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들러리 소원라이트나우 3
김선희 지음 / 소원나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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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인도의 축소판이나 마찬가지이다.

부모가 부자인 아이들과,
-공부를 특출나게 잘하거나,
유용한 특기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돈 많은 집 아이들이 편의를 봐주고 있는 아이들은
어떤 짓을 해도 귀족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
'학교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누군가를
뒤에 두고 있다'는 사실이 그 아이들에게 면죄부를 제공한다.

가난한 아이들.
그저 그런 성적을 지닌 아이들은
불가촉 천민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
가만히 있어도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교내 구성원들에게 배척당한다.

[1의 들러리]는
'스카이캐슬'과 '학교'란 이름을 가진 드라마와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사건'에서 나타난,
학교에 존재하는 어두운 일면을 거침없이 보여준다.

시험지 유출.
학교 폭력으로 인한 자살사건.
교외활동 비리.
절도 행위를 주도한 주인공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소설이란 이름으로 그 부정을 고발한 아이는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
'제가 주인공의 이름으로 교외활동을 한 사람입니다'
라 양심선언을 하며 1인 시위를 하던 아이는
무기정학을 당했다.
'절도를 하라'는 협박 때문에 도둑질을 하다
왕따가 된 아이는 자살했다.

교사진들은
'우리가 어떤 반응도 하지 않고 있으면,
사람들은 우리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금방 잊을 것이다'
'그러니 모두 조용히 있으라'라 주장하며
아이들을 억압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1의 들러리]에 나온 학교는,
내가 졸업했던 중학교와 비슷했다.

권력을 쥐고 있던 아이들은
고소를 당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집단괴롭힘을
장기간에 걸쳐 행하였음에도
'부모님들이 학교에 공헌하는 게 크다'는 이유로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고소를 결심했을 정도로 심각한 괴롭힘을 받던 그 아이는
'집안 수준도 그저 그렇고'
'성적도 애매한 수준'이라는 이유 때문에
고소를 취하하라는 협박을 받았으며,
고소 취하 후에는 이주일간의 교내 봉사 처분을 받았다.
"걔네들이 한 짓이 있는데,
반 강제적으로 고소 취하 시키는 건 너무하다"
"이건 좀 아니지 않나"라 수군대던 아이들은
'이번 사건과 관계된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은 벌점을 받는다'
'생활기록부에 부정적인 평가를 남길 것이다'란 말에
입을 다물어야 했다.

한 가지 차이점이라면
현실의 우리들은 교내에서 이루어진,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진 집단 괴롭힘과
그 집단 괴롭힘으로 인해 고소당한 사실 자체를
지워버린 어른들 때문에 끝까지 침묵할 수밖에 없었지만
[1의 들러리]에 나온 아이들은 여러 방식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면서 학교에 저항했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바란다.
학생들이 교내에서 발생한 부당한 문제에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는 사회가,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공공연한 차별이 이루어지는
학교 시스템이 사라진 사회가 올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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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 - 탐서주의자 표정훈, 그림 속 책을 탐하다
표정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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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관련된 책들을 볼 때마다 궁금해진 것이 있다.

한 남성이 종이와 책으로 구성된 길 앞에 선 채
손에 든 종이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그림을 봤을 때는
'저 종이에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길래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걸까'란 의문이 들었고
한 노인이 사다리 위에 서서
책을 읽고 있는 그림을 보았을 때는
'저 남자는 무엇을 읽느라 사다리에서
내려오는 것조차 잊어버린 것일까'란 생각을 했다.

몇몇 사람들이 종이 뭉치를 든,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이야기 하고 있는
남자 앞에 앉아있는 그림을 보았을 때는
'저 남자가 이야기 하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해 했으며
한 남자가 책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그림을 보았을 때는
'책에서 어떤 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길래
저렇게 귀를 바싹 대고 있을까'란 생각을 했다.
한 여인이 공중에 살짝 떠오른 의자에 앉아
-의자와 같이 공중에 떠오른 찻잔과 차주전자와
함께-책을 읽고 있는 그림을 보았을 때는
'어떤 책이 그녀를 떠오르게 했을까'란
호기심을 가졌다.

[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에서는
책이 함께 그려져 있는 그림들에
자기 나름대로의 이야기들을 부여했다.

'호메로스 읽기'는
축제에서 열린 공연 무대에 올라간
사람들 중 일부가 열기를 식힐 겸
호메로스의 신작을 낭독하는 사람 앞에 앉아
그 사람의 말을 듣는 장면을 그린 것이라는
이야기가 되었다.

'하녀'는 동아시아의 여러 나라가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게 된 시기에 출판된,
동아시아를 그들의 시선에서 분석한 책을
일하는 틈틈이 보고 있는 장면을 그린 것이란
이야기가 만들어졌고

'293호 열차 C칸'은
한 회사에 우유를 납품하던 여인이
당분간은 그녀의 우유를 납품받기 어렵겠다는
통보를 받고 돌아오는 길.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책을 읽는 장면을
그린 것이라는 이야기가 되었으며

'마담 드 퐁파두르의 초상'은
더 이상 연극을 통해 자신의 사상을
세간에 널리 펼치지 못하게 된 한 여인이
자신이 배역을 맡았던 극과 관계된 책을 보며
추억을 되새김질 하는 장면을 그린 것이라
표현되었다.

[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은
그림이 글이 되고, 글이 목소리로 변해서
소리와 홀로그램이 합쳐져 있는 형태의
전시관에 들어간 것 같은.
그래서 유난히 잠이 안 오는 날에
무언가를 마시면서 보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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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읽는 의학 콘서트
이문필.강선주 외 지음, 박민철 감수 / 빅북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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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으로 인해 신체 일부분이 손상된 사람들은
성형수술을 통해 손상된 부분을 복구한다.
병에 걸린 사람들은 약물이나 수술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킨다.
분만이 임박한 산모들은 의사의 도움을 통해
-옛날이었다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조차-
안전하게 아이를 낳는다.
전염병 발생 시, 나라에서는 단기간 내에
백신과 치료제를 만들어 배포한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의 상황에서
'치료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채 살아갈 수
있게 되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어야 했을까.

[한권으로 읽는 의학콘서트]에서는
'두통은 악마가 머리속에 들어온 것이니,
두통을 낫게 하려면 머리에 구멍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던 시기부터
'대부분의 병은 치료하거나, 억제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시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중고등학생들도 한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흑사병 창궐시 '모든 전염은 목욕 때문에 일어난다'
는 이유로 내려진 목욕탕 금지령과
매독 창궐 시 '나쁜 피를 빼내야만 병이 치료된다'는
이유로 이루어지던 사혈치료 등
현대인들의 시각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대처법들과

'수술 혹은 분만을 담당하는 의사들은
반드시 손을 씻고 입회하라'는 조언을 통해
사망자를 줄인 의사의 이야기와
'병실 비품들을 주기적으로 세척 및 교체'하도록 하여
환자들의 2차 감염을 줄임과 동시에 보건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연 나이팅게일의 이야기,
바이러스의 존재와 '몇몇 질환은 그 병(혹은 그 병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병)을 한 번 앓으면
두 번 다시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된
연구원들의 이야기와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마귀에 씌인
것이 아니라 병에 걸린 것 뿐이다. 치료하면 된다'
고 주장, 감금되어 있던 환자들이 어느정도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치료받을 수 있게 되는 계기를
마련한 의사의 이야기들은
세계사, 경제, 철학 등의 이야기와 엮여 있어
일반인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메르스나 신종플루 등의
전염병이 주기적으로 나타나고
전쟁이나 사고로 인해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으며
장기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잃는 사람이
발생한다.

각자의 사유로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들에게 내뱉는, '치료할 수 있을 겁니다'라는
하얀 거짓말이 거짓이 아니게 되는 날이 오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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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을 찾는 생각법
윤태성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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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학년 2학기 때, 필수로 들어야 했던 과목 중
하나인 마케팅 수업을 들으면서 한 다짐이 있다.

'2학년때부터는 절대 마케팅 수업을 듣지 않을 것'과
'취직을 할 때, 마케팅부와 홍보부는 지원할 생각도
하지 말아야겠다'가 그것으로, 이는
3월 이전까지 창의의 'ㅊ'자도 제대로 접해보지
못한 학생들에게 무작정 추상적인 개념을 던져준 후,
'주어진 개념을 어떤 식으로 활용하여 대중들을
설득할 지'를 요구하는 상황이 마케팅 수업에서
자주 발생했기에 자연스레 생겨난 다짐이었다.

[답을 찾는 생각법]에서는
어떠한 결정을 내릴 때
'신뢰하기 때문에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행동과
'신뢰하기는 하나 지금은 할 수 없는'행동,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은 할 수 없는'행동 및
'신뢰하지는 않지만 해야만 하는'행동으로
나눠서 생각해본다거나

해결해야 하는 일을 하기 전에
그 일과 관계된 모든 것을 종이에 옮겨적음으로 해서
자기가 어떤 것부터 해야 하는지 알게 한다거나

전문적인 내용을 간결하게,
그러나 그 내용을 -그 내용과 전혀 접점이 없던-일반인들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풀어쓰도록 해본다거나 하는 방법을 통해

창의력이 필요한 과제 때문에
신제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방법 때문에
특정 부분에서 막힌 연구때문에
몇 개월 간 공들인 기획을 통과시킬 방법 때문에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집중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 때문에 고민하던 사람들이
자신이 고민하고 있던 문제들을 원활하게
풀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사람들은 생각한다.
'누구나 감탄할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창의력이
있어야 하고, 그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모든 사실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라도 알고 있어야 한다'
'일을 진행할 시, 모든 과정은 완벽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지만 [답을 찾는 생각법]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일단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분명히 구분하라'
'아는 것을 확실히 분간해냈다면, 자신이
아는 것을 어떤 식으로 전달할 지 생각한다'
'방향이 정해졌다면 스스로에게 -기자들이 기사를
쓸 때처럼-누가 무엇을 할 지,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
어디서 얼만큼 진행할 것인지 등을 확실히 정한다'
'모든 것은 완벽하지 않다. 그렇기에 보완해야 하는
점을 정확하게 짚어주는 비판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그렇기에 이 책은 특정 과제에 대한
창의적인 답을 찾고 있거나,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진행이 되지 않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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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내인 - 네트워크에 사로잡힌 사람들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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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과
[마틸다],
[루머의 루머의 루머]란 책을 본 적이 있다.

[루머의 루머의 루머]는 자살한 여학생이
자신의 죽음과 관계된 자들에게
'자신이 왜 죽음을 선택해야만 했는지'를
설명하는 테이프를 보낸다는 내용이었고

[마틸다]는 자살한 언니가
'왜 자살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언니 주변을 조사, 가족이 알지 못했던
언니의 모습을 알게 되는 내용이었으며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은
겁에 질린 소녀가 한 아주 작은 거짓말로 인해
살인사건이 일어나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망내인]을 보면서
이 책들이 생각났다. 전체적인 이야기가
'동생이 자살했는데, 이를 조사하다 보니
가족이 모르는 동생의 모습이 드러났다'
'동생의 죽음 자체는 자살이 맞다.
그러나 자살의 원인은 누군가의 악의적인
거짓말이 원인이었다' 였기 때문이다.

[망내인]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모든 정보시스템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폐혜를 보여주고 있다.

샤오원이 '자살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된
원인을 제공한 자는 성추행범으로 몰린 자의
사촌을 사칭하여 주인공의 동생을
'남자에 미친, 구제할 수 없는 계집애인 주제에
결백한 사람을 성추행범으로 몰아갔다'라는
거짓말을 공개적인 사이트에 올려
성범죄의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도록 했고

성추행범은 덜미가 잡히기 직전까지
-샤오원 외에도-여러 학생들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후, 범죄와 관련된 비디오를 유통했다.

거짓된 정보에 낚인 학생들은
정보의 진위여부를 가리려는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샤오원에게 안 좋은 눈빛을 보내기 바빴다.
친구들조차 샤오원 곁을 떠나갔다.

현실에서도 채선당 임산부 폭행사건, 국물녀 사건,
240번 버스 사건, 타블로 학력위조 의혹과 같이
인터넷을 통해 퍼진 거짓된 소문으로 인해
[망내인]에 나오는 샤오원처럼 마녀사냥을 당하는
일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

이는 작성자가 의도적이건 아니건 간에
'거짓말이지만 감정이 다수 들어가 있어
-진실이라 할 만한 요소가 하나라도 포함되어 있다면-
대중들이 그 발언이 사실이라 생각하기 쉬운'글들을
아무런 검열도 없이 올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어서, 인 것 같다.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는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명확한 사실이고,
작성자가 그 발언으로 인해 나타나는 결과에
책임질 수 있을 때 주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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