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젠가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이라는 소설과[걸 온 더 트레인]이라는 영화를 본 적 있다.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은초등학교 입학식 날, 폭행사건에 연루된 한 아이가'미혼모가 낳은 아이가 자신을 때렸노라'그리 사소한 거짓말을 했던 것이 어떻게 살인사건으로 일어났는지에 대한이야기를 다루고 있었고 [걸 온 더 트레인]은 자신이 알코올 중독자임을. 이로 인해 해고까지 당했다는 사실을 얹혀 사는 친구에게 숨긴 채 하루 종일 지하철 안에 머물고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완벽한 미카의 거짓말]도 이들과 비슷한 형태를 띄고 있었다.최근에 아주 사소한 이유로 해고를 당했고애인과는 헤어졌으나가부장적인 아버지와 동아시아 출신의 기성세대 전반에 깔린 인식-자신이 태어난 곳을 기억하고,그 나라의 전통을 엄격히 지키고,부모의 뜻에 무조건적으로 충성하며정상적인 가정을 이룬다-을고수하고 있는 어머니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만큼은 너무나도 지긋지긋하기에 친구에게 얹혀 사는 주인공.그 주인공에게 재앙이 닥쳤다.아직은 자기 자신조차 보호할 수 없는 나이대에 임신하였기에 입양을 보내야만 했던 아이가 연락했기 때문에.그 아이에게만은 제대로 된 어른으로 보이고 싶었기에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 주인공. 그 거짓말은 언제. 어떠한 방식으로 밝혀지게 될까. 자신이 알고 있던 그 모든 것들이 거짓이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알게 된 아이는어떤 반응을 보일까.주인공은 과연,거짓말을 해야만 했던 원인들을 일부나마 해결할 수 있을까.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런 것들을 생각해보기 좋은 책이었다.
대한민국에서초중고에 재학한 경험이 있다면.....누구나 한 번 정도는 -실제로는 사정을 아는 누구나 칭찬할 정도로.혹은 아주 평범한 학창생활을 보냈음에도-본인이 어찌할 수 없는 이유로 생활기록부에 부정적인 기록이 남겨진 경우를 마주했거나, 그런 상황에 처한 누군가를 목격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80년대 - 00년대 초반에는 그런 경향이 더욱 심한 편이었기에'생활기록부 수정이 가능했으면 좋겠다'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더욱 더 많았으리라. [정성다함 생기부 수정단]의 주인공들이 그들을 위한 존재이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머신을 통해의뢰자들의 '부정적인 내용의 생기부는 거짓말이다'란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알아보고, 사실로 밝혀진 자들의 생기부가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뀔 수 있도록돕고 있었기 때문이다.주인공들은 어떠한 이유로그 일을 시작하게 되었을까.실제로 그들의 활동 때문에 의뢰인들의 생기부가 바뀌었을까. 원래 목적을 달성한 주인공들은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그런 것들을 생각하며 보면 더 좋을 소설이었다.
모두가 한 번 정도는'장례식에 다녀온 자는집에 들어가기 전에몸에 소금을 뿌려야 한다'나'밤에는 손톱을 깎지 말아야 한다'는미신이나 다름없는 관습을. [르 푀르 박물관 생존자 지침][위를 바라보지 마시오]로 대표되는,어떠한 이유로 격리 및 폐쇄된 공간에들어오게 된. 혹은 이상한 현상을 마주하게 된 자들의생존 확률을 높여주기 위한 규칙이 적힌나폴리탄 괴담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라진 아내가 차려준 밥상]에도 그런 관습과 규칙이 등장한다. '두명이 밥을 먹을 때는 꼭 세 명 분의 밥을 차려내라' '햇곡식을 수확하는 날에는해가 뜨자마자 제사를 지내며, 그것이 끝난 후에는 그 누구도 해가 지기 전까지는 집에 들어가지 말고 일도 하지 마라' 그런 금기가 있는 동네가.교통사고 등 여러 이유로 망자와 산자의 경계에 서게 되었을 때,한가지 상태를 확정짓기 위해서는그곳에 흘러 들어오게 만든 이유를기억해내야만 하는 어떠한 장소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곳이었으니까.어째서 그런 관습과 규칙이 생겨난 것일까. 그들은 어쩌다 그런 규칙이 있는 동네와공간에 진입하게 된 것일까. 만일 그 관습과 규칙을 철저하게 지켰음에도 불행이 연달아 일어난다면.혹은 예외사항이 끊임없이 생겨나 해당 규칙을 지키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대응할까.그런 것들을 생각하며 보다 보면,어느 순간 맨 마지막장에 도착한 것을알게 될 것이다.
장난 같은 한 행동 때문에 누군가가 죽거나 실종되었다.만일 우연한 계기로 아이들의 실종 및 죽음과 관계된 비밀을 알게 된다면.혹은 자기 자신이 그 사건의 당사자가 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라이프 재킷]이 정확히 이런 상황이었다.허세를 부리듯이 SNS에 새겨넣었던'우리 요트 탈래?'란 문구.해당 문구를 보고대책 없이 찾아온 아이들.'법원'이라는 단어에 겁에 질려무의식중에 감춰 두었던,해당 요트는 운행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긴 노란 딱지.이 세가지 요소와요트를 운전하는데 꼭 필요한 부품의 고장과 핸드폰 전파가 잡히지 않는 상황이 더해지면서아이 여섯이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누군가가 그 아이들이 실종되기 직전 SNS에 올린 글을 발견한 덕에 아이들을 찾았을 때, 둘은 죽고 네명만 살아 있었다.어째서 그 둘은 죽어야만 했는가.남은 아이들은 그 아이들의 죽음과 어떤 연관이 있으며 그 아이들의 죽음을 마주한 뒤 어떠한 반응을 내비쳤을까. 어른들에게 발견된 뒤, 구조된 아이들은 어떠한 행동을 보일까. 그런 걸 예상하며 보면 더욱 더 재미있을 것이다.
우리 한번 생각해보자.당신에게만 얻을 수 있는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당신 주변에서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한 사람이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들 것 같은가. [따뜻한 손]의 주인공.히로코와 타쿠미의 동거인이 그런 사람들이다. 살아있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에너지라는 게 있다.어떠한 상황을 마주하였을 때 느껴지는 감정이나밥을 먹었을 때 얻을 수 있는칼로리 같은 것들 말이다. 가장 좋은 성질의 에너지를 지닌 주인공들이최대한 오랜 시간동안 그 성질을유지해주길 원하던 그들.그들은 자신의 소망이 이뤄지기 위해서는'사람을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 '시간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다'는직업을 가지고, 그를 이유로 주인공 주변을 지키기 위해탐정이 된 것이다. 실제로,그들이 염려하던 것처럼 '에너지가 더러워질 위험이 있는'몇몇 사건에 노출된 주인공들. 그 사건이 과연 무엇일지.그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함으로써주인공들을 지켜낼 것일지.만일 그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주인공들을 영원히 지켜줄 수 없는 입장이다'그런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드는 어떠한 이유나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그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가알고 싶다면[따뜻한 손]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