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플라스틱맨 - 일본 제8회 그림책 출판상 우수상 수상작
기요타 게이코 지음, 엄혜숙 옮김 / 특서주니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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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쓰레기로 넘쳐난다. 재활용 쓰레기에서 일반쓰레기, 음식쓰레기까지 한국에서 내놓는 쓰레기의 양이 하루만 해도 어마어마할 것이다. 그 중 많은 부분이 재활용되긴 하지만, 언젠가 더 심각한 쓰레기 위협이 우리를 힘들게 할지도 모르겠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문제가 되는 곳이 어디 바다뿐이겠는가만, 바다는 다른 곳보다 더 심각한 생태계의 위협을 갖고 온다. 바다 속에 사는 다양한 개체들이 쓰레기로 인해 죽는 일이 다반사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들의 편의를 위해 플라스틱을 만들고 그 쓰레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바다에 흘러들어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지금은 예전보다는 상황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바다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바다 속에서 플라스틱맨이 짠 하고 나타났다. 온 몸이 투명한 플라스틱맨은 코끼리처럼 코가 길다. 그 코는 진공청소기마냥 쓰레기를 빨아들인다. 모래를 빨아들이면 모래 속에 있는 플라스틱만 쏙 빼내는 기막힌 장치도 있다. 사람들은 플라스틱맨을 처음에는 두려워하지만, 플라스틱맨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하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 플라스틱맨은 온 몸이 투명하다. 플라스틱 패트병 같다. 눈이 네 개나 된다. 왜 작가가 눈을 네 개나 그렸는지 궁금하다. 하나는 화가 난 듯 삼각형 모양이고, 하나는 두려움에 떠는 듯 벌벌 떠는 듯한 모양이다.

프라스틱맨의 모습에서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후회한 사람들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그래서 마을은 다시 꽃이 피는, 깨끗한 마을로 변한다. 플라스틱맨은 바다 속에 들어가서 어딘가에 살고 있다. 다시 플라스틱맨이 나오는 일이 없어야 겠다. 아이가 이 책을 보면서 지금보다 좀 더 자연 환경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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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정거장을 지켜라! 로봇박사 테오 시리즈 10
김호남 글.그림 / 센트럴라이즈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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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두 아이의 아버지다. 두 사내 아이와 함께 우주와 로봇에 대해 이야기하며 액션을 취하고, 그림을 그리는 아빠의 모습이 생각난다. 그리고 그 옆에서 그 과정을 온전히 즐기고 있는 두 남자 아이가 눈에 보이는 듯 하다. 작가는 글과 그림의 아이디어 제공자로 두 아이의 이름을 적고 있다. 보기 좋은 모습이다.

이 이야기의 주요 내용은 전술한 대로 아이의 생각에서 나왔을 것이다. 그래서 플롯을 생각하기보다는 흥미와 재미 위주로 책을 보면 되겠다. 그림은 시원하다. 큰 화면에 큰 로봇들이 화려하고 선명한 색상으로 칠해져 우리 앞에 큼지막하게 보여진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도 난다. 과거 우리가 봐 왔던 로봇들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중년이 나에게도 친군한 로봇친구들로 보인다. 이야기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우주 쓰레기들에 대한 내용이다. 거대한 우주 정거장에서 구조신호를 보내온다. 그래서 테오는 그들을 돕기 위해 우주 장군 로봇을 제작하기로 한다. 우주 장군 로봇은 새로 만들어진 로봇이 아니라 기존 장군 로봇인 붐의 개정판이다. 새롭게 태어난 우주 장군 붐은 우주 왕복선과 함께 우주로 날라가서, 우주정거장을 돕고, 우주의 괴물들과 싸운다. 그 과정에서 우징이거 우주 괴물들을 모두 처리해 준다. 아이다운 발상이다. 마키나 엑스 데우스다. 남자들의 깔끔한 마무리!

우주정거장을 지킨 붐과 테오는 지구로 돌아온 후에도 다시 우징어를 찾기 위한 여정을 준비하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이 책은 이제까지 시리즈 10권으로 나왔다. 앞으로 아이들이 커가면서, 우주에 대한 그리고 로봇에 대한 환상과 관심이 이어진다면 계속해서 시리즈로 나올 것 같다.

아빠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 이야기. 이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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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 신은 개구리 보짱 1 - 풍선껌을 불다 장화 신은 개구리 보짱 1
최은옥 지음, 김유대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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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짱만 들으면 일본 캐릭터 같다.

일본에서 이름 뒤에 짱을 붙이는 건 친근한 표현인데, 대충 보면 그렇게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짱이 우리말이란다. 배짱의 정신적 버전 같다. 뜻은 마음속에 품은 꿋꿋한 생각이나 요량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글을 읽으면서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우리말이다. 어떻게 보면 죽어가는 단어일 수도 있겠다. 보짱있는 아이다 라는 식으로 쓰면 되겠다. 이런 좋은 말이 왜 죽어가는지 모르겠다.

책으로 돌아와서, 이 책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말 안듣는 청개구리의 현대판 후속작으로 보면 되겠다. 죽은 엄마 개구리가 하늘나라 연못가에서 아이가 비가 오는 날 더 이상 슬피 울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어딘선가 목소리가 대답한다. 아이가 장화벗기 시험을 통과한다면 너의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렇게 해서 보짱은 빵간 장화를 신은 채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에, 힘찬이네 집에 오게 된다. 활기차고 말썽많은 보짱이 여러가지 일을 겪으며, 주로 터트리며, 힘찬이와 사이가 좋아지고, 아이들과 함께 그리고 할머니와 함께 주변 사람들과 선한 관계를 이루며, 성장해 가는 이야기가 주요 테마가 되겠다.

빨간 장화 밑에는 숫자가 써 있는데, 처음 써 있는 숫자가 99. 보짱이 좋은 일을 하고 책 마무리에 가서는 97로 바뀌었다. 이럴 수가. 그렇다면 앞으로 이 책이 적어도 50여 권 정도는 더 나와야 이야기가 끝날 수도 있다는, 어쩌면 대하 장편 소설이 될 수도 있겠다. 보짱은 현대에서 아이도 낳고, 중년이 되어야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이 이야기를 만든 작가가 어떤 이야기로 이 긴 공간과 틈을 메꿀지 궁금하다. 작가의 역량에 따라 보짱이 아이들의 친근한 캐릭터가 될 수도 있고, 잊혀지는 캐릭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보짱이 모든 미션을 클리어해서 고향으로 돌아가면, 어머니 소원대로 비오는 날 더 이상 울지 않게 된다면, 우리가 아는 청개구리가 아니게 되는데? 그럼 더 이상 비오는 날 개구리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나? 그럼 미션이 클리어 되는 걸 반대해야 되나? 아리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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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지성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의식, 실재, 지능, 믿음, 시간, AI, 불멸 그리고 인간에 대한 대화
마르셀루 글레이제르 지음, 김명주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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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금 우리에게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지금까지 내가 생각하고 있던 여러 주제들에 대해 다시 한번 정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거나, 현재의 더 새로운 여러 이론이나 학설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말이다.

위대한 지성이라는 말이 어떻게 보면 반감을 줄 수 있는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처음에 책을 읽기 전에는 약간의 반감이 있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현대의 지성, 현대의 물리적, 과학적 발견과 여러 철학적 사유에 대한, 전문가들의 (여기에서는 위대한 지성들이 되겠다) 생각을 보면서, 적어도 위대한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전문적인 지식인들의 견해에 많은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쉽게 말하면, 이 책에는 많은 전문적인 지식인들이 자신의 사상으로 다른 사상을 갖고 있는 지식인과 의견을 나누며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그 과정 중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영어권 전문가들에 있어서의 가장 최근의 학설이라든가, 우리가 모르는 학설이나 주장에 대해 많이 알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직접 전문서를 보기 전에는, 현재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있는 책들이 이런 책들을 전혀 커버해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금 논의되고 있는 그 분야의 다양한 의견들의 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된다.

때로는 내용이 너무 전문적이라 느껴질 때도 있고, 장황하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반짝이는 성찰의 단서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보일 때가 있다. 이것이 이 책의 가능성이다. 어떤 경구들의 집합된 책보다 더 경구적일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책을 번역한 분도 대단하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다면, 제대로 된 번역이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은데, 읽는 데 크게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상당히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셨다.

이 책은 근처에 두고, 몇 차례 더 볼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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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 조각가들 - 타이레놀부터 코로나19 백신까지 신약을 만드는 현대의 화학자들
백승만 지음 / 해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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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에 대한 책.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고리타분하고 전문적인 내용들로 꽉 차 있을 것 같다. 사실 인터넷에서 내가 먹는 약에 대한 정보를 봐도, 그 내용이 전문적이라 도대체 무슨 말이 적혀있는 건지 이해하기 힘들다. 그래서 마음먹고 읽으려 해도 몇 줄 안 읽고 포기해 버린다.

약에 대한 책이 이 책처럼 재미있기도 쉽지 않겠다. 약에 대한 책 자체가 별로 없기도 하고, 다른 책은 읽어 본 적이 없으니, 섣부른 판단일 수 있지만, 그만큼 이 책이 약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초보자의 입장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나고, 처방전을 받아 약을 구입하면서도, 그리고 그 약을 먹으면서 몸을 치료해 가면서도 사실 약은 의사에 비해, 약간 서브같은 느낌이 든다. 뭐랄까.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그만큼 내가 약에 대해 소홀히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이 책을 통해 약의 통사를 봤다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19세기 전만 해도 많지 않은 약들이, 어떤 전문적인 연구가 아닌 실수나 우연, 아니면 경험적으로 발견되어 섭취되어 왔다는 사실, 그리고 그 약들을 아직도 먹고 있다는 사실이 새롭다. 그리고 아직도 타이레놀의 약효기전을 알지 못한다는 것도 놀랍다.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주는 약에 대한 정보들은 우리에게 약에 대한 새로운 지식 뿐만 아니라, 약이 개뱔되는 과정에 대한 어려움, 그리고 그 분자 조각을 통해 새로운 조각이 발견되는 드라마틱한 과정에 대해 알게 해 준다.

사실 아직도 코로나 치료제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미 코로나가 발생한 지 4년이 지났고, 수많은 경험과 고생, 그리고 아픔을 겪었지만, 내가 알기로는 아직도 치료제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 4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고, 수백명, 수천명의 분자전문가들이 조각을 해 나가도, 아직도 우리에게 피에타 조각과 같은 아름다운 조각은 발견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이 자못 놀랍다. 화학은 어디까지 더 발전해야 할까? 아직도 미지의 영역에서, 아직도 우연을 기대하며 약의 출현을 기대해야 할까? 아직도 우리가 질병의 치료를 위한 화학적인 진보, 코페르니쿠스적인 진보가 필요한가

재미있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아뭏튼 이전보다 약에 대한 내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이 이 책에서 얻은 가장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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