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차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백수린의 소설이 마음에 안 들어서가 아니라
그저 제가 낯선 소설을 읽을 만큼 여유가 없는듯합니다
저는 모든 대화가 생생히 구성되고
인물이 말하던 도중 잠시 숨을 들이키는 그 순간조차
묘사한 장편소설이 좋은데,
단편의 묘사는 그만큼 세세하지 않기 때문에
낯설고...
그 낯선 감각이 저를 못 견디게 합니다
엄마와 아빠의 이혼 사유에 대한 다양한 추측들, 사실은 별 관심도 없으면서 그녀를 향해 던지던 동정 어린 위로들, 견고한 벽처럼 옴짝달싹 못하게 한 모든 말들 중에서 그녀를 가장 괴롭힌 것은 엄마에 대한 안 좋은 소문들이었다. 소문 속에서 엄마는 가정이 있는 남자를 유혹해 불륜을 저지른 부도덕한 여자였다가, 결혼하고도 옛 애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해온 불성실한 아내였고, 남자에 눈이 멀어 가정을 내팽개친 이기적인 엄마였다. 자세한 사정을 모르면서도 이혼하자마자 사람들이 아빠는 빼놓고 엄마에 대해 수군거리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그녀의 엄마가 그곳에 사는 다른 여자들과 달랐기 때문일 거다. 엄마는 달랐다. 여러 면에서. 그녀의 엄마가 남들과 다르다는 건 검은 강물 위를 부유하는 사금처럼, 창백한 겨울밤에 댕겨진 불꽃처럼, 명백한 사실이었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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