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자마자 이해되는 열역학 교과서
이광조 지음 / 보누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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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열역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들을 제공해 주는 책이다. 기본적이라 해도 고등학교 수준보다 약간 높은, 저자에 의하면 대학과 고등학교 간의 간극을 좁혀주는 지식들이 있는 그런 책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열역학은 결국 열과 힘, 즉 일과의 관계에 대한 학문이 아닌가 싶다.

열역학은 물리에서도 중요한 원리이지만, 화학에서도 중요하다.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그냥 단순하게 외우거나, 간단한 설명만으로 만족했던 기본적인 원칙들에 대해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줘서 많은 도움이 됐다. 왜 온도에 따라 변화는 부피를 위해 n/273을 더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 책을 통해 알게 됐다. 그리고 이것이 결국, 본질적으로는 아보가르도 법칙과도 관계된다는 것도 놀랍다. 단순히 암기만 해서는 그 관계에 대해 알기 어려웠는데, 본질적으로 설명해 주니, 몰랐던 것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아마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유체에 대해 공부하지 않았다면, 오랜만에 보는 이런 글들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지금은 재미있으니, 나름 그동안의 공부가 도움이 되긴 하는 것 같다.

우주는 천문학만의 세계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우주는 화학이다. 화학은 결국 원자와 분자를 다루고, 이는 또 물리와도 연결된다. 미시를 통해 거시를 바라보기 위해 화학은 반드시 필요하다. 물리도 마찬가지로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은 기체법칙과 열역학법칙을 통해 우리에게 미시적으로 그리고 거시적으로 우리 주변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시각을 갖게 해 준다. 이 책을 읽게 되면 보다 더 물리를, 그리고 화학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천문학도 사랑하게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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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위대한 자유 아포리즘 시리즈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 엮음, 홍성광 옮김 / 열림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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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리즘은 항상 장점과 단점을 갖는다. 어리숙한 자에게는 장점이 더 많고, 비판적인 자에게는 단점이 더 많다. 아포리즘이 갖는 치명적인 단점은 명백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때로 아포리즘에 매력을 느낄 때가 있다. 간단히 말하면 편리성 때문이다. 편리성은 얼마나 철학적으로 불쾌하고 편협한 말인가. 철학에 접근하는 자들에게 아포리즘은 가장 쉽게 맛볼 수 있는 독약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아포리즘은 조심해야 하고 신중해야 한다. 긴 글에서, 장문의 글에서, 복잡하고 난해한 글 중에서 뽑아낸 몇 개의 글들이 갖는 강렬함은 그 본연의 글 속에 있을 때 그 가치를 갖는다. 곰에게서 빼낸 웅담은 어디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지만, 글 중에서 빼낸 글은 본래의 글을 잃으면 발가벗겨진 내 대로에 내팽겨진 사랑스런 연인의 모습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책이 아쉽다. 홍성광은 니체에 대한 해석에 있어서 내가 존경하는 분 중의 한 분이신데, 왜 이 책을 번역해서 냈는지 의문이다. 일단 뒤의 니체에 대한 해석은 별개로 하고, (그건 원래 이 책의 일부가 아니니까), 이 책을 번역했다는 것은 이 책이 갖고 있는 강점이 있다고 믿고 있다는 의미인데, 그 강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이런 류의 니체 관련 책은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무분별하게, 아무 근거없이, 깊은 성찰없이 내뱉는 니체의 아포리즘을 자기의 느낌대로 적어서 내 놓은 책들. 이런 책들은 이미 시중에 널렸다. 이런 책들은 대부분 니체를 알고자 하는 자에게 약이 되겠는게, 아니면 오히려 독이 되겠는가.

이 책에서 느껴지는 니체의 모습은 한마디로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노인의 모습이다. 살 만큼 산 노인이 인생에 대해 논하는 글들같다. 하지만 우리는 니체가 어떤 삶을 살고, 어떻게 죽고, 어떻게 자신의 사상을 치열하게 이루어 냈는지, 그래서 이 시대의 예언자로 등극했는지 알고 있다. 니체가 갖는 사상의 위대성을 세상을 오래산 노철학자의 사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디서나 도전하고 고민하게 하고, 자신의 기존 사상을 엎어버릴 만한,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망치로 맞는 것처럼 내 뇌를 내리치는 그 힘이다. 그 힘 때문에 니체가 우리가에 의미가 있는 셈이다. 니체에게서 우리가 바라야 하는 모습의 진정한 원형은 도전과 혁신이다. 현대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불가능을 위해 나아가게 하는 힘이다. 에너지다. 우주에 존재하는 에너지의 총합은 같지만, 그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보급해 주는 이 시대의 영구기관인 셈이다.

그런데, 이런 책들은 니체를 할아버지로 만들어 버린다. 개인적으로는 안타깝다. 가장 존경하는 분이 이런 아포리즘을 책으로 낸 것도, 이미 아포리즘의 폐해를 잘 알고 있는 분일텐데 왜 이런 책을 본인이 직접 냈는지, 본인이 아니라도 몇 년 동안 니체의 책을 읽어본 이라면 누구나 낼 수 있는 이런 책을 왜 냈는지 궁금하다. 공자가 사자소학을 낼 필요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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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꽉 잡는 한자 어휘 365 - EBS 대표 국어 강사 강용철 선생님의
강용철 지음 / 비타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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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자 어휘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과 적용 사례가 적혀 있는 책이다. 책에 나와 있는 어휘들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위해 선정한 것 같긴 하지만 특별히 구분할 필요는 없겠다. 기본적으로 한자시험에서 4,5급 정도가 되는 아이라면 거의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들일 것이고, 4,5 정도는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면 무난히 딸 수 있는 수준이다.

얼마전 우리말 퀴즈 방송에 초등학교 학생들이 방학특집으로 나온 적이 있었다. 거기에서 한자 어휘들이 몇 개 나왔는데,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조차 한자의 의미를 제대로 모르는 것을 보고, 아이들마다 어휘 실력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그리고 한자를 제대로 모르면 그 어휘의 수준이 더 심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다. 한자는 중국어가 아니라 우리말로 봐야 한다. 괜히 힘들게 잘 쓰고 있는 어휘를 순우리말로 바꾸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한자도 그리고 우리가 잘 쓰는 영어도 모두 우리 어휘들이다. 나눌 이유가 없다. 그렇게 능동적으로 어휘는 변해가고, 우리는 거기에 맞춰 법을 개정해 가면 될 뿐이다.

이 책은 간단히 단어가 나오고, 단어의 뜻이 나온다. 그리고 예문이 몇 개 나온다. 어떻게 보면 네이버 한글사전에서 찾으면 다 나오는 내용들이라 할 수 있고, 초등학생 국어사전에 보면 다 나오는 내용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내용들에서 발췌해 추려낸 건데, 그런 의미로 본다면 이런 책들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평가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이가 이 책을 즐겨 읽으면서 좀 더 어휘력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글들을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책을 읽는 즐거움을 느끼길 바란다. 옆에서 함께 보면서 좋은 시간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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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 지금 가까워질 수 있다면 인생을 얻을 수 있다
러셀 로버츠 지음, 이현주 옮김, 애덤 스미스 원작 / 세계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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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담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이라는 책에 대한 일종의 해설서라고 보면 되겠다. 아담 스미스의가 국부론이라는 책을 쓴 것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지만, 도덕에 대한 책을 썼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나도 이 책을 통해 도덕감정론이라는 책을 처음 알게 됐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많은 감명을 받은 것 같다. 그래서 경제학자로서, 국부론과 연계해서 이 책이 갖고 있는 좋은 점들을 소개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봐도 될 것이다.

도덕감정론이라는 책이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있는지 검색해 보니, 이미 다양한 번역으로 소개되어 있었다. 나중에 한번 기회가 되면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일단은 이 책을 통해 대충 어떤 내용인지는 알 것 같다. 책 처음에 나오는 인용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는 다른 사람의 운명에도 관심을 갖고 있고, 자신에게 이익이 없을지라도 타인을 돕고 싶어한다는 것"이 아마도 이 도덕감정론의 주요 내용이 아닐까 싶다. 저자 또한 이런 부분에서 감명을 받았을 것이고...

아암 스미스는 사회학자이자 경제학자이지 철학자는 아니다. 그가 쓴 도덕감정론은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저자가 인용한 부분들을 보면 이해하기 어렵거나 복잡한 책이 아니다. 단순하고 이해하기 쉽게 쓴 스미스의 관점에서 바라본 인간이 갖고 있는 본유적인 도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은 책일 뿐이다. 칸트나 니체처럼 복잡한 첱학서라면 이런 부수적인 설명을 곁들인 책이 도움이 되지만,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책에 왜 이런 설명을 붙이는 책이 필요한지는 모르겠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감명을 받아서 쓰긴 했지만, 그 내용이 사실 원서의 수준을 넘어서지는 못한다. 간단한 글에 괜히 사족을 붙이는 셈이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도덕감정론이라는 책이 있다. 좋은 책이니 한번 읽어봐라"라는 수준에서 끝나도 될 수준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감명을 받았지만, 이 책은 현대의 도덕이나 철학수준에서 봤을 때는 과거의 유산으로는 가치가 있지만, 현재의 윤리 감정과는 동떨어진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일단 인간이 갖고 있는 본유의 관념이라는 생각 자체가 개인적인 견해로는 현대의 철학이나 윤리사상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그동안 사상적으로 성숙했다는 의미이다. 스미스가 갖고 있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은 지금 보면 일종의 이상적인 환상으로 보일 뿐이다. 이정표는 될지라도 가치까지는 논하기 힘들다는 말이다. 그가 바라보는 인간의 도덕에 대한 깊이는 첱학의 깊이를 넘지 못한다.

기회가 되면 도덕감정론을 읽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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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세이스트(death-essayist)의 오늘 나의 죽음 이야기 - 삶을 위해 죽음을 쓰는 데세이(death-essay) 안내서
김혜경 지음 / 하움출판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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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세이스트

저자가 만든 말인 것 같다. 그대로 보면 죽음에 대한 에세이를 쓰는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죽음에 대한 접근은 인생을 온전히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을 불필요한 일이라 생각하는데, 이는 옳지 않다. 죽음에 대한 성찰은 삶을 더 윤택하게 한다. 물질적인 윤택이 아닌 정신적인 윤택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젊었을 때부터 죽음을 생각하며 삶을 고찰하고 철학해야 한다. 인생은 삶과 죽음을 모두 포함하는 단어다.

이 책은...

일단 죽음에 대한 성찰을 하기에는 부족하다. 일단 죽음에 대한 간단한 경수필인데, 너무 경하다. 너무 가볍고 내용이 없다. 일단 저자는 죽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많은이들에게 죽음에 대한 화두를 던져주고 싶어하는 것 같지만, 정작 이 글들에서는 죽음에 대한 저자의 성찰이 담겨져 있지 않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만 있을 뿐, 죽음에 대한 저자의 고민과 깊은 성찰, 우리가 어떻게 죽음을 대해야 하고, 죽음 앞에서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이나 성찰이 담겨져 있지 않다는 말이다. 이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죽음에 대한 에세이에서 결국 가장 중요한 본질이 빠졌다는 의미이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의미가 있으려면, 죽음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태도가 바뀌고, 그로 인해 우리의 각자의 삶이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죽음에 대한 성찰이 우리에게 주는 기본적인 변화의 기본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읽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죽음을 돌아볼 수 있을까? 죽음의 의미와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하질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의문을 해소할 수 있을까? 그러기는 힘들 것 같다.

저자의 글솜씨도 아쉽다. 에세이는 자신의 일기가 아니다. 읽는이가 편하게 읽고, 의미를 이해하기 쉽도록 쓰는 게 경수필의 기본이다. 일기가 아니란 말이다. 본인만 아는 내용들, 다른이들을 알것이라 생가하고 쓰는 글들. 두서없이 나오는 내용들. 그리고 읽기의 맥을 끊는 글쓰기 습관들이 어렵지 않은 내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일기에 쓰는 내용, 자신만 아는 내용으로 다른 사람들을 설득시키고 이해시키기는 힘들다. 자신의 글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다수의 독자들에게 글을 쓸 때 무엇을 주의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보기 바란다.

어떻든 죽음에 대한 논의나 고민은 반드시 필요하고,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나 생각은 다른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사람들마다 책에 대한 의견이나 생각은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저자의 이런 도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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