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할 것이 있다.나는 사실 야구에 큰 관심이 없는 인간이다.룰도 모르고.선수들이 맡고 있는 포지션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모른다.똑같이 공이 배트에 맞은 상황임에도어떤 건 유효타로 인정되고 어떤 건 유효타로 인정되지 않는 이유조차도 알지 못한다. 그런 나에게공을 던지고 치는 것이 몇 시간이나 지속되는 그 스포츠는 매우 지루하다 여겨졌기 때문이다. [몽키스 구단 미해결 사건집]은야구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혹은 야구에 대한 지식은 어느 정도 있으나큰 흥미는 없는 사람들에게도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이야기이다. 중간 중간 용어 설명과 함께 야구와 관련된 이야기를 자연스레 풀어줌으로써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들도 별 무리 없이이야기를 읽어 나갈 수 있게 하였고, 이미 어느 정도 지식이 있던 사람들은등장인물들이 해당 사건에 어떤 식으로 연관되어 있는지.범인은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현장에 남아 있던 증거물은 어째서 그런 형태로 남아 있었는지에 대해더 집중할 수 있게 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야구 및 미스테리를 조금 색다른 방식으로 즐기고 싶은 사람들부터조금이라도 해당 분야와가까워지고 싶던 사람들까지모두가 즐길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에게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 어떠한 행동이 '평온한 일상을 되찾아주는 것 같다'그런 생각을 잠깐이나마 하게 만든다면.어떠한 고난에서 빠져 나올 수 있게 해 주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수단이라 여기게 된다면.그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자기 자신을 완벽하게 망가뜨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면서도비슷한 상황에서는 항상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블러드 다이빙]에서의 주인공이 그렇다.생을 크게 위협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스릴과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의 쾌락만을 즐기던 사람.그 사람이 한번 금기에 손을 대자-처음에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겁에 질렀으면서도-그 누구보다 빠르게 그 금기에 중독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확실한 내 편'이라 부를 수 있던 거의 유일한 사람과도 삐꺽거리면서. 그가 금기에 손을 대게 만든 자는 누구인가.금기에 빠져든 그는 어떤 결말을 맞이할 것인가.그 결말을 마주하였을 때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그 모든 것을 저도 모르게 상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소설을 접할 때마다 드는 의문점이 있었다.행성 이주가 막 이루어지기 시작해,지구에 남는 자와 새로운 행성으로 가는 자가 갈리게 된 시기.그 시기에해당 행성에 거주하는 자와,그 행성에 한시기 파견된 직원 사이에분쟁이 발생한다면.해당 분쟁을 가라앉힐만한 규정은어디를 기준으로 잡아야만 하는가.아직까지는'지구에서만 먹을 수 있다'그리 여겨지는 음식이 갑자기 먹고 싶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한쪽이 갑작스럽게 행성에 파견되어,반 강제적인 장거리 연인이 되어버린다면 그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그런 의문들 말이다. [화성과 나]에서는 행성 이주 초기 단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모든 갈등 상황이 등장한다.'왜 화성인들은 날음식을 먹지 못하는가'란불만에서 출발한 개인과 국가 간의 분쟁. 분명히 나에게 주어진 프로젝트였는데.'너만 믿는다'는 기대 때문에다른 자들의 텃세와 괴롭힘에도 계속 그 프로젝트를 붙잡고 있었는데.그것이 생판 남에게 빼앗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갈등들. '누군가의 이동권을 제한하는 것에찬성하지 않는다면 해당 우주선을 파괴하겠다'는 협박을 하는 집단과,이미 우주로 나온 자들의 이동권은보장되어야 한다는 집단의 갈등.그리고 물리적인 거리와 그 거리로 인한 시차 때문에마음을 나누지 못하게 되며일어나는 어색한 상황들 말이다. 그 모든 갈등 상황에서해당 등장인물들은 어떠한 선택을 할까.그 선택은 어떤 결과를 불러 일으킬까.그런 생각을 하며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누군가가 말했다.사람을 죽게 만드는 것은 흉기가 아니라 지독한 악의라고. 그 말은 사실이다.누군가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린다면.그 소문이 어느 정도의 설득력이 있기까지 한 상태라면.소문의 주인공이 된 사람은 사회적인 죽음을 맞이한 거나 마찬가지인 상황에 처하지 않겠는가. 무심결에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괴로운 심정을 품지 않겠는가.만일 당신이누군가 때문에 악의적인 소문에휘둘리는 상황에 처한다면.생활 자체가 망가지기 시작한다면.일상을 되돌리기 위해 어떠한 행동까지 할 수 있는가. 바닥까지 떨어진 명예를 조금이라도 지키기 위해 무엇까지 내버릴 수 있는가. [레퓨테이션 : 명예]에서는남들의 악의가 어떻게 한 가정을 완벽하게 파괴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처음에는 법이 제대로 작동된다면.그들이 언젠가 '우리가 이런 말을 함으로써 어떠한 제재를 받지는 않을까'불안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에성공하기만 한다면없어질 거라 생각했던 것들.그 정도로 사소해 보였던 누군가들의 악의가 아이는 어미가 그토록 증오했던 종류의 범죄에 연류되게, 어미는 -설령 그것이 누명이었더라도-죽기 직전까지 중범죄자라는 비난을 받게 만들 상황에 처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이 책을 읽다 보면,당신은 저도 모르게 한 가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내가 이 상황에 처한다면 무엇까지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 말이다.
누구나 한 번 정도는 '동화 속 악역들과,주인공 주변에 존재하던 인물들은 결말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그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생각해보라.신데렐라는 한 나라의 왕비가 되어권력을 휘두르는 미래가 그려지는 반면,남아 있는 가족들이 어떻게 살아갈 지에 대한 것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다. 심청이와 아비 역시평안한 삶을 살 거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으나뺑덕어멈의 행방을 아는 자는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심청이가 살던 동네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알지 못한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도 마찬가지다.가족과 주인공은 잠에서 깨어난 뒤 행복한 삶을 사는 미래가 그려졌으나, 주인공에게 저주를 건 마녀가.주인공을 지켜주던 요정들이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 아는 자는 없지 않은가.[향단이는 누가 죽였나]는 바로'모든 이야기가 끝난 뒤, 주인공을 돋보이게 만든악역과 조연들은 어떻게 되었는가'그러한 의문에서 시작된 소설이다.춘향전에서 벌을 받고 쫓겨난 것으로 알려진 변학도의 아들이변학도 대신 유배지에 왔다,자신이 유배 당하게 된 원인과깊은 연관이 있는 누군가와다른 동화 속 주인공들의 사정에엮이게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만일 -했다면 어떨까' 느낌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좋아한다면. 과학 지식이 없어도 되는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이 책 역시 매우 재미있게 볼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