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푸트니크





1957년 10월 4일 소련은 카자흐공화국의 바이코누르 우주 기지에서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를 쏘아 올렸다.
직경은 58센티미터, 무게 83.6킬로그램인 이 인공위성은 96분 12초에 지구를 한바퀴 돌았다.
그 다음날 3일에는 ˝라이카˝라는 개를 태운 스푸트니크 2호를 쏘아 올리는데 성공했다.
라이카는 우주 공간으로 나간 최초의 생물이 되었지만, 그 위성은 회수되지 못하고 우주에서의 생물 연구를 위한 희생으로 기록되었다

[고단샤 발간 <크로니크 세계전사>]

- 책 첫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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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어둠을 소리 없이 가로지르고 있는 인공위성.
작은 창문을 통해 내다보고 있는 개의 윤기 있는 눈동자.
그 끝없는 우주적인 고독의 한가운데서 개는 도대체 무엇을 보고 있었던 것일까?
- 16쪽





처음 만났을 때 스푸트니크에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걸 기억해요.
그녀가 작가 비트니크 이야기를 했고,
그것을 내가 스푸트니크로 잘못 알아들었죠. 당신은 스푸트니크라는 말이 러시아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나요? 그건 영어로 traveling companion이라는 의미예요.
˝여행의 동반자˝.
나는 얼마전에 우연히 사전을 찾아보고
그걸 처음 알았어요.
생각해보면 이상한 조합이죠.
하지만 어째서 러시아인은 인공위성에 그런 기묘한 이름을 붙였을까요.
외톨이로 빙글빙글 지구 둘레를 돌고 있는 불쌍한 금속덩어리에 지나지 않는것에. - 166쪽




우리는 멋진 여행을 함께하고 있지만
결국 각자의 궤도를 그리는 고독한 금속덩어리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요. 멀리서 보면, 그것은 유성처럼 아름답게 보이지만 실제로 우리는 각자 그 틀 안에 갇힌 채 그 어디로도 갈 수 없는 죄수 같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거죠.
두 개의 위성이 그리는 궤도가 우연히 겹칠 때 우리는 이렇게 얼굴을 마주 볼 수 있고 어쩌면 마음을 풀어 합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건 잠깐의 일이고 다음 순간에는 다시 절대적인 고독 속에 있게 되는 거예요. 언젠가 완전히 타버려 제로가 될 때까지 말이예요.-197쪽




결국 하루키는 지구의 인력을 단 하나의 끈으로 삼아 하늘을 계속 돌고 있는 스푸트니크의 후예들은 바로 인간 본연의 모습이며, 인간은 지구와 위성이 인력의 끈으로 이어지듯이 서로에 대한 사랑을 통해 고독과 단절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3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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