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미술관 2 - 한 조각의 상상력 아침 미술관 시리즈 2
이명옥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올해 초쯤 ‘아침 미술관’이라는 책을 우연한 기회에 선물을 받아서 읽게 되었다. 미술관이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읽는 것만이 아닌 보는 즐거움도 함께 선사했다. 더욱이 단순히 미술작품의 이해와 감상을 넘어서 새로운 관점의 자기계발서적이라는 것도 흥미를 더해 주었다. 매일 일기장을 쓰듯이 하루에 한 편의 그림과 글을 읽도록 안내하는 나름의 계획적인 자기계발서적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학창시절 미대를 꿈꿨을 만큼 그림에 대한 선호와 견해를 갖고 있었기에 이 책이 좀 더 친숙하면서 특별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아침 미술관’은 1월부터 6월까지를 기준으로 기획되었다. 남은 7월부터 12월까지를 위해서 ‘아침 미술관2’가 출판되었고, 약속이나 한 듯이 7월 초가 되어 우연처럼 내 손에 들어왔다.  

 

저자는 한국예술계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현재 사비나미술관 관장과 국민대 미술학부 교수를 겸하고 있다. 그녀의 미술계 경력과 그동안의 삶의 이력을 보고 있으면 비전문가인 내게도 미술에 대한 그녀의 열정과 성실함을 엿볼 수 있다. 그중에서 유독 마음에 들었던 것은 그녀가 갤러리 사비나를 통해서 매번 참신하고 독창적인 기획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는 대중미술관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평범한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자칭 서민들에게는 미술관에 드나들기에는 마음의 여유를 떠나서 경제적인 여유를 부리기 쉽지 않다. 대부분에 사람들이 미술에 대해서 긍정적이고 감상적인 호감을 갖고 있는 반면에 이런 이유로 인해 미술관을 찾고 미술을 감상하는 것이 자신과 동떨어진 세계라는 선입견을 만들어낸다. 결국 ‘현실적으로 자신과 맞지 않다’거나 ‘지금 당장은 여유가 없다’라는 등의 이유를 만들어내기 십상이다. 그런 면에서 전문가인 저자의 모든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는 대중화 관점은 환영하고 싶고,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싶은 일이다. ‘아침 미술관’이라는 시리즈 책들도 그런 저자의 마음이 담겨져서 나온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내내 그러한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지기도 했다.  

 

1편에서는 동서양의 고전 명작뿐만 아니라 현재 한국미술계의 유망 작가들의 작품들도 다뤘고, 회화에서 조각, 사진, 설치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2편에서도 1편과 같이 다양한 장르의 미술작품을 선보인다. 좀 더 추가된 점이라면 한국작가들의 작품들이 더 풍부해졌고,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그림들도 추가되었다. 1편에서도 느낀 점이지만, 2편 역시 퀄리티 높은 그림들과 함께 삶을 통찰해보는 이야기들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저자는 작품에 얽힌 뒷이야기, 시대적인 배경과 생활상, 작가의 심리상태, 작품에 대한 이해와 느낌 등 전문적인 내용까지도 흥미롭고 쉽게 풀어냈다. 그러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저자만의 독창적이고 통찰력 있는 조언과 가르침으로 마무리를 한다. 짧은 몇 마디 문장이 일상에서 깨우침이 된다는 관점에서 이 책은 미술 감상 서적에서 확장되어 자기계발서적으로써도 충분한 가치를 한다. 개인적으로도 감성과 이성이 조화를 이룬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전문가가 선별한 미술작품을 감상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호감이 가는 책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많은 부분들을 저자와 함께 감상하고 느껴본다는 것도 새롭고 즐거운 감상법이다. 몇 몇 익숙한 작품을 만났을 때도 저자의 이야기가 신선하게 다가오기도 했기에 이러한 느낌은 더욱 강하게 기억되기도 한다. 같은 미술작품이라도 보는 사람의 삶과 생각에 따라서 다양한 느낌을 받기도 하고, 각기 다른 깨달음을 선사해주기도 하면서 새로운 즐거움과 함께 보다 확장된 감상의 포인트를 제공한다. 6개월을 기준으로 기획되어진 저자의 의도대로 욕심내지 말고 여유를 갖고 이 책을 통해서 하루에 한 번, 조금씩 읽고 감상하고 사색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이 책은 미술작품에 대한 이해와 해석, 평가를 하는 책이 아니다. 그러했다면 이 책은 단순 미술작품 해설집, 평론서에 지나지 않았을 뿐, 일반인들이 좀 더 쉽게 다가가고 공감할 수 있는 책과는 거리가 멀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의 내용은 쉽고 간결하지만, 그 안에 지식과 깨달음은 전문가인 저자의 통찰력을 통해서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하루에 한 번 짧은 시간을 통해서 미술작품에 대한 이해도 넓히고 그 안에서 삶에 가치와 방향을 발견할 수 있다면 단순 논리의 자기계발을 떠나서 미술 감상의 근본적인 목적에도 부합된다고 생각한다.  

 

하루하루 쳇바퀴 돌 듯 정신없이 살아가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미술을 감상하는 목적이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를 이 책을 통해서 느껴보기를 바란다. 일 때문에 미루기보다는 자신을 위해서 좀 더 감성적인 곳에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보기를 권한다. 결국은 그것이 자신에게 마음의 안식과 더불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예상치 못했던 지원군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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