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건네는 바통 - 제46회 샘터 동화상 수상작품집 샘터어린이문고 80
진선미.양수현.이혜미 지음, 어수현 그림 / 샘터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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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세 개의 단편 동화로 이루어진 작품집이다. 샘터동화상 수상작들인데, 뒤에 보면 약 600여 편의 동화 중에 선정된 세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이와 함께 보기 위해 이 책을 보게 됐는데, 따뜻한 이야기에 내 마음도 따듯해 지는 것 같다.

세 개의 이야기를 접하다보니, 작가만의 특징이 보인다. 글에서 보이는 작가들만의 특징이 재미있다. 우리 모두 어린이인 때가 있었지만, 그 때의 마음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다. 성인이 어린이처럼 글을 쓸 수 있다는 것도 어느 정도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래도 책 제목인 첫 번째 소설이 가장 큰 상을 받은 작품이 아닐까 싶다. 초등학교 체육대회를 준비하며 계주를 연습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로, 이성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아이들의 설레는 이야기. 우리 모두 경험했지만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막연한 기억 속에 분명히 존재하는 그 순간에 대한 추억을 되살려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 이야기는 할머니가 아끼던 돌절굴가 버려지는 것을 안타까와 하던 친구가 그 안에 식물을 기르고, 또 올챙이도 기르며 할머니에 대한 순수한 사랑을 바라보는 이야기다. 역시 보는 내내 마음이 따듯해진다. 우리 모두 그런 시절을 경험했기 때문에 아이들처럼 마음이 따듯해지는 것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이런 글들을 통해 진정으로 위로받는 건 아이들이 아니라 오히려 어른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동화이지만 에세이로 읽히며 마음 속에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니까 말이다.

책보다는 만화책을 좋아하는 저학년 아이들이 책에 좀 더 다가가는데 이런 책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아이가 이야기의 즐거움, 이야기가 전해주는 위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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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인생 수업 - 괴테에게 배우는 진정한 삶에 대한 통찰
사이토 다카시 지음, 전경아 옮김 / 알파미디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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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와의 대화라는 책이 있다. 약 9년 간 에커만이 괴테와의 만남을 정리해서 펴낸 책인데, 책 두께가 장난 아니다. 괴테를 존경했던 젊은 에커만이 정리한 이 글 속에는 쾨테의 다양한 생각들이 녹아있다. 다양한 글들 속에서 괴테에 대한 좀 더 사적인 정보들을 알 수 있는, 어떻게 보면 괴테의 좀 더 사적인 생각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싶다.

괴테의 인생수업이라는 책은 이 괴테와의 대화라는 책안에서 자신에게 영감을 준 내용들을 발췌해 거기에 추가적인 설명을 넣어 만든 한 권의 책이라 할 수 있다.

두꺼운 책 속에서, 수많은 글들 속에서 몇 십개의 부분만을 발췌해 그걸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법은, 어떻게 보면 매우 위험한 방법일 수 있다. 아포리즘으로 한 위인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이 위험한 것처럼, 발췌라는 것은 양날의 검처럼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도 주지만, 한 인물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주기도 한다. 특히 복잡하고 깊이 있는 의식을 갖고 있는 위인이라면 그런 위험이 더해질 수 밖에 없다. 괴테 또한 수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인물인 만큼 괴테의 글에서 발췌해 거기에 해설을 붙이는 것은, 괴테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하기 보다는 괴테의 말을 통해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괴테의 글에서 감동을 받는 이유는 몇 개 안 된다. 나에게 영감을 주는 경우, 또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해 주기 때문인 경우. 이 두 가지가 가장 크지 않을까?

그럼에도 이런 책은 분명 도움이 된다. 왜냐하면 사람들마다 독서의 수준이 다르고, 지식의 수준이 다르고, 처한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별 도움이 안 되는 글이,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구할 정도로 가치 있는 글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모든 글들은 기본적으로 소중하다고 할 수 있겠다. 저자의 글은 그나마 다른 책들보다 그래도 좀 더 깊이 들어간다. 나름 갖고 있는 지식이 많기 때문일수도 있겠다. 이런 글들을 통해 그래도 좀 더 괴테에게 다가갈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직접적인 괴테와의 만남은 원전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괴테를 접한 후에, 나중에 좀 더 시간을 두고 괴테와의 대화를 읽는 것. 이것이 저자가 원하는 가장 좋은 루틴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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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먹보 고래 미운오리 그림동화 18
다니구치 도모노리 지음, 봉봉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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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보는 동화책이다. 유치원 그림책 대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걸까? 아니면 부모님의 눈높이에 맞는 걸까? 자세히 보니 우리나라 작품이 아닌 일본 작품이다.

먹보 고래가 있다. 먹는 걸 무척 좋아한다. 바닷 속에서 작은 물고기를 먹던 먹보는 점점 더 큰 물고기를 먹기 시작하고, 나중에는 강까지 가서 민물고기를 먹고, 채소와 과일까지 먹는다. 그리고 둥둥 떠 다니더니 수많은 빵도 먹고, 수많은 음식들까지도 먹는다. 그리고 이제야 배가 부른 고래는 다시 바다로 돌아간다. 그리고는 섬이 되었다. 수많은 물고기와 채소, 과일들, 그리고 음식들, 빵들이 그려진다. 시원한 그림 안에 다양한 먹거리들을 나오면서, 부모님들이 아이와 함께 이건 뭐, 이건 뭐 하면서 이야기거리를 늘려갈 수 있는 장점도 있어 보인다.

어쩌면, 일본에 고래를 닮은 섬이 있거나, 고래섬이라 불리는 섬이 있을 것 같다. 거기에서 이 그림책의 초안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유아들을 대상으로 하니, 이야기 속에서 어떤 의미와 상징을 찾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그림 그대로, 시원한 파란색의 바다 색 속에서 순간 순간 기분좋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그리고 엄마, 아빠와 다양한 그림들을 보며 웃고 이야기하는 그 순간이 이 책이 노리는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세살에서 다섯살 정도 되는 아이들을 둔 부모님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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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사람은 모두 철학자가 된다 - 철학상담이 건네는 가장 깊은 인생의 위로
박병준.홍경자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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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입은 사람은 모두 철학자가 될까? 모두는 아니다. 그럼 다수가 될까? 다수도 아니다. 상처입은 사람 중 극소수가 철학자가 된다. 철학자는 철학에 대한 깊은 지식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삶에 대해 성찰하고,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할지 자기만의 철학을 갖고, 삶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철학자인데, 사실 상처받은 사람들 대부분은 그 정도의 수준까지 이르지 못하고 있다.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일반 철학책과 다르다. 책에 보면 철학상담이나 철학상담사를 위한 책으로 되어 있는데, 사실 이런 자격증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만약 있다면 관심을 갖고 알아보고 싶다. 지금 찾아보니 한국철학상담치료학회라는 곳이 있고, 거기에 이런 상담사를 양성하는 수업을 하는 것 같다. 자세한 사항은 나중에 알아보면 되고,

이 책은 지금까지 봤던 책들과는 다르게 철학의 실제적인 적용으로 볼 수 있겠다. 인문이 사회과학과 만난 느낌이랄까? 우리의 실생활에서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실용학문으로서의 철학을 보는 것 같아 새롭다. 이것이 철학의 새로운 분야의 개척처럼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바람직한 모습이라 생각한다. 철학으로 누군가에게, 누군가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철학이 실제적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좋은 실례가 아닐까 싶다.

물론 이과정이 철학의 정점은 아니다. 철학과 상담을 통해 타인들의 삶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의 철학은 결국 내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상담자들이 모두 자신의 철학을 갖고 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가르치는 것과 깨닫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담자라면 좀 더 수월하게 자신의 철학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철학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도 이 책은 철학을 좀 더 쉽게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결국 상담은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것과 비슷하니, 책의 내용이 어려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책과의 만남은 즐겁다. 살아있는 철학, 내 안에서 숨쉬는 철학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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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화감각 - 이상하고 가끔 아름다운 세계에 관하여
미시나 데루오키 지음, 이건우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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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잡화에 대한 책이다. 처음 책을 접할 때는 잡화에 대한, 즉 잡화라 말할 수 있는 여러가지 잡스러운 것들, 미천한 것들, 하찮은 것들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이거나 톡톡튀는, 아니면 뭔가 재미있거나 유익한 이야기들이 적혀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아니다. 이 책은 미시적이지 않고, 거시적이다. 그것도 잡화에 대한 매우 거시적인 글들이라 보면 되겠다. 저자는 약 10년 정도 잡화점을 운영한 듯 하고, 그러면서 잡화에 대한 다양한 역사와 경험을 접하며 이 책을 쓰게 된 것 같다. 일본의 잡화에 대한 전반적인 역사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리고 작가가 생각하는 잡화의 미래에 대해서도 약간을 알 것 같다.

우리가 말하는 잡화와 일본이 말하는 잡화는 크게 보면 같지만, 세밀하게 보면 약간 다른 느낌이다. 잘은 모르지만 일본에는 왠지 잡화라는 일정한 분야가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일본식 잡화점들을 보면 수많은 물건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판매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에 의하면, 내 생각에는 다이소 등에서 파는 것들은 도구에 해당하는 것 같고, 잡화점에서 판매하는 것들은 좀 더 쓰임새 부분에서 벗어나는 아이템들을 말하는 것 같다. 사실 그 구별이 애매하지만, 그걸 분간하고, 그러면서 현재의 경향이 도구에서 잡화로 좀 더 넓게 진화? 또는 성숙되어 가는 그런 과정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

무튼, 이 책은 잡화에 대한, 잡화 주인의 일종의 경에세이로 보면 되겠다. 이 책을 통해 뭔가 새로운 지식을 얻기보다는 일본의 잡화의 시작부터 발전 역사에 대해 간략히 알 수 있고, 잡화에 대한 좀 더 깊은 생각들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개념이 우리에게 어떤 가능성으나 비전을 제시해주는지는 잘 모르겠다. 즉,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할 직접적이니 목적이 애매하다는 말이다. 잡화는 말 그대로 잡이기에, 여기에 뭔가 큰 의미를 두기는 애매하다. 내가 잡화점 주인이 될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그런데, 솔직히 여유가 되면 잡화점 같은 걸 하나 만들면 좋겠다. 어제 성수동에서 봤던 수많은 잡화들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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