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가 바라본 세상 - 극한 상황을 이겨내고 진리를 깨닫게 하는 니체의 아포리즘
석필 편역 / 창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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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인기는 끝이 없다. 대단하다. 누군가는 니체가 철학자이기보다는 예언가라는 말을 했다. 이 말에 동감한다. 예언가이기 때문에 환란의 시대에 지도자로 부상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환란의 시대다. 왜 환란인가? 환란을 모르기 때문에 환란이다. 습관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날들 사는대로, 일상의 루틴대로 아무 생각 없이 (우리는 생각없이 살고 있다. 이 생각은 무얼 먹을까, 무엇 마실까, 이 집이 맛있다더라, 누구가 누구랑 외도했더라 하는 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건 생각이 아니다.) 살아가고 있다. 놀라울 정도로 우리는 성찰을 하지 않는다. 인간이 고등생물이라지만, 우리가 사는 모습은 아메바와 별 다르지 않다. 우리는 그것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다. 비온 뒤 도로에 나오는 지렁이를 보고, 그 지렁이가 새들에게, 아니면 사람과 차들에게 치어 죽는 것을 보면서 불쌍하게 여기지만, 정작 자신의 모습을 거기에서 보지 못하는 사람이 바로 우리들 자신이다.

이 환란의 시대에 니체가 주는 충격은 망치로 맞는 듯한 충격이다. 누군가 머리를, 내 뇌속을 깔로 찌르는 듯한, 누군가 내 머리 속에 다이나마이트를 설치하고 터트리는 듯한 충격을 받게 된다. 특히 일상화된, 루틴화된, 찍어낸 듯한 사람이, 보편적인 생각 속에 안주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충격은 오펜하이머의 원자폭탄급이다. 결국 새로 태어날 수 있는 씨앗이 그 폭발 속에 심어져 있다. 그래서 예언가이다.

이 책은 니체의 삶에 대한 글이 1/3 정도된다. 이건 인터넷을 통해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 내용이기에 큰 의미는 없다. 우리는 이미 니체의 전기에 대해서는 알만큼 알고 있다. 다만 그의 삶에 대한 주관적인 해석이 존재할 뿐이다. 결국 2/3이 주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포리즘이 의미하듯 주요 책에서 인상적인, 아니면 망치와 같은 명언들을 추려내서 책을 냈다. 문제는 망치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 같은 글이라도 누군가에게는 망치고, 다이나마이트이지만, 누군가에게 뽕뽕이 망치라는 것. 책은 전체를 읽어야 된다. 특히 니체의 글은 다른 철학자들과 다르다. 에머슨이나 톨스토이, 다른 사상가들의 글들은 툭 짤라내 그것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글들이지만, 니체는 전체를 봐야 이해할 수 있는 글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아포리즘이 분명히 도움이 된다. 어떤 글들은 읽으면서 나의 무지와 사상의 한계, 관성화된 사상의 틀을 깰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제일 중요한 것.

니체의 사상을 깨닫는다해도, 그 사상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것.

우리는 모든 것에서 자유로운, 얽매이지 않는 사상을 가져야 한다는 것.

니체의 사상을 통해 배울 것은 배우고, 버릴 것은 배울 것. 그리고 나중에는 그 배운 것 조차 잊어버리고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

시간이 걸린다해도 자기만의 사상을 갖고 살되,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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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일상에서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 - 신발 끈을 매다 수학이 생각났다
클라라 그리마 지음, 배유선 옮김 / 하이픈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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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한 책이다. 일단 새로운 시선으로 수학에 대해 써내려갔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봐온 수학관련 책들에 비하면 독창적인 느낌은 많이 받는다. 하지만, 내용들이 뭐랄까, 나처럼 수포자였던 사람이 본다면 상당히 전문적인 내용들이 많이 들어 있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을 통해 수학에 좀 더 다가가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오히려 수학에 다시 관심을 가지려 했던 호기심이 다시 멀어지는 느낌이다. 쉽게 말하면 어렵다는 얘기.

그럼에도 수학으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는 작가의 시선에는 공감한다. 우리의 삶 속에서 수학이 얼마나 쓸모가 있는지, 우리가 모르지만 다양하게 우리 주위에서, 내 삶 주위에서 수학이 묵시적으로 우리 삶을 지배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공감을 줄 수 있는 책이다. 그런 기본적인 생각, 즉 우리는 수학 속에서 묻혀서 수학과 함께 살고 있고, 그 사실을 너희에게 직시하게 해 주겠다. 한번 깨달아보라 라는 거창한 모토가 있었다면, 조금 더 쉬운 문제로, 더 직관적이고 공식이 필요없는 문제로 우리에게 더 쉽게 풀이해 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혹시 모르겠다. 내가 정말로 수포자라서 나만 기본 지식이 딸리는 건지, 아니면 스페인의 일반 국민들의 수학적 지식이 나보다 월등히 높아서 이런 문제들에 대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 결국 내 문제가 되는가? 더 열심히 수학에 접근해 봐야 겠다.

아뭏튼 책의 저자가 얼마나 수학 속에서 묻혀 사는지는 알겠다. 수학을 생각하고, 수학으로 삶을 바라보려 하는 작가의 노력이 대단하고, 그만큼 수학을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 나도 수학에 대해 좀 더 전문적으로 다가가고 싶다. 수포자가 아닌 수학을 사랑하는 사람, 수학을 즐기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몇 년 뒤 내가 그런 사람이 된다면, 이 책을 좀 더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렇게 되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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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지막을 생각할 때 삶은 비로소 시작된다
히스이 고타로 지음, 이맑음 옮김 / 책들의정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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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한 성찰은 인간이 반드시 해야 하는 성찰이다. 자신의 죽음을 직시할 때 삶이 현재보다 더 성숙해지고 아름다워진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순간은 나이가 어릴 수록 좋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령이 되거나 불치병에 걸렸을 때에도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할 때가 있다. 진지하게 생각하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낯설어서 그렇기도 하다. 죽음도 연습이 필요한 셈이다.

이 책은 죽음에 대한 진지한 내용을 담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좀 더 진중하고 무게있고, 깊이있는 죽음이라는 우리 모두가 뛰어내려야 할 벼랑 끝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용은 생각보다 가볍다. 생의 마지막을 생각할 때 삶은 비로소 시작된다는 책 제목의 무게를 책 내용이 견디지 못한다. 강에 몸을 담길 원했는데, 들어가보니 개울이다. 죽음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 삶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 죽음을 깨달은 후, 죽음의 공포를 깨달은 후 우리 삶에서 변화되야 할 가장 중요한 것, 본연의 나에 대한 성찰, 이에 대한 깊이있는 내용이 없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죽음에 대한 주변적인 이야기들, 많은 이들이 죽음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어떻게 보면 본질적인 방향성의 오류에서 나오는, 방법적인 죽음에 대한 논의들이 주를 이룬다. 결국 본질을 피해 겉만 헤매고 있는 셈인데, 결국 이런 헤맴은 죽음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시간의 낭비가 될 수도 있다. 결국 마지막을 생각하지만 삶이 제대로 시작되지 못하는 셈이다. 철학적인 접근, 더 깊은 숙고된 사상이 없이는 삶은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는다. 죽음은 우리 모두 피할 수 없는 필연이지만, 이 필연의 깊이를 제대로 느끼는 이는 별로 없다. 그리고 이 책은 여타 다른 책들처럼 그렇게 깊이 있는 성찰을 이끌어 줄 수 있는 가이드가 되기에는 부족하다. 그럼에도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던 이들에게는 나름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책의 가치는 모든 이들에게 상대적이고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책의 가치는 내가 논할 수 없다. 죽음은 온전한 나의 문제다. 내 안에서 성찰하고 내 안에서 깨닫고, 내 안에서 실천할 일이다. 삶과 죽음은 이분법이 아니다. 삶 안에 죽음이 있는 것, 죽음은 삶의 일부분일 뿐. 따라서 삶의 가치는 죽음보다 정량적으로나 정성적으로 우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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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슬기로운 철학수업 슬기로운 철학수업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미조 편역 / 파랑새서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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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특별하다. 철학사 전체를 통해 가장 독창적인 사상가로 세상과 부딪쳤던 사상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자신의 사상을 감내하지 못해 정신병에 걸리고 말 정도로 그의 사상은 당시나 현시대에 봐서도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독창적인 사상을 보여주고 있다. 수많은 다양한 철학자들이 자신의 철학을 주장하고 펼치지만, 니체만큼 골수분자로 세상을 향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철학자는 지금까지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니체의 글은 때로 읽을 때 감탄을 자아낸다. 글의 냉소성 때문이 아니라, 글 속에 나타나는 니체만의 사상, 어떻게 보면 니체만의 독특한 생각의 방향성? 우리와 체질적으로 다른 생각의 방향성으로 인해 깜짝 놀라기 때문이다. 이런 감동은 니체의 글에서만 읽을 수 있다. 그래서 때로 읽을 때 머리를 망치로 얻어 맞는 느낌이다.

이 책은 니체의 슬기로운 철학수업이라는 제목 하에 니체의 책들 중에서 저자가 어떤 기준으로 발췌해서 정리한 책이라 볼 수 있다. 여기에는 발췌한 내용만 있고, 그 글에 대한 설명은 없다. 하지만 니체의 글들중 많은 글들이 좀 더 깊은 설명이나 해석이 있어야만, 아니면 앞뒤의 글들과 함께 읽어야만 이해가 되는 글이다. 따라서 어떤 글들은 작은 문장으로도 감동을 주지만, 대부분의 글들은 그 글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이 필요할 때가 많다. 특히 발췌해서 글을 엮을 때는 그런 부분들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 싶다.

그리고 편역자가 어떤 기준을 글들을 발췌했는지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이 많다. 왜 이런 소제목으로 이런 글들을 발췌했는지 잘 모르겠다. 니체의 사상에 대해 얼마나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는지, 니체에 대해 자신의 사상만으로 여러 자신있게 니체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정도의 깊이가 있는 니체 사상가인지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책 전체를 통해 아니면 소제목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니체의 철학과 관련된 저자의 의도가 발췌된 내용에서 과연 적정하게 드러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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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레임 - 발상의 전환을 위한 28가지 생각 도구
네이선 퍼.수재너 하몬 퍼 지음, 한정훈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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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레임은 쉽게 봐도 넓게 보는 모든 것의 전환이다. 프레임에 갇혀 있는 모든 의식적인 또는 의식하지 못하는 것들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새롭게 바라볼 때 새로운 세상이 전개된다는 그런 의미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작가는 이 리프레임이라는 큰 전제 아래서 글을 써 내려가고 있다.

그렇다면 전체적인 내용은 어떠한가. 일단 내용은 새로울 게 없다. 이미 모든 처세술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들과 대동소이하다. 대동소이하다는 말은 지금까지의 모든 처세술이 결국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처세술의 담론을 벗어나지 못하는, 결국 프레임속에 갇혀 버렸다는 말일까? 그럼 리프레임은 가능한가? 어떻게 보면 저자는 우리들이 처세에 대한 프레임을 리프레임 시켜주지 못하는 , 거시적으로 봤을 때 미시적인 내용들로 가득찬 이 책속에서 결국 길을 잃고 있는 셈이다. 서울로 가는 게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결국 도보, 기차, 차, 그리고 비행기 같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방법 외의 다른 방법을 보여주지 못한다. 결론적으로 리프레임의 실패로 보인다.

저자는 두 명이다. 저자가 두명이면 치명적인 단점이 생긴다. 잘못하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것. 두 명이 한 명일 수 없으니, 각자 가는 길이 다르다. 부부가 가는 길도 다르다. 모든이들은 각자의 길을 간다. 그러니 아무리 절친이고, 목숨을 맹세한 친구라해도 그 길은 두개다. 우리는 인생을 결코 남과 공유할 수 없다. 여기의 남은 배우자, 자녀들도 포함이다. 그러다 보니 내용이 산만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치명적인 약점은 28개의 논제에 대한 실례의 취약성과 모호함이다. 처세술은 무엇보다 간결함과 명확함, 그리고 적절한 예가 중요하다. 이 책은 하나하나의 논제에 대해 적절하고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명쾌하게 제시해 주지 못하는 셈이다. 그 기저에는 무엇보다 논제에 대한 막연한 예시들이 포함된다. 예시들은 상황과 맞지 않거나 약하거나 경계에 서 있다. 그래서 읽다보면 뭘 얘기하자는 건지 이해할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보면 수많은 근거와 경험을 통해 리프레임의 논제를 만든 게 아니라, 논제를 이미 정해 놓고, 거기에 맞춰 억지로 예시를 갖다 놓은 느낌이다. 결국 답은 정해져 있다는 거다. 과학은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검증하면서 연구를 해 나가고, 만약 가설이 틀리면 가설을 수정하면 된다. 하지만 주장은 그렇지 않다. 주장의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검증하기 보다는 그 가설에 맞는 내용으로 채우면서 나간다. 결국 가설을 바꾸지 않고 고집스럽게 밀고 나간다는 거다. 이 책이 좀 더 깊이 있으려면 더 열린 마인드와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

번역도 문제다. 번역이 원서 그대로 번역한 듯, 너무 어색하다. 특히 구어체들. 대화가 많이 나오는데, 대화의 말투가 난감하다. 여자 둘이 대화하는데, 친한 이들어 상대방을 부를 때, 당신이라 부르겠는가. 애인이 상대방을 바라보면 말하는 you를 당신으로 번역하면, you 라는 단어 안에 포함된 그 수많은 내면의 뜻을 어떻게 전할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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