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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화감각 - 이상하고 가끔 아름다운 세계에 관하여
미시나 데루오키 지음, 이건우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평점 :
이 책은 잡화에 대한 책이다. 처음 책을 접할 때는 잡화에 대한, 즉 잡화라 말할 수 있는 여러가지 잡스러운 것들, 미천한 것들, 하찮은 것들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이거나 톡톡튀는, 아니면 뭔가 재미있거나 유익한 이야기들이 적혀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아니다. 이 책은 미시적이지 않고, 거시적이다. 그것도 잡화에 대한 매우 거시적인 글들이라 보면 되겠다. 저자는 약 10년 정도 잡화점을 운영한 듯 하고, 그러면서 잡화에 대한 다양한 역사와 경험을 접하며 이 책을 쓰게 된 것 같다. 일본의 잡화에 대한 전반적인 역사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리고 작가가 생각하는 잡화의 미래에 대해서도 약간을 알 것 같다.
우리가 말하는 잡화와 일본이 말하는 잡화는 크게 보면 같지만, 세밀하게 보면 약간 다른 느낌이다. 잘은 모르지만 일본에는 왠지 잡화라는 일정한 분야가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일본식 잡화점들을 보면 수많은 물건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판매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에 의하면, 내 생각에는 다이소 등에서 파는 것들은 도구에 해당하는 것 같고, 잡화점에서 판매하는 것들은 좀 더 쓰임새 부분에서 벗어나는 아이템들을 말하는 것 같다. 사실 그 구별이 애매하지만, 그걸 분간하고, 그러면서 현재의 경향이 도구에서 잡화로 좀 더 넓게 진화? 또는 성숙되어 가는 그런 과정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
무튼, 이 책은 잡화에 대한, 잡화 주인의 일종의 경에세이로 보면 되겠다. 이 책을 통해 뭔가 새로운 지식을 얻기보다는 일본의 잡화의 시작부터 발전 역사에 대해 간략히 알 수 있고, 잡화에 대한 좀 더 깊은 생각들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개념이 우리에게 어떤 가능성으나 비전을 제시해주는지는 잘 모르겠다. 즉,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할 직접적이니 목적이 애매하다는 말이다. 잡화는 말 그대로 잡이기에, 여기에 뭔가 큰 의미를 두기는 애매하다. 내가 잡화점 주인이 될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그런데, 솔직히 여유가 되면 잡화점 같은 걸 하나 만들면 좋겠다. 어제 성수동에서 봤던 수많은 잡화들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