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갈릴리 사역의 전개
시몬 베드로, 그의 동생 안드레, 그리고 야고보와 요한, 이 4명은 나의 최초의 제자이자,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최측근으로서 나의 곁을 지켰습니다.(...)
나의 제자가 꼭 12명일 필요는 없습니다.
마가라는 기자가 이스라엘민족 12지파의 상징성을 고려하여 ˝12제자˝라는 개념을 만들었습니다만, 실제로 12명의 제자그룹이 엄격하게 지켜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체로 한 70여 명의 팔로우들이 생겨났습니다만, 나의 측근을 지킨 것은 이 가버나움의 네 제자였습니다. - 81쪽
제5장
꼴뚜기가 문어를 제일 먼저 알아본다.
민중의 가장 근원적인 고통은 바로 율법의 속박이었습니다. 그리고 율법의 속박은 율법을 파기함으로써만 가능한 것이고, 율법의 파기라는 것은 종교 그 자체를 없애버리는 것입니다.
유대교(구약)와의 연속성을 철저히 단절시키지 않는 한, 메타노이아(생각의 전환)도 천국(새로운 질서)도 실현불가능해지고 맙니다. - 93~94쪽
제6장
요를 걷어 집으로 가라
그런데 이러한 나의 예언은 그곳에 앉아서 나의 설교를 듣고 있던 서기관들(=율법학자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들의 경직된 사유에 의하면, ˝죄사함˝은 오직 하나님에게만 가능한 하나님의 특권입니다.
인간은 인간의 죄를 사할 수 없습니다.
유대인의 율법체계에 의하면 ˝메시아˝조차도 인간의 죄를 사할 수 없습니다. 죄를 용서함은 오직 하나님만이 할수 있는 것입니다. 인간이 인간에게 ˝나는 너의 죄를 사하노라˝라고 외친다면 그것은 월권이며 하나님을 모독하는 불경죄에 속합니다. - 98쪽
* 바리새인
바리새인이라는 것을 나와 반대의견을 가진 전통적인 유대인 율법주의자들로 생각하지 쉽지만, 바리새인은 하스모니아 왕조(마카비 시대라고도 한다)시기에 아주 경거난 유대인들인 하씨딤Hasidim그룹에 의하여 결성된 새로운 종교운동입니다.(...)
초기에는 매우 개혁적인 성향도 있었습니다만 점점 율법적 형식주의에 매몰되어 갔습니다. 나에게는 유대교의 모든 악습, 잘투와 위선과 경직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 103쪽
종교는 항상 약자, 병든 자, 죄에 시달리는 자들의 편에 서야 합니다. - 105쪽
제7장
나는 안식일의 주인이다.
* 안식일 Sabbath
안식일은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일곱째 날은 쉬셨다라는 창조설화에서부터 규정된 날인데 그 특징은 ˝쉼˝이라는 데 있습니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일요일을 안식일과 동일시하기 쉬운데, 일요일이 안식일과 관련된 것이기는 하나 근본적으로 의미를 달리하는 것입니다.
일요일은 ˝태양의 날Sunday˝이며 발랄한 로마의 토속신앙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나 유대인의 안식일은 ˝창조의 쉼˝이며 모든 ˝일의 정지˝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엔죠이먼트(향유)를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계율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안식일은 십계명에 계율로써 명시된 10개의 조항 중의 하나입니다.
안식일은 매주 금요일 저녁 일몰과 더불어 시작합니다. 모든 유대인 가정에서는 일몰 전 20분 가량 됐을 때 안식일 촛불을 켜면서 안식일을 맞이합니다. 안식일에는 일체의 창조적 행위를 할 수 없습니다. 없던 것이 있게 되는 사태가 불가합니다.
불을 켜는 것도 안되고, 글을 쓰는 것도 안됩니다. 이 안식일의 규정만 해도 수백 개가 되는데 보통 나의 시대에 39개 조항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모두 사람을 옥죄는 조항들이었습니다. - 108~109쪽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마음의 완고함˝입니다. 유연성의 상실, 허가 전무한 마음의 상태, 메타노이아의 가능성이 차단된 인간의 마음을 일컫는 말이지요. - 112쪽
베드로란 말은 ˝페트로스˝인데 그것은 그냥 ˝돌맹이˝란 뜻입니다.
돌맹이는 어디에나 굴러다니는 것입니다. 어디서나 발견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그 특성이 단단하다는 데 있지요. 그래서 나는 베드로라는 이름을 단단한 믿음을 가지고 살라는 의미로, 그리고 어디서나 민중(오클로스)과 섞일 수 있는 자세로 유별나게 빛내지 말고 살아가라는 의미로 시몬에게 준 것입니다. 그런데 마태와 초대교회가 나의 본의를 왜곡하고 ˝교회의 반석˝이라는 의미로 과도하게 해석했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나는 교회를 만들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교회가 건물을 갖는 그런 유형의 조직형태라는 것은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교회를 그 위에 지을 반석이라는 식의 해석이 어찌 있을 수 있겠습니까?
나는 오직 하나님나라운동을 통하여 민중의 삶을 재건한다는 신념에 불타있었습니다. 교회반석따위는 생각해 본적도 없습니다. - 117~118쪽
제8장
누가 나의 엄마냐?
마가는 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예수는 천국의 비밀을 사람들이 함부로 쉽게 알아차릴 수 없도록 비유로 말하였다.˝(4:11)
마가는 훌륭한 작가이지만, 이 말만은 매우 그릇된 생각의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나는 그 호반에 앉아있던 수천 명의 사람들이 누구든지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비유로 말한 것입니다. - 12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