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히 단정지을 수 있다.사람의 악의가 가장 빛을 발하는 장소.'사람이 어떤 짓까지 할 수 있는가'를가장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장소.그 장소는 바로 대한민국 중고등학교일 거라고. 생각해보라. 다양한 환경에 놓여 있었기에가치관도 다양한 아이들이'나이가 같다'는 이유로 최소 여섯 시간.최대 열 몇 시간을 한 장소에서부대끼며 지내야만 한다. '옆에 앉아 있는 아이를 완전히 뭉게버려야만 온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암묵적인 강요를 받는 상태로. 누구라도 그런 환경에 노출된다면비일상적인 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지 않겠는가. [굴러라, 공!]에서는 사소하다 여겼던 행동이 다른 누군가의 악의를 촉발 시키는 행위가 된 경우가 다수 등장한다. '누군갈 골려주고 싶다'는 이유로 쳐 놓은 장난이 도난 사건의 시발점이 되었고팔로워 수를 늘려준 행위가어떠한 사건의 범인을 감춰주는 댓가가 되었으니까. 비밀을 지키기 위해누군가에게 휘둘리는 삶을 살아야만 했으니까. 만일 누군가의 비밀을 알게 되었고, 그 비밀의 진위 여부를밝힐 수 있는 증거도 있으나나 자신에게도 숨겨야만 하는 비밀이 있다면. 혹은 자신에게는 그 어떤 거리낌도 없지만증거를 찾는 과정에서-자신의 본심과는 상관 없이-누군가에게 반감을 사야먄 한다면.나는 그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나는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좀비물을 매우 좋아한다.'어떤 미친놈이 또 어떤 미친짓을 했길래 좀비가 만들어졌는가''해당 매체 속 좀비들은 어떠한 형태를 띄고 있는가.그것에 맞서는 사람들은 어째서 그 장소에 있어야만 했는가''좀비를 마주친 생존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가'가매우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좀비 낭군가]는 최고의 책이나 마찬가지였다.이미 죽은 몸임에도 피아를 식별할 수 있는 이성이 남아 있고,다시 살아나는 과정에서대부분의 저항은 흘러 넘길 수 있는 괴력을 보유하게 되었기에수월하게 먹잇감을 공수할 수 있게 된 자. 어떠한 연유로 거주민 모두가사후에 발병하는 '좀비 바이러스' 보균자가 된 도시에 반쯤 감금되다시피 한 자. 기껏 이성이 남은 좀비가 되었으면서도 메탈에 미쳐서 쌩고생을 하는 자. 좀비가 된 이유 자체도 아주 다양했는데좀비를 마주한, 혹은 그 자신이 좀비가 되어버린 자들 역시예상을 벗어난 반응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만일 중간 중간 웃을 수 있는 요소가 숨어 있는좀비물을 보고 싶다면.기존의 좀비물이 지루하다 느껴졌다면[좀비 낭군가]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 한번 어떤 상황을 상상해보자.조폭 조직을 이끄는 자가'평화로운 방식을 사용한다'는신념을 지키는 것이가능한 일인지. 정말 우연히 타고 난 재능 때문에어른들의 욕망에 마구 휘둘리는 누군가가, 그가 원했던대로 평범한 삶을 사는 게 가능한지에 대해서 말이다.[라이거]는 폭력 조직의 수장임에도그 힘을 다루는 것을 꺼리는 자와타고 난 싸움꾼임에도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그 능력을 드러내길 원하지 않는 자. 그 둘이 어떠한 이유로 같은 위험에 빠진 것을 알고그 위험에서 빠져 나가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손을 잡게 되며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의지할 곳 하나 없는.과거의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한 아이가 현재의 자신처럼 되지 않게 도와주는 누군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속칭 뒷세계 사람들이 주인공인 소설이기에폭력 사태가 다수 등장했으나, 해당 소설에서 등장하는 폭력은 일반적인 느와르 영화에서 다루는 것과는 다르게'폭력이 가져올 수 있는' 어두운 현실을비춰주는 도구임과 동시에 이를 조금이나마 걷어내 주기 위한 수단으로 등장하였기에 누구나 별 거부감 없이 볼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고백할 것이 있다.나는 사실 야구에 큰 관심이 없는 인간이다.룰도 모르고.선수들이 맡고 있는 포지션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모른다.똑같이 공이 배트에 맞은 상황임에도어떤 건 유효타로 인정되고 어떤 건 유효타로 인정되지 않는 이유조차도 알지 못한다. 그런 나에게공을 던지고 치는 것이 몇 시간이나 지속되는 그 스포츠는 매우 지루하다 여겨졌기 때문이다. [몽키스 구단 미해결 사건집]은야구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혹은 야구에 대한 지식은 어느 정도 있으나큰 흥미는 없는 사람들에게도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이야기이다. 중간 중간 용어 설명과 함께 야구와 관련된 이야기를 자연스레 풀어줌으로써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들도 별 무리 없이이야기를 읽어 나갈 수 있게 하였고, 이미 어느 정도 지식이 있던 사람들은등장인물들이 해당 사건에 어떤 식으로 연관되어 있는지.범인은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현장에 남아 있던 증거물은 어째서 그런 형태로 남아 있었는지에 대해더 집중할 수 있게 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야구 및 미스테리를 조금 색다른 방식으로 즐기고 싶은 사람들부터조금이라도 해당 분야와가까워지고 싶던 사람들까지모두가 즐길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에게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 어떠한 행동이 '평온한 일상을 되찾아주는 것 같다'그런 생각을 잠깐이나마 하게 만든다면.어떠한 고난에서 빠져 나올 수 있게 해 주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수단이라 여기게 된다면.그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자기 자신을 완벽하게 망가뜨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면서도비슷한 상황에서는 항상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블러드 다이빙]에서의 주인공이 그렇다.생을 크게 위협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스릴과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의 쾌락만을 즐기던 사람.그 사람이 한번 금기에 손을 대자-처음에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겁에 질렀으면서도-그 누구보다 빠르게 그 금기에 중독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확실한 내 편'이라 부를 수 있던 거의 유일한 사람과도 삐꺽거리면서. 그가 금기에 손을 대게 만든 자는 누구인가.금기에 빠져든 그는 어떤 결말을 맞이할 것인가.그 결말을 마주하였을 때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그 모든 것을 저도 모르게 상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