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코르뷔지에 - 건축을 시로 만든 예술가 클래식 클라우드 23
신승철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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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코르뷔지에라는 이름은 생소한 이름이다. 이 책은 '건축을 시로 만든 한 예술가의 생애와 예술 공간을 여행한 기록'에 대한 책이다. 그를 일컬어 ‘인간을 위한 건축’을 행한 현대 건축의 위대한 거장이는 말을 붙인다. 그는 다양한 수식어로 불리는데 "고독한 사람, 급진적 사상가, 논객, 화가, 조각가, 가구 디자이너, 도시계획가, 공예가, 건축가 등"으로 불린다.

책을 보면 책 자체도 예술성이 보여 아름답다 못해 건축이 가진 묘미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개인적으로 건축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많다. 한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고, 사람이 머물면서 문명에 대한 이질적인 느낌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친환경 도시를 디자인하는 사람이 되고픈 마음도 있다.

지방에 살다가 성인이 되어 직장으로 인해 인천으로 오게 되면서 내가 머문 되시는 인천 남동구 공단 근처의 집이다. 일단 복잡하며 냄새가 좋지 않다. 도시 미관은 공장 주변이라 일단 아름답지 않다. 일반적인 주택이며, 아파트가 보인다. 2-30년 전만해도 도시 계획을 하면서 대부분 녹지가 부족하다. 그저 철근콘크리트를 이용하여 단일색의 아파트를 지어놓고 인간이 단순히 주거하기 위한 공간이었다. 그러다가 일산을 방문하는 계기가 생겨 호수공원을 본 순간 충격을 느끼며, 마치 미국이나 유럽 도시에나 있을 공원 도시를 보면서 이곳에 와서 나는 살리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1년 후 나는 일산 정발산동에 거처를 옮기게 되었고, 단독주택단지로 너무나 아름다운 일산 비버리힐즈 주택단지 옆 마을에 작지만 건축미가 있는 집에 머물며 꿈을 이루며 살게 되었다.

건축에 대한 흥미와 함께 도시 계획에 대한 관심도 있지만 현실적인 직업과는 상반되기에 현대 건축가와 도시계획을 맡은 자들에게 부탁하는 바는 '르코르뷔지에'를 통해서 이제는 눈을 더 크게 뜨고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을 삭막한 도시, 숨막히는 도시로 만들지 말고 제발 바라만봐도 행복한 도시, 힐링이 되는 도시로 만들어주면 좋겠다.

건축은 삶의 질을 결정할 정도로 공간의 미학은 매우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것을 매우 잘 알고 있었던 르코르뷔지에는 새로운 건축으로 현대적인 생활 방식을 제안하고, 인간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해왔다.

르코르뷔지에(1887∼1965)는 스위스 태생의 프랑스 건축가로서 라쇼드퐁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시계 장식가였으며, 어머니는 피아노를 가르쳤는데 그 덕분에 집안에는 예술적인 분위기가 흘렀고, 본명인 '샤를에두아르 잔느레그리'는 그런 유전자를 이어 받았는지 미술에 두각을 보인다. 아버지는 아들들과 함께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했는데 인근의 대자연은 광활할뿐 아니라 그 광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그는 20대가 될 때까지 이곳에서 자랐는데 이곳의 감성이 훗날 르코르뷔지에의 예술적 자양분이 되었음을 이 책은 언급해준다.

특히나 그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통과하면서 소수 특권 계급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기존의 건축에서 벗어나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집을 주기 위하여 일생 분투하였다. 그는 ‘집은 (인간이) 살기 위한 기계’라는 모토 아래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하면서 한층 기능적이고 효율적인 공간을 선보였는데 이는 건축의 대량생산과 표준화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를 위한 수단이 바로 그의 트레이드마크 가운데 하나인 ‘돔이노 구조’다. 몇 개의 기둥과 슬래브만으로 단순하게 구성된 이 구조는 주택의 대량생산을 꿈꾸던 그에게 효율적인 수단이 되어주었으며 향후 현대건축의 기본 구조로 자리매김했다고 한다. 이 구조를 바탕으로 ‘새로운 건축의 다섯 가지 원칙’이 세워지게 되었는데 그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도 그러한 구조로 되어 있어 친숙하게 느껴지는 '필로티 구조'와 함께 옥상정원, 수평창, 자유로운 평면, 자유로운 입면이 있다. 이 원칙은 그때까지 건축가마다 공법과 미의 기준이 제각각이었던 건축을 표준화, 규격화하는 데 크게 공헌했으며, 오늘날에도 이 원칙을 따르는 건축물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하니 가히 '역사상 최고의 건축가', '미켈란젤로에 비견되는 놀라운 재능을 지닌 예술가', '현대건축과 도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혁신가'로 불릴만하다.

그는 미래를 위한 여행을 20대에 떠나게 되었는데 피렌체로 떠났던 것이다. 이 여행은 에두아르가 빌라 팔레를 설계해서 번 돈으로 1970년 9월부터 두 달 반가량 스위스와 이탈리아 각 도시를 여행하는 돈으로 쓰였는데 이 여행은 그에게 건축가로서뿐만 아니라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나 홀로 서는 계기가 되었고, 생에 처음으로 그리스-로마 양식과 마주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특히 에두아르는 이 도시에서 볼 만한 건축이 없어 다소 아쉬운 마음을 가졌지만 정교하게 건축물을 스케치하면서 새로운 눈을 뜨게 되었다. 무엇보다 에두아르는' 산마르코수도원'과 피렌체 외곽에 있는 '에마수도원'을 찾게 되면서 이상적인 건축과 마주하게 되는데 특히 에마수도원은 자신의 "인생의 향방이 결정되는" 순간을 경험했다고 말할 정도로 일생 수도원 건축을 도시 공간으로 옮겨오기 위해 노략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에두아르는 1950년대 마르세유에 '위니테 다비타시옹'이라는 아파트를 세우면서 이 수도원을 모델로 삼아 건축하게 된다. 이 건축은 어떻게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 되었는데 즉 개인의 자유와 사회생활의 조화, 합리적이고 기능적인 공간과 구조, 아름다운 풍경과 효율적인 동선 등 수도원의 모든 요소들이 훗날 마르세유의 집합 주거 건물에 담겨지게 되었다. 이렇게 그는 갈루초에 있는 에마수도원에서 처음으로 인간의 삶을 건축의 형태로 구현하기 위한 고민을 시작하게 된다. 아름다운 장식뿐만 아니라 건축의 효용성에 대해 사유하면서 그는 비로서 건축가로 거듭나게 되었는데 이때가 갓 스무 살이었다고 하니, 역시 천재적인 건축가는 무언가는 다른 모습이 근저에 깔려있는 것이리라 생각해 본다.

그런데 에두아르는 흔히 현대의 비인간적인 도시환경과 천편일률적인 주거 공간의 폐단을 낳은 장본인으로 비판받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에두아르라 불리는 르코르뷔지에는 1600명가량이 함께 살 수 있는 거대한 아파트인 위니테 다비타시옹을 지중해가 내려다보이는 마르세유의 언덕 위에 선보보이면서 사람들을 잘 짜인 유닛에서 편안하게 생활을 하게 했고, 도시 기능이 집약된 건물 내에서 더불어 사는 삶의 기쁨을 누리도록 하여 그때까지 주로 소수 재력가들의 차지였던 건축은 보다 많은 인민들은 위한 것이 되도록 하였음도 있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한 건축가의 '삶'을 오롯이 다루면서 건축이 주는 목적이 어떠해야 하는 지를 가르쳐 주는 예술적 정신과 건축의 원칙이 담긴 저서이다. 그렇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누가 뭐래도 ‘인간을 위한’ 건축을 했다는 점이며 그에게 “집은 인간이 살기 위한 기계”였다. 다시 말해서 실제 우리가 머무는 집은 인간에게 쾌적함을 제공하기 위해 빈틈없이 배려하는 기계의 역할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인간이 살기에 가장 효율적으로 지어져야 함을 중요한 포인트로 삼고 있는 것이다.

르코르뷔지에는 집을 '살기 위한 기계'라고 불렀다. 그는 우리 삶에 최적화된 집을 만들기 위해 자동차, 비행기, 대형 여객선을 모델로 삼았다. 이 기계들은 표준화, 규격화를 거쳐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킨다. 르코르뷔지에는 여기에 시대정신이 담겨 있다고 믿었다. 집이라는 '기계'는 "목욕, 햇빛, 따뜻한 물, 찬물, 난방, 요리, 가족 간의 대화. 위생, 아름다운 비례" 같은 복잡한 요구를 가장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충족시켜야 한다.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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