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곧게 세운 자, 운명조차 그대를 따르리라 - 율곡 이이·신사임당 편 세계철학전집 5
이이.신사임당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게서 책을 제공받고, 자유롭게 글을 쓰다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는 우리나라 최고의 모자 관계라 할 수 있다. 신사임당은 당시의 시대상 속에서 불운한 삶을 살 수 밖에 없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펼쳐 근대 이전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이는 최고의 천재. 지금으로 치면 모든 고시를 섭렵한 최고의 행정가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율곡이이와 신사임당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적은 글이다. 에세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이 책을 통해 신사임당과 이이의 중요 사상이나 고뇌, 감정등을 볼 수는 없다. 그것보다는 어떤 부분에 대한 저자의 느낌과 감상이 주를 이루고, 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그 내용이 깊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깊은 성찰에 이르기는 힘들다. 그리고 문체에도 문제가 있어서, 전체적으로 통일감을 이루지 못하고, 내용이 산만하다. 전체적인 성찰의 깊이나 문체의 흐름, 그리고 주장하는 바가 체계적이거나 일률적이지 않아 필력이 깊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용도 많지 않다.

저자는 시리즈로 세계철학선집을 내는 듯 하다. 이 책이 다섯 번째인데, 책을 많이 낸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특히 철학책을 시리즈로 낸다는 것은 작가의 역량과 관련된 문제인데, 그만큼 작가가 역량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 책 만 봤을 때 의심스럽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본인이 원하는 어느 정도의 역량을, 언젠가는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 과정이라 생각된다. 아직까지는 그 깃발이 너무 아련하게 보이지만, 계속 전진하기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 실격 - 무진기행 김승옥 작가 추천! 스타 라이브러리 클래식
다자이 오사무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자유롭게 글을 쓰다

다자이 오사무.

사진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에서조차 부끄러움과 불안, 공포가 느껴지는 듯 하다. 우울이 넘쳐나는 사진이다. 인간실격이라는 책을 오랜만에 다시 읽는다. 오랜 만에 읽으니 새롭다. 오사무만이 갖고 있는 문체가 있는데, 그 문체는 주인공의 성격을 직접적으로 드러내 준다. 간결하고 툭툭 던지면서, 그 안에 때로는 깊은 생각을 담고 있는 오사무의 문체는 결국 오사무 소설의 전부가 아닐까 싶다. 그런 문체들이 책의 주인공과 어울리지 않을 듯 하면서 어울리며 책을 수작으로 만들었다. 오사무의 문체는 어떻게 보면 김승옥의 문체, 그리고 카뮈의 문체와도 비슷하게 느껴진다. 이런 간결체의 소설들이 갖는 강점들이 나와 맞다는 생각도 한다. 나도 이런 간결체의 문장으로 깊이있는 소설을 언젠가는 써 보고 싶다.

이 책은, 찾아보니, 이미 21년도에 낸 적이 있었고, 25년에 다시 출간했다. 하지만, 책 속에서 꽤 자주 보이는 맞춤법의 실수, 번역의 실수 등이 하나도 고쳐지지 않고 다시 출간된 듯 하다. 아니면 이전의 책에서 너무 많아서, 수정을 해도 다수 발견되는 것일 수도 있겠다. 무튼, 꽤 자주 보이는 맞춤법의 오류나 번역의 오류는 책을 읽는 감흥을 깨뜨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기존의 책을 재간할 때는 재간 전에 다시 한번 오류가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번역상의 문체도 21년도 번역이라 보기는 힘들다. 그 전에 이미 상당히 오래 전에 이미 이 책의 번역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번역이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차피 죽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 - 1일 1강 마음이 가벼워지는 사고법
나카타 고 지음, 김소영 옮김 / 프롬북스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자유롭게 서평하다



놀랍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출판에 대해 관대하고, 다양한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는 것은 알지만, 이렇게 아무런 내용 없이, 할아버지가 술 마시고 혼자 푸념하는 듯한 글을 책으로 내고, 또 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해서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다는 그 사실이 놀랍다.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지만, 그 표현이 저속해서 놀랍다.


말 그대로 어느 할아버지의 삶에 대한 푸념이다. 철학적, 인문학적 고민도 없이, 어차피 살아야 하는 인생. 그냥 대충대충 살다가 가라는 말인데, 그 대충대충에 대한 의미, 그리고 자살에 대한 본질적 성찰,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아무런 인문학적 성찰도 없이, 그냥 주절거리며 책을 쓴 듯 하다. 이런 책을 번역하는 출판사는 무슨 의도로 이런 책을 만드는지 모르겠다. 우리도 ㅡ냥 생각없이 대충 살라는 말인가?



대충대충 사는 것. 이것도 그것대로 가치가 있다. 하지만 그러려면 좀 더 깊은 성찰이 비롯되어야 하고,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60대라면, 이 과정에 이르는 성찰과 반성의 과정, 그리고 심도깊은 인문학적, 철학적 성찰이 동반되야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삶에 대한 가치가 확고해질 때, 만약 그런 내용을 책으로 썼다면, 보면서 저자가 이른 결론에 대해 깊은 공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적어도 책을 쓰려면 자신이 말하는 것에 대해 깊은 성찰은 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 책을 통해 누군가는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쓰레기같은 책도 누군가에는 삶의 중요한 가치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쓴다는 것은 매우 신중하고 타인의 삶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게 없다. 요 몇 년 동안 읽은 수 백권의 책 중 최하다. 이런 책을 낸 출판사는 반성해야 한다.


 출판사의 존재 가치에 대해 고민해 보기 바란다.



책에는 우리는 삶아갈 가치도 권리도 없다고 나온다. 그리고 누군가에 피해를 끼쳐도 죄의식을 갖지 말고, 양심의 가책도 가지지 말라고 써 있다. 당신의 인생은 코로나바이러스처럼 가치가 없으니 무책임하게 철판깔고 행동하라고 써 있다.



위에 얘기한대로 책은 누군가에게, 특히 절박한 상황 속에 있는 누군가에게, 쓰레기 같은 책도 하나의 영혼처럼 빛날 때가 있다. 누군가 삶에 대해 비관적이고, 삶에 대해 적대적인 사람이 이 책을 보게 된다면, 위의 저런 내용에서 위안을 받고, 그렇게 살아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출판사에 묻고 싶다. 이런 책을 당신의 자녀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가. 우리가 이 책을 만들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jbtanic 2025-11-11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지적수준이 어느정도인지 알 것 같음. 만화를 불온서적으로만 취급하는 편협한 사고수준에 머무니까 애초에 이런 책의 진가를 이해못하는거. 걍 똥꼬나 살살 긁는 입맛과 수준에 맞는 책만 선택적으로 읽으심이 어떨…
 
요즘 사춘기 딸을 위한 아우성 빨간책 아우성 빨간책
푸른아우성 지음, 구성애 감수 / 이너북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서평하다

직진하는 책이다. 아직 어린 딸이 있어서 이제 다가올 사춘기를 대비하기 위해 책을 읽었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직설적이다. 그래서 더 좋다. 아이들의 성교육에 대해 이렇게 직설적인 책들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 그래서 재미있고 흥미롭게 책을 읽었다. 앞으로 다가올 아이와의 성적인 문제에 대한 다양한 접근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은 옛날 우리에게 성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던 구성애와 관련있는, 단체에서 지금까지 성과 관련된 다양한 고민들을 같이 상담해 주고, 해결해 주면서 쌓인 실전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아이들이 고민을 보내고, 그 고민에 대해 직설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명쾌하게 답을 준다. 그 답 속에서 아이들은 나름대로 위안을 받고, 그 속에서 성숙해지며 올바른 성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중학생부터 고등학생에 이르는 다양한 성적 고민들을 보면, 때로는 가슴아프기도 하고, 때로는 재미있기도 하고, 우리들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성교육이 얼마나 미숙한지, 학교에서 제대로 된 성교육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아이들이 좀 더 성숙해지는 요즘, 무엇보다 중학교 때부터, 아니면 초등학교 고학년 부터 성에 대한 솔직하고 편견없는 자세로, 성이 부끄러운 일도, 숨길 일도 아니라는 사실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겪게 될 성적인 문제들에 대해 가감없이 때로는 직설적으로 교육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내가 학교에 다니던 몇 십년 전과 비교해서 별로 성교육이 달라진 것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 성적으로 자유로워진 시대임에도 학교에서의 성교육이 얼마나 미숙한지,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의 고민을 보면서 다시 한번 느꼈다.

이 책은 딸을 가진 부모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성교육을 위해 필요한 내용들이 들어있다. 부끄러워하지 말고, 아이들이 성에 대해 자유롭게 부모와 이야기나누며 조금씩 성숙해지는 그런 일들이, 이 책을 통해 가능해졌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니체, 예수의 13번째 제자 - 니체가 가장 만족한 저서 『안티크리스트』 거꾸로 읽기
김진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자유롭게 서평하다

책 제목이 잘못됐다. 니체, 예수의 13번째 제자가 아니라, 예수의 첫 번째 제자, 또는 첫 번째 친구라는 표현이 맞다. 니체가 바라본 예수는 초인이었다. 시대를 변혁했고, 당시로서는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는 시대에 저항했고, 그 저항에서 승리했다. 예수는 사랑으로 모든 것을 바라 봤고, 사랑으로 모든 것을 해결했다. 그리고 사랑 자체로 삶을 완성시켰다.

그래서, 역사적 예수는 초인이요, 혁명가요, 진정한 사랑을 성취한 이요, 사랑에 대해 모든이들에게 전파한 자였다. 하지만 예수의 진정한 사랑은 그의 12제자 조차 이해하지 못했고 결국 바울에 의해 다시 이전의 유대교와 별반 다르지 않은 종교로 전락했다. 니체가 비판한 사제들, 그 사제들의 시작이 열 두 사도였고, 열 두 제자 모두 예수의 진정한 사랑을 깨닫지 못했고, 결국 예수의 사랑은 시작하자마자 죽어버렸다.

니체는 그것을 적그리스도들이랑 표현했다. 열 두 제자 모두 이미 적그리스도인들이었다. 그러므로 니체는 예수의 첫 번째 제자 또는 첫 번째 친구라는 표현이 걸맞다. 니체는 예수를 사랑했다. 예수의 사상과 행동을 사랑했다. 하지만 그걸 제대로 이해한 자는 거의 없었다.

이 책은 목사가 쓴 니체에 대한 건전한 비평서다. 이런 책은 필요하다. 니체는 기독교를 저주했고, 예수를 사랑했다. 기독교인들은 기독교를 믿는 자들이 아니다. 예수를 믿는 자들이다. 예수의 사랑과 실천을 믿는자들은 모두 니체의 한 가족이라 할 수 있다. 기독교인들은 자신이 무엇을 믿는지 철저히 고민해 봐야 한다. 난 예수를 믿는가, 아니면 기독교를 믿고 있는가.

이런 시도는 좋지만, 책의 내용은 목사의 시선을 벗어나지 못한다. 예수만 바라보지 않고, 기독교도 바라본다는 말이다. 초대 교부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열 두 제자 모두 예수를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초대 교부 또한 예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기독교의 형식적, 정신적 틀을 만든 자들이다. 그러면서 기독교는 완전히 예수와 동떨어진 종교가 됐다. 그들은 종교를 완성한 자들이고, 니체가 그토록 저주한 사제들인데, 저자는 이들에 대한 기존의 견해를 그대로 갖고 왔다. 여기에서 책 읽기를 멈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