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프 그래픽 컬렉션
엘린 브로쉬 맥켄나 지음, 라몬 K. 페레즈 그림, 심연희 옮김 / F(에프)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재능이 있음에도 성별과 신분을 이유로
자기 자신의 삶 전체를 제약받던 누군가가
21세기에 태어나게 된다면,
그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

[제인]은
'19세에 살던 제인 에어가 21세기에
다시 태어난다면, 그녀는 어떤 삶을 살게 될 지'
에 대해 그려낸 책으로,
그녀는 그녀만의 삶을 거의 온전히 살아내고 있다.

재능을 펼치기 위해
누군가의 도움 없이 목돈을 모으고,
원하는 만큼의 목돈이 모이자마자
자기를 제대로 보아주지 않던 가족에게서 빠져나왔다.
어릴 때의 자기 자신과 비슷한 처지를 가진
고용주의 아이가 자기와 같은 유년시절을 보내지 않도록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최선을 다했다.
이성 간의 애정과, 거기서 나오는 여러 감정들이
자신의 인생보다 우선시 되는 일이 없도록.
자기 꿈을 잠식하지 않도록 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너는 아마 안될거야'란 말을 자주 하던 교수가
'전시회에 실을 그림을 가져와라'는 말을
하게 만들었다.

19세기의 제인은
고아 출신의 미혼 여자란 이유로
자신이 가진 재능을 '어설픈 무언가'라 무시당했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이전부터 할 수 있었던 모든 것들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지에 대해 의심받아야 했다.
독립된 삶을 원했고,
독립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 있었음에도
'여성은 남자에 종속되어 살아가야만 하는'
'여자는 자기 자신의 자유의지가 없이,
어릴 때는 어른들의 뜻에 따라서.
성인이 되어서는 남편과 아들의 말에 따라
살아가야만 하는'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시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1세기의 제인은 달랐다.
뱃일을 통해 목돈을 모으고,
스스로의 힘으로 대도시에 있는 대학에 입학함으로써
자신의 능력이 '어설픈 무언가가 아님을' 증명했다.
자신의 작품을 아니꼽게 보던 교수가
'최근 작품들은 마음에 들었다'
'전시관에 걸 그림을 가져와라'
말할 정도로 설득력 있는 그림을 그려냄으로써
자신의 재능에 대한 타인들의 의심을 거둬들였다.
자신의 재능과, 타인에 대한 인류애를
이성간의 사랑보다 중요시 여겼기에
독립적인 삶을 추구할 수 있었다.

고전소설들은
'그 시대 특유의 감성 때문에 읽기 힘들다'
'지금과 맞지 않는 사상들 때문에 페이지를 넘기기
어렵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제인'과 같이, 현대적으로 재해석 된 고전소설들이
조금 더 많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의 들러리 소원라이트나우 3
김선희 지음 / 소원나무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교는 인도의 축소판이나 마찬가지이다.

부모가 부자인 아이들과,
-공부를 특출나게 잘하거나,
유용한 특기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돈 많은 집 아이들이 편의를 봐주고 있는 아이들은
어떤 짓을 해도 귀족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
'학교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누군가를
뒤에 두고 있다'는 사실이 그 아이들에게 면죄부를 제공한다.

가난한 아이들.
그저 그런 성적을 지닌 아이들은
불가촉 천민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
가만히 있어도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교내 구성원들에게 배척당한다.

[1의 들러리]는
'스카이캐슬'과 '학교'란 이름을 가진 드라마와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사건'에서 나타난,
학교에 존재하는 어두운 일면을 거침없이 보여준다.

시험지 유출.
학교 폭력으로 인한 자살사건.
교외활동 비리.
절도 행위를 주도한 주인공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소설이란 이름으로 그 부정을 고발한 아이는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
'제가 주인공의 이름으로 교외활동을 한 사람입니다'
라 양심선언을 하며 1인 시위를 하던 아이는
무기정학을 당했다.
'절도를 하라'는 협박 때문에 도둑질을 하다
왕따가 된 아이는 자살했다.

교사진들은
'우리가 어떤 반응도 하지 않고 있으면,
사람들은 우리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금방 잊을 것이다'
'그러니 모두 조용히 있으라'라 주장하며
아이들을 억압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1의 들러리]에 나온 학교는,
내가 졸업했던 중학교와 비슷했다.

권력을 쥐고 있던 아이들은
고소를 당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집단괴롭힘을
장기간에 걸쳐 행하였음에도
'부모님들이 학교에 공헌하는 게 크다'는 이유로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고소를 결심했을 정도로 심각한 괴롭힘을 받던 그 아이는
'집안 수준도 그저 그렇고'
'성적도 애매한 수준'이라는 이유 때문에
고소를 취하하라는 협박을 받았으며,
고소 취하 후에는 이주일간의 교내 봉사 처분을 받았다.
"걔네들이 한 짓이 있는데,
반 강제적으로 고소 취하 시키는 건 너무하다"
"이건 좀 아니지 않나"라 수군대던 아이들은
'이번 사건과 관계된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은 벌점을 받는다'
'생활기록부에 부정적인 평가를 남길 것이다'란 말에
입을 다물어야 했다.

한 가지 차이점이라면
현실의 우리들은 교내에서 이루어진,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진 집단 괴롭힘과
그 집단 괴롭힘으로 인해 고소당한 사실 자체를
지워버린 어른들 때문에 끝까지 침묵할 수밖에 없었지만
[1의 들러리]에 나온 아이들은 여러 방식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면서 학교에 저항했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바란다.
학생들이 교내에서 발생한 부당한 문제에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는 사회가,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공공연한 차별이 이루어지는
학교 시스템이 사라진 사회가 올 수 있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 - 탐서주의자 표정훈, 그림 속 책을 탐하다
표정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술과 관련된 책들을 볼 때마다 궁금해진 것이 있다.

한 남성이 종이와 책으로 구성된 길 앞에 선 채
손에 든 종이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그림을 봤을 때는
'저 종이에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길래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걸까'란 의문이 들었고
한 노인이 사다리 위에 서서
책을 읽고 있는 그림을 보았을 때는
'저 남자는 무엇을 읽느라 사다리에서
내려오는 것조차 잊어버린 것일까'란 생각을 했다.

몇몇 사람들이 종이 뭉치를 든,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이야기 하고 있는
남자 앞에 앉아있는 그림을 보았을 때는
'저 남자가 이야기 하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해 했으며
한 남자가 책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그림을 보았을 때는
'책에서 어떤 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길래
저렇게 귀를 바싹 대고 있을까'란 생각을 했다.
한 여인이 공중에 살짝 떠오른 의자에 앉아
-의자와 같이 공중에 떠오른 찻잔과 차주전자와
함께-책을 읽고 있는 그림을 보았을 때는
'어떤 책이 그녀를 떠오르게 했을까'란
호기심을 가졌다.

[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에서는
책이 함께 그려져 있는 그림들에
자기 나름대로의 이야기들을 부여했다.

'호메로스 읽기'는
축제에서 열린 공연 무대에 올라간
사람들 중 일부가 열기를 식힐 겸
호메로스의 신작을 낭독하는 사람 앞에 앉아
그 사람의 말을 듣는 장면을 그린 것이라는
이야기가 되었다.

'하녀'는 동아시아의 여러 나라가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게 된 시기에 출판된,
동아시아를 그들의 시선에서 분석한 책을
일하는 틈틈이 보고 있는 장면을 그린 것이란
이야기가 만들어졌고

'293호 열차 C칸'은
한 회사에 우유를 납품하던 여인이
당분간은 그녀의 우유를 납품받기 어렵겠다는
통보를 받고 돌아오는 길.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책을 읽는 장면을
그린 것이라는 이야기가 되었으며

'마담 드 퐁파두르의 초상'은
더 이상 연극을 통해 자신의 사상을
세간에 널리 펼치지 못하게 된 한 여인이
자신이 배역을 맡았던 극과 관계된 책을 보며
추억을 되새김질 하는 장면을 그린 것이라
표현되었다.

[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은
그림이 글이 되고, 글이 목소리로 변해서
소리와 홀로그램이 합쳐져 있는 형태의
전시관에 들어간 것 같은.
그래서 유난히 잠이 안 오는 날에
무언가를 마시면서 보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권으로 읽는 의학 콘서트
이문필.강선주 외 지음, 박민철 감수 / 빅북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병으로 인해 신체 일부분이 손상된 사람들은
성형수술을 통해 손상된 부분을 복구한다.
병에 걸린 사람들은 약물이나 수술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킨다.
분만이 임박한 산모들은 의사의 도움을 통해
-옛날이었다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조차-
안전하게 아이를 낳는다.
전염병 발생 시, 나라에서는 단기간 내에
백신과 치료제를 만들어 배포한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의 상황에서
'치료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채 살아갈 수
있게 되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어야 했을까.

[한권으로 읽는 의학콘서트]에서는
'두통은 악마가 머리속에 들어온 것이니,
두통을 낫게 하려면 머리에 구멍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던 시기부터
'대부분의 병은 치료하거나, 억제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시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중고등학생들도 한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흑사병 창궐시 '모든 전염은 목욕 때문에 일어난다'
는 이유로 내려진 목욕탕 금지령과
매독 창궐 시 '나쁜 피를 빼내야만 병이 치료된다'는
이유로 이루어지던 사혈치료 등
현대인들의 시각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대처법들과

'수술 혹은 분만을 담당하는 의사들은
반드시 손을 씻고 입회하라'는 조언을 통해
사망자를 줄인 의사의 이야기와
'병실 비품들을 주기적으로 세척 및 교체'하도록 하여
환자들의 2차 감염을 줄임과 동시에 보건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연 나이팅게일의 이야기,
바이러스의 존재와 '몇몇 질환은 그 병(혹은 그 병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병)을 한 번 앓으면
두 번 다시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된
연구원들의 이야기와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마귀에 씌인
것이 아니라 병에 걸린 것 뿐이다. 치료하면 된다'
고 주장, 감금되어 있던 환자들이 어느정도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치료받을 수 있게 되는 계기를
마련한 의사의 이야기들은
세계사, 경제, 철학 등의 이야기와 엮여 있어
일반인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메르스나 신종플루 등의
전염병이 주기적으로 나타나고
전쟁이나 사고로 인해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으며
장기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잃는 사람이
발생한다.

각자의 사유로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들에게 내뱉는, '치료할 수 있을 겁니다'라는
하얀 거짓말이 거짓이 아니게 되는 날이 오기만을
바랄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답을 찾는 생각법
윤태성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1학년 2학기 때, 필수로 들어야 했던 과목 중
하나인 마케팅 수업을 들으면서 한 다짐이 있다.

'2학년때부터는 절대 마케팅 수업을 듣지 않을 것'과
'취직을 할 때, 마케팅부와 홍보부는 지원할 생각도
하지 말아야겠다'가 그것으로, 이는
3월 이전까지 창의의 'ㅊ'자도 제대로 접해보지
못한 학생들에게 무작정 추상적인 개념을 던져준 후,
'주어진 개념을 어떤 식으로 활용하여 대중들을
설득할 지'를 요구하는 상황이 마케팅 수업에서
자주 발생했기에 자연스레 생겨난 다짐이었다.

[답을 찾는 생각법]에서는
어떠한 결정을 내릴 때
'신뢰하기 때문에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행동과
'신뢰하기는 하나 지금은 할 수 없는'행동,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은 할 수 없는'행동 및
'신뢰하지는 않지만 해야만 하는'행동으로
나눠서 생각해본다거나

해결해야 하는 일을 하기 전에
그 일과 관계된 모든 것을 종이에 옮겨적음으로 해서
자기가 어떤 것부터 해야 하는지 알게 한다거나

전문적인 내용을 간결하게,
그러나 그 내용을 -그 내용과 전혀 접점이 없던-일반인들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풀어쓰도록 해본다거나 하는 방법을 통해

창의력이 필요한 과제 때문에
신제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방법 때문에
특정 부분에서 막힌 연구때문에
몇 개월 간 공들인 기획을 통과시킬 방법 때문에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집중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 때문에 고민하던 사람들이
자신이 고민하고 있던 문제들을 원활하게
풀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사람들은 생각한다.
'누구나 감탄할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창의력이
있어야 하고, 그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모든 사실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라도 알고 있어야 한다'
'일을 진행할 시, 모든 과정은 완벽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지만 [답을 찾는 생각법]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일단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분명히 구분하라'
'아는 것을 확실히 분간해냈다면, 자신이
아는 것을 어떤 식으로 전달할 지 생각한다'
'방향이 정해졌다면 스스로에게 -기자들이 기사를
쓸 때처럼-누가 무엇을 할 지,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
어디서 얼만큼 진행할 것인지 등을 확실히 정한다'
'모든 것은 완벽하지 않다. 그렇기에 보완해야 하는
점을 정확하게 짚어주는 비판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그렇기에 이 책은 특정 과제에 대한
창의적인 답을 찾고 있거나,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진행이 되지 않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