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사랑의 길 - 인문학과 성의 만남
김대유 지음 / 시간여행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특별하다. 특별한 책은 의미가 있다. 책을 쓰다보면 욕에 의해 원래의 맥을 잊기 쉬운데, 이 책은 담담하게 성에 대한 담론을 우리에게 전해 주면서, 톡하면서 던져주는, 하지만 그 안에 가볍지 않은 의미를 넣어서 던져주는 그런 맛이 나는 책이다. 이런 책은 쉽게 보기 힘들다.

저자는 대학원에서 성에 대한 강의를 한 것 같고, 그것이 이 책의 바탕이 된 것 같다. 일단 책 내용은 우리가 익히 생각하는, 성에 대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성에 대해 말하지만, 매우 다양하고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역사, 철학의 인문을 오가며 다양하게 성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 친구에게 하듯 담담히 전해준다. 저자는 칼럼처럼 썼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다. 이런 글은 오랜 경륜이 있고, 해당 분야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박식한 지식 속에서, 한 인간의 머릿 속에서 다양하게 어우려저 버무려진, 일품의 요리처럼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그래서 성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편협했던 지식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보고, 좀 더 다양한 방식과 차원에서 성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는 식견을 제공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탁월하다. 지금까지 9개월 간 170여 건의 서평을 썼지만, 상위 5%에 들어갈만한 책이다. 내 장기적 계획에 동네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 인문공부방을 개설하는 목표가 있는데, 그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깊이와 주제를 갖고 있다.

다만 이 책의 주 독자로 청소년을 생각하셨는데, 이 책의 내용은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이해하기에는 깊이가 있다. 오히려 30대 이상의 성년이 책의 주요 대상이 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개념을 좀 더 확장하고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선생과 좋은 학생들이 만나, 이 책을 읽고 논한다면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볼 수는 있겠지만, 글쎄 우리 성년이 느끼고 경험했던, 청소년기의 성에 대한 맹목적 관심과 질풍노도를 이 책으로 순화시키기에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아뭏튼, 결론적으로 이 책은 성에 대한 탁월한 식견이 담긴 담론의 결정판이다. 모든 성인들에게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