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거리고 소중한 것들 - 무례한 세상에서 자신을 지켜 낸 여성의 자전 에세이
게일 캘드웰 지음, 이윤정 옮김 / 유노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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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세상에서 자신을 지켜 낸 여성의 자전 에세이"

삶 자체를 비롯한 삶의 모든 것이, 타인의 선의는 물론이고

타인의 덧없음에도 달려 있다는 사실 또한 기억해야 한다.

영원은 멀리 한 줄 기억 속에 흐릿해지도록 두고,

당신은 신기루를 향해 걸어가야만 한다.

p268

이 책이 눈에 띄게 된데에는 제목도 제목이지만 '버지니아 울프'라는 이름이 눈에 띄어서이다.

물론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 많은 것을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삶을 보면 비애에 젖어있는 삶으로 점철된 한 여성의 모습이 보인다. 그녀는 삶의 끝을 '자살'로 마무리하였다. 여성으로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과거만 아니라 현시대에도 어렵다는 것을 남성이지만 알게 된다. 나의 어머니가 그랬고, 내가 사랑한 할머니도 그러했으며, 지금 시대를 살고 있는 여성들도 그러하다.

그래서인지 소제목에는 이런 글귀가 나온다.

"무례한 세상에서 자신을 지켜낸 여성의 자전 에세이"

무례한 세상 가운데 우리는 살고 있다. 저자 또한 1970년대 초 시작된 여성운동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무례하고 고단한 세상의 한복판에서 성장하였다. 그리고 여지없이 젊은 날에 데이트 폭력, 임신 중절, 성희롱, 마약, 알코올중독 등 차마 말로 꺼내기조차 힘든 강렬한 사건을 겪었다.

이 책은 '너와 나, 우리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첫 장을 열면서 저자의 이야기를 꺼내며 담담한 어조로 21장을 채워나가고 있다. 현대사에서 격동과 흥분이 최고조에 달했던 1968년 대학에 진학한 저자의 젊은 날 이야기는 2000년대까지 이어지며 우리에게 계속 말을 걸어온다.

그녀의 첫 장에 나온 문장이 그래서 선명하게 각인된다.

우리는 이제 수학자도 차량 정비공도 될 수 있었고,

치어리더가 아닌 축구 선수도 될 수 있었다.

현대인들에게는 아직도 약간의 선입견을 주는 말이지만 그녀가 살았던 시대에 이 말은 스티븐 잡스의 스마트폰 혁명과 같은 것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녀는 말한다. "왜 당연한 소릴 하냐고 묻는다면, 예전에 우리가 학교를 점거했고, 여학생들은 수학 머리가 없으며 화날 때 귀엽다고 말하던 남자 교수들에게 항의한 덕분이라고 말하고 싶다. 꼭 해야만 하는 싸움도 있었고 위험한 싸움도 있었지만, 대부분 꼭 필요하면서도 위험한 싸움이었다. 나는 막막하고 외로울 때나 이제 다 옛날 일이락 느껴질 때면, 과거 우리의 행동과 말이 실제로 세상을 바꿔 놓았다는 사실을 상기해야만 했다. (...) 여성 투쟁은 어렵게 얻어낸 것이었다. 특히 마음을 가장 많이 괴롭히는 요소가 내면에 있을 때는 더더욱 그랬다. 여성들은 화를 내면화하여 우울증에 걸린다거나 얌전하고 친절하게 구느라 권력을 쟁취할 수 없다는 생각처럼, 너무도 쉽게 이론같이 받아들여진 관념들을 바꾸기하 잔인하리만치 힘들었다."

그렇다. 여성이 살아가는 세상은 남자들보다 헤쳐나가야 할 것이 더 많았다.

이 책은 퓰리처상 수상 작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게일 캘드웰이라는 여성이 주체적 여성으로 성장한 이야기를 회고 에세이로 전해주는 책이다. 그녀의 글을 두고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현대인의 삶과 문학에 대한 탁월한 통찰과 관찰'이라 했고 작가 존 디디온은 '독자들에게 선물 같은 책'이라 평했을 만큼 저자는 삶에 대한 통찰을 내보이는 데 독보적인 작가이다.

저자는 오늘날 미투의 전선에 뛰어든 '최영미 시인, 서지현 검사'와 같다. 아직도 이 싸움은 현재 진행형으로 우리 시대에 존재하고 있다. 어쩌면 이 싸움은 지구의 종말이 올 때까지 계속 싸워나가야 하는 불편한 시선들이며 '인간의 자유를 향한 치열한 몸부림'으로 끊임없이 우리 시대의 여성들에게 또는 약자적 존재들에 의해 말해질 것이다.

특히 저자는 젊은 날을 반추하면서, 버지니아 울프를 비롯한 문학인에서부터 가족, 선생님, 멘토, 친구, 용맹스러운 여인 마조리, 이웃집 소녀 타일러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특별한 여성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그들이 살아온 삶을 우리들에게 꺼내준다. 이 꺼낸 이야기는 문학적으로 아름답게 엮어지면서 20세기를 헤쳐 온 여성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21세기 당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정전(正傳 즉 전기傳記)으로 남아있게 될 것이다.

마조리에 대한 두 대목을 적어본다. 여성이라고 전제할 때 꾸밈, 단정, 단아함, 남편이라는 단어는 여성의 수식어이자 안전한 울타리 개념이다. 그러나 마조리를 통해 그 틀은 쓸모없음이 된다.

"우리는 수년 동안 몇 시간에 걸쳐 더 깊은 이야기들도 나누었다. 어떻게 죽는지와 어떻게 혼자가 되는지, 그리고 우리 두 사람 모두가 혼자 살면서 겪는 굉장한 어려움과 혜택들."

(...) 마조리의 집 앞에 도착해 따뜻한 차 안에 앉아 있을 때, 마조리는 나를 향해 몸을 돌리더니 난데없이 말했다. "남편이 생겼다고 해도 자기 삶이 크게 변하진 않았을거야. 하지만 집이 생기면 삶이 확실히 변해 ." p216

"그녀의 모습은 어이가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 모습을 본 내 마음은 모든 거추장스러움과 쓸모없는 허영을 벗어던지고 바람에 날리는 꽃씨의 자유로움으로 가득 차 올랐다. p224

저자는 여러 여성들의 삶을 가져와서 자신을 투영하며, 말하고 싶은 것을 표현하고, 또한 혐오와 차별과 폭력으로 점철된 사회를 향해 여성으로서의 가치와 존엄성을 보게 해주는 귀한 책이다.

페미니즘의 세상이 되어질까봐 걱정하는 사람들에게는 금서처럼 느껴질 것이며, 페미니즘을 갈구하는 여성들에게는 삶의 사이다가 되어 많은 여성들이 이곳에 와서 평온하게 둥지를 틀것으로 본다. 그녀의 삶이 제목처럼 반짝거리는 삶이 아니었지만, 또한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우리 시대 내 어머니처럼, 할머니처럼 숱한 멸시와 억압을 받아온 인생이지만 그들이 싸워온 가치는 정말 "반짝거리고 소중한 것들"이 되어 우리의 삶을 매우 아름다워지게 할 것으로 본다.

자기 만의 독립적인 삶, 누구의 아내나 어머니가 아닌 '나'의 인생을 살고픈 여성에게 매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그런데 우리는 이 부분에서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여성이 가진 특유의 여성성이 과연 없애버려야 할 가치인가? 여성이란 존재가 억압의 대상이 되어왔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남자의 일이 있고 여자의 일이 있다는 생각도 전근대적인 개념이기도 하지만 굳이 화장실 소변조차도 여성처럼 앉아서 누라는 강요는 비뇨기과적으로도 옳지 않는역차별적인 남성에 대한 억압이리라. 여성 또한 남자라는 틀을 강요하며, 그 안에 머물러 있기를 바라고 있지는 않은지 적고 싶어 적어본다.

마지막으로 버지니아 울프의 책 제목을 빌려오면서 쓴 "자기만의 방은 중요하다"에서 나오는 대목이 또 눈길을 끌어와 옮겨 적어 본다. "아무도 내게 저녁을 준비하고, 자신을 희생하고, 예의를 갖추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오직 나뿐이다. (...) 배고프면 먹고, 걷고 싶으면 걷는다. 때로는 몇몇 훌륭한 순간을 위해 검소하고 엄격한 흥정을 하고 어쩔 땐 잔인한 고요함을 누린다."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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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나카무라 구니오 지음, 이현욱 옮김 / 밀리언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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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문장을 쓰고 싶어서 이 책을 골랐다.

글에도 맛이 있음을 알기에, 독후감을 쓰던, 서평이나 리뷰를 쓰던 맛있고 감칠나게 글을 쓰고 싶었다. 지은이 '나카무라 구니오'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통해 문장 쓰는 법의 많은 부분을 배웠다고 말한다. 그의 작품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밝혀낸 규칙에 따라 매력 넘치는 문장과 말의 특징을 자신의 문장에 적용하면서 저자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고 그 또한 유명 작가가 되었다.

"문장 쓰기가 너무 힘들었던 내가 완전히 문학의 매력에 사로잡혀 버린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나도 쓸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에필로그

하루키 또한 고교 시절, 영어를 너무 못해서 좋아하는 작가의 영문 페이퍼백을 닥치는 대로 읽으면서 영어 실력을 키웠으며, 이런 노력을 통해 하루키는 문장력을 확실하게 키웠을 뿐만 아니라 문학적 지식이나 소설을 쓸 때 필요한 노하우도 얻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은이 또한 '좋아하는 한 작가의 책을 닥치는 대로 읽으면서 배우게 되었고', 새로운 문장력 향상법에 관한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이 발견한 하루키 문장의 비밀을 적절한 인용과 설득력 있는 근거를 가지고 당장 따라 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내어 준다.

하루키 문장의 특징은 일상의 디테일에 있다. 세탁, 다림질, 요리, 청소 등 사생활에서도 단조로운 집안일도 다채롭고 특별한 이야기로 되살리는 문체의 힘이 나온다. 실제로 하루키는 주부로 생활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때 부인이 출근하면 청소, 세탁, 장보기, 요리를 끝내고 부인을 기다렸다고 한다. 이 지루한 시간이 하루키에게는 책을 읽는 시간으로 나아갔고, 이떄의 경험이 작품에 영향을 끼치게 된 것이다.(준이치로의 장편소설 <세설>을 1년 동안 세 번이나 읽을 정도로 시간이 많았음)

이런 지루한 일상은 상상을 급격하게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그 후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과의 대비를 더 강렬하게 만들어 준다. p62

하루키의 《1973년의 핀복》에서 주인공의 하루 일상과 수입에 대해 어떻게 글을 써내려 갔는지 직접 살펴보자. 더불어 '청소'에 대해 다루는 부분도 살펴보자.

"열 시에 출근해서 네 시에 퇴근했다. 토요일에는 셋이서 근처의 디스코텍에 가서 J&B를 마시면서 산타나를 흉내낸 밴드의 연주에 맞춰 춤을 추었다. 수입도 나쁘지 않았다. 회사의 수입 가운데서 사무실 임대료와 야간의 경비, 여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의 급여, 세금을 제외한 나머지를 십 등분해서 하나는 회사 자금으로 저금해두고, 다섯은 그가 갖고, 넷은 내가 가졌다. 원시적인 방법이긴 했지만, 책상 위애 현금을 늘어놓고서 나누는 일은 정말 즐거운 작업이었다." p62-63

“걸레를 6장이나 사용해서 아주 꼼꼼하게 왁스칠을 하고”, 《노르웨이의 숲》의 주인공 와타나베는 대학 기숙사에 살면서도 “매일 바닥을 쓸고 3일에 한 번은 창문을 닦고 일주일에 한 번은 이불을 햇빛에 말리는” 등과 같이 일상생활의 상징성을 통해 작품의 리얼리티를 연출한다.

저자는 하루키적인 문장 쓰는 법을 구체적으로 발견한 사람이다. '혹은'이라는 것을 자주 사용하는것을 보면서 하루키적인 접속사임을 캐치한다. 그리고 하루키적인 문장 쓰는 법을 '아이우에오'로 간결하게 정리하여 이대로 사용하게 되면 문장실력이 월등히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해준다.

1. 앗!(일단은 제목으로 놀라게 만든다)

2. 이이(좋아)! (첫머리에서 감탄하게 만든다)

3. 웅! (모두의 마음을 대변하여 납득하게 만든다)

4. 에~! (예상치 못한 전개로 더 놀라게 만든다)

5. 오~! (마지막은 여운을 남긴 채 상상의 날개를 펼치게 만든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테마'가 아니라 '규칙'을 가지고 쓰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하루키의 작품에서는 항상 갑자기 무언가가 사라진다.

"고양이가 사라지고, 아내가 사라지고, 애인이 사라지고, 색이 사라진다 그렇게 마법처럼 여러 거지 차례차례 사라지는 것이 하루키식 '양식'의 아름다움이다."

그리고 하루키는 '동물' 또는 '동물원'을 잘 등장시킨다. 그는 동물의 '숨겨진 깊은 의미'를 끄집어 내는데 달인이다. 특히 기묘한 새가 종종 등장하는데 그 중에 많이 나오는 새는 까마귀, 독수리 등이다. 새라는 동물이 가진 '시간, 공간, 장수, 번영, 영혼'이라는 이미지를 최대한 이야기 속에 녹여낸다. 그리하여 이야기에 깊이를 더해주는 묘미를 준다.

이 책은 이렇게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배우는 ‘맛있는 문장’ 쓰는 47가지 규칙들을 발견하면서 "쓰기"를 배워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한 줄도 쓰기 힘들었던 사람이 완전히 글쓰기에 사로잡히어 문체의 힘을 가진 작가"가 되는 길에 올라갈 수 있개 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저자가 제공한 33가지 하루키 작법의 독특한 문장 짓기의 비법들을 두루 음미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며, 이어서 나오는 14권의 하루키 대표 소설의 문체의 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며 글맛의 신선함을 누리게 될 것이라 본다.

그렇다. 이 세상에는 뒤늦게 꽃을 피우는 작가가 많다고 에필로그에 적고 있다. 우리가 잘아는 괴테는 파우스트를 26세에 시작하지만 완성한 것은 무려 82세였다고 한다. 구로다 나쓰코는 75세 때 '아쿠타가와상(일본의 문학상)'을 수상하였다고 한다. 어떤 작가는 40세에, 또한 42세에 시작하여 작가의 꿈을 이루었다. 하루키를 읽고 작가가 된 저자를 통해 우리 또한 부지런한 읽기와 글쓰기를 통해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이 책은 그런 용기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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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3
공자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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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라는 책은 공자의 이름과 더불어 익히 낯익은 책이다. 공자왈 맹자왈을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공자는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와 있다. 그에 관한 책도 헤아릴 수 없다. 번역이 재번역, 재해석 되면서 논어의 깊은 뜻을 알리려는 수고를 그치지 않아 독자로서는 매우 행복하다.

고전 번역은 재해석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고전을 번역하는 시점의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재해석이 없다면 고전 번역은 지식인들의 반복적 행위에 머물 것이라고 최근 논어의 책에보면 실려있다. 그러기에 어떤 안목으로, 어떤 관점으로 번역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본 책은 해석의 혁신을 위해서 "오늘 우리의 필요"가 아니라 논어가 만들어졌던 공자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 의거하여 한자 원어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공자 사상의 원칙과 기본을 결합"시킨 해석을 원칙삼아 책이 집필되었다.

머리말에도 이부분을 다루지만 논어의 첫장인 '학이(學而)'에 보면 기존 해석에 공자의 사상과 부합되지 않는 번역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소준섭 번역자에 의해 공자 사상에 부합된 해석이 이루어졌고 공자 뜻에 반하지 않는 해석을 볼 수 있어 논어 읽기가 한층 재미나고 즐거워진다. 공자의 말 자체도 좋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저자의 '해설'이 매우 도움이 된다.

그렇기에 저자 '소준섭'에 대해서 알고가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여 저자의 약력을 적어 본다.

그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상하이 푸단復旦대학교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대우교수로 강의하였고, 현재 국회도서관 중국 담당 조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살력자다. 또한 한국 최고 수준의 중국 전문가인 저자는 학자로서 오랫동안 쌓아온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경제경영, 정치, 법, 역사, 인문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저서를 남겼으며, 다수의 한/중 매체에 폭넓으면서도 깊이 있는 글들을 기고하여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렇게 저자는 신뢰할만한 해석 능력을 가진자로서 한문을 모르더라도 그의 해설을 통해 얼마든지 공자의 지식을 습득하며 교훈을 받을 수 있다. 정교한 해석만 아니라 원문의 깊은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각주를 풍부하게 달아주어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책이란게 읽으면 재미도 있고 지루하지 않아야 되는데 이 책은 쉽게 볼 수 없었던 공자의 제자들의 초상화와 인물 설명을 추가하여 읽는 재미와 지식을 더해주고 있다. 또한 부록으로 『논어』에 대한 자세한 해제와 공자 연보를 담아 논어의 가치와 공자의 삶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고 있다.

논어는 매우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고, 또한 좋은 문구가 많아 어디든지 펼쳐서 읽으면 되기에 이 안에 들어있는 좋은 문장은 직접 읽으면서 각자가 그 문장을 되새기면 될 것이다.

공자 사상에 입각한 해석

논어의 첫 문장인 '학이시습지'는 지금까지 "배우고 때로 익히니"라고 해석되었다. 이 해석은 유학을 사회적 실천에서 분리시키고 이론의 추상성에만 가두는 틀이 되었다. 그러나 여기에서 '습習'이라는 한자의 본래 뜻은 '어린 세가 날기를 연습하다'로서 '실천하다'로 해석되어야 한다. 실제 공자는 논어 자로 편에서 '언지필가행야(말을 하게 되면 반드시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하여 지행합일, 즉 실천성을 강조했다. 따라서 習을 실천으로 해석하는 것이 제대로 된 해석이다.

또한 논어 학이 편의 '무우불여기지'는 이제까지 "자기보다 못한 사람과 교류하지 말라"고 해석되었다. 하지만 대교육자인 공자의 교육 원칙에 철저히 위배되는 것이다. 그래서 마땅히 "자기와 길이 같지 않은 사람과 교류하지 말라"고 해석되는 것이 옳은 번역이요 해석이다. 또 한 가지 논어 태백편의 '민가사유지, 불가사지지'에 대한 기존의 해석은 "백성은 도리를 따르게 할 수 있어도 그 원리를 알게 할 수는 없다."였는데 이 해석은 공자의 우민사상을 입증하는 증거로 활용되어 아쉬웠다. 왜냐면 민본 사상을 근본으로 삼는 유학의 창시자인 공자와 전혀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바른 해석은 "백성들을 교화하고 이끌 수는 있지만, 그들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로 보야할 것이다.

이렇게 소준섭 번역자의 해석은 우리들에게 공자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게 하며, 인간삶의 근본 이치를 제대로 보게 한다.

이 책의 한 문장

子曰: "吾未見好德如好色者也." 자왈: 오미견호덕여호색자야

공자가 말했다. "나는 이제껏 덕을 좋아하기를 여색을 좋아하는 것처럼 하는 사람을 보지 못하였다."

자한(子罕) 9.18 중에서

子曰: 可與共學 未可與適道 可與適道 未可與立 可與立 未可與權

자왈: 가여공학 미가여적도 가여적도 미가여립 가여립 미가여권

공자가 말했다. "함께 학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이더라도 함께 도를 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함께 도를 추구할 수 있는 사람이더라도 함께 도를 견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함께 도를 견지할 수 있다고 해서 반듸 함께 이 세상사에 임기응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한(子罕) 9.30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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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나우 지금 행복할 것! - 루이스 헤이 긍정 확언 사용법
루이스 L. 헤이 지음, 엄남미 옮김 / 스타라잇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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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루이스 엘. 헤이의 책은 "치유"(나들목 출판사)라는 책을 통해 접해 왔던 인물이라 조금은 친숙하다. 이번 신간으로 나온 '해피나우-지금 행복할 것'은 그래서 일단 손이 가게 되었다. 그녀의 글을 읽으면 일단 치유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그녀는 말한다. "삶은 반드시 치유될 수 있습니다."

삶은 우리에게 다양한 '고통'을 안겨준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삶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며 두려운 감정이 들며 걱정거리로 온밤을 지새우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삶에 대해 자신이 매번 부정적으로 대하면 우리의 삶은 더욱더 아프고 고통으로 채워진다. 그래서 이런 말이 나온다.

"삶이 지긋지긋해. 아유, 진짜 짜증나. 못 살겠어. 죽겠어"

그러나 이런 말을 계속 사용하게 되면 어떤 종류의 경험들이 계속해서 창조되어 현실에서 나타나게 된다고 루이스 헤이는 말하고 있다. 얼마든지 우리의 삶을 '긍정 확언'을 통해 풍요롭고 행복할 수 있는데 우리 스스로 부정적인 신념을 심어 스스로를 감옥에 가두고 불행으로 점철된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나왔으며, 긍정 확언을 통해 놀랍도록 풍요롭고 행복에 이르게 된다고 말해준다.

말에는 언령(言霊)이라는 힘이 있다. 일본 최고의 부자로 손꼽히는 따뜻하고 지혜로운 괴짜 부자인 '사이토 히토리'씨는 자신의 책 <가진 것이 없거든 운으로 승부하라>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말에는 언령(言霊)이라는 힘이 있어. 말에도 혼이 있다는 거지.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말을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그 '언령'의 힘으로 자신의 마음이 풍요로워져. 해보면 알개 돼"

돈 미겔 루이스도 동일한 말을 한다. "말은 자기 영(霊)을 가장 잘 드러냅니다. 말이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말은 신성한 것입니다. 그리거 말은 진정한 마법입니다. 오직 당신이 의도하는 것만 말하십시오."

그렇다. 이 책의 키워드를 보면 "왜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보다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쉽게 얻는가? 왜 어떤 사람들은 매번 고군분투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을까? 전 세계 백만장자들이 예외 없이 매일 아침마다 자신에게 하는 말이 바로 이 책에 있다."고 말한다.

정말 루이스 헤이 확언으로 전 세계 백만장자들은 풍요를 누리고 자유를 누리고 있다. 믿기지 않지만 그녀의 확언 방법을 그대로 삶에서 실천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풍요와 자유와 모든 면에서 다 좋은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며, 앞으로 10년 후의 자신의 미래는 지금 이 책에 있는 루이스 헤이 확언에 달려 있음을 믿고 이 책을 당장에 봐야 할 것이다.

루이스 헤이의 삶을 한 단어로 말한다면 "파란만장"이다. 부모의 이혼, 가난, 가정 폭력, 성적 확대, 15세에 가출, 16세에 미혼모, 고등학교 중퇴, 남편의 외도, 이혼, 암에 이르기까지 삶의 고통이 파란만장하였다. 그러나 이 고통의 시간을 지나면서 그녀는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었는데 이것이 그녀를 세계적인 정신 분야의 선두자가 되게 하고 성장하게 되는 놀라운 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후 그녀는 자기 계발, 의식 성장, 치유 분야 전문 출판사인 헤이 하우스를 설립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정신 분야의 대가들의 책을 출간하여 세계적인 출판사로 성장시켰으며, 전 세계인들에게 자신의 삶을 통해 깨달은 내용을 전파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녀는 세 가지 깨달은 사실을 이렇게 전한다.

"내가 알아야 할 것은 모두 내 앞에 드러나 있다."

"내게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은 나에게 온다."

"나의 세상에서는 모든 일이 순조롭다."

이것을 한 마디로 압축하는 인생의 연금술은 바로 "말"이다. 바로 "긍정 확언"을 통해 내 삶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내몰수 있고, 생활에 필요한 풍요로운 수확을 분명히 거둘수 있다.

삶에는 항상 좋은 것들을 누릴 수 있도록 항상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준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의 평화, 내면의 기쁨과 자신감, 자기가치와 자기 사랑의 풍요로움을 온전히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삶에 '불평'이라는 단어를 완전히 없애도록 권면한다. 삶에서 자신이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는 피해자 의식이 있다면 피해자처럼 느끼기를 계속 확언하는 것이기에 이런 화나 분노는 계속 내 삶에 화를 불러오게 만든다. 또한 '바라는 어떤 것도 내 인생에 들어오지 않아'라는 확언하면 나에게 좋은 것들은 들어오지 않게 된다. 따라서 생각하는 방식과 말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인생이 제공하는 좋은 것들을 우리가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각과 말을 긍정으로 바꾸며 의식을 긍정으로 변화시켜 나가면 도움을 받게 되리라고 이 책은 말해 준다.

"마음속으로 계속 반복하는 말은 머릿속 세상을 만든다. 마침내 생각이 말로 전해져 물질계에 확언이 드러난다. 하루에도 얼마나 많이 부정적인 말을 하는가? 그때 당신은 바로 바라는 것을 밀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잠재의식을 바꾸어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려면 마음속으로 계속 긍정 확언을 반복해야 한다. 영화『시크릿』의 주인공들의 영적 스승인 루이스 헤이의 확언을 한 번이라도 읽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

삶의 방향을 잃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고 방황하는 사람이 있는가? 루이스 헤이의 책을 통해 지속적이고 깊은 행복의 비결을 배워보자. 그러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우리 삶에 펼쳐진다.

일종의 잠재의식을 이용하여 삶의 기적을 만드는 법을 이 책에 배우게 된다. 그녀의 처방으로 병이 저절로 사라졌을 뿐 아니라 삶이 긍정적으로 바뀌었으며 자신의 꿈을 이루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따라서 그냥 읽고 그런가 보다하고 그치지 말고 실제 연습을 통해 내 삶을 긍정으로 만들어 가보자. 이 책이 좋은게 그것은 연습하는 과제를 매 쳅터마다 주고 있어 실제로 해보며 자기 삶의 부정을 몰아낼 수가 있다. 그 중에 한 가지 "확언 쓰기"가 있다. 확언을 종이에 쓰면 확언을 이루는데 그 힘이 강화되며, 우리 삶에 긍정이 입에 붙게 되고 잠재의식에 새기게 되어 실제 내 삶이 더욱 좋아진다고 말한다. 그녀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매일 스물다섯 번씩 써보라고 한다. 그것이 귀찮다면 매일 입으로, 잠재의식적으로 긍정 확언을 하면서 내 삶을 풍요롭게 가꾸어 나가자.

이제 내 삶에도 "풍요가 깃들고, 건강이 깃들고, 최고의 행복이 깃들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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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코르뷔지에 - 건축을 시로 만든 예술가 클래식 클라우드 23
신승철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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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코르뷔지에라는 이름은 생소한 이름이다. 이 책은 '건축을 시로 만든 한 예술가의 생애와 예술 공간을 여행한 기록'에 대한 책이다. 그를 일컬어 ‘인간을 위한 건축’을 행한 현대 건축의 위대한 거장이는 말을 붙인다. 그는 다양한 수식어로 불리는데 "고독한 사람, 급진적 사상가, 논객, 화가, 조각가, 가구 디자이너, 도시계획가, 공예가, 건축가 등"으로 불린다.

책을 보면 책 자체도 예술성이 보여 아름답다 못해 건축이 가진 묘미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개인적으로 건축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많다. 한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고, 사람이 머물면서 문명에 대한 이질적인 느낌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친환경 도시를 디자인하는 사람이 되고픈 마음도 있다.

지방에 살다가 성인이 되어 직장으로 인해 인천으로 오게 되면서 내가 머문 되시는 인천 남동구 공단 근처의 집이다. 일단 복잡하며 냄새가 좋지 않다. 도시 미관은 공장 주변이라 일단 아름답지 않다. 일반적인 주택이며, 아파트가 보인다. 2-30년 전만해도 도시 계획을 하면서 대부분 녹지가 부족하다. 그저 철근콘크리트를 이용하여 단일색의 아파트를 지어놓고 인간이 단순히 주거하기 위한 공간이었다. 그러다가 일산을 방문하는 계기가 생겨 호수공원을 본 순간 충격을 느끼며, 마치 미국이나 유럽 도시에나 있을 공원 도시를 보면서 이곳에 와서 나는 살리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1년 후 나는 일산 정발산동에 거처를 옮기게 되었고, 단독주택단지로 너무나 아름다운 일산 비버리힐즈 주택단지 옆 마을에 작지만 건축미가 있는 집에 머물며 꿈을 이루며 살게 되었다.

건축에 대한 흥미와 함께 도시 계획에 대한 관심도 있지만 현실적인 직업과는 상반되기에 현대 건축가와 도시계획을 맡은 자들에게 부탁하는 바는 '르코르뷔지에'를 통해서 이제는 눈을 더 크게 뜨고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을 삭막한 도시, 숨막히는 도시로 만들지 말고 제발 바라만봐도 행복한 도시, 힐링이 되는 도시로 만들어주면 좋겠다.

건축은 삶의 질을 결정할 정도로 공간의 미학은 매우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것을 매우 잘 알고 있었던 르코르뷔지에는 새로운 건축으로 현대적인 생활 방식을 제안하고, 인간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해왔다.

르코르뷔지에(1887∼1965)는 스위스 태생의 프랑스 건축가로서 라쇼드퐁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시계 장식가였으며, 어머니는 피아노를 가르쳤는데 그 덕분에 집안에는 예술적인 분위기가 흘렀고, 본명인 '샤를에두아르 잔느레그리'는 그런 유전자를 이어 받았는지 미술에 두각을 보인다. 아버지는 아들들과 함께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했는데 인근의 대자연은 광활할뿐 아니라 그 광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그는 20대가 될 때까지 이곳에서 자랐는데 이곳의 감성이 훗날 르코르뷔지에의 예술적 자양분이 되었음을 이 책은 언급해준다.

특히나 그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통과하면서 소수 특권 계급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기존의 건축에서 벗어나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집을 주기 위하여 일생 분투하였다. 그는 ‘집은 (인간이) 살기 위한 기계’라는 모토 아래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하면서 한층 기능적이고 효율적인 공간을 선보였는데 이는 건축의 대량생산과 표준화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를 위한 수단이 바로 그의 트레이드마크 가운데 하나인 ‘돔이노 구조’다. 몇 개의 기둥과 슬래브만으로 단순하게 구성된 이 구조는 주택의 대량생산을 꿈꾸던 그에게 효율적인 수단이 되어주었으며 향후 현대건축의 기본 구조로 자리매김했다고 한다. 이 구조를 바탕으로 ‘새로운 건축의 다섯 가지 원칙’이 세워지게 되었는데 그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도 그러한 구조로 되어 있어 친숙하게 느껴지는 '필로티 구조'와 함께 옥상정원, 수평창, 자유로운 평면, 자유로운 입면이 있다. 이 원칙은 그때까지 건축가마다 공법과 미의 기준이 제각각이었던 건축을 표준화, 규격화하는 데 크게 공헌했으며, 오늘날에도 이 원칙을 따르는 건축물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하니 가히 '역사상 최고의 건축가', '미켈란젤로에 비견되는 놀라운 재능을 지닌 예술가', '현대건축과 도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혁신가'로 불릴만하다.

그는 미래를 위한 여행을 20대에 떠나게 되었는데 피렌체로 떠났던 것이다. 이 여행은 에두아르가 빌라 팔레를 설계해서 번 돈으로 1970년 9월부터 두 달 반가량 스위스와 이탈리아 각 도시를 여행하는 돈으로 쓰였는데 이 여행은 그에게 건축가로서뿐만 아니라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나 홀로 서는 계기가 되었고, 생에 처음으로 그리스-로마 양식과 마주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특히 에두아르는 이 도시에서 볼 만한 건축이 없어 다소 아쉬운 마음을 가졌지만 정교하게 건축물을 스케치하면서 새로운 눈을 뜨게 되었다. 무엇보다 에두아르는' 산마르코수도원'과 피렌체 외곽에 있는 '에마수도원'을 찾게 되면서 이상적인 건축과 마주하게 되는데 특히 에마수도원은 자신의 "인생의 향방이 결정되는" 순간을 경험했다고 말할 정도로 일생 수도원 건축을 도시 공간으로 옮겨오기 위해 노략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에두아르는 1950년대 마르세유에 '위니테 다비타시옹'이라는 아파트를 세우면서 이 수도원을 모델로 삼아 건축하게 된다. 이 건축은 어떻게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 되었는데 즉 개인의 자유와 사회생활의 조화, 합리적이고 기능적인 공간과 구조, 아름다운 풍경과 효율적인 동선 등 수도원의 모든 요소들이 훗날 마르세유의 집합 주거 건물에 담겨지게 되었다. 이렇게 그는 갈루초에 있는 에마수도원에서 처음으로 인간의 삶을 건축의 형태로 구현하기 위한 고민을 시작하게 된다. 아름다운 장식뿐만 아니라 건축의 효용성에 대해 사유하면서 그는 비로서 건축가로 거듭나게 되었는데 이때가 갓 스무 살이었다고 하니, 역시 천재적인 건축가는 무언가는 다른 모습이 근저에 깔려있는 것이리라 생각해 본다.

그런데 에두아르는 흔히 현대의 비인간적인 도시환경과 천편일률적인 주거 공간의 폐단을 낳은 장본인으로 비판받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에두아르라 불리는 르코르뷔지에는 1600명가량이 함께 살 수 있는 거대한 아파트인 위니테 다비타시옹을 지중해가 내려다보이는 마르세유의 언덕 위에 선보보이면서 사람들을 잘 짜인 유닛에서 편안하게 생활을 하게 했고, 도시 기능이 집약된 건물 내에서 더불어 사는 삶의 기쁨을 누리도록 하여 그때까지 주로 소수 재력가들의 차지였던 건축은 보다 많은 인민들은 위한 것이 되도록 하였음도 있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한 건축가의 '삶'을 오롯이 다루면서 건축이 주는 목적이 어떠해야 하는 지를 가르쳐 주는 예술적 정신과 건축의 원칙이 담긴 저서이다. 그렇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누가 뭐래도 ‘인간을 위한’ 건축을 했다는 점이며 그에게 “집은 인간이 살기 위한 기계”였다. 다시 말해서 실제 우리가 머무는 집은 인간에게 쾌적함을 제공하기 위해 빈틈없이 배려하는 기계의 역할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인간이 살기에 가장 효율적으로 지어져야 함을 중요한 포인트로 삼고 있는 것이다.

르코르뷔지에는 집을 '살기 위한 기계'라고 불렀다. 그는 우리 삶에 최적화된 집을 만들기 위해 자동차, 비행기, 대형 여객선을 모델로 삼았다. 이 기계들은 표준화, 규격화를 거쳐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킨다. 르코르뷔지에는 여기에 시대정신이 담겨 있다고 믿었다. 집이라는 '기계'는 "목욕, 햇빛, 따뜻한 물, 찬물, 난방, 요리, 가족 간의 대화. 위생, 아름다운 비례" 같은 복잡한 요구를 가장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충족시켜야 한다.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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