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사기꾼이다.호스피스에서 파견된 봉사자인 척 환자들의 환심을 산 뒤,그들의 재산을 모조리 채가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런 당신에게 연인이 생긴다면.'연인과 평온한 생을 오랫동안 지속하고 싶다'그런 생각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시한부 판정을 받게 된다면.당신은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의 주인공.'나'는 위에 설명된 것과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누구나 주기적으로 교체 가능한 인공 장기와 자신이 습득한 모든 것을 영구적으로 기억하게 해 주는 칩이 삽입된.그래서 영생을 사는 것도,자신의 지식을 토대로 결코 사라지지 않을 부를 쌓는 것도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은 시대. 나는 남에게 쉽게 사랑받을 수 있는 내 재능을 처음으로 알아본 누군가의 제의로 '가애'로 발탁,폭등한 장기 렌탈 비용을 부담할 수 없어서.긴 세월을 견디는 것에 지쳐서죽음을 맞이하고자 하는 자들 곁에서연인의 모습을 연기하다 돈을 뜯어오는 일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런 나에게 진짜 연인이 생겼다.봉사 활동을 계기로 만난 여인이었고,나와 똑같은 가애였다. 형태는 다르지만 비슷한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 사람과 오랜 시간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갑작스럽게 시한부에 가까운 상황에 처했다는 판정을 받았고,연인이었던 그녀는 내 연락을 받지 않는다. 연인은 왜 연락을 받지 않게 된 것일까. 나는 과연 시한부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그 두가지를 상상하며 보는 재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