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블턴 시의 코비에게 - 2021 문학나눔 선정 도서 파랑새 사과문고 93
임태리 지음, 고정순 그림 / 파랑새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임태리 작가의 신간을 읽어보았습니다.


임태리 작가의

 '메리 크리스마스 맛', 뱀파이어 시리즈 등의 동화는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이 좋아할 유쾌한 소재에 감동을 담았지요.

또한 이 책이 담긴 파랑새 사과문고 시리즈에서 

좋은 책을 많이 읽어서 더욱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작가는 이 책의 권두에

 '인간은 선 하나로 

갑과 을을, 빈과 부를, 

중요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아름다움과 추함을 나누고, 

이 선에 의해 

누군가는 혐오의 대상이 되어 소외되고, 

묵시적인 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 책은 코비 할아버지에게 편견을 가지고 혐오하는 여러 사람들과 

그 혐오의 까닭을 찾으려는 토미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책을 펼치면 항상 목차를 먼저 찾는데, 

이 책에는 목차가 없어 잠시 당황했습니다. 

'뭐 어린이책이니까 큰 상관없겠지'하고 생각했었으나 

내용 전개 상 목차로 맥락을 잡지 못한 덕에 

반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책은 토미가 카메라 앞에서 인터뷰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토미는 조금 떨리지만 

코비 할아버지와의 일을 있는 그대로 들려주려고 노력합니다.



토미의 인터뷰 내용은..



토미는 코비 할아버지에 대한 호기심에 조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 명은 '코비 할아버지를 왜 가까이 하면 안 될까?'


엄마는 코비 할아버지가 더러워서,

시장의 딸 캐리는 빈민이라 범죄 가능성이 놓아서,

늘 책을 읽는 제노바는 무식해서,

멋쟁이 맥킨은 옷차림에 품격이 없어서라고 하는데,

토미는 어느 이유도 만족스럽지가 않았습니다.


토미는 고민 끝에 용기를 내어 코비 할아버지를 찾아가게 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토미예요."


어떤 말을 해야할 지 몰라서 머릿속이 새하얗게 된 토미에게 

코비 할아버지가 먼저 말을 꺼냈어요.


" 그 목걸이 수첩 진짜 근사하구나. 

그런데 망토가 달린 바이오맨 그림이 그려졌다면 더 근사했을 것 같구나." 

코비 할아버지는 씩 웃었어요.


(p.48~49)





온 마을의 사람들이 오해하던 코비 할아버지는 

어린이의 마음을 잘 헤아리실 줄 아는 동심을 가진 분이셨어요.

가로수에 노란 영양제를 섞은 물을 주시고,

커피 값으로 예쁜 화분을 카페 앞에 가져다 주시는 아름다운 분이셨구요.

(그런데, 사람들은 할아버지가 노상방뇨를 하거나, 

남의 커피를 마시는 이상한 분인 줄 안 거죠.)


그저 할아버지는 

남들의 편견에 화를 내거나 변명을 하지 않는 

수줍은 분이셨을 뿐이예요.




책을 읽다보면, 

토미가 코비 할아버지를 혐오하지 않는 까닭이 나옵니다.


바로 표지 그림이 그 키인데요, 

토미가 호기심에 엄마의 커피를 몰래 마셨는데 

코비 할아버지가 토미를 궁지에서 구해주시느라 

엄마 커피를 훌쩍 마셨거든요.

덕분에 엄마의 큰 오해를 사고 

마을 사람들의 혐오어린 시선을 받게 되었던 거예요.




이 책에는 계속 계속 어른들의 이중적인 민낯이 드러납니다.

코비 할아버지는 불쌍한 사람이라고 하며 경계하라 가르치고,

엄마 아빠는 자기 편의대로 말을 바꿉니다.

설상가상으로 

그런 어른들의 편견을 배운 아이들도 등장하구요.


 

타인에 대한 배려나 인간애는 

인간의 보호 본능과 관련이 있어서 

어릴 때부터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어야 하지요.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편견'이나 '혐오'라는 말의 뜻보다 

이 책의 내용이 훨씬 가깝게 다가갈 거라 생각듭니다.

아울러 어른들의 위선을 콕콕 찌르는 작가의 위트에 뜨끔하네요.^^




소중한 내용을 경쾌하게 풀어나간 책이예요.

초저 어린이, 그리고 학부모께서 같이 읽으심 참 좋을 거 같아요.

나눌 이야기도 많겠구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연 제작자들
요아브 블룸 지음, 강동혁 옮김 / 푸른숲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장을 덮고 나서 이미지나 느낌이 선명한 책이 있는 반면,  바로는 파악할 수 없는 책이 있습니다. 제게 이 책은 무척 재미있고 심오한 느낌인데, 주제가 한 손에 잡히지 않는 책이었습니다. 스토리를 읽는 재미만으로도 훌륭하지만, 그만큼만 가져가기에는 너무 아까운 책이예요. 


 



 작가는 요아브 블룸이라는 이스라엘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입니다. 이 책은 2011년 출간된 작가의 처녀작인데, 전세계적인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상상력도 플롯도 뛰어나다는 것지요. 곳곳에 촘촘히 짜여진 복선과 에피소드가 과연 코딩하는 사람의 작품이다 싶습니다. 

 

 작가는 이 책에서 선형적인 세계관 속에 환생이 녹아있는 매혹적인 세계를 창조했습니다. 


 어린이가 상상 속 친구와 놀 때, 꿈을 꿀 때 생겨나는 '마음 속의' 존재는 잠깐 실존하게 됩니다. 마음 속의 존재는 오랜 시간 수많은 사람의 상상 속 친구로, 꿈 제작자로 지내며 실존을 갈구하게 됩니다. 이들 중 몇몇은 특별히 우연제작자가 되는 행운을 얻게 되죠. 

 우연제작자는 사람들 사이에 어울려 사는 '비밀의' 존재가 됩니다. 우연 제작자들은 눈에 띄지 않게 움직이며 부지런히, 그리고 교묘하게 사람들 사이의 인연, 인류의 문화, 과학, 역사에 지대한 역할을 할 이벤트 등이 일어날 우연들을 준비합니다.

 열심히 일하던 우연 제작자들이 은퇴하게 되면, 이들은 죽게 됩니다. 우리가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아무도 없는 기차역이나 공항 등에서 홀로 떠나게 됩니다. 자기의 모든 기억이 담긴 가방을 남기고서. 그들은 '사람'이 됩니다. 우연 제작자로 살며 희구하던 '언제나 실존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죠.


이렇게 존재의 본질을 변화토록 하는 힘은 존재들의 '선택'입니다. 





 이 이야기는 상상 속 친구 시절에 만나 서로를 강력하게 상상하여 존재케 했던, 두 인물을 사람으로 만들어 맺어주기 위한 우연 제작자의 큰 밑그림 속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에는 또한 많은 에피소드들이 엮여 있습니다. 에피소드 하나 하나도 좀 더 복잡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매력적인 '이야기 씨앗'이고요.

 게다가 에피소드마다 화자가 바뀌며 여러 상황이 동시에 전개되는 구조로, 끝까지 이야기의 긴장감을 놓치치 안고 진행됩니다. 마지막에는 놀라운 반전이 일어나죠.

 이 정도로 안배되어 만들어진 우연이라면 이게 과연 우연이라 말할 수 있는가 싶습니다.   


 꽤 복잡하게 전개되어 내용 속의 이야기와 인물을 따라가기가 쉽지는 않은 책이나 재미와 따뜻한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연 제작자들의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이랄까?

 너무 가볍지 않은, 힐링이 있는 판타지 읽고 싶은 분께 적극 추천합니다! 이해만 할 수 있다면 초등 고학년도 재미나할 거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학은 어렵지만 미적분은 알고 싶어 알고 싶어
요비노리 다쿠미 지음, 이지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학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갈 수 없는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제목이 너무나 유혹적입니다. '수학은 어렵지만 미적분은 알고 싶어'.

수포자라도 1시간이면 이해할 수 있는 강의라니, 아무리 어려워도 1시간 꾹 참고 읽어보면 어렴풋이 이해되지 않을까하는 희망이 생기네요.^^;





 책은 컴팩트하게 정리 잘하는 일본 작가의 글답게 보기에도 읽기에도 부담없이 작고 가볍게 생겼습니다. 내용은 다쿠미 선생님과 학생 에리 씨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쉽게 풀어 쓴 대화 형식의 글인데다가, 풍부한 시작 자료로 이해가 쉽습니다. 미적분 공부 안 한지 20년이 훨씬 지났는데도 1시간 남짓한 시간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인 요비노리 다쿠미님은 도쿄대와 대학원에서 물리학을 전공했고, 현재는 교육 분야 유튜버로 활동하신다고 합니다. 유튜브를 활용해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하시는 분이라, 어려운 개념이라도 쉽게 설명해주시네요.


   



 다쿠미 선생님은 먼저 미분과 적분의 개념을 시각화하여 보여 주고, 공부의 순서와 미적분에 쓰이는 기호를 알려 줍니다. 이제 보니 미적분에 쓰이는 기호는 '리미트'와 '인테그랄'뿐이었네요.^^;

 새롭습니다.ㅎㅎ


미적분을 이미지로 떠올리기 쉽게 표현하면, 미분은 먼지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것을 현미경으로 보려고 하는 것이고, 적분은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처럼 그 먼지를 눈에 보일 정도로 많이 쌓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p.24)


 미적분을 함수, 그래프, 기울기, 넓이의 순서로 공부하면 아무리 수학에 자신 없는 사람이라도 반드시 최단 경로로 미적분의 본직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p.46)



 다쿠미 선생님의 설명을 따라, 함수와 그래프의 개념부터 시작하여 차근차근 읽다 보니 어느 새 순간속도와 세 제곱 미분 계산까지 진도가 나갔습니다. 미분과 적분의 연습 문제 푸는 부분을 읽다보니, 이제는 알 수 없었던 수식들이 무슨 뜻인지 어렴풋이 이해가 됩니다.^^


 저는 학창 시절 수학을 꽤 잘 하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초등학생 딸아이의 수학책의 개념도 헷갈립니다. 미적분이나 벡터 등도 문제는 잘 풀었는데 지금은 기억나는 게 없어요. 

 요즘 수학 교육에 관한 책들을 읽다 보니, 어느 나라나 수학을 가르치며 기본 개념을 탄탄히 하지 못하는 부분을 걱정하는데요. 이 책의 머리말을 쓰신 수학교사모임 선생님의 글에도 그 이야기가 언급됩니다.


 여기서 알려주는 것은 사실 미적분의 기본 개념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 내용은 사실 미적분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지만 학교 수학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은 미적분의 계선에만 집중하고, 미분과 적분의 개념이나 원리, 실생활에서 적용되는 모습 등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에서 바로 이 부분을 1시간 만에 알려주고 있습니다.     (p.7)  


 제가 미적분을 배우며 이 책에 나오는 기본 개념을 꿰뚫었더라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이렇게 생각이 안나지는 않았을 겁니다.-.-;  


 이 책을 읽으며,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가 이 책을 읽으면 너무 어려울까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물론 미적분 개념을 다 이해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앞 부분에 나오는 수학에 대한 생각, 함수나 그래프에 대한 설명이 참 마음에 들었거든요.^^


 이 책은 미적분을 공부하려는 학생은 누구나 한 번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왜 수학자들이 미분과 적분을 생각해내고 계산하는지를 알게 되면 좀더 편하게 공부할 수 있지요. 굉장히 쉽게 잘 쓰여진 책이예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길 위에서 하버드까지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나의 생존과 용서, 배움에 관한 기록
리즈 머리 지음, 정해영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속았다..


따뜻하고 예쁜 표지와

15살부터 거리에서 생활하다 하버드에 입학한 산 수녀의 감동 실화

-간결하게 정리되는 줄거리.


가난하고 힘든 환경에도 

최선의 노력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내용인 줄 알았습니다.





책을 펼치자 날 것으로 다가오는 어린 소녀의 불안정한 생활이

저를 매우 불편하게 했습니다.

읽는 내내 여러 번 책을 덮어야 했지요.


먹을 것이 없어 언니와 치약과 립밤을 나눠 먹고 잠들었다거나,

아빠에게 성폭력을 당했는지 검사를 받는다거나..

저자가 나중에 행복해진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면 

끝까지 읽기 어려울 정도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코를 훌쩍이면서도 얼른 책을 집어들게 할 정도로 

이 책은 강력한 흡입력이 있습니다.


저자는 일관되게 

지독한 마약중독자인 부모에 대해 이해와 애정어린 시선을 유지합니다.

또한 친구들에 대한 감사와 연대 의식이 가득합니다.

어린 시절이 아무리 불안하고 매일매일이 고통스러울지라도,

가출해서 두려움과 자포자한 심정이 되더라도.



p.68

나는 부모님이 우리를 굶주리게 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고 깊이 상처 받았다.

하지만 나의 상처 때문에 아빠나 엄마를 탓하지는 않았다.

나는 두 사람에게 화나지 않았다.

내가 뭔가를 미워했다면,

그것은 마약과 중독 자체였지 부모님은 아니었다.

나는 부모님을 사랑했고,

부모님이 나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마약으로 피폐해져 가며, 

부모는 점점 무능력해지고 남에게 의지하게 됩니다.

엄마는 성을 팔기도 하고, 아빠는 쓰레기통을 뒤집니다.

그리곤 마약을 사죠.


리사 머리는 주유소나 슈퍼마켓에서 팁을 얻기도 하고,

먹을 것을 훔치기도 합니다.

하루 이틀 빠지다가 학교도 안 다니게 되고,

자연스럽게 가출하게 되지요.


거리에서 다른 가출한 아이들과 몰려다니던 리사는

의지했던 남자 친구가 마약에 빠져들며 변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마침내 스스로를 돌보아야 할 때, 

리즈 머리는 깨닫게 됩니다.

하루 하루 욕구를 충족하며 살아왔지만, 

언제까지나 그럴 수는 없다는 것을.


 

p. 370~371

나는 위통을 가라앉히기 위해 대담하고 겁도 없이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훔쳤다. 뭔가가 필요하면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었다. 내가 평생 그래왔듯이. 집에 음식이 없으면 슈퍼마켓에서 포장을 하거나 주유소에 가면 된다. 아빠와 엄마가 너무 혼란스럽다면 가출하면 된다. 학교가 재수없으면 안 가면 된다. 간단했다.

 

혼자 거리에서 생활하며 내가 얼마나 궁핍한지, 그런 생활이 얼마나 싫은지를 알게 되었다. 가끔 친구네 집에서 잘 수 있었지만, 그에 대한 대가로 친구들은 부모님과 실랑이를 해야 했고, 나는 그런 존재가 되는 걸 참을 수 없었다.

 

나의 친구들이 나를 도와주면 도와줄수록 나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이 언제 거절하게 될까? 어느 시점에 내가 버거워지기 시작할까?


이렇게 궁지에 몰린 상황은 내게 또 다른 깨달음을 주었다. 친구들이 방세를 나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내 친구들은 대단했다. 그들은 정이 많고 협조적이며 재미있다. 하지만 방세를 내주지는 않는다. 전에는 진정으로 방값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되었다.

 


당장의 욕구에 급급해 사는 듯해도,

리즈 머리는 일단 교육을 받고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때마침 적당한 멘토도 만나게 되고요.








이 책에서 17세의 리즈 머리가 인생을 바꿔야겠다고 마음먹고, 

한 걸음 한 걸음 노력하는 부분은 후반부 1/4정도입니다. 

박진감 있고 신나는 이야기였습니다.


책 내용의 3/4에 걸쳐 서술된 불안하고 곤궁한 삶에도,

영혼을 잠식하는 아픔을 가지고도,

저자 리즈 머리는 성장과 변화가 가능함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아무 것도 주장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보여줄 뿐입니다.


진정한 히로인이지요.

이 책에는 곳곳에 영웅이 등장합니다.


어렵게 대학을 졸업하고 자폐아를 가르치는 리사 언니,

가출 청소년이지만 대안학교를 다니고 직업을 가진 친구.

언제나 도움의 손길을 내어준 친구들.

대안학교 선생님들..


저자는 책을 이렇게 맺습니다.



p. 500

노숙자건 사업가건, 의사건, 교사건, 어떤 삶의 배경을 가진 사람이건, 우리 모두에게는 똑같은 진실이 적용된다. 삶은 우리 자신이 거기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진실.




내 삶이 한 편의 아름다운 드라마일지,

대충 쓰다가 포기해 버리는 낙서일지는 나의 생각과 선택에 달려 있지요.

또한 아무리 절망적인 순간에라도,

지지해 주는 이가 있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줍니다.




읽고 나서도 내내 곱씹어 생각이 나는 책입니다.

몇 년 후 딸아이와 함께 다시 읽으려구요.


누구나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이만한 성장 일기와 이만한 성찰의 글이 없을테니까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의 여왕
가와조에 아이 지음, 김정환 옮김 / 청미래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새로 나온 수학 판타지라 반가운 마음에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의 수학동화는 

기본적인 수학 개념을 이야기 속에 끼워넣기 위해

판타지 형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지요. 

아이들이 재미나게 읽기는 하는데, 

판타지의 줄거리만 즐기게 되네요.


반면 깊이 있는 개념서는 

수학에 흥미가 있는 아이 아니고는 

재미를 느끼기가 어렵고요.


그래서 항상, 재미와 깊이의 균형을 잘 잡은 책을 찾고 있습니다.





처음 이 책의 소개를 살펴볼 때는 

당연히 재미 위주의 수학 동화려니 했습니다.

'운명의 수'를 둘러싼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환상적인 모험'이라고 했으니까요.


또한 읽기 시작하며 

일본 특유의 괴담적인 색깔이 강해서 

아이의 정서에 불편함이 있지 않을까 우려도 했습니다.


 왕비가 사시(邪視, 간사할 사, 볼 시)를 지녀 

저주할 사람을 특정한다거나,

 식수령이라는 악령을 보내 사람을 죽인다는 

등의 내용이 섬뜩하게 느껴졌거든요.



음...

그런데 이 책, 

數를 좋아하는 아이(물론 어른도)라면 열광하겠는데요!!


수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쓰여진 이 책은,

수에 대해 아는 만큼의 재미를 보장합니다.

많이 알면 알수록 재미질 겁니다.



이 책은 독특한 數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펼쳐집니다.


수의 여왕(창조주,1)은 자연(2)과 더불어 인간과 요정을 창조합니다.

인간과 요정 개개인은 숫자 하나를 운명수로 받습니다.

최초의 1인(운명수가 아주 큰 소수)이 그림자의 유혹에 빠지게 되고,

그 뒤 인간은 합성수만을 운명수로 받게 됩니다.

그 때 수의 여왕에게 신의를 지킨 요정들은 

운명수로 소수를 받게 되고요. 


이 세계에서는

강하고 단단한 소수를 가진 자는 위대하고,

깨지는 합성수를 가진 자는 약하고 무능하다고 세뇌되며 살지요.

이야기가 전개되며 숫자들 간의 재미나고 신기한 규칙을 이용하여, 

어떤 수를 가진 사람이라도 가치롭다는 교훈도 얻게 됩니다.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하녀처럼 지내는 주인공 나쟈는 왕비의 양녀입니다.

 

자신의 욕망만을 추구하는 냉혹한 왕비는 

영리하고 착한 친딸 비앙카와 나쟈는 죽음으로 내몰고,

 자신을 닯은 잔인한 아들만을 챙깁니다. 


나쟈는 왕비에 의해 거울 안에 갖혀 

저주에 필요한 계산을 하던 요정들을 구하고, 

자기 자신과 비앙카 언니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수를 연구하고 계산합니다. 


나쟈는 성을 탈출해서 숨은 낙원에서 

수에 관한 많은 지식을 얻게 되고,

 마침내 비앙카 언니를 구하기 위해 

성에 돌아와 

왕비를 조종하던 그림자를 제거하지요.   



이 줄거리에 절묘하게 여러 수 이야기가 새겨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요정들이 갖힌 거울의 열쇠인 숫자는 48,9999,9991입니다. 

두 요정의 운명수의 곱이라네요. 

요정들의 운명수는 소수니까 두 소수의 곱이죠. 

이거 블록체인 기술 아닙니까?^^


다른 예로,

 왕비는 벌로서 자신의 운명수에 '콜라초의 절차'를 행합니다.

이는 콜라츠 추측이죠.

어떤 수를 짝수면 2로 나누고, 홀수면 3을 곱해서 1을 더합니다.

계속 계속 반복하면 결국 1이 나오지요.


책을 읽으며 내가 아는 부분이 나오면 얼마나 즐거운지요~^^

증명이 나오는 부분은 이해가 안 되어 낑낑대기도 했고요.^^;






고맙게도 

책의 말미에 책에 사용된 이론에 대해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참 다양한 수가 연구되어 있고, 

모르는 수가 참 많네요.^^



이런 책을 쓰신 저자가 누구인지 궁금했습니다.

저자는 가와조에 아이라는 분으로, 문학 박사십니다.

그런데 연구 분야를 살펴보니, 

자연 언어의 처리를 전공하셨네요.

AI가 사용하는 언어를 많이 연구하시다 보니, 

수론에도 깊은 이해가 있으신가 봅니다. 

부럽습니다.^^



일본 작가가 쓴 책 중에 

수학 원리를 잘 설명한 책이 몇 권 기억나는데,

이 책도 

다양한 數에 대해 재미나게 설명한 책으로 꼽게 되었습니다.


수학에 관심가지는 중고생부터, 

전공자, 취미 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판타지 #수의여왕 #수학판타지 #가와조에아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