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1
이인애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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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역사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편이라 본인이 읽은 소설 중에도 유명하다 싶은 역사소설과 역사스릴러 소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개인적인 선호도 때문에도 이 책에 끌림을 느꼈다.  

 

이야기는 어느 날 갑자기 다섯 명의 인물들이 미로와 같은 지하 공간에 갇히고, 하나 둘 깨어나면서 시작된다. 서로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다섯 명의 인물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납치가 되어서 같은 장소에서 깨어난 것이다. 그들은 그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로를 의지한 채 협력하며 탈출을 시도한다. 독자들조차도 이들이 왜 이곳에 끌려오게 되었고, 왜 홀로 남겨졌는지 알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공통점이라고는 같은 학교를 다니는 다른 학과의 대학생들이라는 것 밖에 없는 다섯 명의 주인공들은 각자의 강점과 지식을 이용해서 탈출을 위한 단서가 될 수수께끼를 풀어가며 미로를 헤쳐 나간다. 매순간 엄습해오는 불안감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조직들의 추적, 다시 감금, 탈출을 위한 협력과 탈출 시도 등 독자의 시선을 떼지 못하는 긴박감과 호기심을 쉴 틈 없이 제공한다. 서로 적인지 알 수 없는 두 개의 조직, 그들이 감금 된 곳에서 보게 된 또 다른 감금된 사람들, 탈출 중에 발견한 고서와 비밀 장소들 등 여러 가지 상황들이 연관성을 찾아가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탈출을 하게 되지만, 사건은 묻히고 만다.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와 언제 또 납치될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 그들은 다시 사건에 접근하게 되고, 퍼즐과 같은 단서들을 하나씩 맞춰가게 된다. 

 

이야기는 긴박하고 절박한 심리 묘사와 스릴러적인 상황 묘사가 적절하게 어우러져 독자의 몰입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이야기의 흐름이 3인칭으로 전개되다가도 다섯 명의 인물들에 각각의 1인칭 시점으로 상황이 전개되기도 한다. 이를 통해서 인물들의 개성과 심리상태를 치밀하고 섬세하게 그려냈다. 서로를 의지하고 챙겨주기도 하지만, 심리적 불안에 의해 서로를 의심하기도 하기에 알 수 없는 극적인 상황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러한 스토리에 진행이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책을 놓지 않고 읽어나가게 만들었다. 더욱이 2편에서는 책이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서로 다른 두 가지의 결말을 보여주고 있어서 독자에게 두 가지의 다른 상황과 재미를 선사한다. 개인적으로 첫 번째 결말이 두 번째 결말보다 몰입도와 재미에 있어서 맘에 들었다.  

 

첫 번째 결말은 중국의 역사왜곡을, 두 번째 결말은 일본의 역사왜곡이라는 관점에서 이야기를 다룬다. 따라서 두 가지 결말은 단서가 되는 역사적 사실도 다른 부분으로 다루어 진행되고, 다섯 명의 주인공을 기준으로 상황과 몇 몇 인물의 설정 및 반전도 다르게 구성된다. 이렇듯, 긴박하게 흘러가는 전체적인 흐름과 진행, 현실적인 소재와 두 가지 결말이라는 참신성이 상당히 인상적이면서 그들의 탈출 과정과 심리 묘사가 독자의 재미와 몰입을 극대화시켰지만, 반면에 추리를 위한 단서의 구성과 연관성, 다섯 명의 주인공들에 비해서 제한적인 주변 인물들의 구성, 결말 부분이 너무 쉽고 간결하게 마무리되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책을 읽고 나니 소설이긴 해도 현실적으로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을 대변하고 있어서 씁쓸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지리학적으로 중국과 일본이라는 강대국 사이에 끼어 수많은 역사 속에서 침략과 굴욕을 수차례 당해왔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이들이 우리나라의 역사를 왜곡하여 자국의 이익을 도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역사왜곡이 과거에는 표면적으로 일본이 심했다면, 현재는 중국도 심해지고 있다. 진실이자 사실인 역사라도 현실에서는 강대국들의 힘의 논리라는 장벽 때문에 쉽게 고정화시킬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책의 결말부분에도 이러한 현실적인 부분 때문에 우리나라도 사건의 전말을 표면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국가 간 정치적, 경제적인 부분에서 자국의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써 히든카드로 남겨놓는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계속 되고 있는 양국의 우리나라 역사 왜곡을 말로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현실적인 노력들이 많아져야 한다. 무조건 반중, 반일 감정을 키우기보다는 그들에게 논리적인 반론을 제기할 수 있도록 올바른 역사의식을 국민 개개인이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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