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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배울 수 있다면 - 사랑을 이해하는 철학적 가이드북
로버트 C. 솔로몬 지음, 이명호 옮김 / 오도스(odos) / 2023년 3월
평점 :
우리가 쓰는 추상적인 단어 중에 사랑만큼 주관적이고 논쟁적이며 상대적인 단어도 없을 것이다. 누군가는 사랑이라 말하지만, 상대방은 그것을 애증이나 부담으로 받아들인다. 사랑만큼 오해하기 쉽고 광범위하게 다양하게 쓰이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이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그만큼 광범위하게 쓰이고 우리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존재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사랑이란 무얼까
누군가는 감정적으로 대하고, 누군가는 관념적으로, 누군가는 육체적인 것으로, 누군가는 정신적인 것으로 대할 것이다. 무엇이 정답인가? 아니 정답이 있을 수 있을까? 각자 사용하는 사람마다 사랑의 뜻과 정의가 다른데, 어떻게 정답이 존재할 수 있을까?
저자는 사랑에 대해 감정적이기보다는 관념적인 것으로 이야기하면서, 매우 길게 그리고 어렵게, 우리가 보기에는 매우 난해하게 자신의 논지를 펼치고 있다. 본인은 에세이처럼 썼다고 하는데, 내용은 에세이가 아니다. 어쩌면 철학책보다 더 난해할 때가 있다. 사랑의 주관성, 상대성 때문이다. 하나의 기준을 마련하려 하지만, 그 기준이 누구나에게 다 맞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저자의 방대한 주장들을 나에게 그대로 적용할 필요도 없다. 다만 이런 글들을 통해 사랑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 과정이 매우 지난하다. 이 책을 정독하다가는 오히려 사랑을 잃을 것만 같다.
우리는 각자 자기의 세상을 살아가고, 자기의 세상 속에서 사랑을 정의한다. 수많은 사랑 속에서 사랑이 사랑이 되려면 몇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다. 상대방을 배려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건 사랑이 아니다.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조건없는 베품이다. 사랑은 받기보다는 주는 걸로 성립한다. 그리고 주는 걸로 끝나야 하지 그에 대한 보답을 바라면 안 된다. 결국 사랑은 상대방을 향한 겸손한 마음과 조건없는 베품 속에서 나와야 한다. 그것이 감정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관념일 수 있겠지만, 사실 감정과 관념을 어떻게 딱 구분하겠는가. 추상적인 것에 벽이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