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인간은 욕망의 덩어리.
시대의 법과 윤리는 이 덩어리를 잘게 부수어
꼼꼼히 욕망의 제목을 붙여
수 많은 단계의 죄로 분류시켜 억압해왔다.
이런 류의 욕망을 충족하는 것은
언제나 인간을 타락시키는 원죄인가.
나보코프의 <롤리타>를 읽고 난 후
험버트의 입장을 공감하는 건 아닌데도
이상하게 이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다.
˝왜 37세 남성은 12살 소녀를 사랑해선 안되는가˝
위험한 질문인가?
해설에서도 관점은 다르지만 엇비슷한 질문을 던진다.
˝완벽한 균형을 이룬 문구와 섬세하게 조율된 문장에 진정한 미적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도덕적 판단을 유보할 수 있을까˝
책을 읽어가며
험버트에 대한 쌍욕이, 롤리타에 대한 연민이
점점
험버트에 대한 연민과 롤리타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변해갔다.
˝롤리타는 순진무구하게 유혹하는 존재이자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희생자이며, 험버트는 수동적으로 조작하는 존재이자 유혹을 당하는 가해자다˝
절묘하지만 논란거리가 남는 해설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