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짧은 우주의 역사 - 빅뱅 이후 138억 년
데이비드 베이커 지음, 김성훈 옮김 / 세종연구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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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주의 시작, 빅뱅으로부터 현대 인류의 역사, 그리고 아주 먼 미래의 일까지 우리에게 설명해 주고 있다. 우주 역사에 대한 거시적인 안목을 한 권의 책으로, 그것도 300페이지 되는 적은 분량으로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이야기는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다. 책 자체가 보기 편하게, 천문학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사람도 읽는 데 아무런 방해가 없을 정도로 쉽게 소개되고 있다.

천문학에 대한 관심이 있는 만큼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지구의 탄생까지의 역사는 재미있다. 특히 일세대 항상과 이세대 항성의 초신성 폭발로 지금의 태양인 삼세대 항성이 탄생했고, 앞서 일, 이세대의 폭발이 있었기 때문에, 결국 우리들이 존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우리 모두는 별의 자녀들인 셈이다. 그리고 우주 전체의 에너지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 빅뱅 시 미세한 변화로 인해 10억 분의 1 이하로 물질이 발생했고, 그 물질 안에 에너지들의 활동이 활발하지만, 결국 이 모든 에너지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균일해 지면서, 우주는 결국 종말을 맞게 될 거라는 이야기는 다른 데서 보지 못한 부분이라 흥미로웠고, 재미있었다. 에너지가 우주 내에 균일해진다는 건 결국 결국 에너지로 충만한 세상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에너지의 고갈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한반도의 크기는 22만제곱키로미터이다. 우주 내 물질은 10억분의 1 비율로 존재하고 있다. 이 말은 우리 가족이 밥 먹을 때 먹는 식탁만한 물질이 있다면, 이와 비례해서 한반도의 다섯 배나 되는 빈 공간이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그만큼 우주에서 물질이 존재하는 비율은 희박하다. 그리고 그 물질들 속에서 급격한 에너지 활동이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천문학은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지 하지만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천문학은 철학과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보인다. 우주를 보면 싸우면서, 스트레스 받으면서 생활하는 우리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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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와 왕국 알베르 카뮈 전집 개정판 4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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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가 쓴 이방인이나 페스트는 이미 이전에 읽은 적이 있다. 하지만 카뮈가 단편소설을 썼다는 사실은 몰랐고, 이런 단편소설집이 있다는 것도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책을 읽었지만 카뮈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사실 거의 전무한 지식 때문일 것이다.

이방인은 프랑스어를 배우면서, 읽어본 적이 있었다. 다른 프랑스 문학과 다르게 카뮈의 소설은 만연체가 아니라 간결하고 명확하다. 그래서 읽기 쉬웠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페스트나 이방인을 읽으면서도 과연 이 책이 노벨문학상을 받을 만한 책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노벨상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이번에 이 단편소설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대단한 작가라는 점이다. 단편소설이지만 그 표현이 시적이고 아름다운 부분이 있었다. 카뮈가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갖게 되었다.

뒷 부분에 보면 김화역 번역자의 카뮈에 대한 글이 나오는데, 그 글을 읽어보면 카뮈는 어떤 감흥이나 일시적인 감정으로 글을 쓰기 보다는 하나의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자신의 사상을 드러내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된 글쓰기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카뮈는 글을 토해 자신의 사상을 통합하고 정리하며, 다음 세대에게 전해주는 일종의 철학자인 셈이다. 교통사고 일찍 죽지 않았다면, 우리는 카뮈라는 존재에 대해, 그리고 그 존재가 갖고 있던 인간의 삶에 대한 철학적인 통찰을 좀 더 많이 알고, 우리의 지성에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것임에 분명하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건 사실이다.

이 책을 다 읽은 후에 다시 이방인을 영어와 원서로 다시 한번 읽어볼 계획이다. 아마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좀 더 깊은 어떤 성찰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단편집은 나에게 카뮈를 더 알고 싶은 욕망을 남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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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보고 싶었다 - 내일 더 빛날 당신을 위한 위로, 나태주·다홍 만화시집
나태주 지음, 다홍 그림 / 더블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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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보기는 처음이다.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오래전부터 어떤 분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직접 시집을 통해 만나기는 처음이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편하다.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오해가 많을 수 있고, 깊이에 대한 논쟁에 휩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는 워낙 주관적인 문학이기에 좋은 시, 누구나에게 다 깊은 감명을 주는 시는 있을 수 없다. 다만 대다수의 사람들 또는 시를 즐겨 있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시를 통해 감명과 새로운 성찰, 독창적인 시인의 필법과 감탄하며 읽는 시는 있을 수 있다. 거기에서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이 나오고, 명시라 불리는 것들이 나오게 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은 결론부터 말하면 상대적이다. 따라서 절대적인, 누구나 인정하는 명시나 시인은 존재할 수 없다. 이 부분에서 나태주 시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것으로 생각된다.

무튼, 나태주 시의 특징은 인간과 자연이다. 특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인간이다. 인간 속에서 관계가 나태주 시의 가장 중요한 맥이다. 아름다운 자연이 나오지만, 이 또한 인간의 관계 속에서 이해될 때 더 깊은 의미로 다가온다. 결국 자신을 둘러싼 인간들에 대한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이 시 전체를 관통하는 나태주 시인의 시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따뜻하고 읽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또 누구나 읽기 쉽게 평이하고 쉬운 문체로 쓰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시를 많이 읽지 않는 사람에게도 깊은 감명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시집은 시와 그림의 조합이다. 그림은 전체적으로 하나의 맥을 갖고 이어지는데, 화가가 서문에 적은 것처럼 각 시로 하나의 그림을 그릴지, 아니면 하나의 연계된 기획으로 갈지 고민한 끝에 시도된 방식인 셈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방식은 위험성을 내포한다. 일단 시가 갖고 있는 다양하고 추상적인, 몽환적이고 아늑한 이미지를 추락시킨다. 구체화되면 시를 통해 받을 수 있는 감동이 작아진다. 시나 소설을 통해 각 사람은, 수만명이 읽는다면, 수만명 모두 다 다른 이미지를 상상한다. 자신의 경험과 삶 속에서 그 이미지는 구축이 되고, 그 이미지 속에서 각자의 개인은 각자의 감동을 문학을 통해 받게 되는데, 이것이 하나의 틀 속에 박히게 되면, 예를 들어 드라마나 영화로 하나의 틀속에 박히게 되면, 각 개인이 느꼈던 감동이 억압받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체적 이미지는 문학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데 일조하게 된다. 전체 시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가면서 시는 틀 속에 갖히게 된다. 그리고 그 틀은 나중에 이 시를 읽을 때에도 역시나 하나의 감옥으로 나의 시상을 얽매이게 한다. 우리가 시화전 같은 것을 오래 전부터 봐 왔지만, 이런 시화전이 오히려 시를 훼손할 수 있다는 생각도 깊이 고민해 봐야 하는 것이다. 시와 함께 보여지는 그림은 그래서, 최대한 막연하고 추상적인 그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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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유발점(트리거 포인트) 찾기 그림으로 이해하는 인체 이야기
사이토 아키히코 지음, 이영란 옮김, 이명훈 외 / 성안당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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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는 상당히 다양한 종류를 담고 있다. 지금도 계속 발권 중이고, 관련된 시리즈 중 몇 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 시리즈의 최대 장점은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최대한 그림을 통해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는 점이다. 책의 볼륨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신체의 다양한 기능과 역할에 대해 충실하게 설명해 주고 있고, 때로는 심도 깊게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볼만 한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이 통증 유발점은 통증을 유발시키는 부분에 대한 책, 그리고 그 통증을 어떻게 완화시키는지에 대한 책이다. 이 시리즈의 원 출판 나라가 일본이기 때문에, 일본과 관련된 시험과도 연관이 되어 있는 듯 싶다. 물리치료사나 또는 다른 어떤 시험의 교재로도 쓰이는 것 같다는 뉘앙스를 책에서 발견할 수 있다. 우리 몸에 있는 다양한 통증을 유발시키는, 특히 근육과 관련된 통증의 유발점에 대해 자세히 말해주고 있다. 이토록 많은 통증 유발점이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영단어로는 트리거포인트라고 하는 통증 유발점은 근육에서 통증을 유발시키는 어느 한 스팟을 말한다.

여기에서는 통증유발점을 찾아 거기를 압박함으로써 통증유발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 내가 알고 있는 통증유발점과는 다르다. 책에도 나와 있지만 통증유발점은 근육이나 근막에 생가는 것으로, 그곳이 어떤 이유로 인해 상처나 염증이 나거나, 또는 오돌토돌한 게 생겨서 근육이나 근막이 움직일 때 방해를 하면서, 거기에서 유발되는 통증이다. 따라서, 이 통증은 염증이나 좁쌀 같은 작은 덩어리가 사라져야 결국 통증이 없어지게 되는데, 이 책에서는 그곳을 압박함으로써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고 하니 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결국 내가 생각하는 통증유발점, tp의 근본적인 치료는 염증을 없애는 것이기 때문이다. 압박이 일시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있어도, 온전한 치료책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tp에 접근하는 견해가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눌러 허혈성을 만들어 주고, 갑자기 손을 떼어 피를 통하게 하는 식으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몸이 아플 때 몸을 주무르는 것과 결국 같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몸은 수많은 근육이 서로 상생하며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 움직임 중에 상당히 작은 마찰만 있어도 우리는 통증으로 고생한다. 현재의 ct나 mri는 근육이 사소한 비틀림이나 어긋남을 잡아 주지 못한다. 그래서 당사자는 고통스러워 죽겠는데도, 정상이라고 말하며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말하는 한계가 여전히 드러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인체의 통증 유발점에 대해, 그리고 근육에 대해 좀 더 깊이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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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사람이 먼저다 2 - 요당과 간 기능, 그리고 대사증후군 당뇨병 사람이 먼저다 2
이승언.강은영 지음 / 바른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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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당뇨에 대한 책이지만, 내용면에서 기존의 책들과 다르다. 보통 당뇨는 양약의 입장에서 다루는 책들이 대부분인데, 이 책은 한약의 입장에서, 한의사가 바라보는 당뇨에 대한 시선에서 적혀진 책이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읽으면서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건 지금까지 우리가 갖는 대부분의 당뇨에 대한 지식이 양학을 기준으로 세워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에서는 한학 뿐만 아니라 양학에 대한 글들도 많이 언급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저자가 다년 간 한학을 통해 다루어온 당뇨에 대한 처방과 원인, 그리고 치료에 대한 의견이 주요 내용이기에 보다 새로운 시선으로 책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양학은 피상적으로 당뇨를 다룬다면, 한학은 좀 더 체질적으로 본질적으로 당뇨를 다룬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은 일단 양학에 대한 설명도 꽤 자세하게 전해준다. 그러니 당뇨에 대한 개론서로서도 문제가 없다. 그리고 후반부에 가서는 한학에서 바라보는 당뇨에 대한 견해를 보이는 식으로 전개 된다. 한의학에서는 당뇨를 치료가 가능한 병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체질 개선이나 식이요법 등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솔직히 그건 그대로 믿기 힘들다. 일단 체질개선이이라는 것이 완벽할 수 없고, 모든 것의 원인이지만 변명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지금까지 보기 쉽지 않았던 한의학에서 다루는 당뇨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할 수 있어서 좋았고, 전체적으로 당뇨병을 아우르고 있어서 양학적인 지식도 충분히 얻을 수 있어서 또한 좋았다.

한의학은 가까이 있지만 가까이 가기 쉽지 않을 때도 있다. 특히 양약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더 그렇다. 어느 정도 알 수 없는, 과학적이지 않다는 의식이 깔려 있는데, 양약뿐만 아니라 한약이 분명이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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