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에 섰을 때 어떤 삶이었다고 말하겠습니까? - 인생의 순간순간을 빛나게 할 고전 속 죽음 공부
조형권 지음 / 유노책주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죽음에 대한 책이라기 보다는 삶에 대한 책으로 보는 게 맞겠다. 원래 삶과 죽음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삶과 죽음은 대척점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 죽음이 있고, 삶의 마무리가 죽음일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삶을 살면서 죽음도 함께 살아가고 있는 셈이고, 삶 속에서 죽음을 늘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일단 죽음을 삶과 대척점에 놓고 보면, 그곳에서 생기는 균열로 인해 죽음을 제대로 바라볼 수 없게 된다. 우리는 죽음을 향해 다가가는 게 아니라, 죽음과 늘 공존하며 삶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삶과 죽음은 인문학적으로, 철학적으로 하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이런 깨달음까지 오려면 많은 성찰과 노력이 필요하고, 다양한 인문학적인 소양도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많이 생각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이 책은 죽음에 대해 논하기에는 깊이가 얇다. 책 제목은 거창하지만, 그 속에 담긴 죽음의 향기와 깊이, 죽음이 우리에게 주는 에센스향이 너무 얉아서 느낄 수 없을 정도다. 저자의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이 아쉽다. 적어도 죽음에 대한 책을 쓰려면 죽음에 대한 보다 본질적인 자기만의 철학과 인문적인 자세로 죽음을 관조해서 들어가고, 그 속에 느끼는 자기만의 향기, 자기가 느겼던 죽음의 향기를 적어서, 독자로 하여금 죽음의 시큼하고 알싸한 향기를 글 속에서, 자간 속에서 느끼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다른 책에 대한 자기의 감상만 적혀 있지, 자기의 철학이 안 보인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서평들을 모아놓은 책 같기도 하다.

주로 언급하는 책이 논어나 명상록 등 주로 많이 알려진 책들이다. 책에 보면 이전에 논어에 대한 책을 쓴 거 같은데, 논어라는 책은 삶에 대해서는 읽을 만 하지만 (그렇다고 권할 정도는 아니고, 20, 30대에 읽어볼 만한 책일 분) 죽음에 대해서는 그 깊이가 미천하다. 읽을 만한 책이 아니다. 그나마 스토아 학파의 책은 삶과 죽음을 논하기에 괜찮지만, 그 책들을 제대로 성찰한 것 같지는 않다. 세네카의 책 중에 루킬리우스에게 서간 형식을 쓴 장문의 책이 있는데, 이 책은 고대 학자들의 정신적인 깊이를 알 수있는 좋은 책이다. 어덯게 보면 스토아학파의 삶과 죽음에 대한 가장 깊이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명상록은 자기에게 쓴 반성문이기에, 단순하고 명쾌하지만 깊이가 깊다고 할 수는 없다.

저자가 소개하는 책이 여러권 있고, 그 책에서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글들도 많다. 에피소드를 많이 소개하는 건 자기만의 글감이 없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책을 쓰려면 다른 책의 에피소드는 필요 없다. 그런 것들은 다만 칸수를 채울 뿐, 내 책의 진정한 부분이 되지 못한다.

여러가질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다. 저자분의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 수많은 철학서 중 삶과 죽음에 대해 가장 본질적이고 참고가 될 만한 책은 노자의 도덕경이다. 더 깊고 그윽한 분으로 거듭나시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니꼴라드바리의 예술적 향수 - 세계적인 조향사 니꼴라드바리만의 향수 세계로 떠나는 특별한 여정
니꼴라 드바리 지음, 강연희.유상희 옮김 / 샹다롬에디션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유에 대한 관심이 많다.

에센스오일이나 프래그넌스 오일을 베이스오일에 넣어서 다양한 향의 조합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피부염증이나 피부병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찾는 데서 관심이 시작됐다. 지금도 집에는 에센스 오일을 담은 작은 갈색병이 열 개 넘게 있고, 방 안에 프래그넌스 향이 가득하다. 향수냄새나 화장품 냄새는 민감해서 싫은데, 에센스 오일에 대해서는 거부반응이 없으니 이상하기도 하고, 다행이기도 하다.

이 책은 유명한 조향사인 듯한 드바리라는 사람이 쓴 책으로, 향수에 대한 전반적인 역사와 조향법 등을 적고 있다. 전체적인 수준으로 봤을 때 책의 내용은 그렇게 깊지 않고, 그렇다고 내용이 독창적이거나, 드바리라는 사람의 향기가 나는 그런 책은 아니다. 책의 많은 부분이 조향법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이 부분이 독창적이라는 생각도 들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문제는 사진의 질이다. 해상도가 낮은 사진을 써서 픽셀이 보인다. 요즘 같은 시대에, 그것도 정식으로 출판 허가를 받아서 낸 책이 픽셀이 보일정도로 조악한 사진을 쓴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원서가 이렇게 조악한 사진을 썼을 리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내용도 별로 없는데, 너무나 큰 사이즈로 책을 제작해서, 그림이나 내용이 더 열악해 보이기도 한다. 전체적인 출판 기획의 실패처럼 보인다. 드바리라는 유명한 조향사가 이 글을 썼다고 하지만 글쎄 이 글에서는 노력한 전문가의 숨결이냐 살냄새가 느껴지지 않는다. 전문분야에서 전문가가 책을 낼 때는 그만한 책임감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책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책은 드바리라는 사람이 전문가가 아니라는 증표가 될 수도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순환기의 구조 ㅣ 그림으로 이해하는 인체 이야기
권수경 옮김, 아코 준야 외 감수 / 성안당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시리즈의 14번 째 책이다. 그림으로 이해하는 인체 이야기라는 시리즈인데, 해부학에서 시작해서 순환기까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페이지는 약 200페이지로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순환기에 대한 지식을 쌓는데는 부족함이 없다. 일반인 수준을 넘어 준 전문가 수준까지 넘볼 수 있는 수준으로 보인다.

그림으로 이해하면 뭐든 게 단순하고 쉽게 느껴진다. 그림이 갖고 있는 마성이다. 예를 들어 귀엽게 생긴 캐릭터가 나와서 웃으면서 지난 인간 역사의 수치스러운 부분들을 코믹하게 이야기하면, 그 수치 또한 하나의 코믹이 되어 버린다. 캐릭터가 웃으면서 흑인이나 백인은 인간이 아니니 죽여도 된다느 식으로 말하면, 아이들이 더 쉽게 세뇌당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어렵게 느껴지는 순환기의 구조에 대해 그림으로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고, 순환기의 구조 뿐만 아니라, 순환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질환들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고 있다. 그래서 200페이지라는 많지 않은 페이지임에도, 다양한 정보들을 얻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일본의 출판 수준이 때로 놀랍게 느껴지기도 한다. 다양한 책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소개되고, 이로 인해 독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있는 인프라가 갖춰진 나라는 거으 없을 것이다. 출판의 저력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해부학에 대해 관심이 많아, 이 책의 시리즈를 몇 권 구입해 읽으면서 좀 더 지식을 쌓을 예정이다. 분명 고등학교 때 배운 내용이긴 한데, 물론 그때도 좌심실, 우심실 같은 게 어려웠지만, 완전히 새롭게 느껴지니,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한번 도전해 봐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성, 사랑의 길 - 인문학과 성의 만남
김대유 지음 / 시간여행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특별하다. 특별한 책은 의미가 있다. 책을 쓰다보면 욕에 의해 원래의 맥을 잊기 쉬운데, 이 책은 담담하게 성에 대한 담론을 우리에게 전해 주면서, 톡하면서 던져주는, 하지만 그 안에 가볍지 않은 의미를 넣어서 던져주는 그런 맛이 나는 책이다. 이런 책은 쉽게 보기 힘들다.

저자는 대학원에서 성에 대한 강의를 한 것 같고, 그것이 이 책의 바탕이 된 것 같다. 일단 책 내용은 우리가 익히 생각하는, 성에 대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성에 대해 말하지만, 매우 다양하고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역사, 철학의 인문을 오가며 다양하게 성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 친구에게 하듯 담담히 전해준다. 저자는 칼럼처럼 썼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다. 이런 글은 오랜 경륜이 있고, 해당 분야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박식한 지식 속에서, 한 인간의 머릿 속에서 다양하게 어우려저 버무려진, 일품의 요리처럼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그래서 성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편협했던 지식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보고, 좀 더 다양한 방식과 차원에서 성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는 식견을 제공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탁월하다. 지금까지 9개월 간 170여 건의 서평을 썼지만, 상위 5%에 들어갈만한 책이다. 내 장기적 계획에 동네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 인문공부방을 개설하는 목표가 있는데, 그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깊이와 주제를 갖고 있다.

다만 이 책의 주 독자로 청소년을 생각하셨는데, 이 책의 내용은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이해하기에는 깊이가 있다. 오히려 30대 이상의 성년이 책의 주요 대상이 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개념을 좀 더 확장하고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선생과 좋은 학생들이 만나, 이 책을 읽고 논한다면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볼 수는 있겠지만, 글쎄 우리 성년이 느끼고 경험했던, 청소년기의 성에 대한 맹목적 관심과 질풍노도를 이 책으로 순화시키기에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아뭏튼, 결론적으로 이 책은 성에 대한 탁월한 식견이 담긴 담론의 결정판이다. 모든 성인들에게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이명난청 완치설명서 - 평생 쓸 귀를 위한 통합의학 치료가이드
민예은 지음 / 피톤치드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명 난청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스텔이드 주사를 맞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좋아지긴 했지만, 이명 난청은 완치가 불가능하다고 대부분 알고 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인간의 감각은 적응하기마련이라 심해지지 않으면 사는 데 크게 지장은 없게 된다.

이렇게 이렇게 적응해 가면서 살아가는데, 그게 더 심해지면 문제가 심각해지게 된다.

이 책을 처음에 보면서도, 다른 책들이랑 별 다를 바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왠걸, 이 책은 다른 책과의 차별성이 있다.

일단 양의가 아니라 한의가 책을 저술했고, 양학의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자기만의 독자적인 의술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런 의학을 소개하는 책들을 보면 대부분 원칙적인 내용에 머물거나, 한 분야에 집중된 좁은 식견으로 책을 쓸 때가 많다. 그래서 그런 책들을 보면 의사라는 사람들이 얼마나 고정된 의식속에 살고 있는지, 맹목적 믿음이 보여 좀 바보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 책의 저자는 일단 한방을 기초로 해서 양약에 대한 다양하고 긍정적인 접근방식으로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리고 책 내용 또한 나쁘지 않다. 이명과 난청에 대한 설명이 적절하고, 관련된 다른 분야도 짚어주는데, 이전에 몰랐던 내용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은 어느 정도 살만하기에 따로 이명치료를 받고 있지 않지만, 언제 또 더 악화될지는 모른다. 많은 이들이 관련 카페에 가면, 심한 고통 속에 살아각 있는 것을 본다. 이 분의 의학적 치료는 여러 치료 속에서 좌절하고 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제일 좋은 건 이 의사분을 안 찾아가는 것이겠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