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지갑을 채울 디지털 화폐가 뜬다
이장우 지음 / 이코노믹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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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암호화폐 등의 단어에 대해 저는 아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몇 년 전 투기 광풍이 일었었고, 

많은 젊은이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습니다. 

'비트코인' 하면 '패가망신' 하고 떠올랐네요.


그러던 제가 암호화폐라는 단어를 다시 만난 것은

2020년 너도 나도 뛰어든 주식 시장에서였습니다.

구글이 리브라라는 암호화폐를 만들었다더라, 

스타벅스가 암호화폐 관련 회사에 투자했다더라..


마침 암호화폐에 관심을 가지게 된 때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장차 암호화폐가 대중적인 지불수단이 될 것을 예상하면서도

선뜻 다가설 수 없었는데,

이 책 '당신의 지갑을 채울 디지털 화폐가 뜬다'를 달게 읽으며 

대략이나마 개념을 가지게 되어 참 기쁩니다.



 


읽고 보니 이 책의 제목 '당신의 지갑을 채울~'은 

당신에게 재테크를 알려준다는 뜻보다는, 

정말로 머지 않은 미래에 '당신이 지갑에 담아 사용하게 될~'

암호화폐와 디지털 환경을 알려준다는 뜻이군요.



이 책을 쓰신 이장우 선생님은 블록체인 비즈니스 전문가로서 

과거 블록체인 아카데미 원장을 역임했고,

지금은 블록체인 기반의 부동산 경매 플랫폼과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스테이블 코인 프로젝트를 

연구하고 있는 분이라고 합니다.

(앞 날개 발췌)

연구와 강의를 주로 하시는 분이시고,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도 하고 있는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시네요.



이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나눠

앞으로 암호화폐가 더 많이 사용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의 변화를 하나 하나 짚어주고,

사용될 암호화폐의 기능과 성격, 

그에 따른 금융의 변화 가능성을 밝힙니다.

끝으로 비트코인에 현명하게 투자하는 법과 

블록체인 경제 구조를 설계하는 전략을 제시해 줍니다.



책의 내용을 간략히 적자면,


  • 1장 : 2017년 비트코인 광풍은 비트코인 공급자의 도덕적 해이를 일으키는 모델이었으며 개인의 투기 심리가 더해져 형성되었다고 한다. 앞으로의 암호화폐는 실물가치에 기반을 두고, 국가와 기업이 주도하기에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한다.


  • 2장 : 벌써 많이 진행되고 있는 암호화폐의 사용 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부동산, 고가의 미술 작품 등을 아주 작은 지분으로 나누어 디지털 화폐로 매매할 수 있다는 것이 새로웠고 신기했다.


  • 3장 : 역사상 살아남은 화폐는 없다는 제목으로 지금의 신용화폐 시스템의 위험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특히나 1939년 미국 대공황 전과 지금의 모습이 너무 흡사한 것에 주목한다.


  • 4장 : 기업과 국가에서 실제 진행되고 있는 암호화폐 관련 프로젝트와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구글의 디지털 화폐 리브라 프로젝트, 스타벅스의 비트코인 선물거래소 투자, 경제가 불안정한 나라에서 필요성이 증대되는 스테이블 코인을 예로 들고 있다. 


  • 5장 :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관계를 해설하며 새로운 안전 자산으로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설명한다.


  • 6장 : 현재의 암호화폐의 단점을 극복할 스테이블 코인의 필요성과 가능성, 중국의 적극적인 행보에 대해 해설한다.


  • 7장 : 미래에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탈중앙화된 금융 서비스의 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마지막 부분에 스페셜한 챕터가 있습니다.

  •  일반인들에게는 투자자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 제시
  •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위한 프로젝트를 설계할 수 있는 전략




 이 책에서 제가 특히 주목한 부분 몇 군데를 소개해 보자면,


 p. 131~137

  •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비트코인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  

폴 튜터 존스라는 세계적인 헤지펀드 매니저가 2020년 5월 비트코인을 매입하며 쓴 분석 자료를 자세히 소개합니다. 존스는 가치저장 수단으로 점수를 매기자면, 비트코인은 금융자산의 60% 점수를 얻었지만 시가총액이 1/1200로 굉장히 저평가되었다고 언급합니다.



p. 164~172

  • 미국의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다.

글로벌 기축통화인 달러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리브라 프로젝트나 CBDC에 소극적이던 미국 정부가 코로나 지원금의 분배 과정이 혼란과 경제 위기 돌파를 위한 마이너스 금리의 필요성을 인식하며 DBDC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p. 207~219 

  • 디지털 화폐에 현명하게 투자하는 방법 : 적립식 투자



이 책을 읽으며 암호화폐를 재테크의 관점에서 볼 것이 아니라, 디지털 환경이 진행될수록 필수불가결하게 사용하게 될 '돈'으로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장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국가적 차원에서 금리 정책의 일환으로 활성화 시킬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변화란 생각보다 선뜻 다가오는 거니, 몇 년 내 누구나 암호화폐를 사용할 수 도 있겠어요.
 

이 책은 저처럼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이도 개략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쓰여졌으며, 균형잡힌 관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재테크에 관심 있는 분은 물론, 미래의 변화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은 많은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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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휴먼 SUPER HUMAN - 방탄커피 창시자가 전하는 노화를 되돌리고 장수할 최강의 계획
데이브 아스프리 지음, 김보은 옮김 / 베리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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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도 아미예요??"

내가 아침마다 '방탄'으로 시작한다니까 친구가 묻더군요.

전 아직도 방탄소년단 이름밖에 몰라요.^^;

방탄소년단은 모르지만 방탄커피는 잘 압니다.ㅎㅎ


저는 3년 전 데이브 아스프리의 '최강의 식사'를 읽었습니다.

읽는 내내 경탄과 전율을 느꼈습니다.

제 생리학적 지식으로는 흠잡기 어려운 이론을 토대로

전혀 새로운 주장을 알게 되었거든요.


그리고 바로 방탄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때때로 간헐적 단식을 할 때만 마시지만, 

언제든 다시 시작해도 좋다고 생각할 만큼 효과적이었습니다.


데이브 아스프리의 신작 '슈퍼 휴먼'의 출간 소식을 듣고

어떤 업그레드 버전이 나올까 너무 기대가 되었습니다. 

 




이 책 '슈퍼 휴먼' 역시 그의 전작처럼,

수많은 데이터와 저자가 직접 경험해 본 내용이 빽빽하게 실려 있습니다.

이번에는 전작보다 좀 더 급진적인 내용이 많이 실려 있기는 해도,

역시나 허무맹랑하지는 않습니다.

다 따라 해 보고 싶어요.ㅎㅎ  



이 책의 앞뒷 날개 페이지에 

저자가 그리도 건강에 관심있는 이유가 드러납니다.

저자는 유아기 이후 비만으로 시작하여 

20대에 피로감, 인지능력 감퇴, 관절통, 여성형 유방 등 조기 노화 증세를 보입니다.

특별히 몸에 해가 되는 환경이나 식습관이 있었던 것이 아닌 저자는

자신의 몸 상태에 의문을 품고 

최선을 다해 이유를 찾고 연구를 하게 된 거죠.


결과적으로 저자는 

세포보다 작은 수준에서 변화를 일으키면 

노화를 억제하고 삶의 질을 높이며 수명 연장을 가능케 한다는 

확신을 얻게 됩니다.   


저자가 이 연구를 나누어 주어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이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저자는 노화를 일으키는 큰 요인 7가지를 규정하고,

건강한 식단, 질 높은 수면, 빛 관리, 운동, 적절한 영양보충제와

최근 연구 중인 좀 더 강력한 치료법을 알려줍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략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부. 죽음을 피하라.


  • 직접적인 사망 원인 4가지(심장 질환, 당뇨, 알츠하이머, 암)와 미토콘드리아의 노화와의 관련성
  • 줄기세포의 노화, 미토콘드리아 돌연변이,제 기능을 못하는 늙은 세포, 탄력성 읽은 세포 기질, 세포 안과 밖에 쌓이는 쓰레기, 텔로미어 등 노화의 원인과 결과가 되는 7가지 상태와 미토콘드리아의 상호 작용
  • 노화를 유발하거나 막는 음식
  • 수면 부족과 숙면이 미치는 영향
  • 빛이 몸에 미치는 영향과 유익한 광원 



2부. 노화를 되돌리다.


  • 두뇌를 다시 작동시키는 전략 : 뉴로피드백, 빛, 식단, 약
  • 금속 : 중금속의 영향과 해독법
  • 오존 치료
  • 호르몬 대체 요법
  • 치아 관리와 턱 교정
  • 장내 환경의 중요성과 세균의 먹이



3부. 신처럼 치유하라.


  • 줄기 세포 : 직접 주입, 자연적으로 줄기 세포를 늘리는 법
  • 탈모, 흰머리, 주름 예방법 : 콜라겐 
  • 강력한 슈퍼 휴먼 화합물 : 펩타이드와 SARMs



뒤쪽으로 갈수록, 

전통의학계에서는 인정하지 않거나 

불법으로 규정하는 치료법도 소개됩니다.

아직 연구가 덜 되어 안전성이 부족한 부분도 있고, 

이익 집단마다 다른 입장도 있음을 저자는 분명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저자 또한 노화 예방에 탁월한 치료법이 많이 알려져서

대중의 니즈가 커졌으면 하는 바램도 밝히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저자는 자신의 줄기 세포를 추출해서 혈액과 섞어 주입하고, 

오래된 회전근개 통증과 피부의 콜라겐을 재생시켰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 치료로 본인은 물론 부인과 일가 친척들도 

놀라운 효과를 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이 치료가 불법이기 때문에 

그 때마다 외국으로 나가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제도적인 인정과 관리를 원하는 것이겠지요?



이 책에서 주의깊게 읽은 부분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한 가지는 치아와 턱 관절의 중요성에 대해서입니다.

최근에 아래턱과 올바른 자세가 관계된다고 들었는데

여기서도 다루어지네요.



p.260


치아는 신경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문이다.


강사는 어금니는 뇌에 직접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치아는 몸 전체, 특히 신경계의 염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거의 알려지지 않은 분야인 신경치과학은 턱이 아주 조금만 어긋나도 삼차신경이 자율신경계의 자율신경계에 위협신호를 보내 투쟁-도피 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강사는 부드러운 플라스틱 알갱이를 녹여서 강의 를 듣는 모든 사람의 큰어금니에 붙이고 교합을 적절하게 조절했다. 내 차례가 되자 생애 처음으로 아래턱의 긴장이 풀린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턱의 긴장이 완화되고 기능이 더 나아진 것 외에도 전체적으로 근골격 통증이 뚜렷하게 줄었다.


 

저자는 또한 장내세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하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장내세균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무작정 프로바이오틱스를 먹는 것을 경계합니다. 


p. 280


이 책에서 당신이 꼭 알았으면 하는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건강하고 다양하게 키우는 일의 중요성이다. 그러나 최선의 방법은 생각과는 좀 다를지도 모른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장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충분한 양의 프리바이오틱스(장내 세균의 먹이)와 저항 전분을 섭취하라.  




저도 개개인마다 맞는 프로바이오틱스가 다르다는 것과 최근에 SIBO(소장내 과잉증식) 환자가 많이 늘어 이들은 오히려 단기간 식이섬유를 금식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는데, 이 책에서의 권고를 시행해보려 합니다.




또한 저자는 청색광의 위해와 건강을 위한 유익한 빛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도 얼른 침실의 청색광을 다 가렸다지요.^^;




  

 그 외에도 너무나 흥미롭고 혹하는 내용이 많아서,

수시로 읽던 것을 멈추고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네요.


이 책은 건강과 몸에 대해 아는 만큼, 관심있는 만큼 재미있고 많이 보이는 책입니다.

건강한 삶을 원하는 누구나에게 강추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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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8-02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첫 마음 - 정채봉 산문집
정채봉 지음 / 샘터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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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암'의 작가 정채봉.

정채봉 시인의 20주기를 맞아 샘터 출판사에서 시인의 산문집을 출간했습니다.


장님인 누나를 따라 절에 몸을 의탁한 5살 꼬마 길손이가 폭설에 갖힌 암자에서 탱화 속 관세음보살에 안겨 죽은 이야기.

너무나 슬프고 너무나 아름다운 동화를 쓰신 정채봉 시인.



책을 펼치자 마자 시인은 제 마음을 두드립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있는 것, 

그 가운데 하나를 말해 보라면 나는 '마음'을 들겠다. 

마음으로 생각하고,

마음으로 죄를 짓기도 하고 

마음으로 울기도 하지 않는가.


(중략)


그중에서도 나는 우리 집에서 아래 영구네 집까지의

1백 미터 남짓 되는 골목길이 별나게도 그립다. 

여름과 가을이면 양쪽 언덕 위의 나무들로 하여 잎새들의 터널이던 골목, 

봄이면 민들레꽃이 아늘의 금 단추인 양 다문다문 피어나던 흙길, 

때로는 쇠똥이 펑퍼짐하게 뉘어져 있기도 하고 

간혹 화사한 능구렁이가 쉬엄쉬엄 들고 나던 돌담이며...


장에 가신 할머니를 목을 빼서 기다렸고,

선창의 그 가시내가 지나가기라도 하면 숨이 가빠서 어쩔 줄 몰라했고,

해 질 무렵 살구나무 위에 올라사가서 노을을 바라보면 

왠지 슬퍼져서 눈물을 글썽이며 내다보던 골목길.

고향의 그 골목길이야말로 

기다림의 씨앗을, 

그리움의 씨앗을,

아득함의 씨앗을

내 여백의 마음에 파종시켰던 첫 작물 밭이라고 나는 말할 수 있다.  







책을 받아들고는 '참 예쁜 책이네.'라고 생각들었어요.

필사노트와 함께 비닐 테이핑된 책은 흡사 향기롭게 익어갈 풋과일 같았습니다.

펼칠 때마다 안쪽에서 은은하게 비추이는 연둣빛이며, 다소곳한 글씨체 하며,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아름답습니다.


샘터사의 정채봉 시인에 대한 애정이 정성들여 표현된 편집이라고 생각되었어요. 그리고 책의 외양보다 더 아름다운 내용으로 가득찬 책입니다.


 

어떤 글은 스스로에게 보내는 내밀한 고백이기도 하고,

어떤 글은 오랜 벗과의 조근조근한 대화이기도 한 이야기들.   

한 문장을 읽고 또 읽느라 얇은 에세이인데도 꽤 오랜 시간 읽었더랬습니다. 

산문이지만 한 문장씩 떼어 읽으면 또 운문이 되네요.


이게 바로 시인의 마음이구나.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드는 시인의 감성과 

맑고 투명한 언어!

그러나 유려한 이 단어들은 섬세하게 선택된 것이 아니고

시인의 삶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것들입니다.




책은 총 4장에 걸친 시인의 에세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슬픔 없는 마음 없듯

별빛에 의지해 살아갈 수 있다면

흰 구름 보듯 너를 보며

초록 속에 가득 서 있고 싶다.


이 네 줄의 아름다운 문장이 각 장의 제목입니다.


첫 장은 

시인의 마음자리에 영향을 주었던 장소,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글로 엮여 있습니다.고향집, 때때로 찾는 절, 그리운 사람들과의 동행.


둘 째장은

1988년 간암 발병 후 투병하는 동안에 적어 내려간 삶과 사랑에 대한 생각.

행간에 홀대한 몸에 대한 미안함, 생에 대한 간절함 등이 배어 있네요.

  

셋 째장은 

시인을 가슴으로 키워내신 할머니와 벗들과의 만남 속에서 느끼고 생각한 것.

유유상종이라고, 시인의 벗들은 김수환 추기경님, 법정 스님, 이해인 수녀님, 장기려 선생님, 그리고 말씀이나 태도로 보아 맑기 그지없는 분들과 교우하셨네요.


넷 째장은

풀꽃,물,땅,구름 같은 자연 속에서 느끼는 담백한 마음이 적혀 있습니다.

 




펼치는 장장이 아름답고 포근한 마음의 잔치인데,

특히 제 마음에 와닿던 구절 소개해 봅니다.



(p. 103)


 썩어 가는 것에서는 악취가 난다. 특히 숨을 멈춘 동물은 이내 부패하게 마련인데 어찌나 심한지 코를 막고 싶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식물은 다르다. 산풀을 베어 와서 마당가에 널어 본 사람은 기억할 것이다. 산풀의 그 향긋한 향기를.

 나무를 잘라도 그렇다...(중략)..루오는 '향나무는 찍는 도끼날에도 향을 남긴다'는 명언을 남겼지. (중략)

 아니, 썩어 가면서 악취 아닌 향내를 풍기는 것들이 있다. 과일이 그러하다. 그중에서도 유자나 탱자, 그리고 모과와 사과가 서서히 썩어 가면서 나는 냄새는 가을 방을 가득 채우고도 남는다.

 우리 사람 또한 동물의 몸을 취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병이 들면 악취를 내게 된다.

 우리 사람 속의 영혼은 식물성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이 세상을 다녀간 분들 중 성인은 스러질 줄 모르는 향기를 남겼지 않은가 말이다.



아아, 아름다운 향기를 지닌 사람이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며 시인을 만나며, 

맑은 물에 목욕하는 듯 깨끗해짐을 느낍니다.



그저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에세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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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밖 인문학 콘서트 - 10만 명이 함께한 서울시교육청 인문학 강좌 교실밖 인문학 콘서트 1
백상경제연구원 지음 / 스마트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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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기초과학이나 공학을 전공하는 사람은 깊이 있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지 못해도 직업적으로나 사회생활에서 큰 어려움이 없기도 했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무엇을 전공하고 무엇을 업으로 삼든 필요한 최소한의 교양 수준도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인공지능이 우리 삶을 파고들며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끊임없는 의문이 제기되고 재정의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통섭의 시대가 된 지금, 나는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할 지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노력은 인문학을 재조명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문학은 우리에게 행복을 줍니다. 고요하게 나를 들여다 보고, 나와 사회를 생각해보는 일은 나를 풍요롭고 충만하게 하니까요.  요즘 일고 있는 인문학 공부의 열풍에는 필요성과 행복의 두 목적이 있는 거 같아요.



마침 오랫동안 진행된 인문학 강좌를 다룬 책이 출간되어 반갑게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백상경제연구원이 서울시 교육청과 진행하고 있는 인문학 아카데미 '고인돌2.0(고전 인문학으로 돌아오다)'을 바탕으로 기획되었습니다. 400여 강좌 중 가려 뽑은 10개의 강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인돌 유튜브를 보니, 철학하는 인간,글쓰는 인간, 과학하는 인간, 공감하는 인간,미학적 인간, 영화적 인간, 기억하는 인간 등 총 7개 항목으로 강좌를 구분해 놓았습니다. 

책에서도 각 항목마다 대표적인 강좌 한 두 개를 선정해 풍부한 그림과 사진 자료를 포함하여 충실하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지식의 깊이가 있는 인문학자들이 여러 문학 작품과 영화를 소재로 쓴 글이라 쉽게 읽히고 재미났습니다.그런데, 진도가 술술 나가지는 않더라구요. 곱씹어 읽어보아야 할 문장도 많고, 관심이 가서 다시 읽어보아야 할 책도 메모해야 했거든요.^^    




몇 가지 특히 흥미로웠던 내용들을 적어 봅니다.



p. 24 (유럽 신화)


나치 지배 시절을 살았던 독일의 철학자 에른스트 캇시러는 신화가 기원의 이야기나 진실한 이야기라는 이전 신화학자들의 설명을 다 뒤집으며, 신화는 드라마틱한 이야기 구조를 가진 잘못된 신념체계라고 설명한다. 그는 '국가 신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홀로코스트를 행할 만큼 무소불위의 힘을 가지기도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재미있고 신기한 이야기로, 거대한 상상력의 보고라고 여겨지는 신화를 국가나 미디어가 악한 의도로 조작할 때 비판없이 받아들일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너무나 익숙하기에 내 신념과 생각이 반듯하지 않으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요.




p. 85 (두 번째여도 행복하기)


마땅히 그래야 할 때, 또 마땅이 그래야 할 일에 대해, 마땅히 그래야 할 사람들에 대해, 마땅히 그래야 할 목적에 대해서, 또 마땅히 그래야 할 방식으로 감정을 갖는 것은 중간이자 최선이며, 바로 그런 것이 탁월성에 속하는 것이다. 


책에서 재인용된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입니다.

번역이 잘못된 것은 아니겠지요?^^;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이 문장을 아이스토텔레스는 행복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했답니다. 


저자는 사람이 처한 때에 따라 마땅함의 정도가 다르며 굳이 따지자면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상태라고 합니다. 조건없는 배려나 양보가 아니라, 최선을 다해 자신의 탁월함을 발휘하되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 않는 절제의 미덕이 함께하는 상태라고 설명하네요.

인간에 대해 깊이 사유한 동서양의 스승이 '중용中庸'을 행복에 이르는 길이자 최고의 미덕으로 삼은 것이군요.




p. 197 (영화 '엠마'읽기)


더 나아가 영화는 오스틴의 원작에서 급잔성을 돋보이는 부분을 잘 찾아냈다. 영화에서 엠마는 나이틀리의 청혼을 받았을 때 고민하고 근심한다. 건강이 좋지 않은 아버지 우드하우스를 혼자 남겨둘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이틀리는 당장 "내가 들어가서 살면 되지."라고 말한다. "우리 집으로 모셔오지."가 아니라, 자기가 하트필드에 와서 살겠다고 말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여기서 엠마는 깜짝 놀라며 이 결정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하게 짚어낸다.

 "독립적인 생활과 자기 집을 포기하겠다고요?!"

오스틴의 원작은 책임감이 흔히 남성의 미덕이고, 가진 것과 자유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매번 여성이었던 시절에 쓰인 작품이다, 반면 2020년의 영화 '엠마'는 원작에 전복적인 상상력을 더하면서 오스틴의 이 급진적인 아이디어를 나름의 방식으로 강조했다.


저는 제인 오스틴의 글을 즐겨 읽지는 않습니다. 아름답고 재미나기는 하지만, 틀에 박힌 인물들이 마음에 들지 않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원작의 작은 반란을 현대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영화가 참 매력적이네요. 또 그 영화를 읽어낼 수 있는 인문학자의 역량도 감탄스럽구요.




p. 233 (소로의 '월든' 읽기)


사람이 철로 위를 달리는 것이 아니다. 실은 철로가 사람 위를 달리는 것이다. 철로 밑에 깔린 저 침목(sleeper)들이 무엇인지를 당신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침목 하나하나가 사람이다...그러므로 어떤 사람들이 철로 위를 달리는 즐거움을 맛본다면 다른 사람들은 그 밑에 깔리는 불운을 맛보는 것이다.


소로의 '월든'을 재인용하여 해설하는 이 글은, 월든을 책장에 꽂아놓고 집어 들지 않는 저에게 용기를 주네요.^^

 







이 책은 소설, 영화 등을 소재로 우리에게 지금의 나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나를 생각케 하는 인문학의 소용을 충분히 맛보게 합니다. 읽으며 다음 읽을 책과 글쓰기를 계획하게 할 정도로 이 책은 많은 길을 보여줍니다.



이 강의의 대상인 청소년은 물론이고 지금의 삶을 고양시키고픈 성인들께 모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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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어렵지만 상대성 이론은 알고 싶어 알고 싶어
요비노리 다쿠미 지음, 이지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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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지 상대성 이론은 알고 싶습니다.

젠체하기 좋아서 그렇기도 한데, 

요즘 SF영화를 보면 꼭 시간이며 공간의 뒤틀림 이야기가 나와서

상대성 이론을 모르는 나는 뭔가 빠뜨리고 보는 게 아닐까 생각되거든요.^^;


마침, 전작 '수학은 어렵지만 미적분은 알고 싶어'로 

어려운 개념을 쉽게 풀어 설명해준 

요비노리 다쿠미 작가의 책으로 나왔길래 얼른 집어들었습니다.





요비노리 다쿠미 작가는 물리학을 전공하고 수학과 과학 교육분야 유튜버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이 책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과알못인 에리 씨와 다쿠미 선생과의 대화 형식으로 간결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읽다 보면 에리 씨의 출중한 이해력에 깜짝 놀라게 되지만요.^^;




상대성 이론은 시간과 공간을 다루는 특수 상대성 이론과, 거기에 중력의 개념을 포함하는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나뉜다고 합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굉장히 난해하지만 특수 상대성 이론의 개념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포인트입니다.


간결한 질문과 명쾌한 대답으로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조금 있기는 했어도 책의 내용을 나의 언어로 바꾸어 말할 수 있다는 만족감을 얻었습니다.

한두 시간만에 특수 상대성 이론이라니요! ^___^



저는 또한 이 책에서 직관에 반하는 사실을 논리적으로 받아들이는 과학자들의 연구 방법에 특히 눈이 갔습니다. 과학이나 사회나 자연과 인간을 관찰하는 것인데, 일상적인 감각과 다른 것을 받아들이는 게 참 어렵거든요.





이 책에 상대성 이론의 전제 2가지와 그에 따른 중심 개념 3가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각 장은 다음과 같은 가지에 따라 나뉘고 각기 이해를 돕는 그림과 수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전제 ]

1. 어느 경우에나 빛의 속도는 매초 30만Km로 일정.

2. 어떤 관성계에서나 물리 법칙은 변하지 않는다.


속도 =거리/시간 식에서


[ 특수 상대성 이론의 3포인트 ]

1. 아주 빠르게 이동하면 시간이 느려진다.

2. 아주 빠르게 이동하면 공간이 줄어든다.

3. 질량과 에너지는 교환 가능하다. (E=mcc)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이득은, 

상대성 이론이 대략 어떤 내용인가하는 것과

그리고 더 잘 알고 싶으면 어느 부분에 집중해서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한 앎이었습니다.



짧은 시간을 투자해서 이런 개괄을 알 수 있다면 굉장히 효율적인 책읽기라고 생각됩니다.

과학에 관심 가지는 중고생부터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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