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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둘러싼 바다
레이첼 카슨 지음, 이충호 옮김 / 양철북 / 2003년 2월
평점 :
절판
바다가 육지를 둘러싸고 있기에 우리를 둘러싼 바다라고 했을까. 아니면 모든 생명이란 것이 바다에서 유래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이야기한 것일까. 아니면 지금도 바다에 사는 생명이든 육지에 사는 생명이든 모두가 바다에 그 생명의 원천을 기대고 있기 때문일까. 그렇다. 우리는 대지에서 태어나 대기를 마시며 푸른 하늘 아래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있도록 하고,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바다이다.
바다는 지구가 그 역사를 시작한 태초에 만들어졌다. 땅들이 불을 내뿜고 용암과 수증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수증기들이 뜨거운 대기에서 서서히 식으면서 비가 되어 땅을 적시기 시작할 때 바다가 비로소 만들어졌다. 바다는 지구상의 모든 물질을 받아들이고, 바다에서 태초의 아미노산과 태초의 염기서열들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알수 없는 과정을 통해 최초의 생명체가 그곳에서 태어났다. 바로 바다에서. 그리하여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 이미 멸종한 생물들, 근래에 생겨난 생물들, 태고부터 지금까지 존재하는 모든 생물은 그 고향을 바다에 두고 있는 것이다.
그 바다는 지금도 생동하고 있다. 끊임없이 해구가 넓어지고, 해령이 깊어지고 있다. 해저에는 뜨거운 화산이 분출하고 있으며, 서서히 바다가 둘러싸고 있는 육지를 움직이고, 육지에 주름을 잡아 산이란 이름의 것을 만들어 내고 있다. 바다는 또 많은 생물을 품에 않고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수중생물 외에도 깊은 바닷 속에는 아직 우리에게 그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신비로운 생물들이 수없이 존재하고 있다. 바다는 우리가 아는 것 이상이고, 바다의 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바다의 역사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길다. 그리고 깊은 바닷 속 태고의 침묵 속에 바다는 지구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