잘 기억하고 오래 기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보의 부호화가 필요하다. 즉 정보를 있는 그대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가공하고 정리하고 변형하여 기억하기 쉽게 바꿔서 기억하는 것이다. 놀라운 기억법을 가진 사람들의 기억법 역시 정보의 부호화를 활용한 것이다.
이 책에는 정보의 부호화 방법으로 대표적인 부호화 전략들을 소개한다. 다양한 부호화 전략 중에 자신에게 잘 맞는 전략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때로는 상황에 따라 한 가지 이상의 전략을 복합적으로 조합하여 사용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부호화 전략으로 정보를 분류하고 정리하는 조직화, 눈에 보이게 만들어내는 시각화, 기억의 방을 만들어내는 장소법, 첫 글자만 따서 외우는 두음법, 스토리로 만드는 이야기법, 쪼개고 나눠서 외우는 직소법, 덩어리로 뭉쳐서 외우는 청크법이 소개되고 예시를 통해서 각각의 활용법을 설명한다.

 

이 책에는 기억력과 기억법에 관한 알짜배기 지식과 정보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기억력과 기억법에 관한 본질적인 고찰과 효과적인 기억전략에서부터 기억법을 활용한 효과적인 학습법, 잘 기억하기 위한 감정적인 지침, 기억력에 나쁜 생활습관과 좋은 생활습관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와 지침들이 가득하다. 이 책에서 소개된 다양한 기억법들 중에서도 자신만의 기억법이라고 불릴만한 강점을 가진 기억법이 있을 것이다. 이 기억법을 찾아 일상에서도 틈틈이 훈련하면서 활용하고 감정과 행동을 자극해 그동안 잠자고 있었던 뇌를 깨워야 한다. 그리고 오랜 시간 지속적인 훈련보다는 시간차를 두고 반복훈련을 할 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더불어 추가로 기억의 달인들이 추천한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기억력을 높이기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독서도 강조된다. 잘 기억하기 위해서 연상을 하려 해도 자기 안에 쌓여있는 통합적인 지식이 존재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억을 잘하는 방법은 다양한 정보들과의 연결 고리를 탄탄하게 맺는 것이기에 머릿속에 선행지식이 많을수록 정보의 연결과 연합, 구성이 효과적이고 수월하게 된다. 주어진 자극에 대한 적절한 지식이 풍부할 때 이야기를 구성하여 기억하기 쉽고 정보처리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기 때문에 독서는 기억력에 가장 좋은 실천지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에필로그에서 언급했듯이 기억력은 경험과 관심 속에서 향상되는 능력이라는 것에 공감이 갔다. 나 역시 이 책에서 공유한 기억훈련과 더불어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경험하며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축척하여 나만의 기억력 스펙을 갖춰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나이가 들면서 경험하는 기억력 감퇴와 잦은 건망증을 막연하게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이러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기억력 향상을 위한 현실적인 노력의 첫 발을 내딛을 수 있을 듯싶다.

한편으로 이 책의 지식과 지침들 중 일부는 다양한 미디어와 책을 통해서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새롭지 않을 수 있겠지만, 이 책 역시 실천이라는 훈련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일시적인 흥밋거리와 정보수집에서 끝날 뿐 얻어갈 수 있는 것은 없을 것이다. 적어도 이 책에서 제시한 방법과 조언들을 실생활에서 실천해보겠다는 최소한의 의지는 필요하다. 기억력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필수 요소이기에 이 책의 지식과 지침들은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겠지만, 학습이라는 측면에서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기에 학생들과 학부모, 직장인들에게 좀 더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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