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것들 - 일상을 잘 살아낸 이야기, 우리는 그것을 '기적'이라 한다
경수경 외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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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뭐랄까, 직업적인 작가의 글이 아니라, 이제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가기로 마음먹은 분들의 문집으로 보면 되겠다. 아마도 어디에선가 열린 글쓰기 클래스에 참여하신 분들이 여러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고, 그 글들을 모아 책으로 낸 것으로 보인다. 책은 여러 주제로 글감을 정해주고, 참여하신 분들은 거기에 맞게 자신의 글을 써 간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것에 얽매이면 안 된다. 처음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고, 자신의 어품이나 슬픔을 감정적으로 쓸 필요도 없다. 그 정도 수준에 머문다면 단순한 감상집에 머물 뿐이다.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원하는 바는 다양하다. 누군가는 시를 쓰고 싶어하고, 누군가는 소설을, 누군가는 기행문이나 에세이를 쓰고 싶어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에 맞게 자신의 문체를 가다듬어 가면 될 일이다. 즉, 처음부터 글을 배우면서, 여러 글감에 대해 자신의 이야기를 쓸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이런 글들을 쓰고 서로 나누다 보면 마음의 위로가 되긴 하겠지만, 감상투를 벗어나긴 힘들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정형화된 문체는 없다. 자기가 쓰고 싶은 글들을 자신의 느낌대로 써 내려가는 게 가장 개성적이고 독창적이며, 자신만의 문체가 된다. 자신의 문체에 자신을 갖고 독자의 입장을 늘 고민하며 써 가면 될 것 같다. 남들의 비판이나 칭찬에 집착할 필요도 없다. 그렇게 써 내려가려고 클래스에서 글쓰기를 배우는 게 아닐까 싶다.

다양한 글들이 적혀 있지만, 대부분 피상적이고 초급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가족이나 지인이라면 모를까,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읽기에는 부족하다. 그래도 힘들게 첫 시작을 하셨으니,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며 파이팅해서 계속 글을 써 내려가시기를 바란다. 쓰고 싶었던, 남들에게 들려주시고 싶었던 것들을 자신만의 문체로 그려가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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