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히 단정지을 수 있다.사람의 악의가 가장 빛을 발하는 장소.'사람이 어떤 짓까지 할 수 있는가'를가장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장소.그 장소는 바로 대한민국 중고등학교일 거라고. 생각해보라. 다양한 환경에 놓여 있었기에가치관도 다양한 아이들이'나이가 같다'는 이유로 최소 여섯 시간.최대 열 몇 시간을 한 장소에서부대끼며 지내야만 한다. '옆에 앉아 있는 아이를 완전히 뭉게버려야만 온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암묵적인 강요를 받는 상태로. 누구라도 그런 환경에 노출된다면비일상적인 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지 않겠는가. [굴러라, 공!]에서는 사소하다 여겼던 행동이 다른 누군가의 악의를 촉발 시키는 행위가 된 경우가 다수 등장한다. '누군갈 골려주고 싶다'는 이유로 쳐 놓은 장난이 도난 사건의 시발점이 되었고팔로워 수를 늘려준 행위가어떠한 사건의 범인을 감춰주는 댓가가 되었으니까. 비밀을 지키기 위해누군가에게 휘둘리는 삶을 살아야만 했으니까. 만일 누군가의 비밀을 알게 되었고, 그 비밀의 진위 여부를밝힐 수 있는 증거도 있으나나 자신에게도 숨겨야만 하는 비밀이 있다면. 혹은 자신에게는 그 어떤 거리낌도 없지만증거를 찾는 과정에서-자신의 본심과는 상관 없이-누군가에게 반감을 사야먄 한다면.나는 그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