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1 - 선사 시대 ~ 남북국 시대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1
최태성 지음, 신진호 그림 / 다산어린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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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들어가는 말에 보면 이런 말로 시작한다.

많이 배우지 맙시다!

역사책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배우지 말라고 시작하는 이 책은 뭔가는 다른 포스가 있음을 알게 된다. 우리가 역사를 생각할 때에 그 역사는 단지 지식의 과시나 시험을 위한 공부였다. 늘 재미가 없었고 배워야 될 이유를 알지 못했다.

단지 몇년도에 어떤 일이 일어났고, 그때 어떤 조약이 이루어졌으며, 그것과 관계된 인물은 누구인지 그게 중요한 공부였다. 우리의 역사 공부는 그러했다. 많이 외워서 시험을 잘쳐, 좋은 성적을 얻고 대학에 가는 것이었다. 오로지 그게 목표였음을 어느 누구도 반문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시대는 많이 달라졌다. 드디어 "왜 역사를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다루는 시대가 왔다. 특히 역사를 전공하고 오랜 기간 역사를 가르쳐온 저자 최태성은 시험을 위한 역사 지식은 잊어도 된다고 과감히 말하며 쓸모 있는 역사를 가져와 우리 아이들에게 선사해 준다.

너무나 잘하고 있다. TV에서 이미 그는 역사를 흥미꺼리로, 삶의 지혜와 교훈으로 가져와 강의하며 패널로 멋지게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 특히 요즘 방영하는 "벌거벗은한국사"는 가히 방송국과 연계에서 멋진 자료 화면과 함께 역사를 우리 밥상 앞으로 가져와 생각하게 만들고, 무엇을 고민해야 될지를 알려주고 있다.

이런 방송은 계속해서 나와야 된다고 생각된다. 또한 이런 책과 학교 교육도 이런 시스템으로 만들어 가르쳐야 된다고 생각된다. 교육의 파괴가 필요하다. 언제까지 외우기만 할 것이냐? 언제까지 지식 쌓기만 하며 역사의 젠가 놀이에 빠져 있을 것인가?

이 책은 조금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역사의 쓸모》 속 메시지를 정말 어린이를 위해 쉽게 풀어서 설명해준다. 많은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기보다 역사를 읽으며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방향성을 알려주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다른 책에 비해 불친절하다. 유물을 보여주는 사진도 별로 없고 만화로 쉽게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그냥 몇 컷트의 그림과 함께 세련된 할머니가 '옛날 옛적에 이런 일이 있었다'면서 말하는 스토리 중심으로 기록되어 있다. 요즈음 세계는 정보화 사회를 넘어 꿈과 이야기 같은 감성 요소가 각광받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고유의 스토리이다. 스토리를 통해 제품의 감성과 메시지가 전해질 때 사람들은 관심을 기울이고 그걸 사게 된다.

그렇다. 재미난 스토리에 빠지면서 역사를 배우게 된다. 흥미롭게 읽다보니 그 역사가 오히려 더 궁금해지고 상상의 나래를 펴게 된다. 한 쳅터마다 어떤 가치나 교훈을 체득하면서 당시의 역사와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만든다. 정말 상당히 잘 만든 책이며 고미한 흔적이 보인다.

지식 정보화 사회에 있어 지식은 이제 찾아보면 되는 시대가 되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내게 무슨 의미를 주고 내 삶을 어떻게 바꾸어 주느냐이다. 미래를 살아갈 어린이들에게 역사는 매우 중요한데 이 책은 고리타분한 옛날이야기를 역사 속에서 뛰어놀도로 도와주는 책이다. 단언컨데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쓸모 있는 역사 사용설명서가 되어 줄 것으로 보인다.

정말 우리는 역사를 ‘쓸모’의 지식으로 가져와야 한다. 어떤 자료를 보니 아이큐는 유대인보다 나은데 노벨상이 우리나라에 없다는 것은 지식 위주의 공부 때문이라는 말을 들었다. 유대인은 스토리 교육의 대가이다. 그리고 어떤 질문도 허용하고 생각을 많이 하도록 유도한다. 즉 유대인 부모가 자녀에게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있는데 히브리어로 ‘마 따호세프’다. “네 생각은 어때?” 또는 “네 생각은 뭐야?”라는 뜻이다. 부모는 일상의 작은 순간에도 아이의 생각을 묻는다. 그리고 그들은 아이에게 “왜 그렇게 생각해?”도 자주 묻는다. 예를들면 우리는 흔히 자녀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부모는 ‘공부 열심히 했니’ 또는 ‘선생님 말씀 잘 들었니’ 하는데 비해 유대인은 ‘오늘 질문 많이 했니’ 또는 ‘무슨 질문 했니’ 하고 묻는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은 토라를 통해 적극적으로 토론하며 얘기를 나눈다. 이런 교육 방식은 결국 유대인을 위대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제 학교 교사들의 교육 방식이 바뀌어져야 할 때가 왔다. 반드시 이렇게 바뀌고 왜 역사를 우리가 공감하고 알아야 되는 지를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호기심을 자극해야 할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역사는 사람을 만나는 공부다"

과거의 사람들을 통해 나를 발견해 나가며 내 삶을 채워갈 새로운 역사책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졌다. 그저 읽고 한 번 멈춰 생각을 하도록 도와주는 이 책을 아이들에게 많이 읽혀주기를 바라며, 어른들 또한 흥미로운 역사에 관심을 가지며 함께 읽고 자녀들과 나눈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그런데 독일 철학자 헤겔은 “인간은 역사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는 것을 역사로부터 배웠다”고 말했다. 즉 역사 속의 인간은 앞의 실패를 교훈 삼아 현명하게 행동하기보다는 놀라울 정도로 잘못을 반복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배워서 현재를 알고 미래를 바꾸어 나가야 한다. 이왕 배우는 거 따분하게 배우지 말고 이런 역사책과 함께 아이들에게 들려주며 우리의 역사를 그들에게 맡기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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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을 사랑하지 않는다 - 스물에서 서른, 가슴 뛰는 삶을 위해 떠난 어느 날의 여행
이예은(나린) 지음 / 바이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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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관한 에세이를 계속해서 보고 있다. 아마도 여행에 대한 욕망이 해소되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어쩌면 헤르만 헤세의 여행 에세이인 '헤세가 사랑한 순간들'을 읽고서는 더 목마른 여행을 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여행자가 느낀 감동과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소개는 읽는 독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그리고 어떤 책장에서는 미치도록 가고 싶어 목매어 울기도 한다.

너무 과한 표현인가 싶지만 실제 여행을 사랑하는 자들에게는 이런 감정들이 다 있을 것이다.

저자의 프롤로그에도 이런 문장이 있었다.

누구나 한 번쯤 자기 몸보다 큰 배낭을 메고 세계여행을 하는 꿈을 꿨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처음으로 혼자 비행기를 탔던 날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어떤 단어로 형용할 수 없는 떨림으로 가득했다. 비행기 이륙에 맞춰 미친듯이 뛰던 심장의 박동 소리를 기억한다. 나는 그것을 잊지 못해 계속 떠났다.

그리고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방랑자와 같은 여행자들의 마음을 대변해 또 다시 여행에 대한 열변을 토한다.

여행을 왜 떠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조금 더 뜨겁게 삶을 살아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그런 생생함 속에서 자유와 해방감을 만끽하고 싶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 순간을 만나려고 여행했다. 그런 나에게 여행은 단 한 순간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적이 없었다. 매 순간 나의 예상을 벗어났고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거대한 것들을 선물했다.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떠났지만 돌아온 후엔 더 많은 질문들을 던져줬다. 그래서 그런 걸까.

여행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온 후엔 항상 지독한 후유증에 시달리곤 했다. 꿈과 같던 날들을 향한 향수병이기도 했다. [...] 삶은 결코 순간의 여행과 같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비로서 나는 그 불안을 사랑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청춘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그 답을 얻었느냐고. 답을 찾지 못했다. 그 질문엔 답이 없다. 어쩌면 그때의 나는 미숙하고 약해 무언가의 도움을 받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세상에 던져주는 질문을 당해 낼 재간이 없어 감당할 수 없는 마음을 해소할 대상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여행 같은 삶을 꿈꿨던 나에게 여행은 매 순간 외치고 있었다. 삶은 여행일 수 없다고. 오히려 그것보다 더 크고 경이롭다는 것을. 아이러니하게도 떠난 후에야 알았다.

어쩌면 이렇게 여행자의 마음을 글로 잘 표현해주고 있는지 모르겠다. 헤세처럼 여행이 주는 삶의 유익과 방황들을 수려한 문장으로 잘 드러내 주는 저자의 글솜씨를 보게 된다. 여행 에세이란 삶의 철학자들의 수다라고 말하고 싶다. 삶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여행하며 세계 속에서 자신을 들여다 보는 기회를 누구보다 더 많이 추구하며 음미하는 자들이다.

헤세의 글을 하나 여기서 인용해 보자.

여행이란 경험을 의미한다.

그런데 가치 있는 경험이 이루어지려면 주변 환경과의 정신적 유대가 필요하다.

가끔 야외로 떠나는 즐거운 소풍, 야외 식당 테이블에서의 흥겨운 저녁, 호수 위에서의 증기선 여행 자체는 경험이라고 할 수 없다.

그것만으로 삶이 풍요로워지지도 않고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자극제도 되지 못한다.

여행의 서정은 일상의 단조로움, 일과 스트레스를 벗어나 휴식을 취하는 데 있지 않다.

다른 사람들과의 우연한 만남과 교제에 있지 않으며, 색다른 풍경을 감상하는 데 있지 않다.

그렇다고 호기심의 충족에 있는 것도 아니다.

여행의 서정은 경험에 있다.

​그것은 더욱 풍요로워지는 것,

새로운 획득물을 내 안에 유기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다양성 속의 조화를 이해하고 대지와 인류라는 거대한 조직을 이해하는 것,

옛 진리와 법칙을 완전히 새로운 시각 안에서 재 발견하는 데 있다.

-헤르만 헤세가 사랑한 순간들 '여행에 대하여'

어쩌면 이렇게 똑같은 관점을 얻는지 모르겠다. 헤세와 저자와의 유대 관계는 여행을 통해서 하나가 되고 있고 맞물려 있다. 그리고 독자 또한 여행 중독자로서 이미 삼위일체처럼 헤세와 저자와 하나가 되어 '삶'을 깊이 더 사랑하는 자가 되어 있음을 고백한는 바이다.

그렇다. 저자는 여행을 사랑하지 않는다. 그저 삶을 사랑할 뿐이며, 그것도 아주 열렬히 살기 위해, 그래서 저자는 떠났다.

이 책은 길게는 10년, 짧게는 2년 전의 기록물이다. 여행이 멈춰진 지 어언 3년이 흘러가고 있는데 저자에게 이 시간은 고통의 시간이었다. 몸은 여기에 있지만 여전히 여행을 했다는 표현처럼 여행에 대한 그리움과 기억을 되살리는 작업을 통해 스무 살에서 서른, 지난 10년간의 크고 작은 여행의 단편을 정리한 글이다. 이 책은 설익은 어린 날의 여행부터, 치열한 고뇌의 흔적으로 가득한 여행까지 날것의 기록을 그대로 담아 표현한 글이라서 더욱더 독자들의 마음을 훔친다.

어쩌면 독자들은 명문장을 만나기 위해 이 책을 들지 않고 저자가 느꼈던 그 감정들을 따라가고 싶어 책을 들었을 것이다. 명문장은 그저 여행을 통해 느낀 감정이 흘러내린것 뿐이다.

그러므로 아주 편안하게 이 책을 보면서 함께 여행을 떠나면 된다. 여행 에세이에서 중요한게 사진인데 이 책은 그걸 충족시켜 준다. 스쿠버 다이빙하는 모습은 너무나 동경이 되며 하고 싶다.

"젠장 나는 언제 저렇게 여유롭게 할 수 있지?" 하는 속 마음을 내 비춰본다. ㅎ

저자는 자신의 뒷모습을 많이 보여주며 여행지를 비춘다. 뒷 모습과 여행지의 절묘한 조화는 모든 여행자들의 꿈일 것이다. 사진 스크랩으로는 책에서 오는 그 아름다운 느낌을 못 전달하여 아쉽다. 책을 직접 보면서 그 아름다운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꼈으면 하는 바이다.

한 마디로 이 책은 "참 좋다"이다.

여행이 고픈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이 책의 한 문장

우린 남들이 하는 건 다 하고 싶은가 봐요. 유명하다고 하는 건 한 번쯤 해봐야 해요.

그 기준에 갇히길 선택한 건 어쩌면 나 자신일지도 몰라요.

나는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이었어요.

오늘은 아무 데도 안 가면 좀 어때요.

남들이 하는 거 안 하면 좀 어때요.

그냥 앉아서 멍하니 더위나 식히면 좀 어때요.

오늘은 그거면 충분해요. 지금의 여행은.

물론, 며칠이 지난 후엔 또 어딘가를 가겠죠.

그리고 또, 비슷한 상황을 만날 거예요.

이래서 삶을 여행이라고 하나 봐요.

내일은, 버스를 타야겠어요.

왜냐하면, 유명한 에그타르트를 먹으러 멀리 가야 하거든요. p15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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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누나 - 남동생을 다루는 10가지 능력 미래그래픽노블 10
캐리스 메리클 하퍼 지음, 로리 루시 그림, 지민 옮김 / 밝은미래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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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아이들 특히 남매들만의 세계에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책 소개를 보면서 번뜩 이 책은 우리 자녀들에게 읽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나쁜 누나'라는 제목에서 우리 집 장녀가 생각이 났다. 누나는 동생을 사랑하며 보호하는 존재가 되기도 하지만 동생에게 나쁜 누나처럼 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래서 장녀인 누나에게 이 책을 읽히면서 본인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선뜻 택하게 되었다.

 

이 책은 작가 캐리스가 자신이 어렸을 때 동생과 겪었던 여러 사건들을 담담하게 풀어낸 실제 이야기라고 한다. 그리고 어른이 된 자신이 스스로 참 나쁜 누나였음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회고록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내용이다. 책을 읽게 되면 알겠지만 누나 캐리스와 동생 다니엘의 이야기를 보면 모두들 한번 쯤 겪었던 형제, 자매, 남매 또는 친구들과의 일이 떠오르게 된다. 또한 읽으면서 어린시절 동심으로 돌아가보는 기분이라서 옛 생각들을 끄집어내니 행복해 지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볼 때 이 책의 제목이 말하듯 저자는 자신을 '나쁜 누나'라기 보다는 어린 시절 동생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비록 동생을 괴롭히는 존재로 나아 갔지만 그럼에도 그때가 행복하게 느껴졌고, 그런 동생에게 좀 더 잘해 줄 걸 하는 정도의 후회가 담겨있는 내용이 스며져 있는 책이었다.

 

남동생에게 질투를 느끼며 자신의 못난 모습을 보는 모습도 보면, 현재 키우고 있는 내 자녀들의 모습에서도 그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이 책은 정말 남매가 있는 집안의 모든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된다. 부모로서 깨닫는 바가 있을 것이고, 누나로서, 남동생으로서 깨닫는 바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어린 시절 추억들은 머릿속에 잘못한 사실이 많은 아이일수록 더욱더 자신의 철없음과 사랑하지 못한 사실에 많은 후회를 하면서 누나가 동생을 향해, 또는 남동생이 누나를 향해 미안하고 애틋한 마음을 갖게 하리라고 본다.

 

한창 남매가 싸우며 으르렁 거리는 때가 있었다. 어떻게 저렇게까지 싸울까 싶은데 어느 순간 보면 여느 누나와 동생의 찐남매모습처럼 서로가 또 붙어서 이런저런 얘기로 웃고 떠드는 모습 속에 이제는 부모로서 옳고 그른 잣대를 논하기 보다 그들 스스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맡겼다.

 

그렇다. 이 책은 동생을 심하게 괴롭히거나 일부러 다치게 하는 나쁜 누나의 모습도 있지만 찐남매가 무엇인지를 찐하게 보여주면서 읽는 이의 미소를 짓게 한다. 요즘 예능 유망주로 떠오른 '콩고 공주' 파트리샤가 오빠 조나단과 함께 자주 TV에 나오는데 바로 이러한 남매의 모습이 이 만화책에 실려있다. 아마도 작가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동생과의 빛나는 추억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 싶었던 것같다. 추천글에 보니 이런 얘기가 적혀 있는데 "작가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서 죄책감, 부끄러움, 질투 같은 원초적 감정을 탐구하게 하는 책이다"라고 말하는데 그의 말처럼 인간으로서 가지게 되는 감정들을 오롯이 보게 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전체적인 구성은 남동생을 다루는 10가지 능력에 대해 나온다. 처음 누나 캐리스가 남동생 다니엘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놀리고, 골탕을 먹인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남동생과 함께 놀거나 남동생을 거느리고 대장처럼 행동했던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책이다.

 

우리는 모두 이와 같은 어린 시절의 여러 사소한 잘못들을 안고서, 또한 그러한 잘못을 뉘우치면서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제일 안타까운 장면은 누나 캐리스가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고모가 마음껏 골라 보라는 말에, 고모의 사정을 생각지 않고, 마음대로 먹다가 엄마에게 혼나는 장면이다.

 

정말 동생 다니엘은 어떻게 알고 작은 것을 주문해서 먹었을까? 아무래도 동생에게는 다른 사람을 대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엄마가 가게에 심부름을 시켰을 때 가게에 가게 되면서 드윌리스 아줌마를 보게 되었는데 동생은 한 눈에 그 아줌마가 드윌리스 아줌마임을 알아 본 것으로 보아 동생은 누나와 다른 특별한 능력이 있는 거 같다.

 

이러저러한 일상의 얘기들을 그래픽 노블로 만들어준 작가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그림도 표현력 있게 리얼하게 그려주어 마치 실제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그래픽 노블 시리즈는 결코 지루하지 않게 이렇게 독자들을 행복하게 웃음짓게 하며 한 편의 영화를 보게끔 해주고 있다. 이런 책들이 많이 만들어져서 책 읽기에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참으로 이번 만화 또한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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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공부 - 느끼고 깨닫고 경험하며 얻어낸 진한 삶의 가치들
양순자 지음, 박용인 그림 / 가디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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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좋은 책을 많이 만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해지며 삶이란 것이 이런 것이구나하며 통찰을 주는 책이 많지 않은데 저자의 글은 이 모든 것을 다 갖춘 글이라고 본다.

요즘들어 이런 에세이의 책이 좋다. 작년에 읽은 책 가운데 「박현진」이라는 저자가 쓴 『내가 몰랐던 정답, 프로방스 출판』라는 책이 있다. 이분도 상담가였는데 이분 안에 녹아든 삶의 철학을 통해 쉽지만 깊은 진리를 배웠다. 오늘도 이 책이 그런 책임을 독자는 분명하게 말한다.

추천의 글을 보면 국어교사가 이런 말을 하였다. "인생의 경륜을 꼰대처럼 가르치지 않고 상대의 눈높이에 맞춰, 시원시원한 입담으로 인생살이의 원칙을 말씀하신다."

그렇다. 이 책은 원숙한 인생을 살아간 한 여성이 구수하면서도 입담 좋게 삶의 핵심을 직관적으로 깨달은 사실을 전달해주는 책이다. 정말 이 책은 “읽는 것만으로도 성장하는 책!”이다.

이런 유의 좋은 책이 가끔씩 있다. 장황하게 철학적 용어를 써가며 깊은 진리를 혼자만 아는 것처럼 온갖 지식들을 다 동원하며 글을 써놓은 글보다 오히려 허위와 가식, 수식이 없는 저자의 글이 진짜 철학자라고 생각된다.

쳅터 1장에서 「마음을 따라가는 계산법」에 나오는 글이다. 저자는 어릴 때 8살까지 말을 못해 초등학교를 9살에 들어갔다. 사람들은 저자를 벙어리 아이로 취급하며 부족한 아이로 보았다. 어른이 되어서도 그런 모습이 보여 어쩌면 이리숙한 자가 아닌가 싶은데 이분은 '바보'와 같은 삶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즉 하루는 친구가 어디 함께 가자고 전화를 했다. 군부대 강의를 가야 하니 못 간다고 하자 친구가 강의료가 얼마냐고 물었다. 13만 5천원이라고 했는데 대뜸 "그것도 돈이라고 그 돈 받고 강원도 원통까지 가냐? 차비도 안 나오겠다."하며 호통을 쳤다고 한다. 군부대 강의료는 전국 어디서나 13만 5천이다. 그래서 강사들이 안 가려고 하는데 하지만 저자는 군말 없이 간다. 그 이유는 손자 같은 애들이 군 생활이 힘들어 탈영을 하고 자살하고 사고치고 그러다 사형수 될까 봐 걱정돼서 간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하는데 "바보는 언제나 계산이 늦어. 바보는 원통에 가야 된다는 생각 밖에 없어. 하지만 똑똑한 친구는 돈 계산을 먼저 해." p48-49

한 대 맞은 느낌이다. 세상살이는 이성적 사고와 이기적 사고가 지배하는 세계이다. 경쟁 사회이기에 조그만 뒤쳐지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퇴물?처럼 취급된다. 그런데 이분에겐 강사료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힘든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사람 말이다. 이러한 삶의 방식이 바보라고 한다면 당신의 마음은 이미 병들어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책은 이러한 얘기가 수두룩하다. 감동을 주며, 재미를 주면서 진짜 어른이 무엇임을 따뜻하게 가르쳐주고 있다. 이제 저녁은 쌀쌀해지고 있다. 겨울이 오려고 멀리서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인생의 겨울을 만난 사람이나, 인생이란 무엇인지 하며 해답을 아직도 못 찾은 사람에게 이 책은 난로처럼 삶을 따스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저자의 신조를 보면 ‘남을 돕는 일에는 계산하지 말고, 누군가 넘어지면 빨리 일으켜줘야 한다’고 적어 놓았다. 향년 73세로 암에 의해 돌아가시기까지 저자의 삶은 계산이 없는 삶 그 자체였다.

정말 누군가가 SOS를 치면 언제든 달려가는 열혈 상담가였다.

책 소개에 나오듯이 저자는 30년간 사형수 교화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30년이란 시간은 적은 숫자가 아니다. 수많은 경험과 만남 속에서 저자는 순수한 눈으로 삶을 직시하며 바로보며, 사형수에게 때론 엄마가 되고, 누나가 되고, 언니가 되고 이웃집 아낙네가 되어 주었다. 다른 이와 다르게 계산하지 않는 저자의 마음이라 저자에게는 남다른 포스가 느껴진다. 이미 2012년 출간되어 10만 부가 판매된 베스트셀러였다니 수긍이 된다. 이 책은 독자들의 재출간 요청에 10년 만에 돌아왔다.

출간 당시 한 일화를 보면 양순자 저자를 인터뷰하러 간 기자들이 인터뷰는 뒷전이고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돌아가면서 한결같이 말하기를 “교과서 같은 식상한 답이 아닌 순도 100% 경험 속에서 나온 인생 상담에 자기도 모르게 무장해제되었다”고 말하였다고 한다. 정말이라는 단어를 또 써서 미안하지만 '정말' 이 책은 교과서처럼 딱딱하거나 정석과 같은 답을 주기보다 저자 자신이 생생하게 경험하면서 끌어올린 지혜의 산물이다.

죽고 싶다고 말하는 후배가 있었다고 한다. 고민을 들어보니 그게 고민인가 싶었다. 그래서 고민을 풀어주겠다며 다짜고짜 금촌 기독교 묘지로 후배를 데리고 갔다. 이미 저녁이 되어서 음산하였다. 저자는 후배에게 말하기를 '내가 상담하던 사형수 중에 8명이 여기 묻혀 있다. 돈이 넉넉지 못해 자투리땅을 사서 묻어주었는데 너가 정말 죽고 싶다면 죽어라. 내가 사형수들도 이렇게 묻어주었는데 너 하나 뭇 묻어주겠나?'하며 후배의 손을 잡아 끌었다. 후배는 당연히 기겁을 했다. 이때 저자가 이런 말을 해준다.

또다시 그런 배부른 소리 하면 안 된다. 앞으로 몇 번씩 되씹어보고 말해라. 가슴에서 생각하고 나오는 말, 그런 말을 하자. 사람들은 너무 쉽게 인생의 끝을 말한다. 사형수들은 '사형만 면하게 해주면 죽는 그날까지 살과 뼈가 가루가 되도록 좋은 일만 하다 가겠습니다.'하고 간절하게 용서를 빌어. 그래도 집행장으로 가는 길밖에 없어. 우리는 삶아 있음을 감사하자. 나는 사형수들을 만나면서 무엇이 정말 괴롭고 고통스러운 것인지를 알게 되었어. 그러다 보니 어지간한 일로 괴롭다느니 힘들다느니 하느 말은 안 하게 되더라. 풀어서 풀릴 수 있는 것은 괴로움이 아니요, 참고 기다려서 해결되는 것이면 고통이 아니더라. 세상 살아가가면 곤란이 없기를 바라지 말자. p25-26

-삶은 원래 힘들다. 엄살떨지 마라.

힘든 사람에게는 현재가 힘든 것은 맞다. 그런데 그 힘든 삶을 다른 사람과 대비해서 들어보면 내 힘듦이 오히려 감사가 될 때가 있다. 특히 기구한 운명과 같은 사형수를 보면 내 삶은 지금 축복이다. 물론 현재의 삶은 힘들다. 그런데 말이다. 죽음을 택하기 전에, 삶을 놓아 버리기 전에 이 책을 꼭! 읽고 선택했으면 한다. 모든 도서관과 학교는 이런 책을 비치해두고 필독서로 읽도록 해야 한다. 교도소에서 인생을 원망하며 삶을 비관하는 자들에게는 이 책이 생명줄이 되어 줄 것이다.

또 하나의 인생 에세이를 보게 되었다. 소중한 책을 써 준 양순자 저자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이 책의 한 문장

(친구가 전화를 했는데 저자는 칫솔질 하느라 못 받았다. 벨이 다시 울려 전화를 받았는데 친구 왈 "코딱지만 한 집에서 왜 이렇게 전화를 늦게 받냐?"고 채근했다. 친구 집은 천평도 넘는 넓은 전원주택 3층 집에 산다. 그 친구의 눈에 저자의 20평대 집은 정말 작은 집이다. 한 번은 분당에 사는 부자 친구가 있는데 혼자 69평에 살고 있는데 그 집에 자게 되었다. 이곳 저곳을 살펴보게 되었는데 쓰레기통에서 친구가 살고 있었다. 머리카락이 사수구를 막을 듯 쌓여 있었고, 싱크대는 10년이난 안 닦은 것 같았다. 앞으로는 산이 보이고 뒤로 봐도 경치가 천국인데 집구석 안은 쓰레기 통이 었다. ㅠ 이런 곳을 보며 저자는 집에 대한 철학을 이렇게 말했다.)

서울에서 일산으로 이사할 때 집에 대한 내 철학이 있었어.

남의 도움 없이 나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공간.

절대 필요한 것만 갖고 살기

조금 답답하다 싶으면 내 집 같은 호수공원에 가면 돼. -내 눈에 안경이면 어때서? p44

인간은 아픔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거야. 내가 잠깐 입원했던 암 병동에는 많은 암 환자가 있었는데 성장의 터널을 지나는 모양새가 다 달랐어. 긍정적으로 암을 안고 가는 사람, 의사와 병원을 잘못 선택했다며 골이 나 있는 사람. 이들은 얼굴 색깔부터가 달라. 그러고 보면 아프고 난 뒤 모두 다 성장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 아프고 나서도 성장하기는커녕 신세 탓, 환경 탓만 하는 사람도 있지. 선택은 각자의 몫이야. -어떤 얼굴로 작별할 것인가? p214

굴곡을 겪어보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만족할 수는 없겠지요. 왜 그렇게 올라가는 쪽만 쳐다보았는지 모르겠어요. 거기 아무것도 없는데 말입니다.(사업이 부도나서 택시 운전을 하는 사람을 만나서 들은 얘기) 후진 잘하는 사람이 운전을 잘하는 사람인 것처럼 그 기사는 인생의 후진을 할 줄 아는 사람이었어. -아픔이라는 녀석 p61-62

남보다 조금 앞섰다고 뽐내지 마라.(엄청난 문장이다. 이 내용은 직접 읽고 이해하기 바란다. 이 책은 이야기를 통해 듣는 삶의 철학이다. 다 들려주고 싶지만 책을 사기 바란다!) p178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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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영양학 교과서 - 내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의학적으로 알고 싶을 때 찾아보는 인체 영양학 도감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장은정 옮김, 가와시마 유키코 외 감수 / 보누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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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몸이 예전 같지 않다. 건강에 적신호가 온 것이다. 생각해 보면 오십 전에는 천연적으로 주어진 건강으로 내 몸을 끌고 왔다. 그런데 오십이 되면서 이젠 보조식품을 의지해야만 하는 나이가 되었다. 내가 이런 상태가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또한 운동을 하지 않고서도 잘 견뎌 왔는데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더욱 쳐지면서 이곳저곳이 아프다. 물론 운동을 하지 않은 탓도 크다. 그런데 무언가 모르게 기력이 쇠해졌음을 절감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몸을 생각하면서 이 책 또한 내 몸을 위해 보게 되었다.

이 책은 프롤로그에도 언급되듯이 "영양학이라하면 영양소를 활용한 요리나 음식물 속에 함유된 영양소를 조사하는 등 ‘음식과 영양’에 중점을 둔 학문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음식과 영양'은 영양학의 일부인 뿐 주된 내용은 '사람과 영양'이다. 즉 음식물이 사람의 입에서 몸속으로 들어간 이후를 다루는 학문이다."

내 몸 안에 '영양'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우리는 잘 모른다. 다만 TV와 스마트폰을 통해 한 번씩 몸에 좋다는 음식, 산나물, 약초, 건강보조식품에 대해 소개받고는 그 정보대로 먹고 실천하는 정도이다. 이 책은 영양소가 어떻게 소화 흡수되는지, 몸속에서 에너지가 어떻게 생겨나는지, 각 영양소의 작용과 대사, 물과 전해질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소변의 생성과 노폐물의 배출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나아가 영양과 질병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등 영양과 인체의 메커니즘이 매우 자세하게 해설되어 있다. 이런 책을 보면서 느낀건 왜 학교 교과서에는 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수능을 위한 공부, 성공하기 위한 공부, 지식을 집어 넣는 공부만 시키는지 아쉬움이 크다.

신체를 등한히 하고 학문을 우위에 두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라고 본다. 조선시대 유의(儒醫) 퇴계 이황 같은 경우 〈활인심방活人心方〉이라는 건강 비법을 후손에게 남겼다. 그는 20살 무렵 음양오행의 이치를 설명한 『주역(周易)』을 연구하다가 점차 육체가 쇠약해져 ‘이췌지질(羸悴之疾)’ 즉 ‘파리하게 초췌해지는 질병’을 앓게 되어 의학에 입문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관리에 임명되었지만 여러 차례 질병을 이유로 사직하는 일이 있었다. 급기야 영천에 있는 의원(醫院)에서 수업을 받게 되었다.

건강을 잃으면 사실 다 잃는 것이다. 우리가 익히 들어본 내용에 이런 글이 있다. 윈스턴 처질이 말했는지 누가 말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내용은 인생을 조금 살아본 사람으로서, 건강 때문에 지금 너무 힘들어서 이 말이 가장 중요한 금언처럼 들린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사람을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다.

원스턴 처칠

이 책은 내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의학적으로 알고 싶을 때 찾아보는 인체 영양학 도감이며 질환과 증상의 본질을 파악하도록 도와주는 영양 의학 메커니즘 해설서이다. 특히 검증된 최신 연구 결과가 반영되어서 믿을 수 있는 도서이며, 다양한 일러스트와 시각 자료들을 통해 영양의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므로 대학에 들어가면 필수 과목으로 이런 학점은 반드시 따게 만들어야 한다.

이 세상에 영양분을 섭취하지 않는 생물은 없을 것이다. 식물은 뿌리를 통해 물과 영양분을 흡수하고 동물은 본능적인 먹이 섭취로 생명을 영위해 나간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음식물을 섭취하면서 필요한 물질(영양소)을 체내에 흡수하고 그 영양소로부터 에너지를 생산하며 활동해 나간다. 그러므로 영양은 생명을 지키고 삶을 영위하기 위한 생명의 기본 단위이다.

무엇을 먹고, 어떤 영양을 공급 받아야 부족한 영양분이 채워지며, 그 음식물이 우리 몸 안에서 어떤 작용을 하고 어떻게 에너지를 생산해 내는지, 체내에 흡수되지 못한 음식물 찌꺼기 또는 영양소는 어떻게 배설되어 밖으로 나가는지 이 책은 자세히 우리에게 알려준다.

한 부분만 보더라도 우리가 먹는 음식에 대한 이해가 그려진다.

"입으로 들어온 음식물은 구강, 위, 작은 창자의 소화 활동을 통해 흡수되기 쉬운 작은 분자로 분해된다. 그런 다음 주로 작은 창자 상피세포에서 혈액 속으로 흡수된다. 흡수된 분자(영양소)는 일단 간에 모였다가 심장을 경유해 전신의 세포로 보내진다. 영양소는 각 세포에서 에너지로 변환되거나 세포를 만드는 재료가 된다. 영양소가 에너지로 변환될 때 호흡을 통해 유입된 산소도 이용된다. 한편 창자에서 흡수되지 못한 음식물 찌꺼기는 대변으로 배설된다. 체네, 즉 각 세포에서 생산된 노폐물은 혈액 속에 모여 콩팥에서 여과되어 소변으로 배설된다. 이런 일련의 흐름인 소화, 흡수, 대사, 배설을 반복하는 행위를 영양(nutrient)이라 한다." p12

여기서 영양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생각된다. 영양과 영양소는 의미가 다르다. 영양소는 '영양'이라는 행위에 도움을 주는 물질을 말한다. 영양소에는 당질, 지질, 단백질, 비타민, 미네날, 이른바 5대 영양소 외에 인체에 유익한 성분으로서 식이섬유, 파이코케미컬 등이 있다. 물 역시 인체의 구성 성분 중 약 60퍼센트를 차지하는 중요한 영양소이다.

음식물이 몸을 만든다는 것은 상식적일 것이다. 그런데 어떤식으로 만드는지는 사실 알지 못한다. 기본 상식에 대해 그럼 알아보자.

"우리의 몸은 약 60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에서 평균적으로 매일 대략 1조 개에 달하는 세포가 새로 교체된다. 예컨데 작은창자 상피세포는 약 1일, 피부의 세포는 약 28일, 적혈구는 약 120일마다 새롭게 바뀐다. 그리고 그 세포 하나하나에 영양소와 산소가 필요하다. 따라서 영양이란 공급은 내 실존을 살아가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살아 있어야 무언가를 행하고, 성취를 이루어서 업적을 남기고, 요즘 그렇게 원하는 '힐링'이나 '여행'을 통해 삶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가히 이 책은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을 위해 A~Z까지 다 다루고 있는 책이다. 영양사나, 의료 관련 관계자만 알아야 할 지식들이라고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되고, 몸을 생각하는 자라면 이 책은 우리 모두에게 필독서로 있어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는 어렵게 느껴지는 영양의 개념을 인체의 구조와 함께 해설하고 있으며, 궁금해 하는 전문 용어에 대해서도 '용어 해설'에서 자세히 다루어 주니 마치 의학에 관해 '히포크라테스, 허준'이 된 기분이다. 더 전문적인 것은 전문 의사나 영양사에게 양도하고 이 정도 지식 정도는 삶에 필요한 지식이라 생각된다.

몸이 좋지 않아. 제 7장 "병과 영양"에 대해 관심이 더욱 간다. 몸에 이상은 유전적이며 다른 원인도 있지만 영양 장애로 인해 이루어진다. 즉 필요한 영양이 공급이 되는 않은 것이다. 또한 필요한 영양분이 과잉 공급된 것이다. 대사 증후군(메타볼릭 신드롬) 같은 경우 현대인에게 매우 필요한 생활습관병이다. 대사증후군이란 '내장 지방 축적에 따른 비만이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등의 생활습관병, 나아가 동맥경화(심근경색, 뇌졸증)를 유발할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어 생겨난 증후군'을 말한다. 한 마디로 과식하고 운동하지 않고,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생긴 병으로서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으면 빠르면 40대 나이에 인생이 종치게 된다.

운동하러 가다보면 풍을 맞은 한 남자를 아내가 부축하여 데리고 다니며 운동을 시키는 것을 보았다. 10미터를 가는데 5분이 걸릴 정도로 애처롭고 남의 일이 아님을 직감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런 정보를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내 몸을 체크하고 영양을 관리해야 한다. 현시대는 각 사람마다 주치의처럼 영양사가 지정되어 관리를 받으면 좋겠다 생각된다. 그러면 일자리도 늘어나고 삶의 질도 많이 개선이 될 것이다.

저자는 세인트 마리아나 의과대학병원 영양부 부장. 관리 영양사. 영양학 박사로서 영양에 대해서는 정말 탁월하게 지식이 있는 사람이다. 그의 저서 가운데 《병에 걸리지 않는 요리의 기본》이라는 책이 있는데 아내에게 이 책을 선물해 주고 싶다. 왜?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기 때문이다.

이 책의 한 문장 / 영양소의 소화, 흡수에 대한 기본 상식

작은 창자는 길이 6-7m인 관으로 위에 가까운 쪽부터 샘창자, 빈창자, 돌창자로 나뉜다. 작은 창자에서는 소화된 물질의 약 90%가 흡수된다. 작은 창자의 벽에는 약 50만 개의 융모가 있다. 융모에는 림프관과 모세 혈관이 지나며, 흡수된 물질 가운데 지질의 대부분은 림프관, 글루코스(포도당)와 아미노산은 모세 혈관을 통해 운반된다. [...] 큰창자에는 100종류가 넘는 장내 세균이 생식하고 있다. 입에서 시작해 큰창자까지 음식물의 섭취에서 배설까지 걸리는 시간은 보통 약 70시간 내외라고 한다. 물론 창자의 길이와 식사 내용에 따라 소화 흡수 시간은 크게 달라지고, 사람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p34-35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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