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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혀 있는 한국 현대사 - 조선인 가미카제에서 김형욱 실종 사건까지, 기록과 증언으로 읽는 대한민국사
정운현 지음 / 인문서원 / 2016년 5월
평점 :
역사책과 교과서에서는 언급하지 않는 새로운 진실들을 말하고 있는 책입니다. 특히 우리가 겪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동족상잔의 비극 한국전쟁, 그리고 좌우의 극심한 대립, 독재정권과 군부정권에 이르기까지 반드시 알아야 하는 역사의 숨은 진실을 말하고 있어서 읽으면서 흥미로웠습니다. 근현대사의 맥을 제대로 짚고 왜 이념의 대립이 극심한지, 진보와 보수가 받아들이는 역사의 차이가 왜 이렇게 극심한지 알 수 있는 책입니다.
특히 이 책에서 말하는 인물들과 사건들이 많습니다. 지금의 평가로는 공과 과오가 명백하게 드러나고 재평가가 이뤄져야 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하려고 합니다. 어떤 입장에서는 이승만 대통령을 이 나라의 국부라고 존경해 맞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과연 이 분이 그렇게 칭송받아 마땅한 인물이냐는 주장도 많습니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뛰어난 인물도 완벽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시의 시대상을 기준으로 냉정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지금은 우리가 산업화와 민주화를 바탕으로 경제대국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중동, 중국과 러시아마저 우리의 경제적인 성공을 롤모델로 삼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당시 우리나라를 이끌었던 인물에 대한 평가를 호의적으로 내립니다. 하지만 이것은 외부의 평가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시대를 살았던 분들이 생존해 계시고 분명 정권이나 인물 차원에서 실수하거나 지나쳤던 부분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독재에 대한 비판과 인권을 유린하고 나라를 버렸던 그런 부분들 입니다. 민감하게 다가오는 사실이지만 숨긴다고 없앨 수 있는 부분도 아닙니다. 그래서 역사를 평가할 때 제대로 봐야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승만 대통령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의 침입에 국민을 속였고 한강다리를 폭파했습니다. 그리고 전세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일본에 망명정부를 세우겠다고 일본에 요청한 부분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권위를 드높이고 북한을 이용한 정적의 숙청, 독재를 위한 기반 마련, 지나친 부분이 명백하게 있습니다.
하지만 통일에 대한 신념과 강단, 세계 최강대국이던 미국을 쥐락펴락했던 정치적인 노하우, 우리나라 최초의 박사, 당시를 보더라도 인텔리가 맞습니다. 그리고 일본에 대해서 확실했던 영유권 주장과 보상, 대마도를 돌려달라고 했던 부분, 냉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맺은 한미상호방위협정 조약은 지금도 높이 평가를 받습니다. 미국이 이 조약을 맺은 나라가 세계적으로 우리와 일본, 필리핀 등 3개국에 지나지 않는 점을 볼 때 잘했고, 국제정세에 정말 해박한 인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북한의 박헌영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한국전쟁 당시 북한의 서울 점령 후 3일 간의 개점휴업, 이를 미리 간파하고 정부 수립과 동시에 토지개혁부터 해서 농민들의 반란을 일어나지 않았고 우리는 시간을 벌면서 유엔군의 참전과 전세 역전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독재에 대한 욕심과 야욕은 비난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나라의 존망이 위태로웠고 국민들의 수준이 낮고 북한과의 체제 우위에서도 앞서지 못했던 상황을 고려하면 무조건적은 비난은 위험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사건은 가미카제로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대동아공영이라는 말도 안되는 파시즘, 군국주의로 희생이 되었던 사람들의 한이 서려있는 사건입니다. 빠른 근대화의 성공으로 서구 열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본격적으로 침략을 했던 전범국가 일본. 천황을 중심으로 말도 안되는 사상으로 모든 힘을 결집하여 주변 국가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습니다. 그 중에서도 전쟁 말기에 미국과의 전면전이 시작되자 자살 특공대를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바로 가미카제입니다.
전쟁이 장기화되고 승산이 없어지자 무모함을 넘어서서 극단적으로 치닫게 됩니다.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남자들을 징집하였고 자국의 장정들 외에도 식민국가의 남자들을 무단으로 징용하여 총알받이로 내세운 것입니다.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있었겠지만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워 수탈이 가장 극심했던 우리 조선인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그들은 이유도 모르고 그저 시키는대로 할 수 밖에 없었고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리고 철저하게 비밀로 붙여지며 반 세기가 넘는 시간을 지나왔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해방 후, 여러가지 과도기적 사건도 많았고 이들까지 챙길 여력이 없었습니다. 너무나도 가난했고 국민들은 지금처럼 깨어있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성장도 했고 이제는 세계를 무대로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은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을 챙기고 조사하며 합당한 요구와 보상을 주장해야 합니다. 그리고 비슷한 피해나 사례에 대한 연구도 계속해서 진행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아픈 역사이며 백 년도 안된 진실들입니다.
역사에 대한 관심과 냉정한 평가만이 또 다른 피해와 위험을 줄이고 계속해서 성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사가 요즘처럼 유행하고 국민들의 관심이 많이 쏠려있을 때 더 많이 알리고 연구해야 합니다. 지금의 관점에서 가장 가깝고 사료와 증언, 증인이 많이 있는 부분이 바로 우리의 근현대사입니다. 조선이나 고려, 삼국시대, 그 이전은 너무나도 먼 얘기라 한계가 있지만 일제강점기와 근현대사는 생생한 역사의 체험장입니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궁극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역사를 좋아하지만 근현대사를 배우고 공부할 때마다 마음이 먹먹합니다. 그리고 답답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을 외면하면 또 다시 되풀이 될까봐 두렵습니다. 왜 역사가 중요한지, 항상 끊임없이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자주 언급을 안하지만 잊혀진 인물과 사건들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뜻깊었고 이런 분야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꾸준했으면 좋겠습니다. 묻혀 있는 한국 현대사를 통해 많은 분들이 우리 역사에 대한 사실과 중심을 잡고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