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의 밤 (일본어 + 한국어) 손끝으로 채우는 일본어 필사 시리즈 1
미야자와 겐지 지음, 오다윤 옮김 / 세나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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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와 겐지는 일본 문학에서 유명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아시아 SF계의 선구자가 아닐 듯 싶기도 하다. 그에게 SF는 판타지의 일종이었을지도 모른다. 당시에는 SF라는 것이 확립되기 전이 아니었을까? SF의 통사는 관심이 없으니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다.

아뭏튼 겐지에게 SF는 하나의 새로운 판타지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가 이룬 환타지는 일본 문학계의 득특한 문학의 한 갈래를 완연한 하나의 분야로 세운 큰 디딤돌이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발생하지 않았고, 다른 아시아에서 보기 힘들었던 당시로서는 전혀 새로운 문학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겐지는 자기만의 사상과 생각 속에서 한 시대를 살아간 인물이기도 하겠다. 그 인물 자체가 판타지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사람들과 만나며 삶을 살아갔을까? 그 머릿 속에서 얼마나 다양한 일들이, 다양한 사건들이 펼쳐지고 있었을까?

겐지의 책이 집에 있지만, 사실 그의 글들은 문맥적으로는 연결이 쉽지 않아 읽기는 해도 제대로 이해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흥미를 갖고 읽기가 힘들다 몽환적이고 자기만의 독창적인 문체가 있지만, 그것을 넘어 자기만의 플롯으로 전개해 가니 기존 문학의 흐름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 때가 있다. 그래서 읽다가 말고 서가에 묻혀 어딘가에 지금 박혀 있다. 만약 좀 더 쉽고, 독자들이,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문체로 자신의 상상속 이야기를 펼쳐갔다면 당대에 더 많은 독자층을 거느릴 수도 있었을 것이란 생각도 한다.

은하철도의 밤을 읽은 줄 알았는데, 지금 보나 읽은 기억이 안 난다. 하나 하나 천천히 읽어가면서 그의 글속에 작가를 만난다. 순수하고 마음이 어린, 작가가 보인다. 은하를 바라보며 그 은하를 여행하는 아이가 되고 싶어한 겐지. 철수는 결국 겐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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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꿈꾸던 그날인가 - 98편의 짧은 소설 같은 이향아 에세이
이향아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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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향아 시인을 모른다.

시를 때로 읽지만 그 시를 쓴 시인이 누군지는 보지 않는다. 다만 시를 볼 뿐이다. 어쩌다 시의 느낌이 비슷해서 이 시를 쓴 시인이 그 때 시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할 때가 있지만 그게 전부다.

사실 소설 책 한 권을 다 읽어도 그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 뭔지 모르지 말 다했다. 그냥 느낌을 읽으니 인명이나 지명에 너무 소홀히 한다. 그러니 때로 내용이 헷갈릴 때도 있다. 고치려 해도 고쳐지지 않으니 그냥 이대로 살련다. 아뭏튼 나는 이향아시인을 모른다.

다만 이 책에 대해, 에세이에 대해 말할 뿐이다. 에세이도 거의 읽지 않지만, 때로 필이 오는 책이 있으면 읽는다. 이 책도 에세이인 걸 알면서 읽기 시작했다. 물론 책 그림이 마음에 들은 게 가장 큰 이유이긴 하지만.

저자가 서문에 밝힌 대로 늘이지 않고 그냥 그냥 그대로 툭툭 던지니 좋다. 시인의 글들은 대부분 산문도 좋은데, 이 작가의 글도 좋다. 때로 감정이 담기지만 그냥 그대로 툭툭 던지며 털어낼 뿐 먼지털이로 퍽퍽 털어내지는 않는다. 그러니 감칠맛이 난다. 시인이 쓰는 가장 아름다운 글은 시같은 글이다. 읽으면서 느껴지는 운율. 산문 속에서 음악이 흐르고 율동이 느껴진다. 시인은 모든 글들도 시처럼 쓸 줄 알아야 진정한 시인이라고, 나는 개인적으로 항상 느끼고 있다. 이 글에서도 그런 맛은 난다. 그러니 읽을 맛이 난다. 짧은 글을 긴 시처럼 쓸 줄 아는 시인 같다. 어떤 시를 쓰는지 약간 궁금하기는 하다. 찾아서 보지는 않겠지만, 언젠가 시를 보면서, 거기서 이향아라는 이름을 보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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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SW 인문학 - 인공지능 시대를 선도하는 청소년의 필수 융합 교양
두일철.오세종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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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는 여러가지로 많은 것을 알아야 하고 배워야 하는 시대다. 물론 이런 것들에 얽매일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지식이 있어야 하는 세상이 됐다. 문화나 인문 뿐만 아니라 과학도 마찬가지이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것만, 내가 원하는 것만 배울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세상돌아가는 모습을 보려면 최신 상식에도 잠깐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들은 자주 들리고 많이 말하지만, 사실 잘 모르던 내용들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온 것이지만, 메타버스나 빅데이터 같은 것들은 근래 새로 나온 개념이지만,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 물론 관심이 없어서 이기도 하지만. 얼마전부터 챗이 유행하기 시작해 챗과 관련된 책을 보려고 하고, 챗을 사용해 보려고 하기도 하지만, 다만 단순한 호기심일뿐 거기에서 뭔가 더 본질적인 도움을 바라지는 않는다.

메타버스는 요즘 들어 보이는 웹툰이나 웹소설에 정말 보편적으로 등장하는 개념같다. 십년 전만 해도 낯설은 개념들이 이제는 우리 문화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심리학적로는 일종의 도피기제로 보이기도 한다.

이 책은 사실 인문학이라는 상관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현대 과학에 대한 최신 개론서 또는 상식서처럼 보인다. 메타버스나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스마트티비 등 현재의 과학적 진보를 대표하는 여러 주제에 대해 아주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쉽기는 정말 쉽다. 그냥 읽으면 된다. 이 책만 읽어도 어느 정도 현대 과학의 이정표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전술한 대로 이게 인문학과의 융합이라는 생각은 안 한다. 책 제목에 속으면 안 되겠다.

세상은 얼마나 발전할까? 어디까지 과학적인 진보를 이룰까? 그리고 그 진보가 우리 삶에 얼마나 도움을 줄까? 그리고 좀 더 본질적으로 나라는 존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개인적으로 과학은 과학일 뿐이다. 우리 생활이 편해졌다고 더 행복한 것도 아니다. 우리가 실생활과 같은 게임을 한다고 해서 실생활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과학은 중요하지만 일면 중요하지도 않다는 걸 깨달아야 겠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괜찮은 것. 불편한 삶이 때로는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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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배울 수 있다면 - 사랑을 이해하는 철학적 가이드북
로버트 C. 솔로몬 지음, 이명호 옮김 / 오도스(odos)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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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쓰는 추상적인 단어 중에 사랑만큼 주관적이고 논쟁적이며 상대적인 단어도 없을 것이다. 누군가는 사랑이라 말하지만, 상대방은 그것을 애증이나 부담으로 받아들인다. 사랑만큼 오해하기 쉽고 광범위하게 다양하게 쓰이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이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그만큼 광범위하게 쓰이고 우리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존재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사랑이란 무얼까

누군가는 감정적으로 대하고, 누군가는 관념적으로, 누군가는 육체적인 것으로, 누군가는 정신적인 것으로 대할 것이다. 무엇이 정답인가? 아니 정답이 있을 수 있을까? 각자 사용하는 사람마다 사랑의 뜻과 정의가 다른데, 어떻게 정답이 존재할 수 있을까?

저자는 사랑에 대해 감정적이기보다는 관념적인 것으로 이야기하면서, 매우 길게 그리고 어렵게, 우리가 보기에는 매우 난해하게 자신의 논지를 펼치고 있다. 본인은 에세이처럼 썼다고 하는데, 내용은 에세이가 아니다. 어쩌면 철학책보다 더 난해할 때가 있다. 사랑의 주관성, 상대성 때문이다. 하나의 기준을 마련하려 하지만, 그 기준이 누구나에게 다 맞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저자의 방대한 주장들을 나에게 그대로 적용할 필요도 없다. 다만 이런 글들을 통해 사랑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 과정이 매우 지난하다. 이 책을 정독하다가는 오히려 사랑을 잃을 것만 같다.

우리는 각자 자기의 세상을 살아가고, 자기의 세상 속에서 사랑을 정의한다. 수많은 사랑 속에서 사랑이 사랑이 되려면 몇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다. 상대방을 배려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건 사랑이 아니다.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조건없는 베품이다. 사랑은 받기보다는 주는 걸로 성립한다. 그리고 주는 걸로 끝나야 하지 그에 대한 보답을 바라면 안 된다. 결국 사랑은 상대방을 향한 겸손한 마음과 조건없는 베품 속에서 나와야 한다. 그것이 감정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관념일 수 있겠지만, 사실 감정과 관념을 어떻게 딱 구분하겠는가. 추상적인 것에 벽이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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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것들 - 일상을 잘 살아낸 이야기, 우리는 그것을 '기적'이라 한다
경수경 외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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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뭐랄까, 직업적인 작가의 글이 아니라, 이제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가기로 마음먹은 분들의 문집으로 보면 되겠다. 아마도 어디에선가 열린 글쓰기 클래스에 참여하신 분들이 여러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고, 그 글들을 모아 책으로 낸 것으로 보인다. 책은 여러 주제로 글감을 정해주고, 참여하신 분들은 거기에 맞게 자신의 글을 써 간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것에 얽매이면 안 된다. 처음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고, 자신의 어품이나 슬픔을 감정적으로 쓸 필요도 없다. 그 정도 수준에 머문다면 단순한 감상집에 머물 뿐이다.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원하는 바는 다양하다. 누군가는 시를 쓰고 싶어하고, 누군가는 소설을, 누군가는 기행문이나 에세이를 쓰고 싶어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에 맞게 자신의 문체를 가다듬어 가면 될 일이다. 즉, 처음부터 글을 배우면서, 여러 글감에 대해 자신의 이야기를 쓸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이런 글들을 쓰고 서로 나누다 보면 마음의 위로가 되긴 하겠지만, 감상투를 벗어나긴 힘들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정형화된 문체는 없다. 자기가 쓰고 싶은 글들을 자신의 느낌대로 써 내려가는 게 가장 개성적이고 독창적이며, 자신만의 문체가 된다. 자신의 문체에 자신을 갖고 독자의 입장을 늘 고민하며 써 가면 될 것 같다. 남들의 비판이나 칭찬에 집착할 필요도 없다. 그렇게 써 내려가려고 클래스에서 글쓰기를 배우는 게 아닐까 싶다.

다양한 글들이 적혀 있지만, 대부분 피상적이고 초급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가족이나 지인이라면 모를까,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읽기에는 부족하다. 그래도 힘들게 첫 시작을 하셨으니,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며 파이팅해서 계속 글을 써 내려가시기를 바란다. 쓰고 싶었던, 남들에게 들려주시고 싶었던 것들을 자신만의 문체로 그려가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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