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I am innocent'란 현실대체 게임(속칭 ARG 게임)을 접한 적 있다.동생이 실종된 것을 계기로아버지와 서먹해진 주인공.'나'는 어느 날 낯선 사람 A로부터 '갑자기 납치되었는데 당신이 날 구해줄 수 있는 존재라고 들었다'는 연락을 받았다.그 직후 나는A를 납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에게'A의 말을 믿지 마라. 그는 연쇄살인범이며 네 동생 역시 살해한 사람이다'그런 연락을 받았다. '나'는 그 상황에서 문자와 -퍼즐 게임 방식으로 된-해킹을 통해 A가 납치범의 말대로 용서받지 못할 연쇄살인범이 맞는지, 아니면 A의 주장대로우연히 휘말렸을 뿐완전히 결백한 민간인인지를 알아내는 게임이었다. [가족 살인]이 해당 게임과 비슷한 소설이다.20년 전 일어난 한 살인 사건의 피해자.루크 라이더를 누가 죽였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그의 의붓아들인 가이 하워드가 자신의 직업적 특성을 살려방송을 하나 제작했다는 이야기니까.그 방송이 실시간으로 전달되고,해당 방송이 송출된 뒤의 반응을 기반으로내용이 전개되는 방식이었으니까. 라이더의 가족들. 혹은 라이더와 어떠한 이유로든 엮인 자들은결백한가. 루크 라이더를 죽인 자는 누구인가.그 사람은 어떠한 이유로 그를 죽여야만 했을까.그러한 것들을 등장인물들과 함께 상상하며 본다면 더욱 더 흥미로우리라.
*해당 후기는 단편 중 하나인 '밀조업자'만을 보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당신은 여러 이유로 몇 년 동안 통제된 삶을 살다, 이제서야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약간의 여유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사람이다.헌데 그 상대와 데이트를 하러 간 날 마주친 누군가 때문에예상치 못한 일에 휘말린다면.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테이블 포 투]의 단편.밀조업자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정확히 그런 상황에 처해 있다.아이들이 몇 시간 정도는 집에 혼자 남아 있어도 되는 시기가 되었기에,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된 때. 배우자인 토미가 어딘가 달라지기 시작했다.정확히는제 앞에 앉아 있는 노인의 소매에 마이크가 설치된 것을 발견한 그가'그 행위는 도둑질이나 다름 없다'그리 말하며,그 노인이 또 한번 그런 짓을 한다면 고발을 해야 한다고 소리 높여 주장하면서부터. 그 노인이 그 이후에도 공연을 녹음하는 모습을 보인다면......그는 어째서 공연을 녹음하고자 한 것일까. 토미의 추측대로 불법적인 유통을 위해 녹음한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던 것일까.만일 노인이 노래를 녹음한 것이여러 이유로 해당 공연을 볼 수 없게 된 특정 대상을 위해'공연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을 녹음하는 것은금지된다'는 규칙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녹음한 것이라면. 혹은 방송에 내보낼 자료를 만들기 위해 공연장과 합의 하에 녹음을 하게 된 경우라면토미는 어떻게 반응할까. 해당 일이 밝혀진 뒤 노인은 어떻게 될까. 그런 것을 생각하며 읽다 보면 더욱 더 재미있으리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천일야화. 반지의 제왕.제임스와 거대한 복숭아.드래곤라자.피를 마시는 새.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그렇다. 이들은 모두 판타지이고,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현상을 다루고 있음에도해당 책을 읽은 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교훈이 담겨 있는.혹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붙일 만한 표현을알려줄 수 있는 책이라는 것이다. 우리 여기서 한번 생각해보자. 판타지는 허상을 다루는 이야기인데,어떻게 현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일까. [판타지는 어떻게 현실을 바꾸는가]에서는 말한다.헝거게임과 1984를 이용해자신들이 처한 환경이 억압과 통제가 극심한 환경임을 알리고,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투쟁해야 함을.애드거 앨런 포 단편선이나오즈의 마법사 등을 통해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무엇이 필요한지를.반쪽 마법을 통해자신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을 얻기 위해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을 거라고. 판타지에 대해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혹은 '왜 해당 분야가 오랜 시간 사랑 받아 왔는지'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는해당 책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도파민 중독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자극적인 컨텐츠를 끊임없이 찾아보고,현실에서도 그 어떤 검열 없이해당 컨텐츠에서 습득한 정보들을 내뱉는 경향을 보이는 모습을 의미하는 용어로 널리 퍼진 단어이지 않은가. 여기서 한번 생각해보자.사람들은 어떠한 이유로 무언가에 중독되는가. [중독된 그녀들]에서는 말한다.코로나로 인해 불확실성이 더욱 더 커져 가면서.'옆 사람도 하는데 나도 해야 하지 않을까'란불안감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일상을 조금이나마 탈피하고 싶어서 시작한 것들이중독을 불러 일으킨다고. 여인들이 어떠한 행위 그 자체,혹은 약물이나 음료에 중독된다면 여성에게 특히 강력하게 요구되는 것들(ex. 외모와 몸매)이 그 원인일 것이라고. 마약. 술. 성관계. 쇼핑. 다이어트.그런 것들에 중독된 여인들은 어떠한 이유로 중독되기 시작했을까.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에 성공했다면, 무엇이 그들에게 '중독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을까.그것을 알고 싶다면 [중독된 그녀들]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언젠가 [NCIS]란 이름의 추리 드라마를 본 적 있다.해당 드라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 중 하나는작가이자 형사인 A가 쓴 소설이 실제에 기반한 소설이라 생각,해당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주인공에게 방해가 된다 여겨지는 자들과동일한 특징을 지닌 실제 사람들을살해하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살인 편지]의 주인공 역시 A처럼,자신의 소설 속 캐릭터와 비슷한 방식으로 죽어나간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람이다.한가지 차이점이라면.......A의 팬을 자처하며 살인을 저지른 자는 '소설 속 캐릭터가 괴로워하지 않기를' 바라며살인을 저지른 거라면,해당 인물은 '소설 진행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이유로 죽거나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한 누군가의 사진을 찍어 보냈다는 사실 뿐. 그는 현재로서는 단순한 독자 입장임에도,주인공이 보내주는 이야기를 평가하고 편집에 관여하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가 '목격했다' 주장하며 보내주는 사진들은정말로 단순히 목격한 것일까,아니면 그가 제 손으로 직접 저지른 범행을은폐하기 위해 목격했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만일 그가 실제로 범행을 저지른 상황이라면..... 주인공은 어떤 식으로 대응할까. 그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든 주인공에게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할 수 있을까. 그와 별개로,그가 주인공에게 집착하게 만든 이야기 속 인물들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을까.그것이 알고 싶다면[살인 편지]를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