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작은 연못>을 봤다고감히 노근리 사건을 잘 알고 있다 했던가.이 책을 읽고 나서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1부는 당시 사건현장에서 살아남은 정은용 씨가 40여년동안 우여곡절끝에 펴낸 <그대 우리의 아픔을 아는가>가 원작이 된 만화입니다.당시 어린 두 자녀를 잃고(표지에 있는 바로 저 그림속의 두 자녀입니다) 해방이후 다시 낳은 아들이 2부의 원작자 정구도 교수지요.미국 정부를 상대로 노근리 사건을 알리고 손해배상 청구를 해서 최초로 미국대통령이 유감을 표명한 사건입니다.당시 김대중 정부도 미국의 눈치를 볼수밖에 없었던지라 클린턴의 유감표명 이후 바로 다음날이야 진상조사를 촉구할 수 밖에 없었지요.이 책은 미약한 피해자 집단이 감히 미국을 상대로, 정확히 미국 정부를 상대로 싸워 일궈낸 엄청난 쾌거였습니다.2부에서 어떤 자료로, 어떤 단체와 언론사들이 도움을 줘서 여론을 형성하고마침내 위대한 미국이 왜 자신의 전쟁범죄를 시인했는지 알 수 있을겁니다. (당시 가해자였던 현장의 미군들 중 양심 증언에 동참해 준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들도 작전지시를 따라야만 했던 일개 군인이었으니까요)피해자들조차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외면했던 사건이 정은용, 정구도 부자의 평생에 걸친 노력으로 우린 노근리 쌍굴에 평화기념공원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시간을 내서라도 꼭 가서 국화꽃 한송이 놓고 올까합니다.이 책이 발간된 당시까지 노근리 대책위원장인 국무총리도 한번 방문안했다하니 미국이란 나라는 역시 위대한가 봅니다.우리들이 노근리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게 해주신 2014년에 타계하신 정은용 아버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그리고 아직도 진상조차 밝히지 못한 360여건의 양민학살에서 외로운 죽음을 당한 그들이 노근리 사건처럼 잘 해결되어 양지로 나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