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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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어린 아이와 같은 감정을 품고 있기에
기회만 생기면 끝없이 방황하는 성질이 있다.

허나 그것이,
그를 아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범죄에 연류된 것은 아닐까'란
불안감을 불러 일으키는 
어떠한 행동과 연결된다면.
당신이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반쯤 홧김에 퇴사한 우리의 주인공.
솔은 방송이라면 지긋지긋해하던 사람이다.
방송국에서 일하며 고된 노동을 견디고, 
그러면서도 성과는 
다른 사람들에게 빼앗기는 상황이 
정말로 지겨워졌기에.

그런 그가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다. 
'어머니의 강요에 의해 
망해가는 치킨집을 인수받거나, 
선자리에 끌려가게 될' 
위협이 다가오고 있음을 
무의식중에 느끼고 있던 시기.
한 때 아지트나 다름없던 
비디오가게를 운영하던 아저씨가
실종과 다름없는 형태로 
사라진 것을 알게 되면서의 일이다.

솔은 유튜브에 
아저씨와의 추억이 담긴 영화를 소개하고 
아저씨를 찾아 헤매는 영상을 올리기도 하며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도. 
'이제는 모조리 다 끊겼다' 싶던 
과거의 인연과 다시 연결되기도 한다. 

과연 솔은 아저씨를 찾을 수 있을까. 
그 아저씨는 왜 그 어떤 예고도 없이
실종에 가까운 형태로 잠적한 것일까. 
그가 사라지면서
완전히 버려지다시피 한 가게는 
과연 어떻게 될까.
그 모든 일이 끝난 뒤, 
주인공과 그 주변인들의 일상은
어떻게 변화해 있을까.

이를 추리하며 보는 재미가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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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서윤빈 지음 / 래빗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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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기꾼이다.

호스피스에서 파견된 봉사자인 척
환자들의 환심을 산 뒤,
그들의 재산을 모조리 채가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런 당신에게 연인이 생긴다면.
'연인과 평온한 생을 오랫동안 지속하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된다면.

당신은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의 주인공.
'나'는 위에 설명된 것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누구나
주기적으로 교체 가능한 인공 장기와
자신이 습득한 모든 것을
영구적으로 기억하게 해 주는 칩이 삽입된.
그래서 영생을 사는 것도,
자신의 지식을 토대로
결코 사라지지 않을 부를 쌓는 것도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은 시대.

나는
남에게 쉽게 사랑받을 수 있는
내 재능을 처음으로 알아본
누군가의 제의로 '가애'로 발탁,
폭등한 장기 렌탈 비용을 부담할 수 없어서.
긴 세월을 견디는 것에 지쳐서
죽음을 맞이하고자 하는 자들 곁에서
연인의 모습을 연기하다
돈을 뜯어오는 일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런 나에게 진짜 연인이 생겼다.
봉사 활동을 계기로 만난 여인이었고,
나와 똑같은 가애였다.
형태는 다르지만 비슷한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 사람과 오랜 시간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갑작스럽게 시한부에 가까운
상황에 처했다는 판정을 받았고,
연인이었던 그녀는 내 연락을 받지 않는다.

연인은 왜 연락을 받지 않게 된 것일까.
나는 과연 시한부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 두가지를 상상하며 보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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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심장이 묻힐 곳은 도트 시리즈 8
백사혜 지음 / 아작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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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 장르의 단골손님.
유령이나
유령에 준하는 존재가 나오는
영화를 볼 때마다 드는 의문이 있다.

귀신은 무게가 없어서
중력의 영향도 받지 않을텐데
어떻게 지정좌표계를 한 곳에 고정시키거나
물건을 이동시키는 것이 가능할까.

유령은 타고 난 본질 자체는 인간이기에
초능력이 생길 여지가 없을 가능성이 높고,
외계인이나 악마여도
해당 행성의 규칙과
자신을 부른 인간의 잠재력에 따라
힘의 제약이 있을 텐데.
어떻게 다른 장소로 한순간에 이동하거나
예언이나 빙의 등의 수단을 통해
남의 인생에 간섭하는 것에서 자유로울까.
그런 의문들 말이다.

여기,
[이방인의 심장이 묻힐 곳은]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유령이 나오는 지역에 소재한
한 저택에 머무르는 사람들이다.

가족은 아니다.
해당 저택은 사실 여관이었고
거주자는 주인과 고용인.
그리고 손님.
이렇게 셋 중 하나로 나뉘어져 있었으니까.

그 곳에서
한 사람이 살해당했고,
죽은 자가 남긴 시신은 너무나도
기묘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죽은 자는 왜 살해당했는가.
정체가 무엇이기에
시신조차도 그런 형태로
남겨졌어야만 했는가.

살인자는 어떻게
자신이 죽인 사람의 정체를 알게 되었을까.
어떤 의도로 그를 죽인 것인가.

그런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드는 소설이었기에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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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깨비 신이 돌아오도다 도트 시리즈 4
위래 지음 / 아작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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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할 게 있다.
나는 사실 신을 믿지 않는다.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신이 존재한 적이 단 한번도 없거나,
있어도 매우 무능력한 존재일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허깨비 신이 돌아오도다]의 신이
그런 존재와 비슷하다.
주는 것은 하나 없이
끊임없이 제물만 요구하는.
그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제물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쉴 새 없는 노동과 고발이 이루어지는
세상이 되도록 유도한 존재였으니까.

그 상황에 지친 사람들은
'허깨비 신'이라 불리는 존재를
믿는 종교를 만들어냈다.

허깨비 신은
우리가 흔히 예수나 시바 등으로
인식하고 있는 존재로,
그들에게는
그 세계에 존재하는 신들과는 다르게
오감으로 인지할 수 없는 존재이자
그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되는 자였다.

그 존재를 믿는다는 이유로.
그 존재를 믿는 집단에
소속되어 있었다는 이유로 사형당하는 시대.
높은 감응 능력이 있는 자들을
유난히 중요하게 다루면서도
그들에게 주어지는 정보를 통제하는 시대.

왜 그들은 감응 능력이 있는 자들을
통제하기 바쁜가.
왜 존재하는지 여부조차 확실하지 않은
다른 신을 믿는다는 이유로
무조건적인 사형이 이루어지는 것일까.

당신이 만일 종교에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면.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처럼
코스믹 호러 느낌이 강한 소설들을 좋아한다면
해당 소설도 매우 재미있게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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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디 인 더 미러 도트 시리즈 3
황모과 지음 / 아작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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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번 생각해보자.

뇌사자가
누군가가 다루는 기계를 통해서.
혹은 새로운 뇌를 이식 받아서 살아난다면,
그의 본질은
겉으로 보이는 외형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까.
되살리기 위해 사용한 기기나
뇌의 주인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까.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든 괴물처럼
서로 다른 신체부위를 엮어 만든 자가 있다면,
그의 본질은 하나인가.

[노바디 인 더 미러]의 주인공이
정확히 이런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어떠한 사고 때문에
뇌사자가 된 남편이 뇌 재활훈련.
속칭 브레인 페어링을 받고 깨어난 이후
'나는 그 사람이 아니다'란 주장을
지속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브레인 페어링을 만든 자는 왜
뇌사자를 인공적으로 되살리는
기술을 만든 것일까.

어떤 방식으로 해당 기술이
가능한지를 확인하고
막 뇌사자가 된 남편에게 실험했던 것일까.

부작용이나 악용될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일까.

그런 것을 생각하며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입을 벌리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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