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번 어떤 상황을 상상해보자.당신은 늦깎이 신입사원이고,회사에 출근한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다.그 상황에서 간신히 입사한 그 회사에 다니지 못 할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떠한 선택 때문에목숨마저 위협받는 상황이 온다면어떻게 할 것인가.[마른 하늘에 우주선]에서의 주인공이정확히 이런 상황이다. 입사한 직후에 우주선이 침략했고 '나'는 왜 하필 자신이어야 했는지.왜 하필 이 순간이어야만 했는지조차알지 못한 채 누군가의 강요로 인간을 납치하는 것도 모자라외계인에게 팔아넘기기까지 해야 하는 업무팀의 팀장이 되어야 했다.외계인들은 어째서 지구를 침략했는가.이 침략행위가 전범행위로 받아들여져,해당 외계 행성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그들이 처벌을 받는다면 그들의 강요로 범죄행위에 가담해야만했던 자들은 어떻게 될까. 만일 그 외계 행성 사람들은 처벌 받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약속을 지킬 것 같지도 않는데. 인간들에게는 그들 때문에 이상이 생겨나는 것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면........인간들은 그들에게 저항하거나 해당 업무에서 도망치는 것이 가능할까. 그런 것들을 나름대로 추측하며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병원은 커녕 보건소조차도 거의 없는 지역.그래서 병이 생기거나 사고가 나면엠블런스를 타고 인근 지역으로 가는 것이당연하게 여겨지는 곳.그 곳에서 살던 주민들 중 한명이 도움을 요청했다.아이를 제발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당신밖에 데려가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당신이라면 그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웨스턴 익스프레스 실버 딜리버리]의 주인공이정확히 이런 상황이었다.돌도 안 된 아이가 열병 때문에 제대로 울지조차 못해 조금이라도 빨리 병원에 가야 하는데,인근 시설에서 난 사고 때문에엠블런스조차도 부를 수 없다고. 택배 기사라 언제든지 사용 가능한 차량이 있는 당신밖에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이웃 주민의 읍소에 아이를 태우고 병원에 가던 주인공. 주인공은 유일한 길목 한복판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곰. 테러범인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누군가가설치해놓은 폭탄 때문에 생긴 사고 등그 날 따라 '평소와는 다른' 변수들이 자신 앞에 등장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과연 주인공은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갈 수 있을까.그 과정에서 손상된 자신의 몸과 차량에 대한 보상을제대로 받아낼 수 있을까를흥미진진하게 예상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는책이었다.
음식은 먹는 자에게 추억을 선사하며,때로는 어떠한 영감도 가져다준다. 이는 요리사들이 음식을 만들 때 각자의 철학과 신념을 담아 만들기에 가능한 일이리라.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의문을 자연스럽게 품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어떤 식으로 환상적인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경험을 쌓은 것일까'란 의문 말이다. [위대한 셰프들]의 주인공은굳이 따지자면........음식 자체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끼니를 때울 수만 있으면 무엇이든 상관 없다' 그리 여기던 사람이었으니까.그 정도로 요리에 관심이 없었기에 무엇을 먹어도 쓰다. 짜다. 달다 등 아주 기본적인 맛 평가만 가능했던 그가 변해갔다.예술작품이 연상되는 요리를 내놓고자 하는 자.한입 먹는 순간 감정을 이끌어내는 요리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자.꽃이나 향수를 다루는 곳에 있는 것처럼,다양한 맛과 향을 한번에 느낄 수 있는요리를 대접하려는 자. 그런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며 생겨난 변화였다. 그들은 각자의 신념으로어떠한 요리를 만들고 있을까. 그들에 의해 변화한 주인공은 선택을 해야만 하는 순간이 왔을 때,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를상상하며 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음악과 미술은 서로 떼어놀 수 없는 존재다.표현하는 감각과받아들이는 감각이 시각이냐 청각이냐일 뿐.그 둘 모두 어떠한 풍경을,어떠한 상황을 바라보는 사람의 시선을표현하고 있지 않은가.그렇기에 시대에 관계 없이 운명과 신념이 똑같게 느껴지는화가와 음악가가 존재하는 상황이.어떠한 풍경을 비슷한 방식으로 표현한 음악과 미술이 존재하는 상황이존재할 리 없는 상황은 아니리라.[영혼의 이중주]가그런 자들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다른 환경. 다른 시간대에 태어났음에도비슷한 빛깔의 인생을 살다 간 자들에 대한 이야기를다루고 있기 때문이다.관련 교육을 받지 못했기에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특이한 시점 때문에 매니아를 끌어모았음에도'아마추어' 딱지를 평생동안 달고 다닌 자들.외로움을. 자기 통제를 벗어난 삶 때문에 생겨난 고통을 노래하는 자들.현실과 환상을 무너뜨리고모순된 개념을 한 곳에 자연스럽게 융화시킨 자들.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사랑을 각자가 가진 최선의 방식으로 표현해낸 자들의 이야기기도 했다. 음악과 미술은 별개의 존재이기에 서로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는 자들.혹은 해당 분야가 너무나도 어렵고 '왜 이런 식으로 표현해야 했는지' 역시모르는 상태이기에 즐길 생각조차도 해보지 못한 자들. 이런 자들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 알고 있다 생각했던 사람이누구보다 낯선 타인이 된다는 건,상상만 해도 매우 끔찍한 일일 것이다.헌데 그 일이 그 어떤 예고도 없이 일어나게 된다면. 그 사람을 알던 모두가 그의 행방을 모르는 상황이 온다면.기껏 찾았다 싶었던 순간, 그 사람은 당신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면.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은원, 은, 원]의 주인공이 그런 상황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같이 여행을 다녀 올 정도로 사이가 좋았던 연인. 은원은 어느 순간부터 주인공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은원과 절친한 친구들 역시그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혹시나 해서은원이 속해 있는 회사에 전화해보니,회사에서도 '그는 일주일 전부터 출근하지 않았다.그래서 우리 쪽도 매우 당황스럽다'는답변이 돌아왔다. 그럼에도 희망을 놓지 않으며은원과 친했던 친구들의 말에 의존한 채그의 행방을 찾던 주인공.주인공은 낯선 곳에 자리잡은 채자신을 처음 마주하는 사람처럼.스토커처럼 대하는 은원.은원을 보호하며 자신을 쫓아내는사람들을 보며 당황스러워했다. 왜 은원은 그를 낯선 사람처럼 대한 것일까. 오해가 있어서 그런 거라면,그 오해를 풀고 이전처럼 우호적인 사이로되돌아가는 것이 가능할까.그런 생각을 하며 보기 좋은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