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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차사 화율의 마지막 선택
김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6월
평점 :
-마음과 겨루지 마라. 세월이 바쁘다.
[...]
-하고자 한다고 명분이 생겨나지 않고, 피하려 한다고 변명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하니 마음과 겨루지 마라.
(어쩜..!!!! <저승차사 화율의 마지막 선택> p302)
5개월간 인터넷교보연재를 통해 매일 아침 10시 <저승차사 화율의 마지막 선택>을 만나왔다.
드.디.어 책으로 출간, 김진규 작가 특유의 글맛을 끊김없이 한번에 쭉 읽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벅찼다.
tip. <저승차사 화율의 마지막 선택>을 재미있게 읽는 방법.
1. 상제의 말, 따라하기
나, 상제는 관용이다. 한 번이다. 말하라.
나, 상제는 독단이다. 그 누구와도 협상하지 않는다.
나, 상제는 융통성이다.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나, 상제는 이해다. 그 고충을 내가 안다.
나, 상제는 전능이다. 허한다.
나, 상제는 후회다. 이제 돌아가라.
2. 같은 단어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김진규 작가만의 해석!
한 가지를 말할 수 있다. 간과 폐는 사람 몸속에 함께 있지만 성질이 같지 않고, 눈과 귀는 얼굴에 함께 있지만 기능이 같지 않다. 우리나라의 고기와 진나라 땅의 고기 맛이 같고, 새의 깃과 눈송이의 흰빛이 같다. 억지로 다른 것을 같게 하려면 같아지지 않지만, 같은 점을 중심으로 보면 절로 같아져서 원래부터 같은 것 같다. 그러니 벗을 위한 한 몸을 바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 (p79)
나비와 나방, 적과 홍, 며느리발톱(몸의 일부라..!), 시골과 색골(p286)
3. 김진규 작가님만의 위트!
-하이고, 이 할망구가 송충이 지 털에 간지럼 타다 마디 꺾이는 소리 하고 앉었네. (p304) ㅋㅋㅋ
4. 주옥같은 대사에 밑줄긋기 하며!^^
-같이 놀아보는 거야.
서로 이해하고 서로 수긍하고 서로 더불어 놀면서 낼 수 있는 색, 그것이 수강의 목표였다.
(p298)
-너 스스로에게 아무것도 저지르지 마라. 다 부득이했으니.
-아니, 부득이하지 않았어. 쓸데없게도, 쓸모없는 까탈이었어.
-후회도 가하고 자책도 가하고 반성도 가하나, 그 때문에 너를 들볶을 건 없다.
[...]
수강은 검송이 부러웠다. 검송은 몸과 맘을 움직이지는 데 부지런했다. 게다가 검송은 자신의 밑천에도 환했다. 몸과 맘, 단 두 개뿐인 밑천에. 누구나 다 가지고 있지만 누구나 다 잘 쓰는 건 아닌 것이 바로 몸과 맘이었다. 검송은 몸을 만들고 부리는 데 지혜로웠고, 맘을 전하고 나누는 데 후했다.
-사람은 누구나 제 몸을 아껴주는 이에게 맘을 부비게 돼 있지.
-<저승차사 화율의 마지막 선택> 300p
-정말 죽고 싶어.
죽어야 하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봤지만 연홍에게 죽고 싶다는 생각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살 거야.
다라라따르르드르르뚜르르……
[...]
-괜찮아. 괜찮아졌어. 그래 보이지?
검송은 언제나처럼 묵묵부답이었다.
-그럭저럭 살아질 것 같아. 그러니 그만 와.
그럭저럭. 그렁저렁. 그냥저냥. 미약하기 짝이 없는 글자였다.
-마음을 꽤 많이 잘라냈거든.
[...]
-검송은 내가 어떻게 될까봐, 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되는 걸 막지 못할까봐, 무서운 거야.
검송이 조금 움직였다. 연홍은 느꼈다.
-알아, 진심이라는 거. 검송의 마음이 들려.
정말이었다. 연홍에게 마음을 보이고 마음이 들리고 있었다.
-하지만 시의에 맞지 않는 진심은 죄라고 했어. 그런데 검송의 진심은 내 때에 맞지를 않아.
-<저승차사 화율의 마지막 선택> 270~27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