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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일상에서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 - 신발 끈을 매다 수학이 생각났다
클라라 그리마 지음, 배유선 옮김 / 하이픈 / 2024년 7월
평점 :
난해한 책이다. 일단 새로운 시선으로 수학에 대해 써내려갔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봐온 수학관련 책들에 비하면 독창적인 느낌은 많이 받는다. 하지만, 내용들이 뭐랄까, 나처럼 수포자였던 사람이 본다면 상당히 전문적인 내용들이 많이 들어 있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을 통해 수학에 좀 더 다가가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오히려 수학에 다시 관심을 가지려 했던 호기심이 다시 멀어지는 느낌이다. 쉽게 말하면 어렵다는 얘기.
그럼에도 수학으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는 작가의 시선에는 공감한다. 우리의 삶 속에서 수학이 얼마나 쓸모가 있는지, 우리가 모르지만 다양하게 우리 주위에서, 내 삶 주위에서 수학이 묵시적으로 우리 삶을 지배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공감을 줄 수 있는 책이다. 그런 기본적인 생각, 즉 우리는 수학 속에서 묻혀서 수학과 함께 살고 있고, 그 사실을 너희에게 직시하게 해 주겠다. 한번 깨달아보라 라는 거창한 모토가 있었다면, 조금 더 쉬운 문제로, 더 직관적이고 공식이 필요없는 문제로 우리에게 더 쉽게 풀이해 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혹시 모르겠다. 내가 정말로 수포자라서 나만 기본 지식이 딸리는 건지, 아니면 스페인의 일반 국민들의 수학적 지식이 나보다 월등히 높아서 이런 문제들에 대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 결국 내 문제가 되는가? 더 열심히 수학에 접근해 봐야 겠다.
아뭏튼 책의 저자가 얼마나 수학 속에서 묻혀 사는지는 알겠다. 수학을 생각하고, 수학으로 삶을 바라보려 하는 작가의 노력이 대단하고, 그만큼 수학을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 나도 수학에 대해 좀 더 전문적으로 다가가고 싶다. 수포자가 아닌 수학을 사랑하는 사람, 수학을 즐기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몇 년 뒤 내가 그런 사람이 된다면, 이 책을 좀 더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렇게 되길 진심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