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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이야기 - 세상이 두려워한 위험한 생각의 역사
이인식 지음 / 갤리온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유토피아는 이상향이다. 우리들이 꿈꾸는 나라. 세상의 모든 것이 조화로운 나라. 그래서 그곳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이 다같이 행복한 나라. 그렇게 너무 많은 것을 꿈꾸기에, 바로 그런 너무 커다란 꿈을 담고 있기에 이루어질 수 없는... 그런 나라. 유토피아의 어원은 ‘아무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유토피아의 또 다른 이름인 에레원(erehwon)은 바로 nowhere를 정확하게 거꾸로 쓴 철자라고 알려져 있지 않은가. 그래서 토마스 모어는 결국 사형을 당했다. 가당치 않은 세상을 꿈꾸며 세상의 민심을 어지럽힌 죄로... 유토피아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원하면서도, 금지된 어떤 곳이다. 오늘날도 많은 사람들이 유토피아를 갈구하지만, 그런 곳에 존재할 것이라고도, 이루가 이룩할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오늘 하루를 더 잘 살아갈 것, 덜 힘들게 살아갈 것에 열중할 뿐이다. 이 땅에 유토피아를 실현하려는 수많은 노력들은 다 실패로 돌아갔다. 태평천국의 난, 공산주의 혁명... 애당초 유토피아는 땅위의 것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예수가 가르친 그 가르침은 현실의 것이 아니라, 내세의 삶을 말하는 것으로 변질되었던 것일까.
세상에는 다양한 유토피아의 변종들이 존재한다. 어떤 유토피아는 처참한 헌신을 댓가로 행복을 제공하기도 한다. 마치 영화 메트리스처럼.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도 그러하다. 영화 이퀼리브리움은 헉슬리의 그것과 놀랄만큼 유사하다. 그저 재미있는 모험담으로만 읽었던 걸리버 여행기, 한 철인의 인식론적 모색이나, 애매한 국가론으로만 생각했던 플라톤의 저서. 조지 오웰의 빅 브라드.... 그러게 유토피아는 다양한 변종으로 존재한다. 모든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끊임없는 변종으로 우리에게 나타나는 그 굽힐 수 없는 갈증. 그것이 바로 유토피아가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웅변적으로 증명하는 증거들이다. 그러나 대답은 없다. 어떻게 그것을 실천할 것인가. 이 약육강식의 세계에서...