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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어른이 되면 ㅣ 팜파스 그림책 12
오아영 지음 / 팜파스 / 2023년 2월
평점 :
예전에 아주 유명했던 말이 있다. 책 제목인지는 모르겠는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은 이미 유치원 때 모두 배웠다."라는 말이다.
당시에 이 말을 되새기면서, 정말 그렇다는 생각을 하며 공감했던 적이 있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유치원에 다닐 때 삶에 있어서 필요한 것들을 이미 다 배웠을지도 모른다. 아니 배웠다고 보는 게 맞겠다.
친구들과 사이 좋게 지내고, 즐겁게 웃고, 함께 울고, 함께 놀면서 순수했던 그 시절이 우리 인성의 지향해야 할 곳이고, 우리 이성이 간직해야 하는 본향일 수도 있다. 어쩌면 우리는 유치원 시절을 되새김질 하며 인생의 나머지를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인생은 정말 단순하지만 복잡하게 얽매이게 만들고, 그리고 그것들을 다시 풀기 위해 노력하면서 삶을 마무리한다. 단순한 삶 속에 있는 진정한 삶의 가치를 잊고 살아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어렸을 때 모두 어른이 되고 싶어한다. 어른이 되면 맛있는 것도 마음대로 먹고, 입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입고, 여행도 마음대로 다니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유명인이 될 수 있고, 더 아름다워질 수도 있을 것이다. 엄마보다 키가 크고, 아빠보다 더 용감해지면, 엄마, 아빠도 나를 자랑스러워 하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삶의 길이 평탄하지 않고, 미끄럽기도 하고, 거칠기도 하고, 때로는 엄청난 지진으로 땅이 갈라지고, 꺼지기도 하지만, 우리는 순수한 모습으로 순수하게 커갔으면 한다.
아이들이 순수한 이유는 마음껏 상상하며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에게 우리 부모가 보여줘야 할 세상이 그런 세상일 것이다. 세상이 그렇지 않기에 그런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
그림에 나오는 예쁜 까마귀처럼, 어른이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즐겁게 희망을 갖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이가 됐으면 한다. 어른이 되어서도 어릴 적 마음 속에 있던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