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인간은 욕망의 덩어리.
시대의 법과 윤리는 이 덩어리를 잘게 부수어
꼼꼼히 욕망의 제목을 붙여
수 많은 단계의 죄로 분류시켜 억압해왔다.

이런 류의 욕망을 충족하는 것은
언제나 인간을 타락시키는 원죄인가.

나보코프의 <롤리타>를 읽고 난 후
험버트의 입장을 공감하는 건 아닌데도
이상하게 이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다.

˝왜 37세 남성은 12살 소녀를 사랑해선 안되는가˝
위험한 질문인가?

해설에서도 관점은 다르지만 엇비슷한 질문을 던진다.
˝완벽한 균형을 이룬 문구와 섬세하게 조율된 문장에 진정한 미적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도덕적 판단을 유보할 수 있을까˝

책을 읽어가며
험버트에 대한 쌍욕이, 롤리타에 대한 연민이
점점
험버트에 대한 연민과 롤리타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변해갔다.

˝롤리타는 순진무구하게 유혹하는 존재이자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희생자이며, 험버트는 수동적으로 조작하는 존재이자 유혹을 당하는 가해자다˝
절묘하지만 논란거리가 남는 해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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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물고기 2016-09-06 23: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입부는 정말 기가막힌거 같아요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고요 읽고나면 [은교][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도 떠오르고 오래 기억에 남을 작품이라 생각해요

북프리쿠키 2016-09-06 23:31   좋아요 1 | URL
몇번이고 필사해보고 소리내어 읽어봤는데..예술적이었어요 특히 ˝나의죄˝에서 감탄했어요ㅎ 은교도 좋았구요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꼭 읽어보도록 할께요 ^^;

북프리_앤:D 2016-09-07 22: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쿠키님이 던진 질문이 흥미롭게 느껴지네요~ 당연히 그것은 범죄라는 사고방식에 대해 다시끔 생각해보게 됩니다.

북프리쿠키 2016-09-08 10:45   좋아요 2 | URL
기존의 관념에서 벗어나 원점부터 생각해보는 습관이 독서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때론 ˝진리˝로 확신했던 모든 것들까지도 어찌보면 단지 ˝통설˝에 가깝다는 유연한 사고방식이 공감능력을 키워주는 밑바탕이 아닐런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1 14: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뭐 가장 탁월한 시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의 원죄.. 막 이럴 때 말이죠..

북프리쿠키 2016-09-11 14:19   좋아요 1 | URL
맞아요~어찌 보면 인간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에게 많은 상처를 남기는 죄를 짓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